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에 바람 잘 날 없는 증시
#상장기업 대표이사가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이라는 미공개정보를 직무상 미리 알고 이 정보가 공개되기 전 차명계좌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
#상장기업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생명공학 및 자원개발 사업진출' 관련 허위 사실이 기재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주가를 상승시킨 후 부당이득을 취득.
주식 불공정거래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 건수는 총 235건(금감원 자체 인지 55건, 한국거래소 통보 사건 180건)으로 전년도의 205건에 비해 30건 증가했다.
금감원, 주식불공정거래 조사
지난해, 전년보다 15% 증가
시장별로는 주가연계증권(ELS) 및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파생상품시장이 21건으로 전년의 6건에 비해 250%나 급증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각각 71건과 143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12.70%와 5.1% 늘어났다.
한국거래소도 지난해 금융당국에 통보한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 건수가 333건이라며 전년보다 33.3%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통계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특정 종목에 대해 같은 시기에 발생한 불공정거래 혐의라도 혐의 유형에 따라 별도의 건수로 분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불공정거래의 특징으로 이른바 '메뚜기형' 주가조작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유동성이 낮은 중소형 종목을 단기간에 집중 매수하거나 통정매매, 고가주문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일반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를 하면 매집 물량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고 또 다른 종목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삼아 같은 불공정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이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