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버스 안 … 덩치 좋은 성추행범 … "당신 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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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오빠' 국회의장 김상호 비서관 화제


김형오 국회의장의 현직 비서관이 버스 안의 성추행범을 제압하고 쫓아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지난 9일 오후 3시께 김형오 국회의장의 김상호(40·사진) 정무비서관은 집으로 가기 위해 부산 김해공항에서 해운대 방향 좌석버스에 올랐다. 당시 버스 안은 승객이 10명 내외로 한산한 편이었다.

문제의 성추행범이 승차한 것은 30분 뒤 구포역 부근. 짧은 머리의 이 남자는 175㎝가량의 키에 다부진 몸매였다.

빈 자리가 많았지만 이 남자는 차에 올라 잠시 서성인 뒤 버스 앞쪽의 20대 젊은 여성 바로 옆에 앉았다.

잠시 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 여성은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버스 뒤편으로 달려왔다. 곧이어 남자는 또 다른 젊은 여성 옆자리로 옮겨갔고, 이 여성도 울면서 뒤편으로 도망쳤다.

성추행을 했던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지만 누구도 쉽게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이 남자가 다시 고개를 기웃거리자 참다 못한 김 비서관이 "당신 뭐야!"라며 소리를 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성은 계속 울고 있었다.

이에 남자는 욕설을 하며 뒷좌석으로 달려가 김 비서관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다행이 주먹을 피한 김 비서관이 그의 팔을 붙잡아 완력으로 제압한 뒤 버스운전사에게 경찰서로 가자고 소리쳤다.

이 남자는 한쪽 팔이 꺾인 상태에서 재차 다른 쪽 팔을 휘둘렀으나 명중하지 못했다. 때마침 버스가 정류소에 도착해 문이 열렸고, 그는 내동댕이 쳐지다시피 버스 밖으로 밀려 떨어졌다. 이 남자는 젊은 여성들에게 외설스러운 말을 하며 성추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버스운전사는 "성추행범의 인상이 상당히 날카롭고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였던 것으로 기억된다"며 "쉽게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텐데 다행히 체격 좋은 손님이 그를 제압했다"고 증언했다.

김 비서관은 "젊은 여성이 눈물 흘리는 것을 보니 순간적으로 화가 나 소리를 쳤다"며 "혹시 흉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ROTC 30기로 공수부대에서 장교로 근무했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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