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객이 부산 오면 꼭 들르는 '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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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 물질 실력 음식 맛에 그대로

뭍 사람들이 제주에 대해 가진 추억은 저마다 특별하다. 즐거웠던 졸업 여행의 기억부터 꿀처럼 달콤한 허니문, 가족 여행에 이르기까지 제주는 어떤 식으로든 아름다운 추억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다.

그처럼 특별했던 제주의 느낌을 오롯이 부산에서 만나는 곳이 '제주가'이다. 부산 광복동의 제주 음식 전문점 '제주가'는 국내보다 외국에 더 알려진 맛집이다. 아침 7시면 일본인 관광객들이 이 집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2000년, 문을 연 이후 홍보를 하지도 않았어. 그런데 일본 여행 가이드북에 부산에 가면 꼭 가야할 맛집으로 소개되었고 지난해엔 일본 방송국에서 초청해서 일본까지 가서 전복죽을 만들고 시식하는 행사를 일주일이나 진행했다니까."

제주가의 총주방장 김현주(67)씨의 설명이다. 제주가의 운영은 김씨의 손자인 강길용(33)씨가 맡고 김씨는 주방에서 맛을 지휘하고 있다. 전복의 내장을 주물러 죽에 맛이 배이게 만드는 제주식 전복죽과 성게알의 시원한 맛이 매력적인 성게국, 구수한 옥돔구이가 이 집의 주요 메뉴.

알고 보니 김씨는 본토박이 제주 해녀 출신이다. 제주가를 위해 처음으로 제주를 떠나 뭍에 살게 되었단다. 그 전까지는 청정바다 제주에서 물질을 해 해산물을 건져 올렸고 즉석으로 조리해 뭍사람들에게 선보였다. 제주 가이드북에 추천 맛집으로 꼭 나오는 성산일출봉 '해녀의 집'이 바로 김씨가 운영했던 곳. 제주가를 위해 김씨는 '해녀의 집'을 떠났지만 지금도 동료 해녀들이 그 곳의 명맥을 지키고 있다.

"제주 음식은 신선하고 시원한 것이 특징이야. 성게국은 해장국으로 추천하고 싶어. 부산 사람들은 해장국으로 얼큰한 것을 많이 찾던데 매운 음식은 속을 다치게 할 수 있지. 성게국은 맵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맛이라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구."

주 메뉴와 함께 나오는 반찬들도 맛깔스럽다. 김씨 표현에 따르면 '제주식'으로 만든 것들이라 순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란다.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선 이 집의 전복죽, 성게국을 맛본 후 김치와 멸치볶음을 사 가는 것이 필수 코스란다.

"맛의 비법? 별것 없어. 평생 물질하며 살았으니 해산물을 보는 눈은 누구보다 자신있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손맛으로 신선한 재료들을 정성껏 조리하는 거지." 전복죽 1만원, 성게국백반 7천원, 옥돔구이 1만원. 광복로 입구에서 50m쯤 들어가면 오른쪽 외국책방골목 안에 위치하고 있다.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9시. 051-246-6341. 글·사진=김효정 기자 ter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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