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유입 도시로”… 온 부산이 뭉쳤다
다양한 문화 사업과 일자리 확보, 교육 여건 강화 등을 통해 부산의 미래를 이끌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청년 플랫폼 (사)청년문화진흥협회가 출범했다. 1년 넘게 고민을 거듭하고 논의를 주고 받은 끝에 출발선에 선 협회에는 오랜 기간 청년 지원 활동을 펼쳐 온 부산 대표 기업과 기관, 대학, 언론이 참여했다. 새로운 청년 문화를 싹틔우고 청년 네트워크도 한층 촘촘하게 엮어 청년들이 몰려드는 부산을 만들어 보자는 데에 의기가 모아진 것이다.지난 3일 오전 11시 부산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청년문화진흥협회 출범식엔 부산을 청년 도시로 만들겠다는 각계 인사들이 모였다. 박형준 부산시장,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하윤수 부산교육청 교육감, 김진수 부산일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사)청년문화진흥협회는 문화예술, 일자리, 생활 안정 등 다방면에 걸쳐 기존에 없던 청년 문화를 만들고, 또 성장을 돕기 위해 출발점에 섰다. 새로운 청년 문화 사업과 지원을 펼쳐 청년 권익이 더 향상되고, 문화 향유권이 넓어진다면 부산에서 청년이 빠져나가는 상황을 뒤집어 청년들이 찾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그 바탕이 됐다.참여 기관들은 부산 청년 인구 유출 원인으로 일자리, 교육, 문화를 꼽는다.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여건을 만드는 동시에 문화 환경을 개선한다면 부산을 청년 유입 도시로 만들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른 이유이기도 하다.협회는 청년을 대상으로 △문화 복지 사업 △네트워킹 활성화 사업 △문화 육성 사업 △문화 행사 개최 지원 사업을 펼친다. 문화 복지 사업으로는 청년 티켓 나눔 사업과 문화 소외 청년 초청 사업이 진행된다. 네트워킹 활성화 사업으로는 올해 하반기 청년 공감토론회 ‘타운홀미팅’이 예정돼 있으며 대학 총학생회 협의회도 운영할 예정이다.문화 육성 사업은 부산을 방문한 청년에게 호텔이나 관광 콘텐츠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할인권을 제공하는 ‘청년 블루멤버십’ 사업이 마련된다. 협회는 청년문화포럼도 준비한다. 문화행사 개최 지원 사업으로는 민간 페스티벌 유치·개최를 지원하고 정부·지자체 페스티벌도 위탁 운영한다. 오는 7월 진행될 ‘2024 부산스텝업댄스 페스티벌’이 문화 행사 개최 지원 사업 일환이다.출범식에서는 새로운 청년 문화 조성이 큰 화두였다.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은 “부산에서는 버스킹을 하려고 해도 민원이 제기되는 등 문화 환경이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고 청년 문화에 대한 이해도 낮다”며 “청년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수도권 3분의 1 수준인 부울경 공연 횟수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협회 활동이 본격화하면 부산에 청년들이 새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을 떠나는 청년은 예전에 비해 4분의 1로 줄어 1년에 5000~6000명 수준”이라며 “이제는 (사)청년문화진흥협회를 통해 부산을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유출을 유입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나무 쓰러지고 지하점포 침수… 어린이날 연휴 부산서 비·강풍 피해
어린이날 연휴 호우·강풍주의보가 발효된 부산에서는 큰 나무가 쓰러져 토사가 흘러내리고 지하 점포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달아 발생했다. 6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부산에서 접수된 호우·강풍 등의 피해 신고는 총 15건이었다. 지난 5일 오후 5시 25분 부산진구 부암동의 한 주택에서 비로 집안에 물이 찼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에 나섰다. 이날 오후 6시 27분에는 통제 중이었던 동래구 온천천으로 한 남성이 들어갔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이 출동해 안전 조치를 취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11분 사상구 괘법동의 한 주택에서는 강풍으로 창문이 이탈했고, 오후 9시 22분 기장군 일광읍 한 도로에서는 호우로 큰 나무가 쓰러져 토사가 흘러내리는 바람에 도로가 가로막혔다. 6일 오전 12시 58분 부산진구 부전동에서는 텐트가 바람에 날려 전선에 걸렸다. 같은 시각 사상구 감전동의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이탈했다. 이날 오전 2시 30분께 사하구 하단동의 한 지하점포에는 물이 가득 차 소방당국이 배수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부산에 발효된 호우주의보와 강풍주의보는 각각 6일 오전 4시와 5시에 해제됐다. 5일과 6일에 걸쳐 내린 비의 누적 강수량은 중구 대청동 공식관측소 기준 101.4㎜이며, 지역별로는 해운대구 121.5㎜, 부산진구 118.5㎜, 남구 108㎜, 동래구 95㎜ 등으로 기록됐다.
부산 사상구 가건물서 불… 1명 부상
부산 사상구의 한 가건물에서 불이 나 55분 만에 진화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5시 8분 사상구 학장동의 한 가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가건물 거주자 70대 A 씨가 발에 화상을 입는 등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 당국은 A 씨가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장시간 방치한 사이 불꽃이 가건물로 튀어 불이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윤 대통령 이번주 취임 2주년 회견…'불통' 이미지 벗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5월 10일)을 맞아 이번 주 기자회견을 갖는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인데, 오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갖는 방안이 유력하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2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소회와 평가를 밝히고, 앞으로 남은 임기 3년의 방향과 각오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지는 질의응답은 주제 제한 없이 자유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 의혹 특검법을 비롯해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민정수석 부활, 의과대학 증원 등이 쟁점이다. 윤 대통령은 우선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 법리상 문제점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회견에서 특검법의 문제점을 짚은 뒤, 정부로 법안이 이송되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추가해 '김여사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검찰이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로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수사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점을 들어 신중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 여사를 전담할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여부도 관심이다. 아울러 대선 공약 파기 논란이 일고 있는 민정수석 부활에 대해서는 취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황 변화에 대해 이해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정수석실 설치가 과거와 같은 사정기관 장악이라는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민심 수렴 기능에 주력할 것임을 강조하며 불가피성과 당위성을 부각할 전망이다. 의료개혁과 관련, 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요성을 거듭 역설하며 필수의료·지역의료 구축을 위한 정부의 진정성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는 집단행동을 철회하고 정부와의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별도의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기자회견 준비에 전력하고 있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尹, 한동훈·이원석 '당대의 칼잡이' 떠나보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전부터 가장 두터운 신뢰를 받았던 검찰 후배 두 사람이 사실상 윤 대통령의 곁을 떠났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원석 검찰총장이 그들이다.■집권 2년만에 검사 출신 최측근 멀어져한 전 위원장은 4·10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한 뒤 칩거하고 있다.윤 대통령이 선거가 끝난 뒤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한 '한동훈 비대위' 인사들에게 오찬 회동 제안했지만 한 전 위원장이 건강상 이유로 거절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특히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오찬 제의는 거절했으면서도 비대위원, 당직자들과는 각각 식사 자리를 마련해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서서히 세 결집에 나서 정치를 재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한 전 위원장은 선거 기간에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해병대 채상병 사건에 관련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거취 등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이 총장은 최근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윤 대통령이 지난 2월 KBS 신년대담에서 해당 사건을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음에도 이 총장이 그동안 미뤄오던 수사를 본격화한 것은 그만큼 '용산'의 입김에서 자유로와졌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특히 이 총장은 이번 수사 전담팀 구성에 대해 대통령실에 어떠한 '귀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용산 내부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실의 한 인사는 "특검 때문에 수사를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검찰의 입장을 모르지는 않지만, 갑자기 이런 식으로 나오면 뒤통수를 맞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검찰에서는 임기 2년을 마치고 오는 8월 퇴임을 앞둔 이 총장이 윤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민심에 기대 국정주도권 회복 기회한 전 위원장과 이 총장의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동고동락해왔다.두 사람은 사법시험 37회 동기(사법연수원도 27기 동기)로 윤 대통령과 함께 검찰 내에서 특수부(중앙수사부) 검사로 맹활약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았던 2017~2018년에는 박근혜 정부 '적폐' 수사를 맡았다.이후,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핍박받을 때 한 전 위원장은 부산고검 차장, 이 총장은 수원고검 차장으로 나란히 좌천됐다.천신만고 끝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 전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으로, 이 총장은 첫 검찰총장으로 각각 발탁돼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하지만 집권 2년 만에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이 키워냈고, 데리고 썼던 '최고의 칼잡이' 2명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떠나보내게 됐다.총선 참패로 위기를 맞은 윤 대통령이 신뢰하던 측근들까지 잃고 국정 장악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하지만 윤 대통령이 다시 정국의 주도권을 잡는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최고의 실력을 갖춘 검사 후배 2명이 곁에 없지만, 윤 대통령은 이제 더이상 검찰 인맥에 의존하지 않고 진정한 정치인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검찰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국을 바라보고, 법에만 기대지 않고 민심에 중심을 두고 국정을 운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 문화 살아야 청년이 부산 산다’ 공감대에 맞손
정식 출범한 (사)청년문화진흥협회는 부산의 대표 공공기관, 대학, 기업, 언론사가 ‘부산을 청년이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만들자’는 데 뜻을 모으고 1년 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이들 기관·기업·대학은 부산의 새로운 청년 문화를 육성하고 청년 정착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보고 의기투합했다. 참여 기관·기업은 저마다 부산 청년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키우고 있다. 이들이 부산 청년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한 계기는 지난해 4월 부산진구에서 열린 ‘2023 부산댄스페스티벌’이었다. ‘부산댄스페스티벌’은 춤에 자신 있는 청년들이 댄스퍼포먼스챔피언십, 1 대 1 댄스배틀 등을 펼치고 스트릿 캠프 등을 즐기는 대회다. 당시 페스티벌은 부산의 어떤 청년 행사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 열렸다. 페스티벌 당시 청년들은 한 목소리로 청년 문화 활성화를 돕는 조직이 부산에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행사 참가자와 관광객 3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도 ‘부산댄스페스티벌이 부산 청년문화 건전화와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2.9%(133명)가 ‘매우 그렇다’, 30.0%(93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부산 청년 문화에 대한 청년들의 아쉬움이 얼마나 큰지 엿볼 수 있는 결과였다. 이런 인식은 부산댄스페스티벌을 더 확장하는 한편 제대로 된 청년문화 육성 의지가 모이는 계기가 됐다. 곧이어 부산 청년 문화를 활성화할 조직 (사)청년문화진흥협회 구성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다양한 지역 재단에서 자문을 구하고, 협회 구성 방향도 잡혀 나갔다. (사)청년문화진흥협회는 청년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구를 지향해 지역 2세 기업인을 초청하는 등 이사진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실제 지역 대학, 청년 교육기관, 지역 청년 사업을 지원하는 기업들 위주로 협회 구성을 마쳤다. 공동이사장은 고진호 (주)퓨트로닉 회장, 김진수 부산일보사 사장, 박병대 송월(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이 맡기로 했다. 이사진에도 19개 산업·연구단체장 등이 참가했다. 부산시 청년정책조정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박민준(25) 학생도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박 씨는 “서울로 떠나는 친구들이 많은데 부산에서도 서울만큼 기회가 다양했으면 좋겠다”며 “부산과 서울이 완전히 같아지기보다는 부산이 품고 있는 바다를 활용해 문화적 강점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오는 7월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2024 부산스텝업댄스페스벌’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젊고 희망이 있는 활기찬 도시 조성을 위해 청년 문화 대표 콘텐츠인 스트릿댄스를 행사에 접목했다. 7월 5일 주니어 스트릿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6일엔 월드 스트릿 1 on 1 배틀이 열린다. 7일에는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결선이 진행된다. 바다, 아카넨, 바타, 호진, 왁씨 등 유명 댄서가 심사위원을 맡아 관객과 만나며 부산을 청년 문화로 채운다. 협회는 청년 취업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해외 프런티어’ 프로그램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진로와 관련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며 우수한 팀에게는 해외 탐방 기회가 제공된다. 부산시가 지정한 ‘청끌(청년이 끌리는) 기업’과 함께 일자리 박람회와 페스티벌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이사장을 맡은 김진수 사장은 “(사)청년문화진흥협회에는 부산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있다”며 “협회를 통해 기성세대는 청년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청년들은 콘텐츠를 담아내는 선순환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 빼고 상생하려다 곤욕 치른 의령군
경남 의령군이 부산시와 맺은 상생협약을 단 2주 만에 뒤집으면서 협약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궁금증이 집중된다. 의령군은 주민 동의 없이 일을 벌였다가 뿔난 여론에 고개를 숙이고, 뒤이어 부산시에는 일방적인 통보만 해 불필요한 오해만 샀다. 가뜩이나 풀기 어려운 부산 맑은 물 공급 문제가 더 꼬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5일 의령군과 ‘낙서면 낙동강취수반대 대책위원회(대책위)’ 등에 따르면 의령군이 부산시와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관련 상생발전 협약을 맺은 때는 지난달 12일이었다. 이 사업은 합천 황강 복류수와 창녕·의령 낙동강 강변여과수 90만t을 취수해 부산과 경남동부에 공급하는 것으로, 환경부에서 추진한다. 주민들은 사업 영향으로 농업용수 확보가 힘들어지고, 사업지 주변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생활에도 지장이 생길 것이라 우려한다. 때문에 ‘주민동의’가 선결 조건이다. 하지만 의령군은 의령 주민 동의 절차 없이 덜컥 상생 협약을 맺었다. 언론 보도로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대책위는 부군수와 담당 실국장을 만나 유감을 표하며, 협약을 파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대책위는 지난달 22일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의 짓밟은 의령군수 사퇴하라”고 반발했다. 격양된 여론에 오태완 의령군수는 대책위와 면담 과정에서 협약 폐기를 약속했다. 부산시에 협약 파기 사실을 알린 방식도 일방적 통보였다. 오 군수가 직접 협약서에 서명한 지 불과 2주 만이었다. 군은 공문을 통해 ‘사업 추진 시 발생하게 될 문제점을 짚어보고, 양 지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실무적으로 검토하는 게 협약 내용’이라며 ‘앞으로 군민 동의에 따라 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대책위에 밝혔다. 손환식 대책위 위원장은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보는데, 협약이라지만 주민 동의를 얻어야 했다. 단체장이라고 마음대로 결정해도 된다는 건 잘못”이라고 질타했다. 부산시는 성급하게 협약을 해지하기보단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자는 뜻을 전했지만, 의령군은 미온적이다. 군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앞으로의 (사업 추진)일정도 미정”이라며 에둘러 말했다. 이에 ‘변덕 행정’으로 정책 신뢰만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경남대 최슬기 행정학과 교수는 “조변석개로 바뀌는 정책들은 사회적 혼란을 가져오고, 주민들의 정책 신뢰도도 떨어트린다”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김 여사 의혹… 거야 공세에 코너 몰린 여권
‘채 상병 특검법’ 압박과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까지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당의 파상 공세에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야당의 전방위적 여론전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딜레마에 직면한 당정이 점차 코너로 몰리는 형국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검토 중이다. 당정은 지난 3일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하자마자 일제히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직접 거부권 건의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대통령실 역시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한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큰 후폭풍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4·10 총선 여당 참패에서 드러난 국민 민의를 저버리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잇따라 행사하는 불통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일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은 채 상병 특검법 표결에 반발하며 모두 퇴장했지만,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남아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4일 “만약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다시 투표할 일이 생긴다면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어 재의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낙선한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재적의원 295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197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특검법이 가결된다. 22대 국회에서 야당이 재발의 할 경우, 범야권이 192석인 상황이어서 야당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뇌관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전담수사팀을 만들어 명품 가방 의혹과 관련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앞서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곧바로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의 수사 시동이 야권의 특검법 추진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22대 국회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니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 하나”라며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 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재수 “부산시민 체감하는 성과 만들고, 새 비전 제시하겠다” [PK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
“마지막 확신을 드리는 것에서 부족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이번 총선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민주당이 16년 만에 최저 의석을 얻은 결과에 대한 평가다. 민주당 소속으로 부산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그는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총선 이후 한 달 가까이 언론 인터뷰를 사양했다. “동료 의원들과 민주당 후보가 부산에서 패했는데 혼자 당선됐다고 나서기 싫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4·10 총선에서 수도권 등에서 압승했지만 부산에서는 단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지난 2일 의원회관에서 만난 전 의원은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면서 부산 민심을 얻기 위한 장기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 일각에선 부산 총선 결과와 관련 평균 득표율 상승이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석 수는 줄었지만 평균 득표율은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의미 있는 성과지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마지막 확신을 드리는 것에는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선거 막판 크게 흔들린 부산 표심을 민주당이 잡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전 의원은 “부산에서 보수정당의 뿌리는 넓고 깊다”면서 “민주당 독식이 불안하다는 유권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래서 앞으로 우짤낀데’에 대해 ‘이렇게 하겠습니다’라는 민주당의 답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의 목표는 분명했다. “부산 민심을 빠짐없이 받들어 하나하나 분석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정책개발비’를 투입해 부산 시민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듣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부산시민의 의견을 넓고 깊게 듣고 심층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라며 “학계·전문가와 함께할 것이고, 낙선한 박재호 의원도 이 작업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민주당이 전국 선거 승리에 도취돼 부산에서의 패배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의 한 켠에 부산에 대한 걱정과 문제의식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산·울산·경남에서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대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소통’과 관련 “가덕신공항 건설 등 민주당이 주도한 현안에 대해 더 많이 알리고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정권에서 무산됐던 가덕신공항 건설을 국가 정책으로 다시 채택하고 부울경 메가시티의 원형을 만든 것도 민주당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다가가 부산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보수정당이 제시하지 못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부산에서 민주당 의석이 줄어들면서 지역 현안 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을 빼놓은 민주당은 있을 수 없다”면서 “부산이 민주당에 중요한 곳이라는 인식은 분명하다”고 거듭 말했다. 전 의원은 특히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에 대해 “정부와 협의가 이뤄진 만큼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을 우리 당 지도부에 얘기해 왔고, 설득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선 “정쟁이 아닌 실질적 이전을 위해선 면밀한 점검과 세밀한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면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지역구인 북구갑의 현안에 대해선 “시기적으로 급한 것은 덕천역 에스컬레이터 설치”라며 “남은 행정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8월께, 공사 예산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금빛노을강변공원,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 등도 중요 현안으로 언급했다. 전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3선 중진이자 부산 유일의 민주당 의원이 되면서 당직이나 국회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이와 관련 “주어진 책임과 역할은 막중하고 시간은 부족하다”면서 “차근차근 맡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외면하지 않고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곳곳에서 청년 작가 작품 만나요!
지역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지역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도 청년문화육성지원사업인 ‘청년 예술작품 구독’을 시작했다. 2022년 시작된 이 사업은 청년 예술가들의 작품을 일정 기간 대여하는 형식으로 지역 작가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것과 동시에 지역 기업, 기관이 예술 공간으로 변신하는 장점도 있다. 첫해인 2022년에는 5개 기관이 참여했으나 지난해 13개 기관으로 확대됐고, 올해는 31명의 청년 예술가와 부산의 공공기관, 교육기관, 민간기업 등 총 20개의 기관이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는 12월까지 3회차에 걸쳐 진행되는데 우선 시작된 1회차 전시에는 20명의 지역 청년 작가가 함께 한다. 1회차 참여하는 작가로는 공동환, 김근예, 김도연, 김미소, 김민정, 김우솔, 김유경, 김유림, 김윤호, 김은지, 김진, 박민혁, 박숙민, 심종후, 유초한, 이은정, 이진국, 이태훈, 정안용, 조정현이 있다. 올해 첫 구독 기관은 부산고등검찰청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오픈식에는 첫 전시인만큼 이은정 작가가 직접 나서서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부산고등검찰청 최경규 검사장, 주영환 차장검사, 부산지방검찰청 정영학 검사장 등 50여 명의 내빈이 참여해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은정 작가는 “갤러리가 아닌 다른 공간에 작품을 설치하고 좀 더 많은 시민들이 내 작품을 본다는 건 작가에게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지역의 작가가 작품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올해 청년 예술작가 구독사업에 참여하는 기관은 부산고등검찰청을 비롯해 광성계측기, 국회부산도서관, 기성전선, 동국씨엠, 동래베네스트골프클럽, 디알비동일, 부산경제진흥원,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광역시의회, 부산광역시청, 부산교통공사, 부산문화회관, 부산시설공단, 부산의료원, 영화의전당, 정현전기물류, 질병관리청 국립부산검역소, 한국주택금융공사, 해운대구청(가나다순)이다. 각 기관들은 7월 5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청년 예술작품 구독 사업을 담당하는 박승환 부산문화재단 청년문화팀장은 “청년 예술작품 구독사업은 앞으로 더욱 확대할 생각이다. 지역 작가의 작품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예술작품 구독 사업에 대한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부산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안전 정책’ 범정부 통합 추진…정부, 올해 6550억원 투입
정부가 어린이 보호구역 주변 통학로 안전도 진단지표를 개발해 위험한 통학로를 개선하고, 방호울타리·스마트 횡단보도 등 각종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지원한다. 행정안전부는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경찰청 등 14개 중앙부처, 17개 시·도와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범정부 '2024년 어린이안전 시행계획'을 수립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시행계획은 '어린이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1차 어린이안전 종합계획(2022∼2026년)'을 이행하기 위한 교통안전, 제품안전, 식품안전, 환경안전, 시설안전, 안전교육 등 6개 분야의 2024년 세부 추진계획을 담았다. 올해 총예산 규모는 전년 대비 약 63억 원 증가한 6550억 원이다. 교통안전 분야에서는 먼저 어린이 보호구역 주변 통학로의 안전도를 진단할 수 있는 지표를 연말까지 개발하고, 진단 결과 위험한 통학로를 먼저 개선한다. 보도가 없는 곳에는 학교 부지 등을 활용해 보도를 신설하고, 곡선부·내리막길 등에는 일정 등급 이상의 차량용 방호울타리를 설치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특별교부세 100억 원을 포함해 총 2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총 200억 원을 별도로 투입해 보행자·차량의 움직임을 분석, 사고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는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를 확산한다. 제품안전 분야에서는 무인 키즈풀, 무인 키즈카페 등과 같은 신종·유사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을 올해 상반기 내 마련함으로써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특히 '단추형 전지' 삼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연말까지 어린이 보호포장 안전기준을 제정, 보호 포장과 주의·경고 표시를 의무화한다. 식품안전 분야에서는 고카페인 음료 주의문구를 진열대에 표시하는 편의점을 확대하고, 전국 236개소의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통해 소규모 어린이집·유치원 등에 있는 급식소를 대상으로 위생지도·영양교육 등 순회 교육을 한다. 환경안전, 시설안전, 안전교육 분야 대책도 내놓았다. 오는 2026년부터 강화된 환경안전관리기준이 적용되는 기존 어린이활동공간 및 '환경보건법' 미적용 시설 등에 환경안전진단과 시설개선 지원을 확대한다. 특히 어린이 환경보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찾아가는 환경보건 안전교실’ 운영 권역을 수도권에서 경상권·전라권으로 확대하고, 건강나누리 캠프 숙박형 프로그램을 확대(12회→약 20회) 운영한다. 또 어린이집에 대한 정부 합동 안전 점검 및 어린이 놀이시설 등에 대한 집중안전점검을 하고, 주요 온라인 포털에서 키즈카페 등을 검색할 때 안전관리가 우수한 업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아울러 어린이 스스로 학교 주변 위험 요소를 발굴하는 '어린이 안전히어로즈'를 운영(3000명)하고, 영유아 질식·추락사고 등 어린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부모·어린이 등 수요자 의견을 반영한 안전교육 콘텐츠 20종을 연말까지 제작해 배포한다. 행안부는 반기별로 관계부처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추진 상황을 점검해 어린이안전 시행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정부는 어린이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 안전 시행계획을 신속하고 꼼꼼하게 이행하겠다"며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일상생활과 맞닿은 어린이 안전 정책을 계속 발굴 및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강서구 돼지 축사서 화재… 40여 마리 폐사
부산 강서구에 있는 돼지 축사에서 6일 화재가 발생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3분 강서구 식만동 돼지 축사 1개동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30여 분 만에 불을 껐다. 이 불로 돼지 40여 마리가 폐사해 소방 추산 약 10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반도체 의존' 한국경제…중기는 역성장
반도체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 구조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도체 업황 개선이 반영됐던 지난 1분기(1~3월) 대기업 생산이 작년보다 8% 가까이 늘어날 때 중소기업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기업규모별 제조업 가운데 대기업 생산지수는 111.1(2020년=100)로 작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2021년 4분기(10~12월) 10.2% 오른 이래 분기 기준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대기업 생산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2022년 3분기(-0.9%)부터 2022년 4분기(-7.8%), 작년 1분기(-9.3%)·2분기(-6.1%)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3분기(7~9월)에 증가로 전환했다. 작년 4분기(7.3%)부터는 2개월 연속 7%대 상승률을 보였다.반면 중소기업 생산지수는 지난 1분기 94.3(2020년=100)으로, 작년 1분기보다 2.0% 감소했다. 2020년을 100으로 하는 기준조차 밑도는 수준이다.중소기업 생산지수는 2022년 4분기(-3.5%)부터 4개 분기 연속 감소세였다가 지난해 4분기 0.1% 증가로 잠깐 돌아선 뒤 지난 1분기 다시 감소했다.이처럼 대·중소기업 간 생산지수의 방향이 다른 주원인은 반도체업이다. 우리 경제 버팀목 격인 반도체 대기업들이 반도체 업황에 따라 전체 대기업 생산을 좌우하고 있어서다. 자동차·조선업 등과 비교해 반도체업은 생산과 고용의 파급효과가 적은 특징도 있다.이런 흐름은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지수를 살펴봐도 나타난다.지난 1분기 제조업 생산지수는 작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6.1%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지수는 2022년 4분기(-2.9%)부터 6개 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수출지표에서의 반도체 의존도도 극명하다.지난 4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3.8% 증가한 562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액은 약 100억 달러를 차지했다. 반도체 수출의 비중은 17.7%에 달했다.반도체 업황에 좌우되는 반도체 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간 산업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와 별도로 중소기업 위주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육성을 통한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팹리스 기업은 약 200개로 추정됐는데, 약 3%의 중견기업(7개사)과 97%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에도 ‘잘 나가는 초고가 아파트’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지만, 올해 들어 50억 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매매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로트 가수 장윤정 부부는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을 120억 원에 팔아 70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시장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그 이하 가격대의 주택 거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월 전국 50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61건으로, 작년 동기(34건)에 비해 79.4% 증가했다.직전 4개월인 지난해 9∼12월(51건)과 비교해도 19.6% 늘었다.특히 1∼4월 90억 원 이상에 거래된 건수는 총 11건이었으며, 이 중 2건은 거래가가 100억 원을 넘었다.올해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건수도 많지만 금액대 역시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90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작년 한 해 총 14건이었으나, 올해는 4월까지 벌써 11건에 달한다.올해 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성동구 성수동, 강남구 삼성동 등에서 4건이 성사된 데 이어 2월에는 한남동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 등에서 모두 3건이 95억 5000만∼99억 5000만 원에 계약됐다. 3월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아파트가 115억 원에 거래됐다.지난달에는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44㎡가 120억 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이는 장윤정 부부가 매각한 주택으로 추정된다.전문가들은 초고가 주택 수요층이 고금리나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초고가 주택 거래는 '그들만의 리그'"라며 "이런 초고가 주택의 수요층은 현금 자산이 많아 금리 인상기에 오히려 자산이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시장 일각에서는 초고가 주택 거래에 이어 그 이하 가격대의 주택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동향을 보면 고가 주택시장이 먼저 치고 나가면 다른 주택이 뒤따르기도 한다"며 "아무리 자산이 많다고 해도 시장이 내년, 내후년에 안좋다고 본다면 매입하겠나"라고 반문했다.
황산공원과 북부시장, 센트럴파크 해법 뉴욕에서 찾다
낙동강 하구 지역 6개 자치단체로 구성된 낙동강협의회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27일부터 5월 3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시 일대에 대한 벤치마킹에 나선 가운데 협의회 소속 경남 양산시는 이번 벤치마킹에서 트램웨이(삭도)와 크루즈, 공원과 첼시마켓에 주목했다.나동연 양산시장, 한정우 정무특보 등 양산시 벤치마킹팀은 수변과 도심을 연결하기 위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루즈벨트 아일랜드 트램웨이’를 제일 먼저 찾았다. 양산시는 부울경 최대 수변공원인 낙동강 황산공원에 교통과 관광의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곤돌라(삭도) 설치를 계획 중이다.루즈벨트 아일랜드 트램웨이는 1976년 맨해튼과 루즈벨트 아일랜드를 연결하기 위해 북미 최초의 통근용 케이블카다. 뉴욕시는 루즈벨트 섬에 대규모 주택 개발로 인해 대중교통 연결이 필요했고, 지하철 노선을 건설하기로 했지만 늦어지면서 지하철이 개통될 때까지 사용하기 위해 대체 교통수단으로 총연장 960m 규모의 트램웨이를 설치했다.1989년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트램웨이 이용자는 많이 줄었다. 그러나 2002년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에 이 트램웨이가 나오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 현재는 통근용을 넘어 관광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트램웨이 요금도 지하철 요금과 같은 2달러 75센트에 불과해 인기를 누리는 비결 중 하나다.이 트램웨이는 양산시가 황산공원 활성화를 위해 도심과의 접근성 개선(교통)과 관광용으로 이용하기 위한 삭도 설치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벤치마킹팀으로부터 주목받았다. 앞서 양산시는 3월 같은 이유로 일본 요코하마 사쿠라지초역에서 운가파크역까지 총연장 630m 규모의 에어케빈(삭도)을 벤치마킹했다.벤치마킹팀은 뉴욕을 상징하는 자유의여신상을 감상할 수 있는 관광 유람선인 ‘서클라인 크루즈’를 방문했다. 1945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서클라인 크루즈는 3개의 승선장(미드 타운 서쪽과 다운 타운 서쪽, 다운 타운 동쪽)에서 탑승할 수 있고, 50분~2시 30분 동안 허드슨강을 따라 자유의여신상은 물론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어 뉴욕을 방문한 관광객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크루즈는 다양한 운행 노선과 시간, 규모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전기유람선이 아니다 보니 기름 냄새는 옥의 티다. 비용은 28달러에서 48달러 정도다.양산시는 현재 낙동강에 운영 중인 생태 탐방선을 크루즈로 승격시키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서울 한강 유람선과 포항 운하크루즈, 충주 탄금호 전기유람선을 잇달아 찾아 장단점을 파악했다.벤치마킹팀은 1934년 농축산물 등의 운송을 위해 지상 9m 높이에 건설된 고가철로 2.33km를 공원으로 조성해 연간 1000만 명 이상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라인’을 찾았고, 인근에 있는 ‘첼시마켓’에 주목했다.하이라인은 2009년 개장했다. 미국 현대 조경 건축의 아이콘으로 부상했고, 미국 전역 도시들의 낡은 인프라를 공공공간으로 재개발하도록 영감을 주고 있다. 하이라인을 걷는 동안 휘트니미술관이나 첼시마켓, 10번가 전망대, 허드슨야드, 허드슨강 등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공사비는 1억 9000만 달러다.첼시마켓은 1890년 오레오 쿠키를 생산했던 나비스코 공장 건물이었으나 1990년대 인근 하이라인이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첼시마켓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는 푸드 홀과 쇼핑몰, 사무실, 방송사 등이 들어서 있고, 최근에는 구글이 입주하면서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양산시는 첼시마켓에서 북부시장 활성화 해법에 주목했다. 북부시장은 1988년 7월 6696㎡ 규모로 건립돼 상설점포만 210개 달하는 등 한때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00년 중반에 들어서면서 경기침체와 양산신도시 조성 등으로 영향으로 점포의 50% 이상이 비는 등 찾는 고객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양산시와 시장번영회는 다른 재래시장과의 차별화를 위해 시장 전체를 리모델링해 공구 전문 상가로의 변신을 시도했지만, 막대한 리모델링 비용 등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되는 등 현재까지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명맥만 유지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다.양산시는 현대 도시공원인 시초이자, 전 세계적으로 도시공원 설계의 전형적인 표본인 330만㎡ 규모의 센터럴파크를 찾아 현재 조성 공사 중인 주진동 산 63의 2 일대 9만 9680㎡ 규모의 웅상센터럴파크에 접목 가능성을 타진했다. 양산시는 올해 말까지 550억 원을 들여 센터럴파크에 실내체육관을 포함해 잔디광장, 풋살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과 산책로, 쉼터, 자연 체험장 등 휴게공간을 설치할 예정이다.양산시는 비운의 호화 여객선인 타이타익이 정박할 항구였던 54번과 56번 부두 사이의 허드슨강 위에 1만㎡ 규모로 건설된 인공섬인 ‘리틀 아일랜드’를 둘러보았다. 리틀 아일랜드는 수생태계 보존을 위해 나팔 모양의 길이가 다른 132개 콘크리트 기둥을 박아 수면에서 4.6~18.9m 위에 조성한 인공섬으로 2021년에 조성됐다.이곳에는 잔디밭과 산책로, 전망대, 놀이터, 원형극장, 공연장 등이 설치돼 인근 하이라인, 높이 46m 규모의 크리스마트 트리모양인 ‘베슬’과 연계되면서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건설비는 2억 6000만 달러다.양산시는 황산공원 내 플로팅 하우스 조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흙을 이용해 리틀 아일랜드와 비슷한 ‘언덕’에 주목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하천에서 볼 수 없는 언덕이 생기면 관광객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 주변 경관을 보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이밖에 벤치마킹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물론 뉴욕시 도시계획국과 비상관리국을 찾아 뉴욕시의 토지이용과 도시계획 설계, 워터프런트 종합계획, 뉴욕시 비상 관리계획 개발과 감독 등을 공유했다.나동연 양산시장은 “이번 뉴욕시 일대 벤치마킹을 통해 낙동강 황산공원과 북부시장, 웅상센트럴파크와의 접목 가능성을 눈여겨봤다”며 “특히 공원 조성 과정에서의 환경적인 대응은 물론 자발적인 기부, 시민들의 참여(공원마다 시민이 참여하는 위원회 조성)를 낙동강 디자인의 새로운 이정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밥·떡볶이도 버겁다…외식물가 상승률 전체 평균 웃돌아
떡볶이, 김밥, 햄버거 등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도는 현상이 지난 달을 포함해 35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4월 총선 이후 외식·식품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최근 몇개월간 둔화세를 보여온 외식 물가 상승률에 제동이 걸렸다.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0.1%포인트(P) 높았다. 이로써 외식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돈 현상이 2021년 6월부터 35개월째 이어졌다.지난 달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절반 정도인 19개가 평균을 상회했다.떡볶이가 5.9%로 가장 높고 비빔밥(5.3%), 김밥(5.3%), 햄버거(5.0%), 도시락(4.7%), 칼국수(4.2%), 냉면(4.2%) 등 순이다. 39개 품목 중 물가가 내린 품목은 없다.그러나 외식 물가 상승률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 간의 격차는 0.1%P까지 좁혀져 2021년 6월 역전 현상이 발생한 이후 격차가 가장 작다. 이는 외식 물가 상승률이 지난 1월 4.3%, 2월 3.8%, 3월 3.4%, 4월 3.0% 등으로 둔화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외식 물가 상승률이 이달에도 둔화세를 보이면 3년 만에 전체 평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26개월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돌다가 지난 2월에 역전돼 지난달까지 석 달째 전체 평균을 하회 중이다.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6%로 전체 평균보다 1.3%P나 낮았다.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 35.6%인 26개는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설탕이 18.6%로 가장 높고 이어 소금(17.4%), 양주(10.6%), 건강기능식품(8.7%), 발효유(6.7%), 우유(6.2%) 등 순이다. 반면에 소주(-1.3%)와 밀가루(-2.2%), 라면(-5.1%), 김치(5.5%) 등 26개 품목은 물가가 내렸다.하지만 외식 물가 상승률이 평균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은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최근 식품·외식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며 둔화세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이 지난달 바른김밥 등의 가격을 인상했고 치킨 프랜차이즈인 굽네는 9개 메뉴 가격을 1900원씩 올렸다. 맥도날드도 지난 2일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렸고 피자헛도 같은 날부터 갈릭버터쉬림프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 가나초콜릿과 빼빼로 등 17종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언제까지 제품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만 있을 수 있겠느냐"며 "원재료 가격이 올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한훈 차관 주재로 식품·외식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물가안정을 위해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플레이오프 MVP 허웅 “동생 훈이한테 너무 고맙다. 언젠가 같은 팀으로 뛰고 싶어”
부산 KCC의 우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 ‘플레이오프 MVP’는 허웅의 몫이었다. 5일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수원 KT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허웅은 눈시울을 붉히며 동료 선수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허웅은 “저희가 열심히 노력한 만큼 절실한 만큼 우승이란 결과를 얻어서 너무 행복한 마음뿐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는 4쿼터 들어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며 사실상 KCC의 우승이 굳어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허웅의 두 눈도 붉게 물들었다. 허웅은 “우승을 위해 1년 동안 노력하면서 기도하면서 정말 열심히 달려왔는데, 그동안 했던 노력들과 가족보다 더 오래 함께한 동료들·감독·코치님까지 모든 사람들이 생각나서 행복한 마음에 흘린 눈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웅은 플레이오프 들어 KCC가 보여준 슈퍼팀다운 경기력에 대해 “저희 동료들은 가족보다 더 많이 함께하는 이들이다. 정말 농구 외적으로도 너무 잘 어울리고 친하게 지냈다”며 “정말 ‘하나’가 됐기 때문에 코트 위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웅은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사람으로 아버지·어머니 등 가족을 떠올리며 특히 상대팀인 친동생 허훈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허웅은 “훈이랑 같이 방을 쓰는데 잠도 못 잘 정도로 아파했고, 링거도 같이 맞으러 갔다”며 “동생의 그런 모습을 보니 저 또한 형으로서 최선을 다하게 되더라. 훈이한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KT 허훈은 챔피언결정전 들어 2차전부터 5차전까지 4경기 연속 40분 풀타임을 뛰는 투혼을 불살랐다. 160분 연속으로 코트를 누빈 허훈은 2차전 22점, 3차전 37점, 4차전 33점, 5차전 29점으로 맹활약했다. 허웅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훈이와) 같은 팀으로 함께 뛰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끝으로 허웅은 부산 팬들에게 “1년 동안 같이 함께 달려온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이제 시작이다. 내년을 위해서 다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영상] 'KCC 우승 땐 춤' 공약 지킨 박형준 "스포츠 천국도시 부산 막 열었다"
“부산 KCC 이지스가 부산의 품에서 새 역사를 썼습니다. 뜨겁게 응원하고 진심으로 축하합니다.”프로농구(KBL) 부산 KCC가 5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승리하며 우승이 확정되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환호성을 지르며, 감격스러워 했다. KCC의 우승은 부산 프로스포츠의 경사이기도 하다.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팀이 우승한 것은 무려 27년 만이다.‘농구 마니아’로 유명한 박 시장은 어린이날로 휴일인 이날 KCC의 역사적 우승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오후 공식 일정을 마치고 수원까지 ‘원정 직관길’에 오르는 열정을 보였다. 박 시장은 참모진들을 비롯한 부산시 공무원들과 함께 관중석에서 카드섹션 등 특별 응원을 펼쳤다. 박 시장은 KCC 선수들의 슛이 들어갈 때마다 환호를 지르며 주먹을 불끈 쥐는 등 파이팅 넘치는 응원으로 KCC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특히 이날 챔피언결정전이 열린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는 두 팀의 연고지 자치단체장이 나란히 참석해 ‘지자체 간 대리전’을 펼쳤다. 홈팀 KT에서는 수원시의 이재준 시장이 참석해 경기 시작 전 인사말을 했고, 수원시장을 역임한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체육관을 찾았다.박 시장은 KCC의 우승이 확정된 뒤 경기장으로 내려와 우승을 축하하는 ‘댄스 공연’을 펼쳤다. 앞서 박 시장은 KCC가 우승하면 춤을 추겠다고 부산시민과 농구팬들에게 공약했다.박 시장은 이번 시즌에만 세 차례 방문했는데, 직관한 경기 모두 KCC가 이기면서 ‘승리 요정’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수준급 테니스 실력을 갖춘 박 시장은 농구 실력도 발군인데, 청와대 근무 시절 청와대 출입 기자팀과 경호팀을 만들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동아대 교수 시절에는 대학원생들과 자주 농구경기를 즐겼다.박 시장은 “부산 KCC의 감격스러운 우승을 부산 시민들과 함께 뜨겁게 축하드린다”며 “스포츠 천국도시 부산의 새로운 막이 열렸다”고 말했다.
5위팀 최초 우승 이끈 KCC 전창진 감독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 못 한 게 제일 아쉬워”
슈퍼팀 부산 KCC의 우승에는 ‘명장’ 전창진 감독의 지휘가 함께했다. 전 감독은 “감사하다. 길고 힘든 시즌이었는데 어쨌든 챔피언이 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한 해 동안 고생한 선수들에게 수고했단 말을 전해주고 싶다”는 우승 소감을 전했다.KCC는 이번 시즌 우승 전력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에서 5위에 그쳤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6강에서 4위 서울 SK, 4강에서 1위 원주 DB, 그리고 챔프전에서 3위팀 수원 KT마저 연파하며 역대 최초 정규리그 5위팀 우승이란 KBL 새 역사를 썼다.전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준비 상황에 대해 “선수들도 (5위에 그친 데 대해) 자존심이 많이 상해하는 걸 봤다. 자존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데 선수들하고 뜻이 잘 통했다”며 “훈련이 잘 이뤄져, 플레이오프 결과를 내심 기대를 했다”고 돌아봤다.전 감독은 우승까지 힘든 순간으로 4강 DB전을 꼽았다. 그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제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며 “DB를 꺾고 미리 결승전을 기다릴 때 상황이 좀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전 감독은 “누구나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으면 성적은 당연히 나는 것이다. 다른 구단도 KCC처럼 많이 투자하고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끝으로 “오늘 (원정에서) 우승을 했지만 제일 아쉬운 건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이다. 부산 팬들께 많이 응원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이번 시즌은 부산에서 시작하고 부산에서 끝나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부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5개월간 가만있다 갑자기 명품백 수사… 특검 방패·불화설?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검찰에 대한 대통령실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못하다는 ‘용산-검찰 불화설’에서부터, 특검을 피하기 위한 검찰의 ‘명분쌓기용’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고발사건에 대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은 지난해 11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보도로 불거졌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재미교포인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최 목사가 손목시계에 장착한 초소형 카메라로 촬영했고, 선물은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했다고 한다.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에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지만, 이후 5개월간 본격적인 수사에는 착수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검찰총장이 직접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은 지난달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의 ‘특검 드라이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에 이번 명품 가방 수수 의혹까지 더해 김 여사 관련 의혹 전반을 확인하는 특검법안을 22대 국회에서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래서 검찰이 더이상 수사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대통령실과 검찰 사이의 미묘한 기류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2월 KBS 신년대담에서 이번 사건을 ‘몰래카메라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음에도 이 총장이 수사 착수를 지시한 것은 더이상 ‘용산’의 입김이 검찰에 먹혀들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전담팀 구성 지시를 대통령실과 검찰 사이에 돌았던 긴장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 필요성을 내비쳤고, 이후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좌천설’이 나도는 등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현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총장의 지시는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여러 해석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또다른 인사는 “이 총장이 검찰 조직의 입장만 너무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니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고발장이 접수되고 5개월 동안 조금도 움직이지 않던 검찰이 별안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니 신뢰가 가지 않는다.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 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며 “특검법 방어를 위해 급조한 꼼수인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진영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개혁신당 천하람 비례대표 당선인은 “검찰이 지금까지는 도대체 뭘 한 거냐. 이제는 하다 하다 검찰 수사까지 특검 방패로 사용하려는 모양”이라고 가세했다.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유력… 국힘 ‘반란표’ 고민
여야가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본회의 재의결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의결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채 상병 특검법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은 특검법 통과가 “입법 폭주”라면서 “총선 민의와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특검법은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표결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거부권 행사 법안의 경우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이 있어야 가결된다. 현재 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해 부결표를 던지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표결 불참과 반란표를 모두 막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표결 불참자가 많으면 민주당이 ‘출석 3분의 2’ 득표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적 의원 295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할 경우에도 국민의힘에서 18명 이상이 이탈하면 특검법이 가결된다. 4·10 총선에서 낙선·낙천하거나 불출마한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의 선택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표결에 불참하거나 찬성표를 던질 경우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무력화된다. 국민의힘에선 일부 의원이 특검법 재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김웅 의원은 이미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 재표결을 할 경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오는 9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이 빠짐없이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도록 유도해야 하는 힘든 임무를 맡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여당의 내부 단속과는 무관하게 최대한 야권의 표를 끌어모아 채 상병 특검법을 21대 국회 임기 내에 마무리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민주당은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부결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상대적으로 정치적인 부담이 적다. 민주당에선 재의결 가결이 한 번이라도 이뤄질 경우 윤석열 정부가 즉시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지원 당선인은 ‘탄핵 선례’를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거부권 행사를 하면 부메랑이 돼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말 뭐 하지? 부산 바다에서 해양 레포츠 즐기자
오는 11일부터 7월 첫 주까지 매 주말마다 부산 해수욕장 등지에서 해양 레포츠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부산시는 오는 11일부터 7월 7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상반기 해양 레포츠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해양 레포츠 관광 프로그램은 부산의 7개 해수욕장, 수영강 나루공원, 영도 아미르공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 해양 레포츠 관광 프로그램은 ‘해양 치유 프로그램’과 ‘레저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시는 심신 치유와 건강 증진 등을 위한 치유 관광 트렌드에 발맞춰, 2021년부터 해양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올해 해양 치유 프로그램은 부산의 대표 관광자원인 바다와 강을 배경으로 하는 △해변 어싱(맨발) 노르딕 워킹 △선셋 필라테스 △싱잉볼 명상 △해변 요가 등 4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외에도 훌라댄스, 공-사운드 배스, 펀더멘탈(맨몸운동 스트레칭)을 새롭게 발굴해 지난해보다 더욱 이색적인 체험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양 치유 프로그램 신청은 부산해양치유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오는 10일까지 사전 참가 신청을 할 경우 50% 할인 가격으로 예약 가능하다.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하며, 모집 인원 미달 시 당일 현장 접수도 진행한다. 참가비는 각 1만 원이다. 레저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수영강 야경을 배경으로 카약을 즐길 수 있는 ‘별빛강 LED 카약체험’이 진행된다.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오후 7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수상 안전 교육을 받은 뒤 수영강 내 좌수영교~수영교차로 구간에서 카약을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은 한국해양소년단부산연맹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참가비는 소인 5000원, 대인 1만 원이다. 해양 레포츠 관광프로그램은 7~8월 성수기를 제외하고 9월부터 11월까지 하반기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시 박근록 관광마이스국장은 “부산의 해수욕장과 수영강 일대가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다양한 체험형 활동이 가능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사계절 해양 레저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운영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2분기 부산 관광, 내국인 ‘흐림’ 외국인 ‘맑음’
부산의 관광기업은 2분기에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보다 늘 것으로 내다봤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비슷하거나 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5일 부산관광공사는 부산 지역 관광 관련 업체 종사자 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1분기 부산 관광기업 경기동향조사’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관광기업의 경영 현황과 관광수요 변화 등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관광업계는 1분기 내국인 관광객이 직전년도 동기 대비 둔화 추세에 있다고 판단했다. 2분기 내국인 관광객 전망을 BSI 지수로 환산하면 96.6으로, 직전년도 동기 대비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관광업계는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은 직전년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2분기 외국인 관광객 전망도 BSI 119.4 수준으로, 직전년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드러냈다. BSI 지수는 기업 경기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지수로 100 이상일 때 긍정, 100 이하일 때 부정적 전망을 뜻한다. 관광업계는 2분기 전망에서 개별 기업의 매출액(BSI 110.2), 수익성(BSI 113.6)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했으나, 관광업계의 매출액(BSI 97.6)과 수익성(BSI 98.5)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 1분기의 경우 실제 매출액과 수익성 증가가 전망 기대치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한편, 관광업계의 주요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인력난·인건비 상승’(26.2%)이 가장 높았으며, 경쟁 심화(14.1%), 불확실한 경제상황(14.1%) 순이었다. 특히 마이스 분야인 PCO(국제회의기획자)·PEO(국제전시기획자)업계에서 인력난·인건비 상승을 주요 경영 애로 요인으로 응답한 비율이 35.0%로 가장 높았으며, 경쟁 심화에 대한 응답률도 15.0%로 가장 높았다.
[사설] 여야 정쟁에 막힌 부산 현안, 시·상의 함께 뚫어내야
[사설] 청년문화진흥협회 출범… 부산 젊은 층에 희망 주기를
[편집국에서] 채 상병 사망의 진실을 알고 싶다
[밀물썰물] 신애치슨 라인
[오션 뷰] 바다 환경교육 최적지, 이점 살려야
[기고] 바다숲의 무한한 가치
성어기 하루 10만 상자도 분류 "우리 손에 돈 달렸다" [피시랩소디]
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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