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 <238> 창녕 함박산~종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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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경과 온천욕' 겨울산의 잊지 못할 매력

함박산~종암산 코스는 산행 초입에 비해 하산길이 부드럽다. 부곡온천 뒷산인 덕암산을 바라다보며 종암산 능선을 내려가는 맛이 평지를 가듯 색다르다.

삼한사온이 언제적 얘기였던가 싶을 정도로 유례없이 전국이 오랫동안 꽁꽁 얼어붙는 요즘 같아서는 정말 산행이 고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행 들머리에 배낭 옆주머니에 넣어 놓았던 물병 속의 물이 산행 도중 마시려고 꺼내자 꽁꽁 얼어붙어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면 이 계절에 왜 이 짓을 하나 싶을 정도.

이쯤이면 '거기 산이 있기에 오른다'는 말을 남기고 1924년 에베레스트 등반 중 실종된 전설적인 산악인 조지 맬로리를 들먹이며 "겨울에도 산이 있으니 오른다"는 말을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긴 겨울에도 산에 가야 하는 것이 산&산 팀의 '일'이고 보면 아무리 해도 겨울 산행을 피할 수 없으니 틀린 말도 아니긴 하다. 피할 수 없다면 방법은 한가지. 겨울산의 온갖 매력을 찾아 즐기는 수밖에 없다.

겨울산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설경이 빚어내는 비경에 있겠지만 경험칙에 의하면 추운 산행 뒤에 맛볼 수 있는 온천욕의 맛 또한 겨울산이 주는 잊기 힘든 매력이다.

북쪽 영취산·병봉 정상 '우람한 암릉' 돋봬
하산길 '부곡하와이 관광호텔' 모습 드러내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온천욕이 주는 만족감은 더욱 커진다.

한때 한국에서 온천이라고 하면 부곡 온천을 일컫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도심에서조차 쉽게 온천욕을 할 수 있을 지경이니 그 명성이 다소 퇴락했지만 부산·경남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온천욕 장소로 떠올리는 곳이 부곡 온천이다.

지난 주 화왕지맥에 발을 담근 직후 인근에 있는 부곡 온천이 떠올랐다. 마침 기온까지 급강하해 온천을 테마로 하는 산행지 소개의 필요성이 커졌다. 그래서 고른 산행지가 바로 창녕의 함박산(해발 501m)~종암산(해발 545m) 구간이다. 날머리의 온천지구가 능선에서 내려다 보이는 이 구간은 고스란히 온천을 위한 산행지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산행 코스는 만년교~독립선언비~이정표~함박산~전망바위~512봉~475봉~철탑~490봉~472봉~종암산~이정표~무덤군~이정표~정자~부곡온천단지로 이어진다. 위성항법장치(GPS)의 도상 거리는 8.7㎞. 휴식 포함 4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산행 들머리인 만년교는 아치형으로 된 아름다운 홍예교(虹霓橋)이지만 산행을 위해 찾은 날에는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그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만년교 옆 영상호국공원의 충절비에서 산 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것으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5분 정도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따라 올라가자 3·1독립운동기념비가 서 있다.

기미년 영남지역에서 최초로 영산에서 만세운동을 펼쳤다는 24인의 결사대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이 비 오른쪽으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왼쪽(북쪽)으로 멀리 영취산(영축산)과 병봉 정상의 우람한 암릉을 보면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정자와 체육시설이 나타난다. 외길에 가까운 길을 따라 12분을 더 가면 왼쪽으로 무덤군이 보이고 잠시 후 길이 왼쪽으로 꺾이면 오른쪽 멀리 함박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후 정자 옆으로 첫 번째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 왼쪽은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길. 함박산을 찾는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오는 길이다. 오른쪽 함박산 정상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10분 정도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사면길로 전진하는 길과 왼쪽 능선으로 치고 올라가는 길이 갈리는 지점이 나온다. 여기에서 왼쪽 능선길을 택해 올라가야 함박산 정상에 닿을 수 있다.

길은 된비알이다. 15분 뒤 이정표. 왼쪽으로 약수터 쪽에서 올라오는 다른 길이 하나 더 보인다. 오른쪽으로 능선을 계속 치고 오른다. 10분 뒤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은 무덤을 하나 지나고 잠시 후 헬기장을 지나 함박산 정상석이 놓인 지점에 이른다. 정상석을 지나면서부터는 내리막길. 5분 뒤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막을 10분간 치고 오르자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동남쪽으로 밀양과 청도의 경계 부근에 솟아오른 화악산의 모습이 선명히 눈에 들어온다.

잠시 후 512봉을 지나 15분을 내려간 지점의 안부에서 다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뒤로 영취산을 모습을 돌아보며 15분을 올라가자 475봉에 닿는다. 내리막 2분 뒤 철탑 하나를 지나고 다시 오르막을 6분 더 올라가면 490봉. 앞쪽으로 멀리 부곡 온천단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는 봉우리 사이의 굴곡이 그리 심하지 않다. 능선을 따라 6분을 간 곳에 불조심 입간판이 보이고 5분 뒤 472봉을 지난다. 이젠 앞쪽으로 종암산의 모습이 보인다.

10분간 내리막을 내려가다 길이 오른쪽으로 꺾인다 싶은 지점부터 왼쪽으로 종암산의 모습을 보며 10분을 더 간다. 여기서부터 20분간 된비알을 올라가면 창녕군이 붙여놓은 부곡온천 가는 길 안내판이 나온다. 거기서 왼쪽으로 3분을 더 간 곳이 종암산 정상. 정상석은 없다. 개인이 붙여놓은 표지만 나뭇가지에서 등산객을 반긴다.

다시 온천 가는 길 안내판으로 되돌아와 왼쪽으로 길을 재촉한다. 군데 군데 안내판이 붙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15분 뒤 이정표 하나. 5분을 더 간 곳에는 너른 터에 무덤군이 자리를 잡고 있다. 다시 3분 뒤 이정표. 여기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내려간다. 조금 더 직진한 곳에 있는 큰고개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도 마찬가지다.

10분 뒤 정자 하나를 지나 8분을 더 간 곳의 갈림길에서 왼쪽길을 잡아 내려가야 능선을 타고 갈 수 있다. 능선 왼쪽은 양지바른 곳이어서인지 무덤이 계속 자리를 잡고 있다. 연이어 나타나는 일련의 갈림길에서는 계속 왼쪽 길을 잡아 내려간다. 오른쪽 길로 내려서도 무방하지만 온천단지와는 조금 멀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왼쪽 멀리 부곡하와이 정문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 더 내려가자 부곡하와이 관광호텔이 앞쪽에 모습을 드러낸다. 왼쪽으로 길을 꺾어 주차장으로 내려서면 산행은 끝이 난다. 산행 문의: 라이프레저부 051-461-4162,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 글·사진=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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