"선생님께 계속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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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노동당에 후원금 등을 낸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파면·해임하기로 한 가운데 부산지역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징계 명단에 포함된 선생님의 해임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4일 사상구 모라중에 재학 중인 정다희(15) 양 등 이 학교 3학년 학생들은 사회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진덕 교사의 해임을 반대하는 서명서와 '우리는 김진덕 선생님에게 계속 배우고 싶습니다'는 제목의 탄원서를 교육과학기술부와 부산시교육청에 제출했다.


모라중 3학년 382명
전교조 소속 사회교사
해임 반대 서명운동


이 학교 학생들이 김 교사를 위해 서명운동을 시작한 건 교과부의 해임·파면 발표가 있은 직후인 지난 달 24일. 처음엔 김 교사에게 사회 수업을 듣는 5~12반 학생들이 시작했다가, 소문을 듣고 1~4반 학생들도 동참하고 나섰다. 이후 일주일 동안 3학년 400여 명 중 대부분인 382명의 학생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서명서에서 학생들은 '참된 민주주의를 계속 배우고 싶어요', '부당한 해임을 반대합니다' 등 직접 한 자 한 자 글귀를 써가며 김 교사를 응원했다.

또 서명서와 함께 제출한 탄원서에서는 "선생님께서는 저희들에게 참된 민주주의를 가르쳐 주셨고, 사회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키워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선생님을 빼앗아 가지 마세요"라며 김 교사의 해임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간곡한 호소를 담았다.

김진덕 교사는 올해 모라중학교에 부임해 3학년 학생들에게 사회와 국사 교과목을 가르쳐 왔다. 정다희 양은 "3개월 전 선생님이 오신 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두발단속을 하는 등 학교 생활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면서 "존경하는 선생님이 징계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서명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부는 최근 파면·해임 결정을 내린 전교조 교사 169명 중 공립학교 교사 134명을 직위해제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부산지역 징계 대상자는 23명이며, 이 중 공립학교 교사는 김 교사를 포함해 21명이다.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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