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탄생 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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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R 톨킨/데이비드 웬젤 '호빗'

학생들 시험지를 채점하던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J.R.R. 톨킨 교수는 문득 카펫에 난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문장 하나를 써내려갔다. "땅에 난 구멍 속에 한 호빗이 살고 있었다." 이 문구는 바로 전세계를 매료시킨 판타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영화로 익히 알고 있는 '반지의 제왕'은 톨킨이 창조해낸 이른바 '가운데 땅 이야기' 중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절대 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부분만 뽑아내 영화 3부작으로 제작해 냈을 뿐이다.

프로도 삼촌 '빌보'의 용감무쌍한 모험담

영화 '반지의 제왕'의 앞선 이야기 격인 '호빗'(씨앗을 뿌리는 사람)이 데이비드 웬젤의 그래픽 노블로 발간돼 국내 판타지 팬들을 만나게 됐다.

'호빗'은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이었던 '프로도'가 반지를 얻기 전 과정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프로도'의 양아버지이자 삼촌인 호빗족 '빌보'. 집 안만 틀어박혀 차 주전자의 물 끓는 소리에 행복해하던 이 선량한 호빗은 어떻게 무시무시한 반지를 얻게 되었을까.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빌보의 집에 어느 날 난쟁이들과 마법사 '간달프'가 찾아온다. 그들은 무서운 용 '스마우그'가 빼앗아간 보물을 되찾으러 가자고 그를 꼬드기고, 모험의 길에 나선 빌보는 위기 때마다 놀라운 기지를 발휘하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용의 둥지로 잠입할 묘수를 짜내던 빌보는 어느 괴인의 보금자리에서 반지 하나를 훔친다. 괴인이 바로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골룸'. 절대 반지를 놓고 호빗 일가와 골룸의 기나긴 악연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이자 영문학자였던 톨킨은 자신이 창조해낸 가상 세계 '가운데 땅'에 평생을 바쳤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창적인 상상력과 풍부한 감성 덕에 '가운데 땅'은 '호빗' '반지의 제왕' '실마릴리온' 등 걸출한 작품들의 무대가 되었고 이후 전세계로 퍼져나가 판타지 장르의 모태가 되었다. 현존하는 많은 판타지 소설들이 그가 창조해낸 세계관에 기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작품들은 1973년 81세의 나이로 숨질 때까지 전세계 40여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영국 왕실에서는 공을 기려 그에게 대영제국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피터 잭슨 감독이 '반지의 제왕'에 이어 또다시 '호빗'의 메가폰을 잡을 거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총 2부작으로 영화화가 결정되어 2011년 1부, 2012년 2부가 잇달아 개봉될 예정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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