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부산 기장군 철마면 '보림한우전문점'
'꽃이 핀' 쇠고기 싸고 맛있게
몇 주 전 가족들과 식사하러 갔는데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북적거리는 집이었다. 정길태(48) 사장은 "이번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우 와~, 정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일을 했다. 부산시내 사람들이 다 온 것 같았다"며 푸념인지 자랑인지를 했다. 부산 기장군 철마면의 '보림한우전문점'. 단골들이 쇠고기 맛을 알아주는 집이다.
역시 식육점을 겸하고 있다. 그것은 주인이 쇠고기 질을 익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오늘 소 3마리를 들여왔다"고 했다. '우리집 장사 잘 된다'는 말이었다. 주인이 직접 매주 두 차례 빠짐없이 경남 김해시에 있는 경매장 두 곳에 한우를 사러 간다고 한다. 쇠고기를 두고 '꽃이 피었다'라는 것은 지방이 예쁘게 무늬져 있다는 말. '예쁜 꽃'이 쇠고기의 맛을 향상시켜 주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한우는 2~3마리의 송아지를 낳은 40~50개월의 암소가 가장 고기 질이 좋다"고 했다. 그래야 고기 맛이 농염하고 구수하다.
이 집 쇠고기 값은 웬만한 집보다 싸지만 고기 맛은 좋다. 모듬·등심은 각 130g에 1만7천원, 갈비살은 120g에 1만8천원, 안창살 등 특수부위는 110g에 1만9천원, 육회 (소)2만5천원 (대)3만원이다. 고기 질은 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가족과 식사하러 갔을 때는 갈비살이 '예쁜 꽃'처럼 보였고 맛이 그만이었다. 취재 때 정 사장은 살치살을 냈다. 3~6번 등뼈 쪽 등심과 갈비의 중간살로, 안창살 안거미와 더불어 소 한 마리에 2kg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 부위다.
정 사장이 "쇠고기 맛은 잘 굽는 데서 우러난다. 그런 도사들이 참 많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요령은 불판 위에 올린 쇠고기 윗면에서 육즙이 올라올 때 집게로 들어올려 2~3초 잠깐 머문 뒤 고기를 뒤집어 불판에 올려 곧바로(5~7초 내) 먹어야 한다. 고기가 녹는다 싶게 아주 부드러웠다.
이 집에서는 석쇠가 아닌 불판을 사용하고, 80%의 참숯과 20%의 열탄을 쓰고 있다. "고기 질에 자신이 없으면 직화 석쇠를 쓴다. 처음에 석쇠를 사용했는데 모조리 불판으로 바꾸었다. 20%의 열탄을 쓰는 것은 화력을 돕기 위해서다"라고 정 사장은 설명했다. 여하튼 굽는 방식과 불은 쇠고기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다. 쇠고기와 두부가 잔뜩 들어가 있는 이 집 된장찌개의 맛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집은 11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 가족 단위를 수용할 수 있는 방이 2, 3층에 20여개 있다. 5년 전 인근에 쇠고기집(철마보림한우고을, 051-722-8222) 하나를 더 개업했다. 오전 9시~오후 9시 영업. 철마사거리에서 기장 방향으로 1㎞쯤 가면 왼쪽 3층 집 위에 '보림한우전문점'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보림사 길로 좌회전하면 바로 왼쪽에 있다. 051-722-8444.
최학림 기자 theos@
사진=강원태 기자 w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