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화 '해운대' 유출사건, 불법복제 근절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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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어제 영화 '해운대'의 동영상 파일 유출 사건과 관련, 24곳의 P2P업체(개인간 파일공유 사이트)들을 압수수색해 파일을 유통시킨 네티즌들을 추적하는 한편 영화 제작과 관련된 업체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도 해당 파일을 퍼뜨린 네티즌들에 대해 시정권고를 내릴 예정이며, 문화부 저작권 경찰은 이들 가운데 상습자들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 부처가 그나마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다행스럽다.

사실 이번 '해운대' 동영상 파일 유출 사건은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다. 무엇보다 아직 상영중인 영화가 불법 다운로드의 표적이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영화는 이미 27개국에 수출돼 일부 국가에서부터 속속 개봉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거의 공짜로 받아볼 수 있다면 누가 돈을 내고 보려고 하겠는가. 더구나 중국에서는 우리돈으로 900원(5위안)짜리 해적판DVD까지 나돌고 있다고 한다. 불법 다운로드로 해마다 수천억원대의 피해를 입고 있는 영화업계의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 불행중 기대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이번 파문으로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사건 이후 웹하드 및 P2P업체들의 최신 동영상 필터링 등 불법 복제물 차단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들 업체도 불법 복제물의 유통을 통해 얻는 수익이 적지 않기 때문에 단숨에 이를 적용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경각심의 확산과 이에 힘입은 사법당국 및 행정당국의 제재 강화, 저작권자들의 강력 대응 등이 합쳐지면 합법적인 유통시스템으로의 전환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불법 다운로드가 판치는 것을 방치해서는 문화선진국은 영원히 남의 얘기일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을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국민적인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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