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아내 현명하지 못한 처신 사과” [윤 대통령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은 9일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의혹이 남을 경우 직접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국정 운영 방향과 민감한 문제를 포함한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기자회견은 100분 가까이 진행됐으며 총 20명의 내외신 기자가 질문했다.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착수에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떤 입장을 언급하는 것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따로 언급하지 않고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치열하게 수사를 했다”며 “그런 수사가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에 관해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야당 주도로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선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미진할 경우 특검을 하자는 의미로 이는 사실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예고로 풀이된다.윤 대통령은 “수사 관계자나 향후 재판 관계자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진실을 왜곡해서 책임 있는 사람을 봐주고, 책임이 없거나 약한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윤 대통령은 향후 임기 3년간 국정 운영 방향도 소개했다. 저출생 문제 해법과 관련, ‘저출생대응기획부’를 부총리 부처로 신설하겠다고 밝히고, 정부조직법 개정을 위한 야권의 입법 협조를 구했다. 장관은 사회부총리로서 교육·노동·복지 등 관련 분야를 통할한다. 이와 연계해 임기 내에 기초연금 지급 수준을 4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문제와 관련해선 “어느 날 갑자기 의사 2000명 증원이라고 발표한 것이 아니라 정부 출범 거의 직후부터 의료계와 이 문제를 다뤘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료수요를 감안할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계획에 대해선 “각 지역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공공기관의 이전이 어떤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지역의 특성, 산업·경제의 어떤 특성 이런 것들을 맞춰서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향후 공공기관 이전의 세부 계획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집무실에서 생중계한 모두 발언에서는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3년 저와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원도심 고도제한 전면 손본다
부산시가 원도심 슬럼화와 인구 소멸의 주원인으로 꼽혀왔던 건축물 높이 제한 등 장기 도시계획 규제를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변화된 도시 여건에 맞춰 주민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도심 균형 발전을 꾀하는 한편 잇따르는 건설업체 부도(부산일보 5월 7일 자 1면 보도)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한 지역 건설업계를 살리자는 취지다. 부산시는 지역 주민, 지자체 등의 지속적인 요구와 도시 여건 변화로 규제 재검토 필요성이 대두되는 데 맞춰 장기 도시계획 규제를 전면 재검토한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우선 원도심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지정돼 있는 고도지구에 대해 해안조망과 도시경관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존치·완화·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중구, 동구, 서구 등에 걸쳐 있는 원도심 고도지구는 1972년 최초 지정 후 50여 년째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아파트 건립과 북항 재개발 등으로 고도지구 여건이 변화됨에 따라 당초 지정 목적이 퇴색되고, 도시 개발을 저해해 슬럼화를 초래하는 등 주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시는 경관 분석, 차폐도(건물 입면이 가로막는 정도), 표고 등을 분석해 지정 목적 훼손 여부에 대해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해안조망과 도시경관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다. 시는 또 역세권 내 청년층 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가지경관지구에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인 ‘희망더함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 용도를 완화할 계획이다. 시가지경관지구는 중앙대로, 유엔평화로 등 노선식 8개 구간과 해운대해수욕장, 하리항 등 집단식 4개 구역이 지정돼 있다. 단, 집단식 시가지경관지구의 경우 관광 기능을 위해 현행대로 유지하고, 노선식 구간에 대해 허용 용도를 완화할 계획이다. 시는 자연녹지지역과 준공업지역 내 아파트에 대해 원활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용도지역 변경 등을 추진한다. 과거에 건립된 자연녹지지역과 준공업지역 아파트는 2001년과 2003년 각각 관련 법과 조례가 개정되면서 현재는 공동주택 건축이 불가능해 재건축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부산에는 재건축 내구연한인 건축 30년 이상 된 아파트가 자연녹지지역에 95곳, 준공업지역에 19곳이 있다. 또 시는 공공의료서비스 확충 차원에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용적률 완화 또는 용도지역 상향을 검토한다. 시는 이번 도시계획 규제 완화를 포함한 용도지역·지구 등에 관한 도시관리계획을 정비해 하반기부터 열람공고, 시의회 의견 청취 등 행정 절차를 거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임원섭 시 도시계획국장은 “이번 도시계획 규제 완화로 주거환경 개선, 주택 공급 확대, 공공의료서비스 확충 등이 가능하다. 또 시민 삶의 질을 제고하고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어 침체한 부산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사부터 지켜보자” 야당 특검 추진에 부정적 입장 재확인 [윤 대통령 기자회견] 윤 대통령 "어떤 정치인도 선긋지 않고 만나겠다…협치 포기는 없어"
“공공기관 이전, 기대만큼 경제 활성화 큰 도움 안 돼” [윤 대통령 기자회견] 윤 대통령 “의료개혁, 로드맵 따라 갈 것”…“의료계 통일된 의견 없어”야당,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 “자화자찬”…여당은 “진솔한 입장 들어”
대낮 법원 앞서 유튜버 간 살인… 피의자 “바다 못 봐 아쉽네” 여과 없이 퍼진 ‘유튜버 칼부림’ 영상
국힘 새 원내대표 TK 친윤 추경호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이 9일 선출됐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108표 가운데 과반인 70표를 얻으며 결선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했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4·10 총선을 통해 192석을 차지한 범야권의 입법 독주를 막으면서 22대 국회에서 현 정부 국정 과제도 관철해야 하는 어려운 중책을 맡게 됐다. 특히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카운터 파트로 맞게 돼 임기 내내 ‘험로’를 피해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대응과 민주당이 법사위·운영위 독식을 천명한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TK(대구·경북) 출신의 친윤(친윤석열)계인 추 신임 원내대표가 탄생하면서 6선 조경태(부산 사하을),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의 경쟁 구도인 여당 몫 국회부의장에 PK(부산·울산·경남) 출신에 계파색이 옅은 조 의원이 유리해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진우 “해운대 교통난 해소 위해 급행철도·반송터널에 배수진” [PK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에서 부산 해운대갑 초선 의원으로. 국민의힘 주진우 당선인은 인생의 행로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공직에 맞는 사람이란 말을 들었지만, 스스로도 검사의 길만 걸을 줄 알았던 그가 지금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자리에 와 있는 셈이니 말이다. 평생 임명직으로만 살 줄 알았던 주 당선인이지만 “막상 선거를 마치고 보니 주민 한 분, 한 분의 뜻이 모여 만들어진 선출직의 자리가 그저 경이롭다”고 했다. 그는 “출마 결심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컸지만 이젠 새로운 인생 행로가 큰 동기 부여가 됐다”며 “임명직 때도 열심히 했지만 국회의원은 유권자가 뒤에 있으니 물러설 곳이 없이 배수진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22대 총선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주 당선인은 2017년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근무하던 시절을 꼽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활약하다 탄핵 사태로 다시 검찰에 복귀한 시점이었다. 본의 아니게 원대복귀해 부모님이 계신 해운대로 오니 그야말로 낙향한 선비가 된 기분이었다고. 주 당선인은 “그 때 다시 학창시절 친구들과도 어울리고 바다에서 큰 위안을 얻었다”면서 “선거 유세를 하다 예전에 술잔을 기울이던 가게를 지나치게 됐는데 ‘7년 후 내가 이곳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당시엔 상상이나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이번 총선에서 단수공천으로 존재감을 뽐내며 등장한 주 당선인은 잡음 없이 해운대갑 예비후보들을 끌어안았다. 이후 본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부산 원외 인사 중 가장 무게감이 있던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을 상대로 승리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주 당선인은 당장은 4년의 임기 밖에 보장을 못 받는 신분이지만 그래도 단기보다는 장기 공약에 무게를 싣는 자세로 의정 활동에 임하겠다고 했다. 실제로도 공약 중 가장 전력을 쏟을 분야로 심각한 체증에 고통받는 해운대의 교통을 꼽았다. 선거 직후부터 주 당선인이 챙기기 시작한 프로젝트가 부산형 급행철도(Butx)와 반송터널이다. 부산형 급행철도에 대해 주 당선인은 “박형준 부산시장의 시정 과제가 공약이라고 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는데 결은 같지만 저는 거기에 디테일을 더하고 확장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사업성이 떨어지는 요소를 개선하도록 건의하고 저의 중앙 네트워크로 부산시가 급행철도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최선봉에 설 각오”라고 밝혔다. 주 당선인은 이번 정부 내에 국가철도계획에 부산형 급행철도를 담아내 사실상 불가역적인 상태까지 사업 진도를 올려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지부진한 반송터널 역시 마찬가지로 당선인 신분이지만 국토부와 이미 교감 중이다. 반송터널 사업은 그간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여러 차례 교통혼잡도로 개선 사업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 역시 부산시와 손잡고 조기 착공해 불필요하게 해운대로 유입되는 교통량을 분산하고 오시리아 관광단지, 일광택지지구 등 동부산권의 교통 수요에 대처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부산에서의 국민의힘 압승과는 반대로 전국적으로는 범야권이 200석에 육박한 상황이다. 정치에 성공적으로 입문한 주 당선인이지만 여전히 친정 격인 대통령실은 마음이 쓰인다. 그는 “대외 여건도 영향을 미쳤지만 결국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서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법치주의 회복이나 야당 대표의 도덕성도 큰 문제지만 그게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서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깨우침을 주 당선인은 선거 후 급식 봉사에서 식사 대접하다 만난 한 어르신의 이야기로 풀어서 전했다. 주 당선인은 “한 어르신이 말을 거시길래 ‘동네 민원을 해결해달라는 말씀인가 보다’ 하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어르신이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히셔서 ‘젊은 친구들 정말 힘든데 잘 살게 해달라’고 말씀을 하시더라”며 “한창 돈 벌고 나라에 기여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좋은 주거와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게 결국은 집권 여당과 여당 후보가 할 일이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산복도로 고도제한 50년 만에 해제되나?
부산시가 변화된 도시 여건에 맞춰 장기 도시계획 규제에 대한 대대적인 칼질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원도심 발전 저해 논란을 촉발해 왔던 산복도로 일대 고도제한이 50여 년 만에 풀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 중구, 동구, 서구 등을 에워싸고 있는 산복도로는 부산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간직한 관광자원으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졌지만, 오랜 기간 규제에 따른 주거환경 악화와 주민 유출로 일대의 급속한 슬럼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9일 부산시와 원도심 지자체 등에 따르면 1972년 지정된 부산도시관리계획에 따라 동구 범천로에서 서구 서대신 교차로까지 8.9km에 이르는 산복도로 구간은 건축물 최고 높이가 제한돼 왔다. 바다 조망권과 도시 미관을 확보한다는 이유에서다. 동구 수정1·2·3, 중구 영주, 서구 동대신 부민 서대신 남부민지구 등 산복도로 노면 아래 8개 지구 5.3km는 도로(망양로) 노면보다 높게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산복도로 위에서는 구간마다 10~30m 높이까지만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또 영도 고신대, 서구 보수·시민아파트, 동구 좌천아파트, 부산진성 등 역사 문화환경보전지역 주변을 중심으로 한 23개 지구는 도시 조망권과 문화재 보호 등을 위해 1975년부터 지구별로 건축물 최고 높이를 규제하는 고도지구로 지정돼 있다. 부산시는 그간 사유재산권 침해를 풀어 달라는 지역 주민 등의 건의를 수용해 보수·시민아파트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높이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지만, 큰 틀에서는 이 같은 고도 규제가 유지돼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원도심 일대에 고층 건축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북항 재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원도심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해묵은 규제’를 풀어 달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북항 재개발과 원도심 정비 등으로 2021년 북항에 61층짜리 초고층 레지던스가 들어서는 등 고층건물들도 병풍처럼 늘어섰다. 이런 점에서 바다 조망권 보호라는 고도제한의 당초 취지도 퇴색됐다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산복도로 내 도시정비 사업이 규제에 묶여 제약을 받으면서 주택 노후화와 빈집 증가 등 이 일대의 도시 슬럼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원도심으로서는 고도제한이 원도심 부활을 저해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한다. 부산 원도심 4개구(중 동 서 영도)와 부산진구 등 5개구는 지난해 ‘원도심 산복도로 협의체’를 발족하고, 부산시에 건축규제 해제를 요청하는 등 공동 대응해 왔다. 이들은 지자체별로 ‘산복도로 고도제한 완화 용역’을 진행하고, 현재의 고도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북항 재개발과 함께 고층건물이 올라가면서 조망권은 이미 많이 훼손됐다. 구 자체 용역 결과 동구 산복도로 고도지구 전체가 조망권 기능을 상실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시는 지역 주민, 지자체 요구와 도시경관 변화, 해안 조망권 확보라는 당초 지정 목적 훼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별적으로 고도제한을 풀겠다는 방침이다. 임원섭 시 도시계획국장은 “경관 시뮬레이션 등을 실시해 망양로에서 조망하는 북항 경관이 고층 아파트 등으로 막힌 구간에 대해서는 고도제한을 풀거나 완화하고, 경관이 양호한 지역은 규제를 이어가는 등 구간별로 규제 해제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여러 요인을 종합 검토해 도시관리계획을 재정비, 결과를 오는 7월 주민들에게 열람 공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의 이 같은 원도심 규제 해제가 도시 난개발을 부추기고, 고층 아파트 일변도 개발로 원주민들을 내쫓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양수산 특화’ 한국 경제 성장 이끈 인재 배출 요람
‘한국 최초 근대식 공업기술 교육기관’인 부산공업대와 ‘한국 최초 고등수산 교육기관’인 부산수산대의 역사를 품은 국립부경대학교가 창학 100주년을 맞이했다. 부경대는 100년 동안 한국 경제 성장 성공 신화를 쓴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며 명문 국립대로 자리매김했다. 부경대 교직원과 동문들은 “100년 전 허허벌판에서 지금의 기적을 이뤘듯, 앞으로 더욱 찬란한 100년을 만들자”고 각오를 다졌다. 부경대는 9일 남구 대연동 대연캠퍼스 내 대학본부에서 ‘창학 100주년 개교 기념식’을 진행했다. 부경대는 1924년 5월 문을 연 부산공업대 개교 기념일 100주년을 기념해 이날 행사를 진행했다. 부경대는 부산공업대와 1941년 문을 연 부산수산대가 1996년 국내 종합국립대 최초로 통합해 탄생했다. 부경대는 국내 최고의 해양·수산 분야 연구 역량을 갖춘 국립대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부경대는 ‘교육 연구 특성화 캠퍼스’인 대연캠퍼스와 ‘지·산·학·연 협력 특성화 캠퍼스’인 용당캠퍼스, 기장 수산해양연구단지, 고성 수산과학기술센터 등 4개 캠퍼스를 갖춘 대학으로 성장했다. 10개 단과대학·학부와 7개 일반·전문·특수대학원에는 △학부생 입학 정원 3500여 명 △재적생 2만 4000여 명 △교수 600여 명이 활약한다. 100년간 부경대를 졸업한 동문은 22만여 명에 달한다. 동문 중에는 부산수산대 어로학과 출신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손꼽힌다. 김 명예회장은 졸업한 뒤 참치 시장을 개척해 우리나라를 원양어업 최강국으로 이끈 글로벌 리더다. 김 회장은 2010년 사비 70억 원을 들여 부경대에 동원장보고관을 기증했다. 부경대는 김 명예회장 외에도 해양수산 분야 정부 관료와 정·재계 저명 인사들을 배출했다.부경대 서영옥 총동창회장은 단합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100년의 역사는 모든 학생과 교직원, 동문이 마음을 모아 만든 것”이라며 “다시 한번 마음을 모아 위대한 100년을 향해 나아가자”고 파이팅을 외쳤다. 이날 부경대 총장을 지낸 강남주 국립부경대 창학 100년사 발간위원장은 장영수 총장에게 〈창학 100년사〉를 전달했다. 강 위원장은 부경대가 부산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성장한 일화를 소개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응원했다. 강 위원장은 “대연캠퍼스가 들어선 이곳은 바닷물이 드나들 때 멸치도 오가던 바다였고, 바다 옆에는 자그마한 솔밭이 있었다”고 개교 초기 일화를 소개했다. 강 위원장은 “선배들이 바닷가에서 멸치를 잡던 것이 부산수산대학의 모태가 됐고, 그 후 부경대는 100년에 걸쳐 한국 수산업을 이끄는 대학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100년 전 바다 옆에 있었던 자그마했던 솔밭이 커다란 낙락장송이 됐듯, 앞으로 100년 더욱 창창하고 우거진 솔밭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부경대 장영수 총장은 100주년 기념사에서 22만 명의 동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 총장은 “국가와 사회, 세계 곳곳에서 모교의 명예를 드높이고, 남다른 도전과 열정으로 헌신하신 22만 동문의 노력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 총장은 “‘미래를 우리 손으로’라는 교훈을 되새기며, 지역 사회 과제와 세계 인류의 숙원 해결에 앞장서는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 도약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초보자 위한 와인 클래스 [혼잘알]
“나는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는 게 싫어!” “전 혼자 있는 게 더 좋아요.” MBC 국민예능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남긴 말입니다. ‘혼생’이 더 즐겁다는 박명수의 어록은 수많은 ‘짤’을 탄생시킬 정도로 공감을 불렀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사람과 친해지지 않아도, 친구나 애인이 없어도 나 홀로 재밌게 놀러 다닐 수 있는 방법을. 둘도 없는 '찐친'이 전하는 후기라면 더 살갑겠지요? 그래서 '츤데레 스타일 명수체’로 전해드립니다! 그러니 막말한다고 나무라는 것은 자제해 주시길^^크으으 좋다~ 요새 뭐 하이볼, 위스키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역시 혼술은 와인이지. 아, 그렇다고 내가 와인 잘 아는 ‘와잘알’인건 아니야. 와인 홀짝거린 지는 좀 됐지만, 품종이나 매너 같은 건 잘 몰라. 뭘 알아보려고 해도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뭐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지.나처럼 와인에 관심은 있지만 아는 건 없는 ‘와린이’들이 제법 많은가 봐. 얼마 전 인기 유튜버 ‘침착맨’ 채널에 와인 전문 유튜버 ‘와인킹’이 출연해서 ‘초보자 와인 입문 특강’을 했는데, 2시간 정도 되는 영상이 조회수 200만을 훌쩍 넘었더라고.나도 이 영상을 봤는데,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받아도 참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알아보니까 역시나 와인도 원데이 클래스가 있더라고. 직접 가서 1시간 반 정도 되는 수업을 듣고 왔는데,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을 정리해 볼 테니까 와인 즐기는 혼술러들은 관심 있으면 잘 읽어 보라고~~.지난 4일 토요일 낮 3시, 광안리 모 와인숍에 여섯 명의 ‘와린이’가 모였어. 나처럼 와인 원데이 클래스를 들으러 온 사람들이지. 국제 와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장님이 직접 기초용어 수업부터 시음까지 풀코스로 준비했더라고.수업은 일단 가벼운 강의 형식으로 시작해. 수업 자료를 인쇄된 종이랑 모니터로 보면서 초보자가 알면 좋을 핵심을 알려주는거지. 기억력 좋은 내가 와인 기초 용어 몇 개 알려줄게. 물론 돈 내고 듣는 수업인데 싹 다 알려줄 수는 없고, 기초적인 내용만 골라봤어.혹시 ‘빈티지’라고 들어봤어? 와인 라벨을 보면 연도가 적혀 있지? 그건 와인을 만든 연도가 아니라, 와인을 만드는 포도를 수확한 연도를 뜻해. 이걸 ‘빈티지’라고 불러. 우리 같은 초보는 여기까지만 알면 되는데, 그래도 ‘빈티지가 오래될수록 좋은 와인’이라는 오해는 하지 말자고. 빈티지를 표시하는 이유는 해마다 포도 작황이 다르기 때문이야. 같은 산지에서 수확했어도 해마다 기후나 토양 조건에 따라서 포도 품질이 다를 거 아냐~? 그러니까 좋은 빈티지를 알고 있으면, 좋은 와인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되겠지? 예를 들어서 프랑스 보르도산 와인을 고를 땐 ‘그레이트 빈티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2018~2020년 빈티지를 고르는 게 좋은 거지.스월링, 디캔팅 같은 용어도 알고 있어야지. 와인 마실 때 잔을 빙글빙글 돌리잖아? 그걸 스월링이라고 해. 공기와 접촉을 늘려서 와인의 향을 풍부하게 한다는 건 웬만하면 알고들 있을 거야. 그런데 이때 시계 방향으로 돌리다가 실수하면 주변 사람에게 튈 수도 있기 때문에, 시계 반대 방향(왼쪽)으로 돌리는 게 매너라고 하니까 다들 참고해두라고.디캔팅은 와인 병에 있을지 모르는 침전물을 걸러내려고 ‘디캔터’라는 병에 와인을 옮겨 담는 과정을 말하는데, 일반적인 데일리 와인을 마시는 우리 초보자들은 그냥 뭔지 알고만 있자고. 디캔팅은 와인의 풍미를 깨우는 역할도 하는데, 보통 데일리 와인은 스월링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우리 사장님 설명이야.테이블 매너를 몇 개 더 알려주면, 와인을 받을 때는 잔의 넓은 바닥 부분인 ‘베이스’를 한 손이나 두 손으로 살짝 잡고 있으면 돼. ‘K-예절’을 갖추겠다고 소주잔 따를 때처럼 두 손으로 들고 있으면 따라주는 사람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단 말이얏~마실 때는 보통 잔의 기둥 부분인 ‘스템’을 잡는데, 사실 딱히 정해진 매너 같은 건 없어서 상관없다고 하네. 하지만 차게 마셔야 맛있는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마실 때는 스템을 잡는 게 정석이야. 와인이 담기는 넓은 ‘볼’ 부분을 잡으면 체온 때문에 와인이 따뜻해질 수 있다고. 이왕 마시는 거 최대한 맛있게 마셔야 하지 않겠어?그리고 소주는 상대방 잔이 비었을 때 따라 주잖아? 와인은 반대야. 상대 와인잔이 비기 전에 첨잔을 해주는 게 매너야. 그렇다고 매번 마실 때마다 따라주면 당연히 부담스럽겠지?개인적으로 원데이 클래스에서 가장 좋았던 건 와인 종류를 배울 수 있었던 거야. 일단 와인은 크게 구대륙과 신대륙 와인, 컨벤셔널 와인과 내추럴 와인, 스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등으로 구분할 수 있어.일일이 설명하기엔 너무 많으니까 궁금하면 수업을 들어보고, 인상적이었던 건 ‘샴페인’의 의미였어. 나는 발포성이 있는 스파클링 와인은 다 샴페인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도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것에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이 붙을 수 있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은 이름이 달라. 예를 들어 스페인에서 전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까바’라고 불러.품종별 특징도 알아야지. 와인 포도 품종은 정말 많으니까 대표적인 것만 보자고. 레드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 누아 3개 정도는 알자. 까베르네 소비뇽은 대표 품종이라 많이들 들어봤을거야. 와인 특유의 떫은 맛의 원인인 타닌감이 높고, 바디감도 무거운 편이야.여기에 비하면 메를로는 부드러운 스타일. 타닌감도 바디감도 중간 정도라고 보면 돼. 피노 누아는 바디감이 가볍고 색이 연한데, 재배하기 까다로워서 고가의 유명한 제품도 많은 편이야. 향이 섬세해서 부자들이 즐겨 마시는 와인 중 하나라고 하네. 어쩐지 나는 먹어본 기억이 없더라….화이트 와인도 대표적인 것 3개만 고르자면 소비뇽블랑, 리슬링, 샤르도네 정도야. 소비뇽블랑은 높은 산미와 자몽 향이 특징이야. 리슬링도 산미가 높은데, 매우 드라이한 것부터 아주 달콤한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 수 있어. 잘 숙성된 리슬링에서는 휘발유 향이 나. 샤르도네는 “화이트 와인계의 까베르네 소비뇽”이라고 하네. 어디서나 잘 자라는 품종인데 산지나 양조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와인을 만들 수 있고, 샤르도네와 리슬링에 비해선 향이 뚜렷하진 않은 편이야.맛있게 마시는 법은 꼭 알아놔야겠지?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은 차게 마시는 게 좋은데, 보통 영상 6~10도 정도가 딱이래. 가벼운 레드 와인은 13도, 바디감이 어느 정도 있는 레드 와인은 15~18도가 적당하다고 하네.또 음식에 따라 맞는 와인이 다른데, 쉽게 생각해서 하얀 음식=화이트 와인, 붉은 음식=레드 와인으로 외워두면 쉬워. 예를 들어서 보통 생선은 무조건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건 흰살 생선 얘기고, 연어처럼 살이 붉은 생선은 가벼운 레드 와인이 더 어울려.내용이 좀 많은가? 이것도 수업 중에 알짜배기만 모은 거야. PPT로 40장 정도 분량이었는데, 속성으로 핵심만 짚어서 잘 설명해주니까 막상 직접 들어보면 그리 어렵진 않아.수업이 끝나고 나면 이제 대망의 시음 시간이 오지. 이날 수업에선 특별히 4잔을 마셔봤는데, 품종 설명을 들은 직후에 직접 마셔보니까 특징을 체감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 ‘와마카세’가 따로 없더라고.이날 마셔본 4잔의 품종은 샤르도네, 리슬링, 까베르네 소비뇽, 모스카토 다스티였어. 샤르도네와 리슬링은 같은 화이트 와인인데도 맛이 확연히 달라서 신기했어. 샤르도네는 평소 마셔본 산뜻한 화이트 와인 맛이었는데, 리슬링은 샤르도네에 비해 달면서도 신 맛이 강하고, 바디감도 묵직해서 인상적이었어.까베르네 소비뇽은 많이 먹어본 적포도주 맛이었어.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당도가 높은 걸로 유명하다는 모스카토 다스티는 마무리로 딱 좋았어. 주스처럼 잘 넘어가더라. 이렇게 와마카세를 맛보고 나면 직접 테이스팅 노트라는 것도 작성해보고, 복습으로 퀴즈 10문제를 맞혀보는 시간이 있어. 나는 열심히 필기하면서 들은 덕에 당당히 100점을 맞았지~와인 고르기가 아직 어렵게 느껴지면 AI(인공지능)를 활용하면 돼. 네이버 앱에서 스마트 렌즈를 활용해서 와인 라벨을 촬영하면 그 와인에 대한 정보가 잘 정리돼서 나오거든. 자세한 건 위 영상을 참고해봐.이 기사 찬찬히 읽었으면 이제 혼술용 와인 고를 때 별로 어렵지 않을걸? 어디 가서 아는 척도 할 수 있고 말이야~ 와인에 관심 없던 혼술러라도, 이번 기회에 와인에 한 번 입문해보라고. 한 번 맛 들리면 못 헤어 나오는 게 바로 와인의 세계거든.
이기대 가리는 고층 아파트 건물 위치만 바꿔 승인 추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부산 이기대를 사실상 완전히 가리는 고층 아파트 건립을 추진해 논란(부산일보 4월 8일 자 11면 등 보도)에 휩싸인 아이에스동서(주)가 기존 계획에서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건물 두 개 동 위치만 바꾼 새 사업계획으로 곧 관할 구청 승인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에스동서는 남구 용호동 973 일원 고층 아파트 신축과 관련해 곧 부산 남구청에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 2월 부산시 주택사업 공동심의원회 심의 절차를 거친 후 이번에 처음으로 남구청에 사업계획승인 절차를 밟는 것이다. 사업계획승인은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을 건립하려 하는 사업자가 받아야 하는 행정 절차다. 공동주택과 부대시설 배치도, 사업계획서 등 주요 서류를 관할 기초 지자체 등 사업계획승인권자에게 제출해야 한다. 아이에스동서는 단순히 건물 두 동 위치만 바꾼 새 사업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계획에는 용호부두를 기준으로 31층, 30층, 29층 등 3개 동이 나란히 배치됐으나 새 계획에서는 29층, 30층, 31층으로 배치 순서만 바뀌었다. 위치 조정으로 용호부두 쪽에 가장 가까운 건물 높이만 낮아졌을 뿐 전혀 변화가 없다. 29층 건물이 들어서더라도 높낮이 변동은 10m 수준에 불과하다. 세대 수도 그대로다. 인근 아파트 단지 등에서 이기대를 거의 조망할 수 없는 상황도 여전하다.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부산시 권고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 주택사업 공동심의위원회는 지난 2월 ‘부지 내 건축물 3개 동 높이 계획은 이기대 장자산 능선 스카이라인을 고려하여 검토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아이에스동서 측은 부산시 권고에 따라 새 사업계획을 마련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부산시에서 아파트 스카이라인을 변경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사업계획을 변경했다”며 “높이가 변경된 것에 따라 세대 평수를 조정하는 등 설계 변경이 마무리되는 대로 남구청에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초 부산시가 이기대 일대에 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가한 것부터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이기대처럼 시민 모두의 공간이라는 여겨지는 공간에 지어지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명확한 조건이나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대 도시공학과 정주철 교수는 “건설사는 이익 단체다. 권고 사항으로 아파트 높이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해도 안 통하는 게 당연하다”며 “이기대처럼 지역 사회 이익과 연결된 장소는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한데, 시가 공공재를 지키는 의무와 책임을 방기했다”고 비판했다.
학칙 개정안 부결, 전국 국립대로 확산 기미
부산대 교무회의에서 의대 정원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된 이후, 제주대와 강원대도 내부 심의기구에서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다. 부산대가 쏘아 올린 학칙 개정 부결이 전국 국립대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9일 교육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부산대 교무회의에서 학칙 개정이 부결된 이후, 8일 제주대 교수평의회와 대학평의원회는 의대 정원 증원을 반영한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다. 강원대 대학평의원회도 8일 대학평의원회가 대학본부에 상정한 의대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 안건을 철회했다. 다른 국립대 의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충북대는 오는 14일, 전북대는 오는 29일, 경북대는 이달 말 교무회의나 대학평의원회가 열린다. 경상국립대 역시 오는 21일 학무회의, 22일 교수대위원회, 29일 대학평의원회를 거쳐야 학칙 개정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부산대·제주대·강원대와 비슷한 분위기인 만큼 학칙 개정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지난 8일 긴급 브리핑까지 열며 진화에 나섰다. 법적으로는 학칙 개정의 최종 결정 권한이 총장에게 있다. 고등교육법은 의료 인력 양성과 관련되는 모집 단위별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사항을 따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지만, 정해진 정원 증원분을 반영해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만은 강경하다. 교육부는 각 대학이 의대 정원 증원을 확정하지 않을 경우 정원 감축이나 학과 폐지, 학생 모집 정지 같은 강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립대 의대를 중심으로 학칙 개정 부결이 확산하는 이유로 이들 대학의 의대 정원 증원 폭이 크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정부는 지역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거점 국립대 의대의 정원을 사립대에 비해 대폭 늘렸다. 국립대 총장은 선출직인 만큼 한계가 명확해 학내 구성원이 좀 더 쉽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한편, 부산대를 비롯해 전국 9개 거점 국립대 교수회인 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거국련)는 ‘제대로 된 의료개혁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거국련은 “의료계의 전문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제대로 된 의료개혁을 통해 국민의 불안과 불편이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 대한 법원의 요구로 정책의 무모한 추진이 밝혀졌음에도 정부는 합법적인 의사 결정조차 무시하면서 각 대학에 전방위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어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의대 증원 보류 부산대, 차기 총장 임명 지연 우려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 상황 속에 부산대 차정인 총장이 11일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교육부가 부산대의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 부결에 대해 이례적으로 ‘경고’ 조치를 한 상황에서 차기 부산대 총장 임명을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대학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부산대는 10일 오전 대학본부에서 차 총장의 이임식을 진행한다. 차 총장의 임기는 11일까지다. 차 총장은 2006년부터 부산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한 뒤 교수회 부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장 등을 거쳐 2020년 5월 12일 제21대 부산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차 총장은 ‘시대를 열어가는 담대한 지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4년 동안 부산대의 연구 능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차 총장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에서 부산대가 본대학에 지정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교육부는 차 총장의 임기 만료가 임박했지만, 차기 부산대 총장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부산대는 차 총장의 임기까지 총장이 임명되지 않을 경우, 교육부총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부산대는 지난 2월 6일 제22대 총장 임용후보자로 최재원 기계공학과 교수, 진성호 화학교육과 교수를 1·2순위 후보자로 선정했다. 부산대 안팎에서는 교육부가 차기 부산대 총장 임명을 늦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부산대가 교무회의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한 학칙 개정안을 부결하면서 우려가 더 커졌다. 차 총장이 개정안 부결 하루 뒤인 지난 8일 교무회의에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교육부는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까지 열어 부산대의 상황에 유감을 표했다. 부산대 총장 임명 지연은 지난 2월 부산대 총장후보자 선거 잡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한 교수가 특정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송해 논란이 됐다. 관할 금정구 선관위가 조사를 진행했고, 부산대 총장추천위원회에 조사 결과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대는 총장 임명이 늦어질 경우 빚어질 행정 공백을 우려한다. 부산대 한 교수는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 부결로, 교육부가 총장 임명을 늦출 수도 있다는 대학 내 여론이 있다”며 “총장 임명이 늦어지면 총장의 결단이 필요한 중요 사업은 결정이 보류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단독] 부산서 생일 맞은 연인 폭행한 20대… 끊이지 않는 ‘교제 폭력’
부산 서면 클럽에서 생일을 맞은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얼굴을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고소한 여자친구는 안와골절 등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 1월 부산진구 오피스텔에선 20대 여성이 폭행과 스토킹을 일삼은 전 남자친구 옆에서 추락사했고, 지난 6일 서울 강남구에선 20대 의대생이 이별을 요구한 여자친구를 살해했다. 전국적으로 ‘교제 폭력’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실질적 예방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여자친구 얼굴을 폭행한 혐의(상해)로 20대 남성 A 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중순 0시 20분께 부산진구 한 클럽에서 20대 여자친구인 B 씨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A 씨가) 당시 마약에 취한 듯 행동하는 외국인 남성을 꾀어서 약을 얻어오라 시켰다”며 “처음엔 거절했는데 평소 시키는 일을 들어주던 ‘갑을 관계’라 어쩔 수 없이 다가가 춤추는 시늉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돌아와서 안 될 것 같다 하니 ‘외국인이랑 키스를 해도 좋다’며 네 번을 보냈다”며 “동성애자 같다고 말해도 직접 다녀오더니 그가 여자를 좋아한다며 약을 받아오라고 억지를 부렸다”고 했다. 당시 생일이었던 B 씨는 다시 외국인에게 다가간 직후 A 씨에게 폭행당했고, 잠시 기억을 잃은 채 쓰러졌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병원을 찾은 B 씨는 ‘왼쪽 안와골 복합골절과 관골 및 상악골 골절, 비골 골절’ 진단을 받아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안구 운동에 제한이 생겼고 추가 함몰이 발생할 수 있는 상태다. ‘교제 폭력’은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모양새다. 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 교제 폭력 신고는 2021년 3144건, 2022년 4347건, 지난해 4580건으로 늘어났다. 경찰청이 집계한 전국 신고도 2021년 5만 7305건, 2022년 7만 790건, 지난해 7만 7150건으로 매년 많아졌다. 교제 폭력은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올해 1월 7일 부산진구 한 오피스텔 9층에서 20대 여성이 떨어져 숨졌다. 당시 폭행과 스토킹 등을 일삼은 전 남자친구가 집에 찾아온 상태였다. 재판부 요청에 따라 부산진경찰서는 기소된 전 남자친구에 대한 타살 혐의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서울 강남구 한 건물 옥상에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했다. 수능에서 만점을 받아 의과대학에 다니던 그는 ‘헤어지자’고 요구한 연인을 불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교제 폭력 피해가 이어지면서 실질적인 예방책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지난해 7월 국민의힘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데이트 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법안에는 피해가 경미한 단계부터 수사기관이 선제적으로 개입해 잠정 조치 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금은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스토킹 등으로 피해자를 위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경찰과 검찰이 유치 처분이나 구속 수사를 신청하거나 청구할 수 있다.
문화재청, 대저·장낙·엄궁대교 통합 검토
서부산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부산시가 추진하는 대저·장낙·엄궁대교 건설 사업에 대해 문화재청이 개별 교량이 아닌 3개 대교 사업을 통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사업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는 만큼 자연 유산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화재청 심의를 통과한 적 없는 시 입장에서는 통합 계획안 제출이라는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 교량 및 도로 건설 사업 추진에 따라 해당 사업이 자연 유산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를 위해 별도의 소위원회가 구성돼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구성위원은 총 6명으로 문화재위원과 도시설계·계획 전문위원,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소위원회 첫 회의는 10일로, 검토 대상은 낙동강 하류를 가로지르는 대저·장낙·엄궁대교 건설 사업이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3개 대교가 비슷한 위치와 시기에 지어지기 때문에 환경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게 문화재청 설명이다. 문화재청 소위원회는 낙동강 하류 환경 보전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소위원회는 시가 제출한 철새 대체 서식지 조성계획과 추가 가능 부지 제안, 실현 가능성, 습지 복원 등을 확인한다. 소위원회는 문화재 현상변경 승인 권한이 갖지는 않지만, 이들의 자문 내용이 문화재심의위원회에 전달되는 만큼 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낙동강 하류를 가로지르는 대저·장낙·엄궁대교 사업이 잇따라 추진돼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 보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소위원회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며 “통상 소위원회는 안건을 면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구성되곤 한다.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문화재 현상 변경을 심의하는 문화재청과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하는 낙동강유역환경청 모두 3개 대교가 연계된 통합 대책을 요구하면서, 시가 추진하는 교량 건설 사업이 또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합 대책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개별 교량이 아닌 모든 사업이 줄줄이 제동 걸리는 상황도 예상된다. 시는 그동안 대교 건설을 위해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문화재청에 철새 대체 서식지 마련, 생태계 환경 영향 저감 방안 등을 제출했지만 자료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서부산의 만성화된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지만 정작 에코델타시티 등 신도시가 조성될 때까지 착공조차 하지 못하면서 비판을 받아 왔다. 시는 이제까지 개별 대교에 대한 각 기관의 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통합 계획안 제출이라는 큰 숙제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부산시는 이른 시일 안에 통합 계획안을 만들어 문화재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모두 재심의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시에서 낙동강 하구 모니터링 환경조사 등 자료는 준비돼 있다. 문화재보호구역이라는 하나의 보호구역 안에서 개별 사업들이 진행되고 사업 시기가 중복되다 보니 전체적인 영향성을 보자는 의미이지 논의 쟁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통합 연계 대책을 각 기관에서 요구한 만큼 철새 대체 서식지와 환경영향 저감 방안을 제시할 때 사업 상관성을 면밀히 살펴서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라파 공격 땐 무기 지원 중단”… 이스라엘 “매우 실망”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를 전면 공격할 경우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경고하면서 가자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스라엘이 “실망스럽다”고 밝히면서 당장은 전황에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지원을 유보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7개월간의 전쟁 중 그가 내놓은 가장 직설적인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그간 라파 공격을 만류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이 무시되고 있다는 좌절감 속에 폭탄 공급 중단이라는 “보다 극적인 방법”을 선택했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NYT의 진단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여전히 철통과 같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의 주요 무기 공급국으로서 불만을 내보이기 위해 자신의 권한을 사용하길 택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원치 않았던 결정”이자 “전례 없는 불만의 표시”라고 짚었고 영국 BBC 방송도 “이스라엘에 대한 역대 가장 강한 경고”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등을 두고 불협화음을 내왔다. 미국 정부는 그간 비공개 조언에서 공개 경고로 전환, 이스라엘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대한 거부권 미행사,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제재 등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를 하고 각국에서 보낸 구호품이 실린 트럭의 가자지구 진입을 가로막는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줄이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이스라엘로 향할 예정이었던 2000파운드(약 900kg) 항공폭탄 1800개와 500파운드(약 225kg) 항공폭탄 1700여 개의 선적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이 지난 7일 전차 등을 동원해 라파 국경검문소를 장악하는 등 지상전 돌입 수순에 들어가면서 양국의 균열이 한층 심화됐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 선임연구원은 양국 간 입장 차가 미국 정부 내부에서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척 프라이리히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NYT 인터뷰에서 “바이든 측이 억눌러 왔던 불만이 결국 터져 나왔다”면서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매우 강력한 지원과 국내적 압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 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무기 선적 보류 조치에 깊은 좌절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경고가 가자 주민들의 ‘마지막 피란처’ 라파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총 끝을 돌려세울 지는 불분명하다. 하마스에 대한 중요한 압박수단 중 하나를 잃게 되는데다 더 나아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여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9일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이스라엘 공영 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전쟁 시작부터 고마워해 온 대통령으로부터 듣기에 힘들고도 매우 실망스러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미국 입장에서도 위험성이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이스라엘이 또다시 동맹국의 언행을 무시할 수 있다”면서 “이는 세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매우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 정치권 일각에선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공을 멈춰선 안 된다는 서한을 보내는 등 이번 결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스라엘이 필요하다는 무기를 주지 않는다는 결정이 하마스와 (배후의) 이란에 더욱 밀어붙이라는 신호를 줄 것이란 점이 우려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내년 3월, 첫 국산 크루즈 '팬스타 미라클호' 출항
국내 첫 호화 크루즈 ‘팬스타 미라클호’가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운항을 앞두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팬스타그룹은 9일 오전 부산 사하구 대선조선 다대조선소에서 팬스타 미라클호 용골 거치식을 거행했다. 용골은 선박의 선수에서 선미까지 바닥을 받치는 뼈대를 말한다. 인체에 비유하면 척추에 해당할 정도로, 배를 지탱하는 핵심 구조물이다. 이에 따라 용골 거치식은 미리 제작한 용골(선체 블록)을 드라이 도크에 앉히는 공정으로 선박 건조가 본격적인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김현겸 회장을 비롯한 팬스타그룹 임원진, 대선조선 권민철 대표이사, BV선급의 드라고 핀트릭 한국지사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팬스타그룹은 2022년 7월 대선조선과 신조 계약을 체결하고 미라클호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룹 창립 33년 만에 처음 신조하는 선박이다. 이후 실시설계를 진행한 뒤 지난해 10월 4일 강재절단식을 통해 착공에 돌입했다. 현재 선체를 이루는 전체 블록의 85%가량이 제작 완료됐으며, 이번 용골 거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건조작업을 진행해 올 10월 11일 진수식을 열 예정이다. 시험운전을 거쳐 실제 배를 인도받는 시점은 내년 3월 말이 될 전망이다. 팬스타 미라클호는 부산~오사카 정기크루즈, 부산 원나잇 크루즈 등에 투입되며, 다양한 테마 운항에도 나설 예정이다. 팬스타 미라클호는 팬스타그룹이 국내 처음으로 건조하는 호화 크루즈다. 2만 2000t급으로 길이 171m, 폭 25.4m에 이른다. 객실은 총 102개로 355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54개도 실을 수 있다. 각 객실 발코니, 야외 수영장, 조깅 트랙 등 럭셔리 크루즈를 상징하는 시설과 마사지룸, 테라피룸, 사우나, 피트니스, 면세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메인로비는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반구형 천장 돔 형태로 꾸며진다. 더불어 국내 처음으로 디젤엔진에 전기모터와 발전기 기능을 추가한 친환경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을 도입했다. 팬스타그룹 관계자는 “팬스타 미라클호는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선형을 채택했으며, 호화 크루즈에 걸맞게 모든 시설이 5성급 호텔 수준으로 꾸며진다”면서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취항하면 탑승객들이 한차원 높은 해양관광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팬스타그룹은 국내 최초로 크루즈사업에 진출한 종합해운물류기업이다. 2002년 2만 2000t급 팬스타드림호로 부산~오사카 노선에 정기 크루즈 운항을 시작했고, 2004년부터는 주말에 광안대교, 해운대 등 부산의 명소를 둘러보고 선상 불꽃놀이와 공연을 즐기는 1박 2일 일정의 원나잇크루즈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글로벌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크루즈와 제휴해 부산을 모항으로 한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선 상태다.
내년 상반기부터 오후 8시까지 주식한다
내년 상반기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본격 출범한다. ATS 출범에 따라 하루 12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고, 수수료 경쟁에 따라 거래 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등 유관기관과 함께 ‘ATS 운영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부적인 운영 방침을 밝혔다. 금융위 김소영 부위원장은 “작년 7월 넥스트레이드가 ATS 예비인가를 받으면서 대체거래소 제도 도입 이후 10여년 만에 해외 주요국처럼 본격적인 증시 인프라 경쟁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먼저 거래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으로 정해졌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8시~오전 8시 50분)과 애프터 마켓(오후 3시30분~오후 8시)을 추가 운영한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거래 시간은 현행(오전 9시~오후 3시 30분)보다 5시간30분이 늘어나게 된다. 거래소의 시가 예상체결가 표출 시간과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은 변경된다. 호가를 접수한 뒤 하나의 가격으로 동시에 체결하는 단일가 매매와 가격이 합치되는 즉시 매매체결이 이뤄지는 접속매매 차이를 활용한 시세조종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호가 종류도 더 다양해진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와 4가지 지정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 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 지정가 호가’가 추가된다. 넥스트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매매체결 수수료를 20~40% 수준 인하할 예정으로, 투자자들의 거래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가 동시에 운영됨에 따라 통합적인 시장 관리·감독에 나선다. 증권사가 투자자 주문을 최선의 조건으로 집행하는 ‘최선집행의무’ 본격 적용된다. 금감원은 조만간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을 확정·제시하고 증권사는 이에 따른 시스템을 마련해 투자자 주문을 자동으로 집행하게 된다. 공매도 관리·감독도 일관되게 이뤄진다. 넥스트레이드에서도 공매도 주문 표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제도 등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골프존, 고객 정보 유출 과징금 75억 부과
지난해 해킹을 당해 221만 여명의 개인정보를 유출당한 실내 스크린골프연습장 분야 업계 1위 골프존이 안전조치 관리소홀 책임에 따라 과징금 75억 여원을 부과받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체 회의를 통해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골프존에 대해 과징금 75억 400만 원과 과태료 54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공표명령을 의결했다고 9일 밝혔다. 골프존은 지난해 11월 해커로부터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골프존 직원들의 가상사설망 계정정보를 탈취당했고, 해커들은 업무망 내 파일서버에 원격으로 접속했다. 해커들은 이를 통해 파일서버에 보관했던 221만 명 이상의 서비스 이용자 및 임직원의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생년월일, 아이디 등 개인정보를 다크웹에 공개했다. 일부는 주민등록번호(5831명)와 계좌번호(1647명)도 공개됐다. 조사 결과 골프존이 모든 직원이 사용하는 파일서버에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다량의 개인정보가 저장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정보 파일이 보관된 파일서버에 대한 주기적 점검 등 관리체계 운영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처분은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실질적으로 적용된 첫 사례다.
"직원이 다닐 맛 나는 회사로, 탄탄한 기업 만들 것" [부산 혁신기업 열전]
“직원들이 파나시아에 일하고 있는 것을 자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바르고 탄탄한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부산의 대표 중견기업 파나시아가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 새로운 도약의 중심에는 지난 1월 취임한 이수태 회장의 장남, 이민걸(40) 대표이사가 있다. 그가 최근 신경 쓰는 일 중 하나는 직원들의 식단이다. ‘기업의 대표가 고민할 내용은 아니지 않나’ 반문할 수도 있지만, 이 대표가 그리는 파나시아의 미래는 ‘직원이 행복한 기업’이다. 그 시작이 ‘밥맛’인 셈. 이 대표는 “수백 명 임직원을 생각하면 어깨가 무거워진다”며 “작은 일부터 착실하고 꼼꼼히, 내실을 다지며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분야 친환경 설비 ‘독주’ 강서구 미음산단에 있는 파나시아는 부산을 대표하는 선박 분야 친환경 설비 제조업체다. 1989년 조선기자재 업체로 시작해 현재는 대기와 수질 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친환경 설비 전문기업이다. 2019년 국제해사기구 IMO가 선박의 선박평형수와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 등 오염물질 유출을 규제하자 이를 해결한 저감 설비를 빠르게 시장에 내놓으면서 성장했다. 선박평형수란 선박에 짐을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평형수 탱크에 채워지거나 바다로 배출되는 물을 말한다. 매년 100억 톤 이상의 선박평형수가 선박을 통해 운송되는데, 생태계 교란 등 외래 생물종 유입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파나시아는 친환경 설비에 대한 장래성·경제성 등을 미리 파악해 기술 개발에 매진, 남들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결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이다. 실제로 350여 명의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 등 엔지니어다. 선박연료유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을 걸러주는 ‘스크러버’도 대박을 쳤다. 역시 환경오염에 대한 선박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기술을 개발한 결과다. 이 대표는 “한 척, 한 척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맞춤형 스크러버를 제작해 설치했다”며 “2020년 매출 3500억 원을 달성하며, 한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파나시아가 노리고 있는 새 시장은 ‘탄소 포집·저장 장치’다. 쉽게 말해 내연기관이 배출하는 매연 속의 이산화탄소를 모으는 설비다.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EU 등 세계 각국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주목하는 기술이다. 이 대표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액화시켜 재활용하거나, 에틸렌·메탄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경제성도 확보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라며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하고 있다. 선견, 선수, 선제, 선점이라는 ‘4선 경영’을 바탕으로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연구 개발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지역과 함께 동반성장 ‘이어달리기’ 친환경 설비 분야에서 독주하던 파나시아는 최근 ESG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과 기업이 ‘이어 달리는’ 동반 성장하는 길을 찾는 중이다. 2022년 파나시아는 해운대수목원 내 파나시아 탄소중립 숲을 조성했다. 5500㎡ 규모의 부지에 미세먼지 저감에 우수한 느티나무, 칠엽수, 가시나무 등 총 450여 그루를 심었다. 또 부산에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많이 발생한 지역의 초등학교를 선정, 교실에 미세먼지 저감 식물을 두는 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하지만, 회사마다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의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파나시아는 친환경 설비를 만들어 이익을 내는 만큼 남들보다 더 ESG 경영에 천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재개발에도 진심이다. 파나시아는 부산대와 산학협력을 통해 계약학과인 ‘그린설비융합전공학과’를 개설했다. 지난해 10명의 석사 인재를 배출했다. 이 대표는 “내부의 인재들을 다시 교육시켜 업무에 활용한다면, 인재 수급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며 “학위를 딸 때까지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는데, 향후 협력업체 직원 중에서도 참가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업 보육기관인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우수한 지역의 스타트업을 지원해서 동반성장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한 개의 회사가 혼자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부산의 여러 스타트업과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오래달리기’ 위한 내실 다지기 ‘2세 경영’은 큰 부담이다. 특히 선대의 경력이 화려할수록 더 그렇다. 쉽게 말해 잘해야 본전인 셈. 회사가 잘 안됐을 때 책임은 고스란히 후대가 떠안게 된다. 이 대표는 2011년 파나시아에 입사해 올해로 14년 차다. 파나시아 일본법인의 지사장을 역임하고 본사 마케팅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일했다. 그는 “파나시아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부친께서 평생을 바쳐 성장시킨 회사”라며 “회사를 이어 받는 일은 개인적으로도 부담스럽고, 회사 차원에서도 올바른 일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게임 과몰입 치료한다
건전한 게임 문화 확산을 위해 부산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이하 치료센터)의 치료 서비스가 확대된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아이누리앤박 정신건강의학과의원과 게임 과몰입 통합 치료 서비스 지원을 위한 상호 업무 협약을 체결(사진)했다고 9일 밝혔다.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있는 치료센터는 게임 과몰입 상담을 위해 방문하는 시민 등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정신과적 질환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지역의 의료 기관과 연계해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인당 100만 원 한도 내에서 진료 회차당 70%의 진료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268건 25명에게 진료비를 제공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치료센터는 게임 과몰입 치료 서비스를 기존 해운대구, 동구, 동래구에서 연제구까지 지역을 확대한다. 이번에 협약한 아이누리앤박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포함하여,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김원묵기념봉생병원, 해운대자명병원, 아이공감정신건강의학과의원, 연세소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서면나눔정신건강의학과의원, 강병구정신건강의학과의원 등 8곳이 협력 의료 기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김태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아이누리앤박 정신건강의학과의원과 게임 과몰입에 동반된 정신과적 공존 질환에 대한 치료를 돕고, 치료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메이드 인 부산' 바늘 없는 주사기, 신의료기술 지정
주사를 무서워하는 환자들을 위한 바늘 없는 주사기가 부산에서 개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부산 의료용품 제조기업 미가메디칼은 자체 개발한 분사식 주사기 ‘컴포트인(사진)’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로 지정됐다고 9일 밝혔다. 강서구 녹산공단에 있는 미가메디칼은 1990년 설립된 이후 수술용 의료 용품·깁스붕대·지지대 등을 생산하는 의료기기 전문 제조기업이다. 분사식 주사기 컴포트인은 바늘 대신 강한 스프링 압력을 통해 약품을 인체에 투여할 수 있다. 인슐린을 자주 맞아야 하는 당뇨 환자들, 치과 및 재활의학과의 국소 마취, 성장호르몬 주사, 백신 접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두바이·독일 등 해외 의료 전시회 참가를 통해 판로를 개척, 현재 2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유럽 의료기기 판매 인증을 획득하는 등 선진국에서 먼저 기술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받았다. 한편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39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 ‘KIMES 2024’에 참가해 병원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후 서울 등 수도권 대학병원들을 상대로 컴포트인 납품을 위한 계약이 진행 중이다. 미가메디칼은 이번 신의료기술 등재를 계기로 컴포트인의 국내 의료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신의료기술로 등재되면 한시적 비급여 품목으로 인정 받게된다. 미가메디컬 이지은 대표는 “컴포트인의 장점을 활용한 전용 의약품 개발,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한 의료 용품 등 지역의 의학·바이오 분야 기술 개발을 이끄는 제조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라디오 마이크 잡은 김조한 “도전하기 딱 좋은 나이”
데뷔 30년 차 가수인 김조한(51)은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다. 국내에서 알앤비(Rhythm and Blues) 장르를 처음으로 소개해 ‘알앤비 황제’라는 호칭을 얻은 그는 지난 3월에도 신규 음원을 공개하며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 최근 부산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린타시에서 자란 그는 최근 부산과 새 인연을 맺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선포한 ‘영어하기 편한 도시’ 홍보대사직을 맡기로 한 것. 2000년대부터 공연이나 방송 등으로 부산을 자주 찾았다는 그는, 부산은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기억했다. 그는 “부산에 올 때마다 사람들이 항상 반겨준 게 기억나고, 부산시가 영어하기 편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취지가 굉장히 좋게 느껴졌다”며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포함해 세계적인 행사가 많다. 부산이 ‘인터내셔널 허브’가 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홍보대사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부터 부산영어방송에서 새롭게 시작한 라디오 방송 ‘All-star English’의 진행을 맡았다. 매주 수요일 진행되는 생방송을 위해 그는 매주 부산을 방문한다. ‘All-star English’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6시 8분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되는 영어 라디오 방송이다. 김조한을 포함해 민간 외교관 캠벨 에이시아, 부산시 소통 캐릭터 부기, 부산영어방송 신민수 등 4명의 진행자가 번갈아 가며 부산 시민과 만난다. 김조한은 매주 수요일마다 생방송으로 추억의 팝송을 시민과 함께 불러보는 ‘이 노래의 끝을 잡고’ 코너를 진행한다. 전화 연결을 통해 청취자가 팝송을 부르면, 영어와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다. 목요일에는 단어 하나를 골라 즉석에서 영어로 프리스타일 랩을 선보인다. 김조한은 “서울의 한 방송에서 활동한 후 라디오 DJ는 5년 만에 다시 맡았다. 당시에는 써준 대본을 그냥 읽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진행을 하면서 여러 에피소드도 이야기하고 좀 더 자유롭게 청취자와 대화할 수 있어 좋다”며 “노래와 영어를 모두 잘하는 부산 시민들이 많아서 놀랐고, 진행을 하면서 재미와 보람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워커홀릭’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그는 최근까지 경북 경산시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250여 명을 대상으로 첫 교양수업을 진행한 그는, 직접 영상을 촬영하고 영상편집 방법을 익히는 등 수업 준비를 위해 새벽에도 잠을 포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일주일에 평균 이틀 정도는 밤을 새웠고 24시간이 모자란다는 말이 너무 공감됐다”며 “내용을 그냥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배우고 익힌 것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신규 음원 ‘꽃’을 공개한 김조한은 라디오 DJ뿐만 아니라 신규 음반발매 작업 등 다양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올가을을 목표로 콘서트 개최도 준비 중이다. 그는 “편하게만 살다 보면 계속 편한 것만 추구하기 때문에 50이 넘은 나이지만 항상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려 한다. 옛것만 좋다고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MP3가 없었으면 지금의 K-POP 시장이 없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AI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 기술은 계속 개발하고 작곡의 권리가 제도적으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수 김조한은 부산 시민들이 영어를 계기로 여러 가지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마다 누구나 살아오던 방식이 있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건 쉽지 않지만 과연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의심해야 할 때가 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머리가 좋기 때문에 영어도 금방 배울 수 있고, 영어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영어학원 선생님이나 보컬학원 선생님이라면 매일 ‘All-star English’를 함께 들으면서 아이들에게 영어와 노래를 알려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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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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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적 단속 고속축중기 15개중 11개 오차 발생…국토부, 시설개선 나서
“혼술엔 와인!”인데 ‘와알못’이라면?…초보자 위한 와인 클래스 [혼잘알]
익숙한 ‘로미오와 줄리엣’ 버전은 잊어라
[해피존플러스 공연 관람권 이벤트] 토요일의 키즈 클래식 콘서트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5월 12일 일요일(음 4월 5일)
프랜차이즈부울경지회-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 기초노동질서 간담회
[포토뉴스] 창비토건, 동래구에 쌀 기탁
부산 지역문제 해결 방안 모아… 백서 펴낸 부산외대
부산시·부산교육청, 민선 8기 공약 이행 평가서 나란히 최고 등급
부산시설공단, 어버이날 맞아 주요공원서 孝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