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궁지 몰린 아소의 마지막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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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국이 중의원 총선거 국면으로 급격하게 전환됐다. 도쿄도의회 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참패한 자민당의 아소 다소 총리가 13일 오후 △오는 21일 중의원 해산 △8월18일 공시→30일 투표로 이어지는 정치 일정을 밝히면서 일본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아소 총리는 이날 자민당의 호소다 히로유키 간사장, 공명당의 오타 아키히로 대표 등 여당 간부들과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도 선거에 의한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2차대전이후 사실상 첫 정권 교체가 되는 셈이다. 중의원 해산은 보통 양원제의 하원에 해당하는 중의원의 4년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그 지위를 일제히 박탈하는 정치적 행위.

△아소의 승부수 먹힐까=아소 총리의 중의원 해산 결정은 총리직 퇴진없이 자신의 손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던진 마지막 승부수로 볼 수 있다.

그는 당초 도쿄도의회 선거가 끝난 뒤 14일께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음달 8일이나 9일께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아소 총리의 이날 결정은 당내에서 일고 있는 조기 총선에 대한 강한 반대를 감안해 일정 부분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해산일은 일주일 정도 미뤘고 투표일도 최대한 뒤로 늦춰 잡으면서 당내 반대세력과 타협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퇴진론과 관련, "잘 알고 있지만 사직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이를 악물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그와 여당 간부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아소 총리 체제로 선거를 치르는 것에 대한 반대가 강해 제대로 약발이 먹힐 지는 미지수다. 당내 소장파와 중진의원 등 '반아소파'들을 중심으로 '총리-총재 분리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소 총리가 총리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을 경우 당권분리를 통해 새로운 총재를 뽑고 그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이다.

△정권교체냐 재집권이냐=도쿄도의회의원 선거 등 최근 중요한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13일 NHK여론 조사에 따르면 아소 내각과 관련, 지지자는 지난달보다 8%포인트 빠진 21%인 반면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10%포인트 올라간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지지도 역시 자민당이 24.9%인 반면 민주당은 26.4%를 기록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은 자민당을 10% 이상 앞섰다.

하지만 아소 총리는 "민주당은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정책도, 재원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경제 대책은 책임 있는 정당이 실시해야 하고 민주당에는 맡길 수 없다"고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집권경험이 없는 민주당으로서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

반면 민주당은 "국민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최근 지방선거의 결과처럼 중의원선거에서도 국민들이 표로서 심판할 것이라는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13일 조기총선을 요구하며 내각불신임 결의안과 총리문책 결의안을 각각 중의원과 참의원에 공동제출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후쿠오카=송승은 기자 ss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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