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 부산 금정구 장전동 '장수순대돼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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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재료 24시간 끓이니 국물 맛이…


돼지국밥의 국물은 희고 뿌옇다. 국물 한 숟가락이 벌써 고소하다. 부산 금정구 장전동 '장수순대돼지국밥'. 곽태구(39) 사장은 "국내산 돼지의 통사골을 24시간 곤 국물"이라고 했다. 24시간 달였다고? 이 집 영업 시간이 24시간이다. 돼지국밥의 국물을 약한 불에 하루 종일 달이면서 영업을 하는 것이다. 둘째, 네째 주 일요일 오후 9시30분에서 월요일 오전 9시30분까지, 그러니까 한 달에 24시간만 쉬고 줄창 국물을 달인다. 곽 사장은 "사골을 건져내면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고 했다. 옆에서 "국물이 죽여준다"는 말이 터져 나온다.

곽 사장은 "우리 집의 또 다른 특징은 돼지고기를 곧바로 삶아 낸다는 것"이라고 했다. 냉동시킨 것을 다시 데워 내는 집과 고기 맛이 다르다는 말이겠다. 그래서 국밥 속에 자잘하게 썰어 넣은 돼지고기는 부들부들 부드럽고 순한 맛이다. 순대는 굵기가 작아 부담스럽지 않고 잡냄새가 전혀 없다. 이 맛이라며 무릎을 치는 사이에 향신료의 향이 향긋하다. "재료가 좋으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곽 사장이 말했다. 역시 좋은 재료는 음식의 처음이자 끝이다. 정구지무침 같은 밑반찬도 주문이 들어가면 곧바로 무쳐서 싱싱하게 낸단다.

이 집에서 돼지국밥 내장국밥 순대국밥을 내는 방식은 밥과 국을 각각 내는 '따로' 방식이다. 물론 밥을 국에 말아야 국밥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밥을 국에 말아서 내주기도 한다. '따로' 내면서 값을 더 받는 집이 많은데 이 집은 그렇지는 않다.

순대수육을 내는 방식은 촛불수육의 방식이다. 액체연료가 접시 밑의 물을 살짝 데워 수육과 순대의 온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순대수육(소)의 접시에는 순대 11토막과 항정살 4토막, 돼지고기 앞다리 살 7토막, 내장 5토막이 올라와 있다. 갓 삶아낸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곽 사장은 "음식을 가족들에게 낸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쓸데 없는 첨가물이 없는 것을 자부로 삼고 있다"고 했다.

가격도 착한 편이다. 돼지국밥 내장국밥 섞어국밥 각 4천500원, 순대국밥 5천원, 수육백반 6천500원, 순대수육 1만2천원(소) 1만5천원(대), 순대전골 1만3천원(소) 1만8천원(대) 등. 지하철 1호선 장전역 3번 출구 나와서 노포동 방향, 첫 사거리에서 장전교(GS마트) 반대방향 길로 접어들면 왼쪽편에 곧바로 보인다. 주차장 있음. 051-512-9508. 최학림 기자 theos@

사진=김병집 기자 b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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