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화폐 개혁
물가 인상 등 '경제 혼란' 줄 수도
지난 11월 30일 북한은 구화폐의 사용을 12월 7일부터 금지하는 화폐개혁을 전격적으로 단행하였다. 당초에는 신·구 화폐의 교환비율을 100대 1, 가구당 교환한도는 구화폐 기준 10만원으로 정하였으나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 등 부작용으로 한도를 완화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번 북한의 화폐개혁은 1992년 이후 17년만으로 인플레이션 억제, 불법자금 색출, 지하경제 자금의 양성화 및 계획경제체제 강화 등을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화폐개혁이란?
화폐개혁은 주로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한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폐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로 낮추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1천분의 1 리디노미네이션이라고 하면 화폐 액면이 1천분의 1로 줄어들어 1천원이 1원이 되는 것은 물론, 화폐로 표시되는 모든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도 함께 1천분의 1로 줄어들게 되는 것을 말한다.
리디노미네이션은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화폐로 표시하는 금액이 점차 증가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계산, 지급, 장부 기재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한다.
한편, 일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가치의 하락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기도 한다.
그 예로 짐바브웨 정부는 달걀 한 개 가격이 수백억원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하여 2006년 8월 이후 2009년 2월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1천대 1, 100억대 1, 1조대 1의 비율로 짐바브웨 달러에 대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였다.
또한 일부 선진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국통화의 대외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하기도 한다. 1960년 1월 프랑스는 100대 1의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하여 이전까지 1달러에 490프랑 수준이던 달러 대 프랑의 비율을 한 자리수로 조정하였다.
우리나라 화폐개혁의 역사
한국전쟁 중에 북한군은 남한경제를 교란시킬 목적으로 남한에서 통용되던 조선은행권(한국은행의 전신인 조선은행에서 발행한 화폐)을 불법으로 발행하여 유통시킨 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50년 8월 28일 대통령 긴급명령을 공표하고 1953년 1월 16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조선은행권을 한국은행권과 1대 1로 교환토록 하고 조선은행권의 유통을 정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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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 모 한국은행 부산본부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