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 중견 건설사 2곳 부도… 커지는 ‘줄도산 공포’
부산의 중견 건설업체 2곳이 유동성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잇달아 부도 처리됐다. 지난해부터 건설업계 불황이 본격화됐지만 부산에서 20위권의 종합건설업체가 부도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바닥을 모르는 경기 침체에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6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이 이달 초와 지난달 말 각각 부도 처리됐다. 남흥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790억 원 규모로 부산에서 상위 25위, 전국 307위를 차지했던 업체다. 익수종합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705억 원 규모로 부산 29위, 전국 344위를 기록했다.두 업체는 모두 시공능력평가액 700억 원 이상으로 부산에서 ‘중상위권’으로 손꼽히던 곳이었다. 전국 100위 규모의 광주지역 대표 건설사인 한국건설도 지난달 29일 법원에 회생 신청을 제출하기도 했다.지역에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 오던 업체들이 잇달아 부도가 나면서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건설업 침체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부산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종합건설업체가 무너진 적은 여태 없었다. 올해 들어 부산에서는 하도급 위주인 전문건설업체 2곳이 부도가 난 게 전부였다.특히 남흥건설 부도의 여파는 더욱 클 전망이다. 1969년 설립된 남흥건설은 냉동창고, 건축, 토목, 전기, 소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력을 펼쳐 왔던 55년 전통의 지역업체다. 최근에는 사세가 위축돼 지역 순위 상위권에서 밀려났지만 부산의 ‘1세대 건설업체’로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익수종합건설 역시 2001년 설립돼 건축, 토목은 물론 철근·콘크리트 공사 분야에도 진출했던 업체다. 아파트 브랜드로는 ‘에코하임’이 있다.지역 건설업계는 두 업체 부도의 파장에 주목하면서 다음 차례는 누가 될지 마음을 졸이고 있다. 다행히 부도는 면했지만 이번에 부도가 난 업체보다 규모가 훨씬 큰 부산의 한 건설업체는 지난 3월 말 유동성 위기를 맞기도 했다. 중소 규모인 복수의 지역 업체에서도 부도설이 나돌고 있다.부산의 한 건설사 임원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러다 사업장 한 곳에서 돈줄이 막히면 곧장 부도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며 “종합건설업체가 부도를 맞게 되면 그 밑에 달린 수많은 지역 하도급 업체들 역시 당장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말했다.지역 업계는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벼랑 끝에 내몰린 업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간 주택 사업장에서는 미분양 우려가 높기 때문에 공공 공사에라도 지역 업체 참여를 확대하고 공사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주를 앞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과 공사비 현실화로 갈등이 장기화되는 에코델타시티 등 민관 참여 사업장이 대표적이다.대한건설협회 정형열 부산시회장은 “부산 지역 업체들이 그간 축적한 기술력은 전국 어디를 내놔도 부족함 없이 뛰어나다. 총사업비가 14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가덕신공항 사업에 부산 업체가 배제된다면 더는 활로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에는 인건비와 함께 현장 관리비용 등도 큰 폭으로 뛰었다. 규제 완화를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 체제 출범…“22대 첫 법안은 25만 원 지원금”
더불어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단’이 7일 본격 출범했다. 박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법안을 예고한 상태다.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이 단호한 거부 의사를 밝혀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박찬대 원내지도부는 7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 뒤 국회로 돌아와 첫 원내대책회의를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원내대표단에 ‘개혁기동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면서 “개혁기동대답게, 과감하게 돌파하는 원내대표단이 되고 개혁과 성과로 국민에게 화답하는 민주당을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여관계에서 투쟁을 강조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당분간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과 채 상병 특검법 처리 등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그는 이날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과 채 상병 특검법 등의 수용을 촉구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원내대표와 홍 수석 간 비공개 환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는)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과 관련해 오는 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뽑힌 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같이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현재 편성돼 있는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잘 집행하는 게 우선”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민생회복지원금 이외에도 여야 충돌 현안이 쌓여 있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한 쌍특검 법안과 방송 3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8개 법안에 대한 재발의 방침도 밝힌 상태다. 강경 투쟁에 나서는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변인 등 원내대표단도 선명성 중심으로 구성했다. 원내대표단은 박성준·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를 포함한 22명으로 새 원내대변인에는 노종면 강유정 윤종군 당선인이 임명됐다. 노 원내대변인은 YTN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서 인천 부평갑에 전략공천을 받았고, 문학·영화 평론가 출신인 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9번으로 당선됐다. 윤 원내대변인은 이재명 대표가 과거 경기도지사로 일할 당시 경기도 정무수석으로 일한 바 있으며 이번 총선에서는 경기 안성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원내부대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당선인을 비롯해 박민규·김남희·안태준·김용만·부승찬·모경종·송재봉·정준호·조계원·김태선·정을호·임광현·백승아·서미화 당선인 등 15명이 선임됐다. 박 원내대표는 “22대 국회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다지자는 취지에서 특별히 22명의 대표단을 구축한 것”이라며 “22대 국회는 ‘실천하는 개혁 국회’로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행동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외조건' 충족하면 총수 동일인 면제…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대기업 총수가 동일인 지정을 피할 수 있는 '예외 조건'을 규정한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대기업집단 지정 시 동일인 판단의 기준을 마련한 ‘독점거래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의 범위와 대기업 규제 적용 대상을 결정하는 기준점이다. 공정위는 동일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들을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묶어 관리·감시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동일인의 정의를 따로 명시한 조항은 없지만, 공정위는 '실질적인 지배력'을 기준으로 동일인을 지정해왔다. 개정안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을 그 기업집단에 동일인으로 보는 동일인 판단의 일반 원칙은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기업집단의 범위가 동일하고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 최상단 회사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으며 △해당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거나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자연인 및 친족과 국내 계열사 간 채무 보증이나 자금 대차가 없는 경우에는 법인을 동일인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4가지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총수가 있더라도 동일인 지정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된 뒤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제도 개선 논의의 시발점이 됐던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4대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해 동일인 지정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시행령 개정에 따른 동일인 지정 기준은 곧 있을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에도 적용된다"며 "대기업집단 지정의 객관성·합리성 및 예측 가능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부하라”는 김진표 지적에 “공부 많이 했다”는 민주당
김진표 국회의장이 입법부 수장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역사를 공부하면 (중립 포기 선언이) 부끄러워질 것”이라는 김 의장의 지적에 민주당은 “공부 많이 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김 의장은 지난 5일 MBN 인터뷰에서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들의 ‘중립 포기’ 선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쪽 당적을 계속 가지고 편파된 행정과 편파된 의장 역할을 하면 그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며 “조금 더 공부하고 우리 의회의 역사를 보면 그런 소리를 한 사람 스스로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나선 우원식 의원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 의장이 6선인데 저도 5선에 들어간다”면서 “공부 많이 했다”고 맞받았다. 우 의원은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킨 것이 부끄러운 일이냐”면서 “이번 총선에 드러난 민심을 국회는 잘 받들어서 (법안 처리를) 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장후보 경선 경쟁자인 조정식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민심이 반영된 정책과 입법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면서 생산성 있고 효능감 있는 국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국회의장의)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면서 “의장이 돼도 그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1대 국회에서 대통령 거부권을 엄중 경고하고 남발되지 않도록 했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면서 김 의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민주당에선 박찬대 원내대표도 김 의장의 ‘중립론’을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국회의 입법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면서 “삼권분립의 상징인 국회가 행정부의 일방적이고 무도한 밀어붙이기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원하는 국회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입법권의 침해를 확실하게 막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회의장의 중립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부터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7일부터 이틀간 후보자 등록을 받고 16일 경선이 치러진다. 민주당에선 6선의 조정식·추미애 의원과 5선의 우원식·정성호 의원 등 4명이 의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국회 복귀로 5선이 되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몫의 국회 부의장 후보로는 4선 남인순·민홍철·이학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윤 대통령, 민정수석 신설...첫 수석에 김주현 전 법무차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대통령실에 민정수석실을 다시 설치한다고 밝혔다.윤 대통령은 초대 민정수석으로 검찰 출신인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윤 대통령은 "민심 청취 기능이 취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민정수석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민정수서은 기존의 시민사회수석실 업무였던 민심 청취 등의 기능을 모으고 민정비서관도 추가할 예정이다.윤 대통령은 민정수석 폐지를 대선공약으로 내걸었고, 이에 따라 취임 후 대통령실에 민정수석실을 설치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민정수석을 통해 검찰과 경찰 수사에 지나치게 개입한다고 봤기 때문이다.그러나 지지율 하락뿐 아닌 4·10총선 패배 등으로 정부가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민정수석 부활을 추진해 왔다. 대선공약 파기라는 점에서 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사정기능 등을 제외한다는 방침이다.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민정수석실 부활 이유를 설명하거나 9일 예정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밝힐 가능성이 크다.김주현 신임 민정수석은 1961년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28회로 검찰에 임용됐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부 차관, 대검 차장 등을 지냈다.
현재 고2 학생부터 학폭 가해 경력 있으면 교대 못 간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중 학교폭력 이력이 있는 학생은 사실상 교대 진학이 어려울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의 교대가 학폭 이력이 있는 수험생에 대해 지원 자격을 배제하거나 부적격 처리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7일 전국 10개 교대는 최근 공개한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서 학생생활기록부 상에 학폭 이력이 적힌 학생에 대해 최소 한 가지 이상 전형에서 지원 자격을 배제하거나 부적격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교대들의 이번 결정은 교육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다. 전국 대학은 2026학년도부터 모든 대입 전형에 학폭 조치 사항을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교대는 일반 대학보다 학폭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대부분 일반대는 학폭 이력이 있을 경우 감점 또는 정성평가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교대와 서울교대, 경인교대, 진주교대는 학폭의 경중에 상관없이 학폭 이력이 있는 수험생은 모든 전형에서 지원 자격을 제한하거나 부적격 탈락시킬 방침이다. 나머지 교대는 중대한 학폭에 대해서만 지원 자격을 제한하거나 불합격시키고, 경미한 학폭 건은 감점할 예정이다. 교대 외 초등교육과가 있는 한국교원대와 이화여대, 제주대에서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정한 1~9호 호수에 따라 부적격 처리하는 전형을 운영한다. 한편 2026학년도 입시에서 전국 10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의 총입학정원은 3407명으로 확정됐다. 이는 지난해 2024학년도 입시 당시 입학정원 3847명보다 11.4% 줄었다.
국힘 전당대회 '7말8초' 전망…"한동훈 복귀 염두 안 둬"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최일이 기존 6월 말 7월 초에서 7월 말 8월 초쯤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무리하지 않고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염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황 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개최가) 6월 말, 7월 초 이야기를 했는데 당헌·당규상 필요한 최소 시간이 40일이다. 6월 말이면 5월 20일부터는 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원내대표 선출이 늦어지고 있다. (전당대회) 룰 확정 문제나 후보들이 준비하는 기간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전당대회 당원 투표 100% 룰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있다면 수렴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현행 당원 투표 100% 룰에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대 룰 개정은 당 대표 선출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만큼 당내에서도 이견이 속출하는 상황이다.'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는 "저로서는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합의체이기 때문에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황 위원장은 위원장직 수락 후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면서 "비대위가 구성되면 아마 식사 자리가 있을 것이다. 열심히 일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답했다.이어 황 위원장은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해선 "앞으로 3년간 무슨 일을 할 것이라고 명확하게 국민에게 알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심판은 야당 몫이고 우리는 비전 제시가 중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결집하고 결집한 힘으로 중도나 진보 국민들도 우리를 지지하도록 설득해야 하는데 우리 자체가 흔들렸다"며 "우리는 확고하게 보수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중도나 진보까지도 우리 쪽으로 모시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황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와 인터뷰에도 출연해 전당대회가 지연될 경우를 가정해 일각에서 제기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것은 염두에 안 두고 한다"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당연하다"며 "기회가 되면 만나겠다"고 답했다.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장, 운영위원장을 맡겠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운영위원장은 여당에, 법사위원장은 야당에 양보한 것이 오랜 전통"이라며 "한 번 바꾸면 민주당이 소수정당이나 여당이 됐을 때 굉장히 곤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중고에 빠진 기업, 청년들 떠나고 중장년만 남았다 [무너지는 부산 산단]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중고’는 불황에 허덕이는 부산 산단들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고물가로 내수 시장은 침체됐고, 고금리는 불황 탈출을 위한 투자를 힘들게 한다. 고환율은 자잿값,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강화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 대표들의 마음마저 움츠러들게 한다. 무너지는 산단 현실에 젊은이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떠나면서 공장을 가동할 최소 인력마저 구하기 힘들다. ■원자재 500% 상승… 숨이 막힌다 부산 기장군 정관일반산업단지에서 냉난방제어기 제조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A 대표는 천장 모르고 오르는 물가가 너무 원망스럽다. 주력 상품인 고정밀 디지털 온도·습도조절기의 경우 관련 핵심 반도체 부품의 가격이 500% 이상 인상된 것이다. 부품값 인상은 납품 단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결국 매출이 20%나 하락했다. 조금이라도 싼 부품을 구하려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실익이 없었다. 반도체 기근으로 아예 부품을 구하기가 힘들었고, 회사의 자재 창고는 텅비어 있다. A 대표는 “최근 상황에 비하면 코로나19 시기는 위기도 아니었다. 지난해 하반기 큰 폭으로 떨어진 매출은 회복 가능성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며 “최후의 수단인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잔업을 없앴고, 그러다 보니 회사를 그만 두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강서구 지사동 과학일반산업단지에서 친환경 에너지 설비 기업을 운영하는 B 대표는 고금리에 발목을 잡혔다. 친환경제품 생산업체 특성상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위한 신규 투자가 필수인데, 이 자금이 매마른 것이다. B 대표는 “3년 전에 1% 수준의 금리였다면, 지금은 5% 금리의 시대다”며 “1년에 내야 하는 이자만 억 단위가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최근 B 대표의 주요 업무는 은행 돌아 다니기다. 어떻게든 0.1%라도 더 낮은 이자의 대출상품을 찾기 위해서다. 부산 산단의 불황은 수치로 드러난다. 지난해 3분기 부산 산단의 누계 생산액은 44조 9068억 원이다. 누계 수출액은 101억 달러를 기록했다. 울산의 경우 생산액은 164조 5856억 원이고 수출액은 615억 달러다. 경남의 생산액은 76조 8864억 원, 수출액은 267억 달러다. 생산액과 수출액 모두 부산이 밀린다. 입주업체 수는 부산 9223개로 울산(2372개), 경남(7943)보다 훨씬 더 많다. 번듯한 대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삼중고에 취약한 영세 중소기업이 부산 산단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1년 2000명… 퇴사 잇따르는 산단 매출 하락, 자금 고갈 등 경영상의 여러 악재가 겹쳐있지만, 산단 입주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 수급’이다. 기장군 반룡산단에 있는 자동차 전기장비 생산업체 C 대표는 2년전 이곳에 자리 잡았다. 업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이전을 결심했지만, 현재 산단에 자리잡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이곳으로 입주하자마자 직원들은 줄곧 출퇴근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지난해에는 10여 명이 줄퇴사를 했다. 통근버스 운행, 교통비 지원 등 갖은 방법을 써봤지만 회사를 떠나는 인력들을 붙잡아 둘 수는 없었다. C 대표는 “처음에는 서면에서 업체를 운영했고, 이후 부곡동 그리고 반룡산단으로 덩치를 키워가며 이전했다”며 “하지만 업체가 외곽으로 빠져 갈수록 퇴사하는 인원이 늘어만 갔다”고 하소연했다. 부산 산단 전체의 고용 인원은 눈에 띄게 줄어 들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전국산업단지 현황에 따르면, 부산의 산업단지 전체 고용 인원은 지난해 3분기 12만 6138명이다. 전년 동기(12만 8224명) 대비 2106명 줄었다. 1년 만에 20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부산 산단에서 이탈한 셈이다. 금정구 회동·석대도시첨단산업단지에 입주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 생산업체 D 대표는 “산단 내 인적 교류가 전무하다”고 말했다. 산단의 장점 중 하나는 집적된 인력풀이다. 뛰어난 인재들이 산단 내에서 이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러한 인적 교류가 산단의 전체적인 발전을 이끈다는 논리다. ■해법은 면밀한 산학 협력 고물가·고금리를 잡으려면 산단의 고질적인 인력 문제부터 해결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산단의 인재 수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특성화고 인재 활용, 지자체와 대학, 그리고 기업이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지산학’ 사업 등 산학 협력을 통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일시적인 해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인재 양성 산학협력 전담조직을 구축해 각 부처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인재 양성사업을 취합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지역기업 맞춤형 현장교육훈련 전담 전문가 양성 등 인재와 기업을 더 면밀히 연결할 수 있는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부산지역 산학 협력을 통한 고용 확대 방안’이라는 연구를 진행한 서옥순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청년 대신 산단에 중장년만 남아 인력 고령화 문제까지 겹쳤다”며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장실습이 실질적인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 내실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본적으로 산단을 취업하고 싶은 일터로 만들기 위한 기업의 노력도 필수다. 청년들이 찾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쾌적한 근무환경을 만들고, 각종 복지제도로 청년 인력 유출을 막아야 한다. 산단 한 업체 대표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공장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산업단지의 인식을 깨기 위해 기업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벽길 나선 근로자, 교통 체증 뚫고 출퇴근 하느라 ‘기진맥진’
출근 2시간, 퇴근 2시간, 왕복 4시간을 길에 허비한다. 수도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일 부산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녹산·장안 등 부산 외곽에 위치한 산업 단지로 출퇴근하는 이들은 매일 전쟁을 치른다. 강서구 녹산공단에 위치한 섬유공장에 다니고 있는 A 씨는 출근을 위해 오전 5시 40분 길을 나선다. 연제구 연산동에 있는 자택에서 공장까지는 차가 막히지 않는다면 1시간 남짓 거리다. 하지만 출근 시간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 되고, 오전 6시 전엔 길을 나서야 9시 전 출근이 가능하다. 비라도 내리는 날엔 3시간으로도 모자라다. A 씨는 “통근버스 노선을 이용하기 곤란한 지역이라, 매일 차를 몰고 출퇴근 한다”며 “출퇴근에 모든 에너지가 다 빨려 가, 직장도 가정도 생활이 너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6일 부산연구원의 ‘강서·사상·사하 등 서부산의 일자리 및 종사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평일 오전 7~9시 출근시간 녹산동·명지1동·대저2동에 각각 8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몰리며 서부산에서 가장 붐비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산동은 녹산·신호·화전·미음산단 등 산업단지가 밀집한 지역이다. 신호산단에 있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B 씨는 대구나 울산으로 이직을 고려 중이다. 대연동에서 신호산단으로 출퇴근을 3년째 하고 있는데, KTX를 타고 울산이나 대구로 가는 게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B 씨는 “시간은 비슷하게 걸릴지라도, KTX를 타면 몸도 편하고 자투리 시간도 더 알차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연봉도 부산보다 좋은 편이라고 하니, 부산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교통 인프라에 대한 요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단 출퇴근 인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산경제진흥원 등은 2001년부터 통근버스 운영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출퇴근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근로자들의 불편을 줄이기엔 역부족이다. 서부산권 교통 인프라의 핵심인 장낙대교와 엄궁대교 건설이 멈춘 것도 상황을 악화시킨다. 장낙대교와 엄궁대교는 철새도래지 훼손 논란으로 3년째 중단된 상태다. 녹산에서 20년 이상 조선기자재업체을 운영하고 있는 C 대표는 “산단 근무자 수에 비해 버스 정차가 적다. 교통이 매우 불편하고 심지어 면접을 보러 버스를 타고 오던 중간에 ‘이곳에서 일 못하겠다’며 그냥 간 경우도 있다”며 “서부산에 산단을 몰아넣은 형국인데, 그렇다면 최소한 기본적인 교통 인프라는 갖추고 나서 진행해야되는 것 아니냐, 산단 자체가 젊은 인재들을 내쫓는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부산발 노인일자리 연계형 자원순환 사업 본격화
지난해 부산에서 첫 시범 도입된 노인일자리 연계형 사회가치경영(ESG) 자원순환 사업이 올해 전국 사업으로 확대 시행된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노년층 일자리를 만들고 탄소중립·자원순환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는데, 부산의 경우 지난해 600명이었던 사업 참여자도 올해는 1000명으로 늘어난다. 부산시는 7일 시청에서 ‘우리동네 ESG 자원순환단’ 발대식을 열고, 자원순환사업의 확대 시행에 들어갔다. 우리동네 ESG 자원순환단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부산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노인일자리 사업이다. 부산 6개 시니어클럽 회원 등 668명으로 구성된 순환단은 페트병, 병뚜껑 등 폐플라스틱 제품을 수거·선별·분류하는 업무를 맡는다. 이들은 또 선별 과정에서 오염된 플라스틱을 제외하고 필름·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척 작업도 한다. 이렇게 모인 폐플라스틱은 부산 각 구·군에 설치되는‘우리동네 ESG 센터’에서 친환경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친환경 노인일자리 모델’로 호평 받은 이 사업은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 중앙심의위원회에서 전국화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인천 미추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사업 도입을 추진 중이다. 부산시는 올해 사업 참여인원을 1000명으로 확대하는 한편,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와 협의해 도시철도 1·2호선 83개 역사와 부산역 일대에서 폐플라스틱 수거에 나설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금정구와 동구에 이어 올해는 해운대, 영도, 중구에 우리동네 ESG센터를 설립하고, 향후 부산 16개 구·군으로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며 “초고령·기후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일자리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 정부 “라인 행정지도는 보안 강화 취지”
일본 정부가 7일 라인야후에 한국 네이버와 자본 관계 등을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린 것과 관련해 “행정지도 내용은 안전 관리 강화와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 등의 조치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에는 여러 방책이 있을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지만, 특정 국가의 기업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위탁처 관리가 적절하게 기능하는 형태여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총무성이 지난 3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라인야후에 내린 행정지도 주요 목적이 자본 관계 재검토가 아닌 보안 조치 강화라는 일본 정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자 통신 비밀 보호와 사이버 보안 확보를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행정지도에는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 요구도 포함됐지만, 일본 정부는 이 요구가 네이버가 보유한 주식 매각 등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는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주식을 일부 매입하는 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시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라인야후의 자본 관계 재검토에 대한 언급 없이 “우리나라(일본)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 기업의 일본 투자를 촉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이며, 일본과 한국 정부 간에는 평소에도 다양한 분야, 안건에 대해 긴밀한 대화를 하고 있다”며 “본건에서도 필요에 따라 한국 정부에 정중하게 설명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 마산점 폐점 지역사회 ‘휘청’…안정화 안간힘
경남 창원시 마산지역 쇼핑의 큰 축을 맡아온 ‘롯데백화점 마산점’의 폐점 소식에 지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다.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지역사회의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7일 창원시에 따르면 마산합포구 신포동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오는 6월 말을 기해 문을 닫는다. 앞서 롯데쇼핑은 주주들에게 보낸 영업보고서를 통해 ‘비효율 점포의 경우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를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재조정(리포지셔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마산점은 2015년 롯데가 대우백화점을 인수해 새롭게 브랜딩한 매장으로, 2018년까지 매출액 1000억 원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로 700억 원 대로 떨어진 뒤 여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근 창원점 매출 3440억 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전국 32개 롯데백화점 매장 중에서 최저 매출을 기록했다. 결국 9년간의 영업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문제는 남아 있는 구성원들의 고용 승계와 백화점 그늘에서 자리 잡은 지역 상인들의 활로 개척이다. 마산점에는 직영 직원 70여 명과 입점 업체(280개) 직원 및 청소·보안 등 파견·용역업체 직원 53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 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주변 유동 인구 급감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 상인들 생계 대책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마산점 관계자 A(40대) 씨는 “하루아침에 회사가 망하는 것 같은 기분에 어안이 벙벙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추어탕 식당을 운영하는 B(60대) 씨는 “대부분이 백화점 손님이 식사하러 오는데, 백화점이 없어지면 장사가 안돼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여기 상인들 전부 울상”이라며 한숨을 뱉었다. 이에 창원시가 당장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지난달 26일 장금용 제1부시장 등 시 관계자들은 롯데백화점 측과 면담을 갖고 본사 차원의 자구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일단 직영 소속은 인근 백화점으로 발령, 그 외 다른 근로자들의 경우 계열사 취업 정보 제공이나 본사 연계 채용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밑그림을 그린 상태다. 시는 또 백화점 측에서 고용 자구안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롯데백화점 폐점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이달 초 경제일자리국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TF팀은 행정에서 지원할 수 있는 사항을 논의하면서 동시에 백화점과 직원들의 소통 창구 역할도 맡게 된다. 게다가 TF팀은 인근 상권에 미칠 영향을 지속해서 관찰해 데이터화할 계획이다. 상점이나 식당 등에 어떤 영향이 생기는지, 손해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파악해 ‘핀셋 대응’으로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단기적인 대응으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소상공인 관련 대출, 컨설팅, 온라인판로 교육 등을 통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행정 지원에도 상인들 사이에 볼멘소리가 나온다. 추어탕 식당 사장 B 씨는 “소상공인 정책 지원,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당장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자기가 떠안아야 할 빚이다”고 말했다. 다른 가게 주인 C 씨는 “새로운 시설이 들어와도 공사 기간이 있을 텐데 앞으로 더 참담할 것 같다. 그저 계속 장사할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양산도시철도 환승센터 준공시점 희비 엇갈려
경남 양산도시철도(이하 양산선)의 이용 편의를 위해 추진 중인 사송역과 북정역 환승센터 준공 시점에 희비가 엇갈린다. 사송역 환승센터는 다음 달 준공 예정인 반면 북정역 환승센터는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양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양산선 102정거장과 연계해 건립 중인 사송역 환승센터를 다음 달 중에 완공하기로 하고 마무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사송역 환승센터는 동면 사송리 224의 4 일대 6092㎡ 부지에 지상 1층 규모로 조성된다. 주차장 형태로 건립되는 사송역 환승센터에는 버스 4대와 승용차 99면을 주차할 수 있다. 택시승강장과 기사 휴게실과 전기 충전시설, 관리실도 들어선다. 사업비는 60억 원이다. 사송역 환승센터가 운영에 들어가면 이곳을 이용하는 시내버스 노선은 10개 노선 186회에 달한다. 이는 양산지역 하루 시내버스 운행 991회 중 19%에 이르는 노선이 경유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물금읍은 물론 북정동, 통도사, 웅상출장소, 부산 등을 오갈 수 있다. 반면 북정역 환승센터는 이르면 오는 11월 공사에 들어가 내년 말 완공된다.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애초 계획보다 2년 이상 늦어졌다. 사송역 환승센터 준공 시점보다 1년 6개월 늦어지지만, 다행히 양산선 개통 전에 완공돼 이용자들의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정역 환승센터는 실시설계 중이며 이르면 하반기 완료된다. 지난달 토지 보상 공고와 함께 본격적인 보상에도 착수한다. 북정역 환승센터는 북정동 802의 5 일대 교통광장 8830㎡ 부지에 지상 2층(3단 주차) 규모로 건립된다. 이곳에는 시내버스 20면과 택시와 승용차 등이 주차할 수 있는 268면의 주차장과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는 265억 원이다. 북정역 환승센터는 양산선의 종점이자, 동남권 광역철도의 경유지여서 향후 광역권 이동 거점시설로 운영된다. 북정역 환승센터는 2021년 8월 제3차 환승센터와 복합환승센터 기본계획에 고시됐지만, 주차장형 환승센터의 경우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수년째 지연됐다. 이에 따라 시는 국토교통부에 관련 법 개정을 건의했고, 지난해 7월 개정과 함께 도시관리계획(자동차정류장과 교통광장) 결정을 거쳐 같은 해 12월 실시설계에 들어갔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과 양산 북정동을 잇는 양산선은 지난달 말 현재 75% 공정률을 보인다. 내년 상반기 중에 시설 공사가 완료되고 시운전과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거쳐 2026년 상반기 중에 개통된다. 앞서 시는 2020년 10월 ‘양산선 환승 체계 구축 등 기본계획’ 용역을 통해 총연장 11.4km 규모의 양산선 7개 역사 중 개통에 맞춰 사송역과 북정역에 환승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사송역 환승센터는 사송신도시 내 부족한 대중교통 상황을 해소하고, 대중교통 체계가 한단계 향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정역 환승센터는 양산선 개통 전에 완료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사장님 4명 중 1명 가입 ‘노란우산’… 사업 운영부터 재창업까지 밀착 지원 나선다
소기업·소상공인의 노후 생활안정과 사업재기를 위한 대표적인 사회안전망 '노란우산' 제도가 더 확대된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는 무이자 긴급대출 확대(회생 및 파산대출), 재가입 장려금, 정책보험 바우처, 공제항목 확대 및 중간정산제도 도입 등 고객 중심 제도로 개선했다고 7일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는 최근 5년간 부산지역 폐업 소상공인 총 2만 3896명에게 노란우산 공제금 약 2340억 원을 지급했고, 2024년 1분기(1~3월)에는 1910명에 폐업 공제금 236억 원을 지급했다. 노란우산은 2007년 9월 출범 후 올해 3월 말 기준 총 재적가입자 173만 명을 돌파, 총 부금은 25조 7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부산지역 소기업·소상공인 약 47만 명 중 노란우산 재적 가입자는 10만 2362명으로, 부산 사장님 4명 중 1명이 가입할 정도로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의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으로 자리매김했다. 부산 수영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했던 A 씨는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임에도 퇴직금이라 생각하고 최소 금액으로 노란우산을 가입했는데, 부산시 장려금 덕분에 부금 원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공제금으로 받아 큰 도움이 되었다”라며 “최근 재창업을 하며 노란우산에 재가입했는데, 이번에도 사업장을 정리할 때까지 꾸준히 납부할 계획이다”라고도 밝혔다. 2023년 폐업 후 최근 부산진구에서 고기집을 재창업한 B씨 역시 “사업장을 폐업할 때 그동안 납입한 노란우산 부금에 복리이자까지 적립된 공제금을 받아 재창업 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라며 “노란우산은 절세 혜택도 볼 수 있고, 심지어 공제계약대출은 신청하면 10분 만에 대출금이 나와 긴급 사업자금도 마련할 수 있어 자영업자에겐 필수 제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는 노란우산 가입자 중 연 매출 3억 원 이하의 영세한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부산시와 협약하여 ‘노란우산 희망장려금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 5년간 노란우산 신규가입자 총 3만 3741명에 약 68억 원의 장려금을 지급했다. 노란우산 희망장려금 지원사업은 노란우산 신규가입자에 매월 부금 납입 시 2만 원 씩 최대 24만 원의 장려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허현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회장은 “복합 경제위기와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당장의 경영 회복이 어려운 지금은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이다. 앞으로도 노란우산을 통해 사업 운영과 폐업, 나아가 재창업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노란우산이 소상공인의 든든한 경제적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산학 협력 '창업 인재' 키운다, 부산유(U)창업패키지 확대 추진
지자체·민간 기업·지역대학이 협력해 대학생 창업인재를 키우는 '부산유(U)창업패키지' 사업이 올해 확대 추진된다. 부산시는 지역 대표 지산학 협업 프로그램인 '2024년 부산유(U)창업패키지' 참여 대학을 14곳으로 늘려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사업엔 6개 지역대학만 참가했다. 시는 지난해 교육부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RIS)’에 선정되어 총사업비 10억 원을 확보했고 6개 지역대학(국립부경대, 국립한국해양대, 동명대,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을 대상으로 1차 연도 사업을 추진했다. 시는 올해 2회차를 맞이해 참여 기관과 사업 규모를 크게 늘리고 수료확인서 발급, 평가체계 적용 등 프로그램 고도화를 진행한다. 부산대·신라대·경성대가 새롭게 참가하며, 경남정보대 등 5개 전문대학도 함께 사업을 추진한다. 또 ‘BNK금융그룹’과 ‘부산벤처기업협회’가 새로운 지원기관으로 합류한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와 ‘머스트액셀러레이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협업을 지속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실전창업 묶음지원 △스타트업 인턴십 △채용설명회 등 7계 단계로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창업인재를 키운다. 특히 실전창업 묶음지원은 총 5단계로 창업교육,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 사업화 자금 지원, 창업 경진대회, 글로벌 창업캠프 참가로 진행된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학생에게는 취업·창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부산시장과 국립부경대학교 총장 공동명의의 수료확인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올해 사업의 본격 추진을 공식화하고, 성공을 다짐하기 위해 7일 오후 2시 부산역광장 부산유라시아플랫폼 비스타트업 스테이션에서 결의식을 가졌다. 김광회 시 경제부시장, 김영복 국립부경대 부총장, 박성욱 비엔케이(BNK)금융지주 전무 등 14개 지역대학 및 지원기관 관계자·대학생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김광회 경제부시장은 “대학의 우수 인재를 예비창업가로 양성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2024년 부산유(U)창업패키지' 사업이 많은 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시작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성공적인 지역 창업생태계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서로 협력하고 지지하며 발전하는 시스템이며, 인적 자원 개발 및 역량 강화, 기반 시설 및 관계망(네트워킹) 강화 등을 통해 구축되므로 대학, 기업, 지원기관 등과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을 통해 부산의 창업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울산대공원에 은여우 보러 오세요~”
울산대공원 동물원은 ‘은여우’ 한 쌍과 면양 1마리가 새 식구로 들어와 지난 4일부터 일반에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은여우 한 쌍과 면양 1마리는 경북 구미시의 쥬쥬동물원에서 왔다. 울산동물원은 은여우 한 쌍과 면양 1마리를 받는 대신 스컹크 1마리와 염소 5마리를 쥬쥬동물원에 제공했다. 은여우 한 쌍은 지난달 29일 울산에 도착, 약 1주일간 적응기간을 거쳐 시민에게 공개했다. 은여우는 붉은여우(Vulpes vulpes)가 가축화한 동물인데, 울산동물원의 은여우는 꼬리 끝이 희고 몸통은 검은색과 잿빛이 섞여 있다. 울산동물원 관계자는 “은여우는 성격이 명랑하고 운동량이 활발해 시민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대공원 동물원은 코나코·사막여우·미어캣·공작새·홍금강앵무 등 46종 190마리를 전시하고 있다.
부산 게임 크게 키우고 널리 알린다, 멀티부스팅 사업 첫 실시
부산의 게임을 크게 성장시키고 널리 알리기 위해 '투 트랙 지원사업'이 시작된다.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우수 게임콘텐츠의 성공적인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게임콘텐츠 멀티부스팅 지원사업’ 참가기업을 모집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게임성 개선과 완성도 향상을 위한 ‘게임 고도화’ 분야와 성공적 출시와 목표시장 공략을 위한 ‘게임 상용화’ 분야로 나눠진다. 그래픽, 배경음악, 성우 녹음, 게임품질 개선, 번역 및 현지화, 게임 마케팅 등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게임기업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기업별 수요 맞춤형 통합지원 체계를 구축하고자 마련한 셈이다. 이 사업은 부산글로벌게임센터를 통해 추진한다. 올해 상·하반기를 통틀어 20개 게임콘텐츠를 지원할 예정이다. ‘고도화’ 분야는 출시 1년 미만의 게임콘텐츠 또는 상용화 단계 직전의 완성도를 갖춘 게임콘텐츠를 대상으로, 기업당 최대 1300만 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상용화’ 분야는 기존 출시를 완료했으나 신규 국가에 추가로 출시를 희망하는 게임콘텐츠 또는 올해 8월 내 출시가 가능한 콘텐츠를 대상으로 , 기업당 최대 2000만 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또한, 중간평가를 통해 선정된 우수기업에는 추가 인센티브를 준다. 신청을 원하는 기업은 오는 5월 13일까지 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심재민 시 문화체육국장은 “앞으로도 우리시는 게임업계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부산 게임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정책을 지속해서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글로벌게임센터는 게임 산업의 육성을 위해 부산시의 지원으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신생 기업 창업보육, 제작·마케팅,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부산 게임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100% 수입 풀사료 ‘알팔파’, 국내 재배 길 열렸다
100% 수입에 의존하던 사료용 풀 ‘알팔파’의 국내 자급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경남 고성군에서 재배에 성공한 건데 연중 재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경남도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최근 고성군 마암면 ‘알팔파’ 실증 시험지에서 알팔파 수확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수확 연시회에는 경남지역 시·군농업기술센터와 조사료 생산업체, 한우·젖소 사육농가, 지역 농·축협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국내 알팔파 재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전세계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료용 풀인 ‘알팔파’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함량이 높고 사료가치가 우수해 ‘풀사료의 여왕(Queen of forages)’이라고 불린다. 주로 건초(마른풀)로 이용하는데, 국내 젖소와 한우 사육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풀사료기도 하다. 실제 최근 알팔파 수입량은 2013년 16만 4000t에서 2018년 19만 8000t, 2021년 19만 1000t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외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알팔파 통관 가격은 2021년 t당 388.1달러에서 지난해 550.8달러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미국, 호주 등 조사료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잇따라 관세 철폐를 앞두고 있어 국내산 조사료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알팔파는 앞서 국내에서 재배가 시도된 적 있지만 토양의 낮은 산도와 비옥도, 물빠짐 불량 등 생육 환경이 맞지 않아 국내 재배는 어렵다고 여겨졌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값비싼 수입건초 대체와 국내 사료 자급률 향상을 위해 국산 알팔파 품종인 ‘알파원’과 ‘알파킹’ 2개 품종을 품종등록했으며, 알팔파 재배지 확산을 위해 논에서 안정재배 기술을 개발했다. 이어 논에서 재배하는 알팔파의 연중 생산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신품종 ‘알파킹’을 고성군 시험 재배지 약 3ha 면적에 파종했다. ‘알파킹’은 세계 대표 품종으로 알려진 ‘버널’ 품종과 비교해 조단백질 함량이 높고 소화율도 우수하며, 연 4회 수확 시 버널보다 생산성이 11% 높았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이번 1차 수확을 시작으로 연간 4~5회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실증 재배 결과를 바탕으로 알팔파 재배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알팔파 재배 실증에 참여한 농민 최두소 씨는 “알팔파는 국내에서 재배가 어려운 작물로 알려져 있는데 토양산도 조절, 적정 거름주기, 특히 물빠짐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논에서도 충분히 재배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백상훈 도농업기술원 소득기술담당은 “이번 시험 결과를 토대로 사료가치가 우수한 알팔파의 도내 재배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겠다”며 “알팔파 재배 확대에 따라 풀사료 수급 불안 해소와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동시에 풀사료 생산 농가의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시·부산교육청, 민선 8기 공약 이행 평가서 나란히 최고 등급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2024년 민선 8기 공약이행 평가에서 나란히 전국 최고 등급을 받았다. 7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2024 민선 8기 전국 시․도지사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부산시는 총점 평점 83점 이상을 받아 최고 등급인 SA 등급을 받았다. SA 등급을 받은 광역지자체는 부산시를 비롯해 9곳(서울, 광주, 경기, 충남, 전남, 경북, 경남, 제주)이었다. 부산시교육청도 총점 평점 78점 이상을 받아 최고 등급인 SA 등급을 받았다. 부산시교육청 외 인천시교육청, 광주시교육청, 대전시교육청, 충북교육청, 충남교육청, 경남교육청이 함께 SA 등급 평가를 받았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지난 2월 8일부터 3월 8일까지 전국 광역시와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공약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평가 항목은 △공약이행완료 분야(100점) △2023년 목표달성 분야(100점) △주민소통 분야(100점) △웹소통 분야 △일치도 분야이며, 평가항목에 따른 세부지표별로 평가하고, 이를 총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다. 부산시는 6대 목표를 중심으로 108개 공약 사업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108개 공약사업 중 106개 사업(98.1%)을 연도별 추진 목표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민선 8기 공약사업 실천 계획과 추진 상황은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전체 75개 공약 사업 중 부산학력개발원 설립을 이미 완료했고, 나머지 사업도 지난해 이행 목표를 초과 달성했거나 정상 추진 중이다. 매니페스토본부에 따르면 전국 시도 지사 공약 이행완료율은 27.44%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공약 완료·이행 공약은 총 2070개 공약 중 568개였다. 완료된 공약은 118개(5.70%), 이행 중인 공약은 450개(21.74%)였다. 이는 같은 시기 민선 7기 당시 37.18%보다 9.74%P(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전국 교육감의 공약 이행완료율도 소폭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교육감 공약 1151개 중 1102개(95.74%)는 공약이 완료되거나 정상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민선 7기 당시 97.15%보다 1.40%P 하락했다.
최휘웅 시인, ‘꿈의 방정식’으로 미래를 그리다
부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최휘웅(80) 시인이 8번째 시집 <꿈의 방정식>(작가마을)을 출간했다. 2019년 <지하에 갇힌 앵무새의 혀> 출간 이후 5년만이다. 최 시인의 시집을 받아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인데 첫째는 ‘놀랍다’이고 두 번째는 ‘당신은 참 젊다’이다. 왜 그런 반응이 나오는지는 표제작인 ‘꿈의 방정식’만 읽어도 이해가 된다. ‘가상현실이 진실이 되는 세상이 와요. 영혼이 없는 인간이 영혼을 저장한 AI의 품에 안겨요. 기둥이 사라진 밤을 AI가 지켜요. 감정 없이 뱉은 AI의 언어가 더 감정을 자극해요. 전쟁은 이제 AI끼리의 두뇌 싸움이 될 거예요. 언제부턴가 인간을 위한 꿈들은 AI를 위한 꿈으로 자리를 옮겨 가겠지요.’ 이 시에는 AI로 시작해서 드론, 가상화폐, 파생상품, 튜링머신, 가상현실, 로봇 람다와 루다가 등장한다. 오늘날 가상현실이 실제 현실과 거의 대등한 가치로 되어 있다면, 미래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상현실이 현실을 지배하게 될 거라는 서사가 담겼다. 세상에서 처음 보는 종류의 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심지어 SF 영화를 보는 느낌까지 든다. 팔순의 시인이 과학을 문학의 세계로 승화시킨 부분에 대해 감탄이 절로 나온다. 1~4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양념처럼 골고루 뿌려져 있다. 1부 ‘어긋난 드라이브’에 나온 한 대목은 매우 시사적이다. ‘상황은 변한다. 바이든이 날리면이 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 없었던 말이 된다. 그렇게 변한다. 기억은 불확실성의 가역반응을 일으키고, 점점 어두워지는 창밖. 사물들도 사라진다.’ 사과만 했으면 벌써 끝이 났을 ‘바이든이 날리면’ 사건이 문학 작품으로까지 박제되고 말았다. 최 시인은 이 대목에 대해 “우리 삶은 시사성으로부터 벗어나기가 힘들다. 나는 이걸 가지고 모순과 역설을 이야기한 것이다.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것들이 얼마나 황당한지 부각시키기 위해서 대통령이 했던 말을 가지고 왔다”라고 말했다. 2부 ‘시간의 공전’은 씁쓸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늙으니까/편견에 사로잡혀 머리가 센 친구들이 있다//늦게 배운 폰, 유튜브를 드나들며/열심히 퍼 나르는 일에 몰두한다/남의 생각을 자기 생각으로/좌우 어느 한쪽 주장만 고집한다.’ 이 시의 끝은 ‘잇몸이 웃는다/이빨은 이미 승천했다//무픞관절의 신음소리가 간절하게 들려온다’이다. 최 시인은 또래와 함께 있으면 자신이 이방인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인은 “나는 젊은 시인들을 더 좋아한다. 거기에 새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시의 생명은 새로움이다”라고 강조했다. ‘꿈의 방정식’ 같은 시가 나온 배경이 이해가 간다. 3부에서는 코로나에 걸려 음압병동에 누워 있는 모습을 그린 ‘코로나’가 눈에 들어온다. 시인은 우리 지구가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현상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4부는 짧은 형식의 단시를 모았는데 ‘아내의 폐경’이나 ‘매춘’ 같은 시에는 시인 특유의 직관력이 촌철살인 방식으로 들어 있다. 최 시인은 시집 맨 마지막 시론에서 ‘시인은 언어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수인(囚人)이다. 언어의 수인으로서 어떻게 하면 존재의 근원에 도달할 수 있는 시의 언어를 획득할 수 있을까 고심해 온 과정이 나의 시 쓰기다’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술 취해 해운대 청사포 선착장 뛰어든 20대… 경찰 구조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선착장에 술을 마신 채 뛰어든 20대 남성 2명이 경찰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7일 해운대경찰서는 이날 새벽 1시 58분 해운대구 청사포의 한 선착장에서 “친구 3명이 물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그중 2명이 아직 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인명구조용 구명환을 던져 이들을 구조했다. 애초 술에 취한 상태로 4명이 입수했으나 먼저 빠져나온 1명이 경찰에 신고를 한 뒤, 나머지 3명 중 1명이 자력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2명이 바다에 빠져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이들 모두 부상은 없어 귀가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도매가격 80% 상승…100장당 1만원 첫 돌파
마른김 도매가격이 1년 전보다 80% 치솟아 월평균 1만원을 처음 넘어섰다. 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4월 김밥용 김(중품) 평균 도매가격은 한 속(100장)당 1만 89원으로 작년 동기(5603원)보다 80.1% 상승했다. 김 가격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최근 김 수출이 매우 잘되면서 재고가 평년의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김밥용 김 월간 평균 도매가격은 2022년만 해도 5000원이 안됐지만 지난해 2월 5000원을 돌파했고 작년 9월 6000원대로 올라섰다. 올들어서도 1월 6649원에서 3월 9893원으로 가파르게 올랐고 4월에 역대 최초로 1만원을 넘었다. 수산업관측센터는 김 도매가격이 올해 12월까지는 1만∼1만 1000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른김 원료인 물김의 산지 위판가격은 지난달 평균 ㎏당 2362원으로 1년 전(980원)보다 141% 올랐다. 김 재고량은 지난달 기준 4900만 속으로 1년 전보다 25% 적은 수준이고 평년보다는 37% 적다. 하지만 올들어 생산량은 오히려 늘었다. 2024년산 김 생산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1억 4940만 속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증가했다. 대부분 지역에서는 지난달 말까지 김 생산이 끝났고 이달에는 완도와 진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김 수출량은 1007만 속으로 전월보다 3.1% 늘었고, 작년보다 2.5% 많았다. 지난달 김 수출 금액은 수출 가격 상승으로 작년보다 47% 증가한 1억 117만 달러에 달했다. 제품 종류별로 지난달 수출량을 보면 마른김은 1년 전과 비슷한 675만 속이었고 조미김은 330만 속으로 10% 많았다.
K푸드 인기에 김 가격 급등..깁밥 물가도 '들썩'
K푸드 인기에 해외에서 김 인기가 치솟으면서 지난달 김과 가공식품인 맛김 물가가 동시에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푸드 인기에 해외에서 김 인기가 치솟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김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김과 맛김에 이어 김밥 물가까지 도미도 상승이 전망된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김 물가 상승률은 10.0%로 전체 소비자물가 평균(2.9%)의 3.4배였다. 이는 지난해 2월(11.8%)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김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1.2%에서 2월 3.1%, 3월 6.6%에 이어 지난달 10.0%로 상승 폭을 계속 키웠다. 맛김 물가 상승률도 1월 -1.0%에서 2월 2.5%, 3월 1.5%에 이어 지난 달 6.1%로 껑충 뛰었다. 지난달 맛김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월(6.3%) 이후 13개월 만의 최고였다. 이같이 김과 맛김 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은 김 가공 전 원재료인 원초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서 김·김밥이 한류를 타고 K-푸드로 인기를 끌면서 수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공급이 줄어들었다"며 "여기에 일본과 중국의 원초 작황 부진으로 한국산 마른김 수요가 늘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식품 기업들은 김 가격이 오르자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맛김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일 마트와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김 가격을 11.1% 올렸다. 이에 따라 CJ비비고 들기름김(20봉)과 CJ명가 재래김(16봉), CJ비비고 직화 참기름김(20봉) 가격이 8천980원에서 9천980원으로 각각 올랐다. 편의점 가격도 앞으로 순차적으로 인상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원초 가격이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뛰었는데 원초가 조미김 생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며 "인상이 불가피했으나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에 앞서 조미김 전문업체인 광천김과 성경식품, 대천김도 지난달 김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김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앞으로 대표 외식 품목인 김밥 물가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외식 품목인 김밥 물가 상승률은 5.3%로 전달과 같았다. 그러나 김밥 외식업체 중에도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김밥 프랜차이즈인 바르다김선생은 지난달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바른김밥 가격이 4300원에서 4 500원으로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월 부산 지역 김밥 가격은 2900원으로 전월 대비 4% 올랐다. 정부는 김 가격 불안에 따라 이달 마른김과 조미김에 대해 0%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7월부터 2700ha 규모의 양식장을 신규로 개발한다. 축구장(0.714ha) 넓이의 3800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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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단상] 다문화시대 울산, 공존만이 살길이다
[중앙로365] '정글' 속 한국의 생존과 번영
성어기 하루 10만 상자도 분류 "우리 손에 돈 달렸다" [피시랩소디]
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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