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부산 자갈치시장 '자갈치부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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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생고기 즉석구이로 서민 입맛 유혹

'자갈치부페'는 부산의 시장이고 서민의 시장인 자갈치시장에 있다. 발음도 봐라. 철자법에 따른 '뷔페'가 아니고 서민들이 일상에서 발음하는 대로 '부페'다.

평일인 화요일 점심 시간에도 중년 노년 손님들이 많았다. 150~200여 명을 헤아렸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페'의 가격이 서민적으로 착하기 때문이다.

'해산물과 생고기 즉석구이 코너'가 있는데 그 코너의 음식을 먹으면 1만500원이고, 먹지 않으면 7천500원이다.

값을 보면 갖춰진 음식들의 수준을 대충 알 수 있는 게 시중의 눈치이지만 이 집의 음식은 그 대충의 눈치를 훨씬 넘어서 있다. 음식 종류는 육칠십 가지 정도. 말하자면 음식 한 가지의 값이 100원 대이다.

해산물 즉석구이 코너는 자갈치 시장과 부산의 바다 냄새가 물씬한 이 집의 특징적인 코너다. 싱싱한 한치 복어 맛조개 주꾸미 소라 새우, 6가지가 있다. 복어 구이와 한치 구이는 어디 가더라도 쉽게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아닐 것이다. '해군'으로 부족하다면 그 옆에 '육군'인 '생고기 즉석구이 코너'가 있는데 소불고기, 소곱창, 삼겹살, 가브리살, 돼지불고기, 오리불고기, 6가지가 갖춰져 있다.

김판철(54) 사장은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모여 소주 한 잔 하기 딱 좋은 곳"이라고 했다. 뷔페의 음식 값을 보면 점심 저녁이 다르고, 평일 주말이 다른데 이 집은 일주일 밤낮으로 모두 동일하다. 이를테면 그것이 서민적인 자갈치의 약속이다. 11년 동안 고작 3천원을 올렸다면 말 다 했다. 올 9월 한 달간 내부 수리를 했는데 "저 집 음식값 올리지 않겠나"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헛소문이었다.

7천500원을 내고서 먹는 음식들도 다양하다. 김밥 케일쌈밥 회초밥에 해물우동볶음, 4가지 회, 묵은지를 비롯한 각종 김치, 스파게티, 각종 야채 등이 수두룩하다. 돼지밥통냉채는 쫀득하니 입속 느낌이 좋고, 돼지수육은 말랑하니 부드럽다. 적당하게 삶아 낸 쫄깃한 쇠고기 양은 매운고추를 넣은 양념장과 그럴싸하게 어울리며, 시락국은 냉이와 쑥을 함께 넣은 식이섬유 가득한 웰빙 음식이다.

김 사장과 15년간 동업을 하고 있다는 이 집의 '동생 사장' 정운황(49)씨는 "우리 집 음식은 이른바 가정식 메뉴들"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동남아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지의 외국인들도 싼 가격에 '한국 음식'의 맛을 보기 위해 많이 온다.

김 사장은 서라벌 아리랑 크라운 울산현대 호텔 등에서 15년간 근무했던 베테랑 요리사다. 부산의 특급호텔, 대형음식점의 총주방장 모임인 부산시조리총책임자협의회 회장을 맡아 여러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휴식 시간 없이 오전 11시30분~오후 9시30분 영업. 자갈치시장 현대화 건물 앞 부창빌딩 6층. 주차장 이용 가능. 잔치 손님의 경우는 가격이 다르다고 한다. 051-256-9111. 최학림 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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