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상조 자금 유용 구조적 병폐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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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검찰 수사관들이 부산 동구 수정동 보람상조개발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서류들을 들고 나오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국내 1위 상조회사인 보람상조그룹에 대해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조업계는 물론 지역 사회에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91년 부산에서 출발한 보람상조그룹은 장의업 이외에도 웨딩사업, 건설업 등으로 사세를 확장해 16개 계열사에 3천명 안팎의 임직원이 전국적으로 75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전격 압수수색
무리한 사세확장에도 주목
회원 해약 요구 파문 커져


이번 검찰 수사는 보람상조 노동조합의 고발과 각종 진정 사건을 계기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검찰은 아내와 형 등 가족 명의로 계열사들을 운영중인 그룹 최모(52) 회장 일가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 추적을 벌이는 등 내사 끝에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30일 대규모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을 마무리한 검찰은 최 회장 등이 예컨대 10년간 납입하는 상품에 계약한 회원이 얼마 지나지 않아 상을 당할 경우 일시에 내는 나머지 상조금이 매출에 잡히지 않는 점을 악용해 자금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회장 일가가 부동산 투자 등을 명목으로 빼돌려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수백억원의 자금이 적립돼 있어야 할 회사 계좌들에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급격히 줄어든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수년간 최 회장 등이 이렇게 빼돌린 거액의 고객 자금이 부산지역에서 중소규모 호텔 3곳을 인수하고, 일부 종교시설을 운영하고 확장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데 흘러든 것으로 보고 정확한 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 회장 일가의 공금 횡령과 리베이트 착복 등을 대검찰청에 고발한 보람상조 노조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부산 동래행사부가 매달 1억5천만원에서 2억원씩의 자금을 최 회장의 측근을 통해 전달한 관련 자료 일체와 지난해 6월 이 사무실에서 최 회장의 비서가 경리 직원으로부터 돈을 받아 가는 장면을 담은 5분 분량의 동영상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한편 보람상조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한 30일 오후, 보람상조 부산지점에는 해약을 하면 돈을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랐다.

회원 김모(43·여)씨는 "평소에도 조금 불안했는데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다는 뉴스를 보고 해약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보람상조그룹 측은 검찰 수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해외에 출장중인 최 회장은 금주에 귀국할 예정이며, 호텔들은 계열사 법인 명의로 인수했다. 만약 부도가 나도 보증회사에 회원 돈 55~60%를 예치해 놓고 관리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주장했다.

박세익·성화선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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