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해양 DNA' 오롯…해양수산 연구의 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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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바이오를 연구하는 '해양바이오 프로세스 연구단'의 성과물들. 키토산 올리고당, 화장품, 해조류 추출물 등 다양하다. 사진제공=부경대

부산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대학은 어딜까. 정답은 부산고등수산학교다. 1941년 3월 28일이다. 이 학교는 1946년 국립수산대학으로 바뀌었고, 1996년 부산공업대와 합쳐 지금의 부경대가 됐다.

이런 연유 때문일까. 부경대에는 지금도 '해양 DNA'가 오롯하다. 근대화 과정에서 '해양 입국'을 이끌었고 21세기 '해양 대국'을 위해 '해양수산 연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부경대 내 해양 관련 분야는 일일이 손꼽기 힘들 정도다. 양식·어업 등 전통적 수산해양은 말 할 것도 없고, 기후·환경·지질·물리·생물·위성정보·광물자원탐사·해양에너지 등까지 망라하고 있다.

6만㎡ 녹색성장산업연구단지 조성
해양 LED-IT 융합 연구 박차
바다숲 가꾸기 등 사회환원도 활발


특히 어류, 해조류, 미세조류 같은 해양 생물들은 육상 생물에는 없는 효능을 갖고 있다. 면역, 항암, 노화 방지 등 가능성은 여전히 미개척지 상태고 부경대는 여기에 천착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짚어 보자. △한국 기상 R&D 사업을 총괄하는 '기상지진기술개발사업단' △부산권 환경을 연구하는 '부산지역 환경기술개발사업단' △마린 바이오 연구를 주도하는 '해양 바이오 프로세스 연구단' △신재생 에너지를 연구하는 '신재생에너지 부품소재지역혁신센터' △해양 바이오에너지를 이끄는 '청정생산기술연구소' △태풍 피해 방지 거점 '글로벌연구실' △한국 유일의 해양수산 LMO(형질전환생물) 평가기관 등이 있다. 해양수산 LMO는 매년 국비 100억 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해양바이오프로세스연구단은 최근 6년 동안 SCI급(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 논문 200편을 게재하고 13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관들은 학과의 벽을 넘어 유기적인 연구를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학 울타리를 넘기도 한다. 지난 3월 25일 부경대는 서울대 약대, 경희대 한의과대와 연구협력을 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해양 생물에서 신약 물질을 개발(해양 바이오 제약)하기 위해 국·사립대가 의기투합한 것이다.

부경대의 연구 성과들은 '녹색 성장'을 강조하는 현 정부 들어 더 각광을 받고 있다. 부경대는 514억 원을 들여 기장군 동백리 6만7천㎡ 터에 녹색성장산업연구단지를 조성했다. 이곳은 그린에너지 클러스터로 육성되고 있다.

부경대 박맹언 총장은 "그동안 인간이 먹을 거리, 연료 등을 생산하면서 불가피하게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되는 부작용이 많았지만 앞으로 이 역할을 해양이 대신하게 되면 친환경적으로 가능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부산지역 특성에 맞게 집어등·부표등·등대 따위에 쓸 해양 LED(발광 다이오드) 연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용당 캠퍼스에 'LED-해양IT융합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내년에는 해당 전공의 석·박사 과정도 신설할 예정이다.

한편 이런 해양수산 분야의 연구 결과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부경대는 지난 2008년 9월부터 매년 '바다숲 가꾸기 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양식학과에서 배양한 미역포자와 플랑크톤, 참돔 치어를 방류하는 사업으로, 이것들은 해양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마선 기자 m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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