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경의 소중함 일깨워준 중금속 오염 어패류
부산에서 유통 중인 일부 수산물의 수은, 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 함유 농도가 기준치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사)환경과자치연구소와 안동대 환경공학과 연구팀이 오늘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홍합·꽃게·꼬막·바지락 등 바닥에 사는 어패류에서 심각한 오염현상이 나타났고, 민물고기인 붕어·잉어에서도 국내 수은 허용 농도를 초과하거나 육박하는 등의 수치가 나왔다. 더구나 꽃게·홍합 등에서는 카드뮴과 같이 발암물질인 비소마저 검출될 정도였다. 이번 조사 발표대로라면 시판 중인 수산물은 안심하고 먹을 게 못 된다는 말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전국 최대의 수산물 집적지로서 싱싱한 수산물 먹을거리를 자랑으로 여기던 부산시민으로선 여간 충격이 아니다. 며칠 전 동아대 의대 연구팀은 부산지역 성인들의 체내 수은 농도가 국내 평균의 3배이며, 수산물 과다 섭취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수은 노출이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산시민들은 이제 어패류 불안감에 떨어야 할 판이다.
수산물의 중금속 오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도록 보건당국은 뭘 했는지 답답하다. 식약청과 보건환경연구원의 주기적인 수산물 검사에서는 대부분 정상으로 나왔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민간 연구팀 조사와는 현격한 차이다. 어떻게 보건당국을 신뢰할 수 있겠나. 더구나 수산물에 대한 섭취 가이드라인조차도 없지 않는가.
어패류의 중금속 오염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산업화와 개발주의로 환경 오염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원산지가 어디든 어패류들도 함께 중금속에 오염돼 간 것이다. 공장 폐수와 생활 오수를 정화하지 않고 내버린 결과가 중금속에 오염된 먹을거리로 부메랑처럼 되돌아 왔다. 수산물의 중금속 오염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규모 정밀조사와 대책이 시급하다. 더불어 환경 오염에 대한 국민적 각성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