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유입 도시로”… 온 부산이 뭉쳤다
다양한 문화 사업과 일자리 확보, 교육 여건 강화 등을 통해 부산의 미래를 이끌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청년 플랫폼 (사)청년문화진흥협회가 출범했다. 1년 넘게 고민을 거듭하고 논의를 주고 받은 끝에 출발선에 선 협회에는 오랜 기간 청년 지원 활동을 펼쳐 온 부산 대표 기업과 기관, 대학, 언론이 참여했다. 새로운 청년 문화를 싹틔우고 청년 네트워크도 한층 촘촘하게 엮어 청년들이 몰려드는 부산을 만들어 보자는 데에 의기가 모아진 것이다.지난 3일 오전 11시 부산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청년문화진흥협회 출범식엔 부산을 청년 도시로 만들겠다는 각계 인사들이 모였다. 박형준 부산시장,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하윤수 부산교육청 교육감, 김진수 부산일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사)청년문화진흥협회는 문화예술, 일자리, 생활 안정 등 다방면에 걸쳐 기존에 없던 청년 문화를 만들고, 또 성장을 돕기 위해 출발점에 섰다. 새로운 청년 문화 사업과 지원을 펼쳐 청년 권익이 더 향상되고, 문화 향유권이 넓어진다면 부산에서 청년이 빠져나가는 상황을 뒤집어 청년들이 찾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그 바탕이 됐다.참여 기관들은 부산 청년 인구 유출 원인으로 일자리, 교육, 문화를 꼽는다.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여건을 만드는 동시에 문화 환경을 개선한다면 부산을 청년 유입 도시로 만들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른 이유이기도 하다.협회는 청년을 대상으로 △문화 복지 사업 △네트워킹 활성화 사업 △문화 육성 사업 △문화 행사 개최 지원 사업을 펼친다. 문화 복지 사업으로는 청년 티켓 나눔 사업과 문화 소외 청년 초청 사업이 진행된다. 네트워킹 활성화 사업으로는 올해 하반기 청년 공감토론회 ‘타운홀미팅’이 예정돼 있으며 대학 총학생회 협의회도 운영할 예정이다.문화 육성 사업은 부산을 방문한 청년에게 호텔이나 관광 콘텐츠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할인권을 제공하는 ‘청년 블루멤버십’ 사업이 마련된다. 협회는 청년문화포럼도 준비한다. 문화행사 개최 지원 사업으로는 민간 페스티벌 유치·개최를 지원하고 정부·지자체 페스티벌도 위탁 운영한다. 오는 7월 진행될 ‘2024 부산스텝업댄스 페스티벌’이 문화 행사 개최 지원 사업 일환이다.출범식에서는 새로운 청년 문화 조성이 큰 화두였다.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은 “부산에서는 버스킹을 하려고 해도 민원이 제기되는 등 문화 환경이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고 청년 문화에 대한 이해도 낮다”며 “청년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수도권 3분의 1 수준인 부울경 공연 횟수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협회 활동이 본격화하면 부산에 청년들이 새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을 떠나는 청년은 예전에 비해 4분의 1로 줄어 1년에 5000~6000명 수준”이라며 “이제는 (사)청년문화진흥협회를 통해 부산을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유출을 유입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청년 문화 살아야 청년이 부산 산다’ 공감대에 맞손
정식 출범한 (사)청년문화진흥협회는 부산의 대표 공공기관, 대학, 기업, 언론사가 ‘부산을 청년이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만들자’는 데 뜻을 모으고 1년 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이들 기관·기업·대학은 부산의 새로운 청년 문화를 육성하고 청년 정착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보고 의기투합했다. 참여 기관·기업은 저마다 부산 청년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키우고 있다. 이들이 부산 청년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한 계기는 지난해 4월 부산진구에서 열린 ‘2023 부산댄스페스티벌’이었다. ‘부산댄스페스티벌’은 춤에 자신 있는 청년들이 댄스퍼포먼스챔피언십, 1 대 1 댄스배틀 등을 펼치고 스트릿 캠프 등을 즐기는 대회다. 당시 페스티벌은 부산의 어떤 청년 행사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 열렸다. 페스티벌 당시 청년들은 한 목소리로 청년 문화 활성화를 돕는 조직이 부산에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행사 참가자와 관광객 3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도 ‘부산댄스페스티벌이 부산 청년문화 건전화와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2.9%(133명)가 ‘매우 그렇다’, 30.0%(93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부산 청년 문화에 대한 청년들의 아쉬움이 얼마나 큰지 엿볼 수 있는 결과였다. 이런 인식은 부산댄스페스티벌을 더 확장하는 한편 제대로 된 청년문화 육성 의지가 모이는 계기가 됐다. 곧이어 부산 청년 문화를 활성화할 조직 (사)청년문화진흥협회 구성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다양한 지역 재단에서 자문을 구하고, 협회 구성 방향도 잡혀 나갔다. (사)청년문화진흥협회는 청년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구를 지향해 지역 2세 기업인을 초청하는 등 이사진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실제 지역 대학, 청년 교육기관, 지역 청년 사업을 지원하는 기업들 위주로 협회 구성을 마쳤다. 공동이사장은 고진호 (주)퓨트로닉 회장, 김진수 부산일보사 사장, 박병대 송월(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이 맡기로 했다. 이사진에도 19개 산업·연구단체장 등이 참가했다. 부산시 청년정책조정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박민준(25) 학생도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박 씨는 “서울로 떠나는 친구들이 많은데 부산에서도 서울만큼 기회가 다양했으면 좋겠다”며 “부산과 서울이 완전히 같아지기보다는 부산이 품고 있는 바다를 활용해 문화적 강점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오는 7월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2024 부산스텝업댄스페스벌’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젊고 희망이 있는 활기찬 도시 조성을 위해 청년 문화 대표 콘텐츠인 스트릿댄스를 행사에 접목했다. 7월 5일 주니어 스트릿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6일엔 월드 스트릿 1 on 1 배틀이 열린다. 7일에는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결선이 진행된다. 바다, 아카넨, 바타, 호진, 왁씨 등 유명 댄서가 심사위원을 맡아 관객과 만나며 부산을 청년 문화로 채운다. 협회는 청년 취업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해외 프런티어’ 프로그램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진로와 관련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며 우수한 팀에게는 해외 탐방 기회가 제공된다. 부산시가 지정한 ‘청끌(청년이 끌리는) 기업’과 함께 일자리 박람회와 페스티벌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이사장을 맡은 김진수 사장은 “(사)청년문화진흥협회에는 부산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있다”며 “협회를 통해 기성세대는 청년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청년들은 콘텐츠를 담아내는 선순환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 빼고 상생하려다 곤욕 치른 의령군
경남 의령군이 부산시와 맺은 상생협약을 단 2주 만에 뒤집으면서 협약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궁금증이 집중된다. 의령군은 주민 동의 없이 일을 벌였다가 뿔난 여론에 고개를 숙이고, 뒤이어 부산시에는 일방적인 통보만 해 불필요한 오해만 샀다. 가뜩이나 풀기 어려운 부산 맑은 물 공급 문제가 더 꼬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5일 의령군과 ‘낙서면 낙동강취수반대 대책위원회(대책위)’ 등에 따르면 의령군이 부산시와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관련 상생발전 협약을 맺은 때는 지난달 12일이었다. 이 사업은 합천 황강 복류수와 창녕·의령 낙동강 강변여과수 90만t을 취수해 부산과 경남동부에 공급하는 것으로, 환경부에서 추진한다. 주민들은 사업 영향으로 농업용수 확보가 힘들어지고, 사업지 주변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생활에도 지장이 생길 것이라 우려한다. 때문에 ‘주민동의’가 선결 조건이다. 하지만 의령군은 의령 주민 동의 절차 없이 덜컥 상생 협약을 맺었다. 언론 보도로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대책위는 부군수와 담당 실국장을 만나 유감을 표하며, 협약을 파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대책위는 지난달 22일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의 짓밟은 의령군수 사퇴하라”고 반발했다. 격양된 여론에 오태완 의령군수는 대책위와 면담 과정에서 협약 폐기를 약속했다. 부산시에 협약 파기 사실을 알린 방식도 일방적 통보였다. 오 군수가 직접 협약서에 서명한 지 불과 2주 만이었다. 군은 공문을 통해 ‘사업 추진 시 발생하게 될 문제점을 짚어보고, 양 지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실무적으로 검토하는 게 협약 내용’이라며 ‘앞으로 군민 동의에 따라 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대책위에 밝혔다. 손환식 대책위 위원장은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보는데, 협약이라지만 주민 동의를 얻어야 했다. 단체장이라고 마음대로 결정해도 된다는 건 잘못”이라고 질타했다. 부산시는 성급하게 협약을 해지하기보단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자는 뜻을 전했지만, 의령군은 미온적이다. 군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앞으로의 (사업 추진)일정도 미정”이라며 에둘러 말했다. 이에 ‘변덕 행정’으로 정책 신뢰만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경남대 최슬기 행정학과 교수는 “조변석개로 바뀌는 정책들은 사회적 혼란을 가져오고, 주민들의 정책 신뢰도도 떨어트린다”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김 여사 의혹… 거야 공세에 코너 몰린 여권
‘채 상병 특검법’ 압박과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까지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당의 파상 공세에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야당의 전방위적 여론전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딜레마에 직면한 당정이 점차 코너로 몰리는 형국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검토 중이다. 당정은 지난 3일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하자마자 일제히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직접 거부권 건의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대통령실 역시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한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큰 후폭풍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4·10 총선 여당 참패에서 드러난 국민 민의를 저버리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잇따라 행사하는 불통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일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은 채 상병 특검법 표결에 반발하며 모두 퇴장했지만,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남아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4일 “만약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다시 투표할 일이 생긴다면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어 재의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낙선한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재적의원 295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197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특검법이 가결된다. 22대 국회에서 야당이 재발의 할 경우, 범야권이 192석인 상황이어서 야당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뇌관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전담수사팀을 만들어 명품 가방 의혹과 관련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앞서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곧바로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의 수사 시동이 야권의 특검법 추진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22대 국회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니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 하나”라며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 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재수 “부산시민 체감하는 성과 만들고, 새 비전 제시하겠다” [PK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
“마지막 확신을 드리는 것에서 부족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이번 총선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민주당이 16년 만에 최저 의석을 얻은 결과에 대한 평가다. 민주당 소속으로 부산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그는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총선 이후 한 달 가까이 언론 인터뷰를 사양했다. “동료 의원들과 민주당 후보가 부산에서 패했는데 혼자 당선됐다고 나서기 싫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4·10 총선에서 수도권 등에서 압승했지만 부산에서는 단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지난 2일 의원회관에서 만난 전 의원은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면서 부산 민심을 얻기 위한 장기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 일각에선 부산 총선 결과와 관련 평균 득표율 상승이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석 수는 줄었지만 평균 득표율은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의미 있는 성과지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마지막 확신을 드리는 것에는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선거 막판 크게 흔들린 부산 표심을 민주당이 잡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전 의원은 “부산에서 보수정당의 뿌리는 넓고 깊다”면서 “민주당 독식이 불안하다는 유권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래서 앞으로 우짤낀데’에 대해 ‘이렇게 하겠습니다’라는 민주당의 답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의 목표는 분명했다. “부산 민심을 빠짐없이 받들어 하나하나 분석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정책개발비’를 투입해 부산 시민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듣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부산시민의 의견을 넓고 깊게 듣고 심층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라며 “학계·전문가와 함께할 것이고, 낙선한 박재호 의원도 이 작업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민주당이 전국 선거 승리에 도취돼 부산에서의 패배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의 한 켠에 부산에 대한 걱정과 문제의식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산·울산·경남에서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대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소통’과 관련 “가덕신공항 건설 등 민주당이 주도한 현안에 대해 더 많이 알리고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정권에서 무산됐던 가덕신공항 건설을 국가 정책으로 다시 채택하고 부울경 메가시티의 원형을 만든 것도 민주당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다가가 부산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보수정당이 제시하지 못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부산에서 민주당 의석이 줄어들면서 지역 현안 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을 빼놓은 민주당은 있을 수 없다”면서 “부산이 민주당에 중요한 곳이라는 인식은 분명하다”고 거듭 말했다. 전 의원은 특히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에 대해 “정부와 협의가 이뤄진 만큼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을 우리 당 지도부에 얘기해 왔고, 설득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선 “정쟁이 아닌 실질적 이전을 위해선 면밀한 점검과 세밀한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면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지역구인 북구갑의 현안에 대해선 “시기적으로 급한 것은 덕천역 에스컬레이터 설치”라며 “남은 행정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8월께, 공사 예산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금빛노을강변공원,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 등도 중요 현안으로 언급했다. 전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3선 중진이자 부산 유일의 민주당 의원이 되면서 당직이나 국회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이와 관련 “주어진 책임과 역할은 막중하고 시간은 부족하다”면서 “차근차근 맡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외면하지 않고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항 보이는 수정산에 신개념 숲속 놀이터
부산항 북항 앞바다가 보이는 동구 수정산에 대규모 야외 어린이 놀이터가 문을 열었다. 숲과 바다를 느끼면서 꿈과 창의력을 키울 다채로운 놀이 시설은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저출생, 고령화가 심해진 원도심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동구청은 어린이 놀이시설 ‘수정산꿈자람터’가 지난 2일 개장했다고 5일 밝혔다. 동구 수정동 721 일대 2만 1989㎡ 규모 친환경 놀이터에 아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정산가족체육공원 위쪽에 새로 생긴 놀이터는 부지 매입부터 진입도로 개설까지 국·시·구비 102억 원이 투입돼 완성됐다. 2015년 다목적 야유회장 건립이 추진된 공간은 저출생·고령화 현상 등을 고려해 2018년 신개념 놀이터 부지로 바뀌었다. 수정산 자락에 위치한 수정산꿈자람터는 북항 앞바다가 보이는 초대형 숲속 놀이터다. 생태·모험·에너지 등 3개 주제로 놀이 공간을 각각 만들었다. 생태 놀이터에서는 미끄럼틀·터널·통나무 기구·해먹·그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모험 놀이터에는 집라인·트램펄린·더블 슬라이드 등이 들어섰고, 에너지 놀이터는 자가발전 기구·친환경 테이블 벤치와 쉼터 등을 갖췄다. 놀이터에는 화장실과 관리 사무실 등도 만들었다. 수정산꿈자람터는 보호자를 동반한 13세 미만 어린이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월요일을 제외한 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1월 1일과 설·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주말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가족이 아닌 단체도 사전에 예약을 하면 무료로 놀이 공간을 즐길 수 있다. 평일에는 차량이나 도보로 이동해야 하지만, 주말에는 하루 20번 오가는 순환버스를 타고 이용할 수 있다. 동구는 자연 속에 자리한 수정산꿈자람터가 아이들 창의성과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앞으로 육아·교육 시설도 늘려 갈 예정이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동구에 제대로 된 어린이 놀이시설이 없어 아이들이 다른 지역까지 가야 했다”며 “수정산꿈자람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맘껏 뛰어놀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도 못 막은 동심… EDM 파티·급식왕 토크에 웃음 한가득
야속한 비도 오월의 풀잎보다 맑은 동심을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5일 부산 최대 규모 어린이날 행사인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가 열린 해운대 영화의전당은 부산·울산·경남에서 몰려든 3만여 명의 어린이와 동반 가족들의 환호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30여 년 전 부모님 손에 이끌려 행사장을 찾았던 많은 시민들이 이날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옛 기억에 젖었다. 부산일보사와 부산시, 부산시교육청, (재)영화의전당이 주최하고, 파크랜드가 특별 협찬하는 ‘제51회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가 이날 오전 10시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김진수 부산일보사 사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황우현 파크랜드 총괄전무 등이 참석해 어린이날 102돌을 축하했다. 이홍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홍보대사는 “어릴 적 어려운 환경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개그맨이라는 꿈을 이루게 됐다”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어린이들이라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당부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부산 지역 문화소외 계층 어린이 60여 명을 위해 행사장 이동 차량과 뮤지컬 ‘이벤져스 공연’ 초대권이 제공됐다. 이날 오전부터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에 들뜬 어린이들을 앞세운 가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자음악을 배경으로 한 댄스 파티인 ‘해적 키즈 EDM 파티’로 흥을 돋우며 시작된 행사는 인기 어린이 유튜버 ‘급식왕’의 토크콘서트로 열기가 정점에 달했다. 출연진이 춤추고 이야기할 때마다 함성이 떠나지 않았다. 아이들은 인기 유튜버가 앞에 있는 것이 신기한지 연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초등학생 이지혜(11)양은 “영상으로만 보던 유명 유튜버를 직접 보니 신기하고, 특히‘디바’가 춤추는 것이 재밌었다”고 웃었다. 올해 행사는 어린이들의 다양한 꿈을 위한 친환경 축제라는 의미를 담아 ‘초록달록 우리들 세상’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행사장에는 바다유리 액세서리 만들기, 폐현수막 인형 키링 만들기, 내가 그린 지구 면 파우치 만들기 등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체험 부스마다 대기줄이 이어졌다. 자녀와 함께 친환경 주물럭 비누 만들기에 참여한 김양화(41) 씨는 “입장객이 생각 이상으로 많아 놀랐지만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참신한 프로그램이 많아 좋았다”고 말했다. 캐릭터 ‘맘바’와 연계한 이벤트도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물개 캐릭터 맘바는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를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올해 처음 공개됐다. 아이들은 볼이나 손등에 맘바 캐릭터 판박이를 붙이거나 맘바 캐릭터 부스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섯살 이태빈 군은 “맘바가 귀엽다”며 손등에 붙인 맘바 판박이를 내밀어 보였다. 행사장에 마련된 ‘초록달록 어린이마켓’에서는 어린이들이 직접 ‘벼룩시장 부스’를 꾸려 안 쓰는 물건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날 ‘홍시마켓’을 연 홍시영(11) 군은 오전 중에 물건을 ‘완판’했다고 자랑했다. 홍 군은 “쓰던 딱지와 변신로봇을 팔고 그 돈으로 새 변신로봇을 살 수 있어 기분 좋다”며 웃었다. 부산재난본부와 부산경찰청 등 유관 기관이 준비한 각종 체험 행사에도 어린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경찰 오토바이를 탄 채 사진을 찍기도 하고, 심폐소생술을 직접 체험했다. 부모들도 행사 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정민(43) 씨는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막상 와보니 아이들과 할 수 있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많은 짜임새 있는 행사였다”며 “내년에도 또 찾아와 좋은 기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도 축구도 못한 부산팀 21세기 첫 챔프 우승, ‘농구 KCC’가 해냈다
프로농구(KBL) 부산 KCC가 챔피언결정 5차전을 승리하며 4승 1패로 1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KCC는 첫 해 부산 팬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물하며, 부산 연고 프로구단의 21세기 첫 우승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KCC는 5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KBL 챔피언결정 5차전 KT와 원정 경기에서 88-70으로 대승을 거뒀다.KCC는 앞선 4경기와 마찬가지로 허웅 21점, 라건아 20점, 최준용 17점, 알리제 드숀 존슨 12점 등 주축 선수들이 두루 득점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허훈이 4경기 연속 40분 풀타임을 뛰며 29득점을 올리는 투혼을 불살랐지만 형 허웅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1쿼터 시작과 함께 홈팀 KT 한희원이 외곽포로 양 팀 통틀어 첫 득점을 올렸다. 패리스 배스의 스틸에 이은 덩크슛으로 0-5로 밀린 KCC는 송교창과 허웅의 득점으로 금세 5-5 균형을 맞췄다.KT는 허훈의 고감도 슛을 앞세웠다. 3점슛 2방 등을 보태 쿼터 3분여를 남기고 10-15로 점수 차를 벌렸다. 허훈에게 12점이나 허용한 KCC는 16-21으로 리드를 내준 채 1쿼터를 마쳤다.2쿼터 KCC는 알리제 드숀 존슨을 투입해 반격에 나섰다. 존슨과 최준용의 자유투로 추격을 시작한 KCC는 존슨의 골밑슛에 이은 앤드원 3점 플레이로 23-22 역전에 성공했다. KCC는 2쿼터 초반 14-2 런을 만들며 30-23까지 앞서 나갔다.KT는 배스 대신 에릭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허훈의 득점포는 꾸준히 뜨거웠다. 연속 6득점으로 30-29까지 따라붙은 KT는 에릭의 자유투로 30-30 동점을 만들었다.에릭의 힘과 높이에 밀린 KCC는 1분여를 남기고 라건아를 투입했다. 라건아는 막판 골밑슛에 이은 앤드원으로 3점 플레이를 완성했다. 허웅의 외곽포까지 더한 KCC는 40-36으로 다시 리드하며 전반을 마무리했다.3쿼터 들어 양 팀은 허웅과 문성곤이 외곽포를 주고받으며 팽팽히 맞섰다. 에피스톨라가 실책으로 공격권을 내줬지만 곧바로 스틸에 이은 3점슛을 성공하며 만회했다.KCC는 라건아의 연속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으로 56-45 두 자릿수 격차로 달아났다. KT는 점수 차를 좁히기 위해 수차례 3점슛을 던졌지만 림을 외면했다. 쿼터 종료 직전 최준용의 외곽포까지 더한 KCC는 65-49로 앞서며 ‘약속의 3쿼터’를 완성했다.마지막 쿼터 추격이 급한 KT는 외곽슛과 2점슛이 계속 림을 빗나가며 좀처럼 추격하지 못했다. 2분 만에 점수 차가 22점으로 벌어졌다.KCC는 경기 템포를 조율하며 차분히 남은 시간을 풀어나갔다.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라건아 대신 존슨이 다시 투입돼 배스를 막아섰다.결국 KT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KCC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상반기 최대 아트페어 ‘아트부산’ 9일 개막
상반기 국내 최대 아트페어가 9일 부산에서 개막한다. 5일 아트부산에 따르면, ‘아트부산 2024’는 9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2일까지 부산 벡스코 1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 13회를 맞이한 아트부산은 ‘창조적 휴양의 장’이라는 부제로 전 세계 20개국 127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올해는 3년 이상 6차례 기획전 이력이 있는 갤러리를 모은 메인 섹션과 설립 1년 이상 3년 미만의 갤러리나 만 40세 미만 작가의 단독 전시가 참여하는 퓨처 섹션으로 갤러리 구성을 특화했다. 특별전인 ‘커넥트’ 전시의 전문성을 위해 올해부터 전시 감독제를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홍익대학교 주연화 교수가 선임돼 아시아 현대미술 1세대 여성작가와 주목해야 할 아시아 작가들을 소개한다. 최근 세계 미술계가 아시아 미술로 관심이 쏠리며 ‘아트부산 2024’ 역시 이에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아트신의 연대’ ‘현시대 여성 아티스트’라는 주제로 8개의 전시를 준비했다. 미술계 현장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깊이 있는 예술 관점과 전망을 공유하는 컨버세이션스에는 13명의 연사가 대기하고 있다. 10일과 11일 이틀간 벡스코 2층 회의실에서 집중적으로 특강이 이어진다. 아트부산을 찾는 미술 애호가들을 위해 부산의 주요 갤러리와 노포를 소개하는 ‘부산 아트위크’도 같이 열린다. 지역을 대표하는 갤러리 중 일부는 아트부산 기간에 맞춰 특별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야간 개장을 하기도 한다. 수십 년간 부산을 지켜온 부산의 오래된 음식점들을 선정해 소개하는 시간도 있다. 아트부산은 부산이라는 도시를 소개하기 위해 미니 가이드북을 제작했으며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아트부산 2024’에 나온 작품들의 정보를 소개하고 구매 문의도 할 수 있는 ‘아트 라운드’ 앱을 개발한 것도 올해 행사의 차별점이다.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아트부산은 작품을 사고파는 미술 시장의 기능을 넘어 부산의 여러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종합 문화예술축제로 발돋움하려고 한다. 미술 시장이 힘든 시기지만 아트부산만의 강점을 찾으며 계속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MVP 허웅 “동생 훈이한테 너무 고맙다. 언젠가 같은 팀으로 뛰고 싶어”
부산 KCC의 우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 ‘플레이오프 MVP’는 허웅의 몫이었다. 5일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수원 KT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허웅은 눈시울을 붉히며 동료 선수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허웅은 “저희가 열심히 노력한 만큼 절실한 만큼 우승이란 결과를 얻어서 너무 행복한 마음뿐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는 4쿼터 들어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며 사실상 KCC의 우승이 굳어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허웅의 두 눈도 붉게 물들었다. 허웅은 “우승을 위해 1년 동안 노력하면서 기도하면서 정말 열심히 달려왔는데, 그동안 했던 노력들과 가족보다 더 오래 함께한 동료들·감독·코치님까지 모든 사람들이 생각나서 행복한 마음에 흘린 눈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웅은 플레이오프 들어 KCC가 보여준 슈퍼팀다운 경기력에 대해 “저희 동료들은 가족보다 더 많이 함께하는 이들이다. 정말 농구 외적으로도 너무 잘 어울리고 친하게 지냈다”며 “정말 ‘하나’가 됐기 때문에 코트 위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웅은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사람으로 아버지·어머니 등 가족을 떠올리며 특히 상대팀인 친동생 허훈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허웅은 “훈이랑 같이 방을 쓰는데 잠도 못 잘 정도로 아파했고, 링거도 같이 맞으러 갔다”며 “동생의 그런 모습을 보니 저 또한 형으로서 최선을 다하게 되더라. 훈이한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KT 허훈은 챔피언결정전 들어 2차전부터 5차전까지 4경기 연속 40분 풀타임을 뛰는 투혼을 불살랐다. 160분 연속으로 코트를 누빈 허훈은 2차전 22점, 3차전 37점, 4차전 33점, 5차전 29점으로 맹활약했다. 허웅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훈이와) 같은 팀으로 함께 뛰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끝으로 허웅은 부산 팬들에게 “1년 동안 같이 함께 달려온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이제 시작이다. 내년을 위해서 다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영상] 'KCC 우승 땐 춤' 공약 지킨 박형준 "스포츠 천국도시 부산 막 열었다"
“부산 KCC 이지스가 부산의 품에서 새 역사를 썼습니다. 뜨겁게 응원하고 진심으로 축하합니다.”프로농구(KBL) 부산 KCC가 5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승리하며 우승이 확정되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환호성을 지르며, 감격스러워 했다. KCC의 우승은 부산 프로스포츠의 경사이기도 하다.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팀이 우승한 것은 무려 27년 만이다.‘농구 마니아’로 유명한 박 시장은 어린이날로 휴일인 이날 KCC의 역사적 우승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오후 공식 일정을 마치고 수원까지 ‘원정 직관길’에 오르는 열정을 보였다. 박 시장은 참모진들을 비롯한 부산시 공무원들과 함께 관중석에서 카드섹션 등 특별 응원을 펼쳤다. 박 시장은 KCC 선수들의 슛이 들어갈 때마다 환호를 지르며 주먹을 불끈 쥐는 등 파이팅 넘치는 응원으로 KCC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특히 이날 챔피언결정전이 열린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는 두 팀의 연고지 자치단체장이 나란히 참석해 ‘지자체 간 대리전’을 펼쳤다. 홈팀 KT에서는 수원시의 이재준 시장이 참석해 경기 시작 전 인사말을 했고, 수원시장을 역임한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체육관을 찾았다.박 시장은 KCC의 우승이 확정된 뒤 경기장으로 내려와 우승을 축하하는 ‘댄스 공연’을 펼쳤다. 앞서 박 시장은 KCC가 우승하면 춤을 추겠다고 부산시민과 농구팬들에게 공약했다.박 시장은 이번 시즌에만 세 차례 방문했는데, 직관한 경기 모두 KCC가 이기면서 ‘승리 요정’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수준급 테니스 실력을 갖춘 박 시장은 농구 실력도 발군인데, 청와대 근무 시절 청와대 출입 기자팀과 경호팀을 만들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동아대 교수 시절에는 대학원생들과 자주 농구경기를 즐겼다.박 시장은 “부산 KCC의 감격스러운 우승을 부산 시민들과 함께 뜨겁게 축하드린다”며 “스포츠 천국도시 부산의 새로운 막이 열렸다”고 말했다.
5위팀 최초 우승 이끈 KCC 전창진 감독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 못 한 게 제일 아쉬워”
슈퍼팀 부산 KCC의 우승에는 ‘명장’ 전창진 감독의 지휘가 함께했다. 전 감독은 “감사하다. 길고 힘든 시즌이었는데 어쨌든 챔피언이 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한 해 동안 고생한 선수들에게 수고했단 말을 전해주고 싶다”는 우승 소감을 전했다.KCC는 이번 시즌 우승 전력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에서 5위에 그쳤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6강에서 4위 서울 SK, 4강에서 1위 원주 DB, 그리고 챔프전에서 3위팀 수원 KT마저 연파하며 역대 최초 정규리그 5위팀 우승이란 KBL 새 역사를 썼다.전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준비 상황에 대해 “선수들도 (5위에 그친 데 대해) 자존심이 많이 상해하는 걸 봤다. 자존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데 선수들하고 뜻이 잘 통했다”며 “훈련이 잘 이뤄져, 플레이오프 결과를 내심 기대를 했다”고 돌아봤다.전 감독은 우승까지 힘든 순간으로 4강 DB전을 꼽았다. 그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제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며 “DB를 꺾고 미리 결승전을 기다릴 때 상황이 좀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전 감독은 “누구나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으면 성적은 당연히 나는 것이다. 다른 구단도 KCC처럼 많이 투자하고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끝으로 “오늘 (원정에서) 우승을 했지만 제일 아쉬운 건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이다. 부산 팬들께 많이 응원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이번 시즌은 부산에서 시작하고 부산에서 끝나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부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5개월간 가만있다 갑자기 명품백 수사… 특검 방패·불화설?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검찰에 대한 대통령실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못하다는 ‘용산-검찰 불화설’에서부터, 특검을 피하기 위한 검찰의 ‘명분쌓기용’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고발사건에 대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은 지난해 11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보도로 불거졌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재미교포인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최 목사가 손목시계에 장착한 초소형 카메라로 촬영했고, 선물은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했다고 한다.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에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지만, 이후 5개월간 본격적인 수사에는 착수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검찰총장이 직접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은 지난달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의 ‘특검 드라이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에 이번 명품 가방 수수 의혹까지 더해 김 여사 관련 의혹 전반을 확인하는 특검법안을 22대 국회에서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래서 검찰이 더이상 수사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대통령실과 검찰 사이의 미묘한 기류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2월 KBS 신년대담에서 이번 사건을 ‘몰래카메라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음에도 이 총장이 수사 착수를 지시한 것은 더이상 ‘용산’의 입김이 검찰에 먹혀들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전담팀 구성 지시를 대통령실과 검찰 사이에 돌았던 긴장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 필요성을 내비쳤고, 이후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좌천설’이 나도는 등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현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총장의 지시는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여러 해석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또다른 인사는 “이 총장이 검찰 조직의 입장만 너무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니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고발장이 접수되고 5개월 동안 조금도 움직이지 않던 검찰이 별안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니 신뢰가 가지 않는다.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 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며 “특검법 방어를 위해 급조한 꼼수인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진영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개혁신당 천하람 비례대표 당선인은 “검찰이 지금까지는 도대체 뭘 한 거냐. 이제는 하다 하다 검찰 수사까지 특검 방패로 사용하려는 모양”이라고 가세했다.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유력… 국힘 ‘반란표’ 고민
여야가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본회의 재의결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의결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채 상병 특검법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은 특검법 통과가 “입법 폭주”라면서 “총선 민의와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특검법은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표결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거부권 행사 법안의 경우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이 있어야 가결된다. 현재 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해 부결표를 던지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표결 불참과 반란표를 모두 막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표결 불참자가 많으면 민주당이 ‘출석 3분의 2’ 득표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적 의원 295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할 경우에도 국민의힘에서 18명 이상이 이탈하면 특검법이 가결된다. 4·10 총선에서 낙선·낙천하거나 불출마한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의 선택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표결에 불참하거나 찬성표를 던질 경우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무력화된다. 국민의힘에선 일부 의원이 특검법 재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김웅 의원은 이미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 재표결을 할 경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오는 9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이 빠짐없이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도록 유도해야 하는 힘든 임무를 맡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여당의 내부 단속과는 무관하게 최대한 야권의 표를 끌어모아 채 상병 특검법을 21대 국회 임기 내에 마무리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민주당은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부결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상대적으로 정치적인 부담이 적다. 민주당에선 재의결 가결이 한 번이라도 이뤄질 경우 윤석열 정부가 즉시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지원 당선인은 ‘탄핵 선례’를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거부권 행사를 하면 부메랑이 돼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말 뭐 하지? 부산 바다에서 해양 레포츠 즐기자
오는 11일부터 7월 첫 주까지 매 주말마다 부산 해수욕장 등지에서 해양 레포츠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부산시는 오는 11일부터 7월 7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상반기 해양 레포츠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해양 레포츠 관광 프로그램은 부산의 7개 해수욕장, 수영강 나루공원, 영도 아미르공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 해양 레포츠 관광 프로그램은 ‘해양 치유 프로그램’과 ‘레저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시는 심신 치유와 건강 증진 등을 위한 치유 관광 트렌드에 발맞춰, 2021년부터 해양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올해 해양 치유 프로그램은 부산의 대표 관광자원인 바다와 강을 배경으로 하는 △해변 어싱(맨발) 노르딕 워킹 △선셋 필라테스 △싱잉볼 명상 △해변 요가 등 4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외에도 훌라댄스, 공-사운드 배스, 펀더멘탈(맨몸운동 스트레칭)을 새롭게 발굴해 지난해보다 더욱 이색적인 체험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양 치유 프로그램 신청은 부산해양치유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오는 10일까지 사전 참가 신청을 할 경우 50% 할인 가격으로 예약 가능하다.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하며, 모집 인원 미달 시 당일 현장 접수도 진행한다. 참가비는 각 1만 원이다. 레저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수영강 야경을 배경으로 카약을 즐길 수 있는 ‘별빛강 LED 카약체험’이 진행된다.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오후 7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수상 안전 교육을 받은 뒤 수영강 내 좌수영교~수영교차로 구간에서 카약을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은 한국해양소년단부산연맹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참가비는 소인 5000원, 대인 1만 원이다. 해양 레포츠 관광프로그램은 7~8월 성수기를 제외하고 9월부터 11월까지 하반기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시 박근록 관광마이스국장은 “부산의 해수욕장과 수영강 일대가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다양한 체험형 활동이 가능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사계절 해양 레저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운영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2분기 부산 관광, 내국인 ‘흐림’ 외국인 ‘맑음’
부산의 관광기업은 2분기에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보다 늘 것으로 내다봤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비슷하거나 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5일 부산관광공사는 부산 지역 관광 관련 업체 종사자 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1분기 부산 관광기업 경기동향조사’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관광기업의 경영 현황과 관광수요 변화 등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관광업계는 1분기 내국인 관광객이 직전년도 동기 대비 둔화 추세에 있다고 판단했다. 2분기 내국인 관광객 전망을 BSI 지수로 환산하면 96.6으로, 직전년도 동기 대비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관광업계는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은 직전년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2분기 외국인 관광객 전망도 BSI 119.4 수준으로, 직전년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드러냈다. BSI 지수는 기업 경기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지수로 100 이상일 때 긍정, 100 이하일 때 부정적 전망을 뜻한다. 관광업계는 2분기 전망에서 개별 기업의 매출액(BSI 110.2), 수익성(BSI 113.6)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했으나, 관광업계의 매출액(BSI 97.6)과 수익성(BSI 98.5)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 1분기의 경우 실제 매출액과 수익성 증가가 전망 기대치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한편, 관광업계의 주요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인력난·인건비 상승’(26.2%)이 가장 높았으며, 경쟁 심화(14.1%), 불확실한 경제상황(14.1%) 순이었다. 특히 마이스 분야인 PCO(국제회의기획자)·PEO(국제전시기획자)업계에서 인력난·인건비 상승을 주요 경영 애로 요인으로 응답한 비율이 35.0%로 가장 높았으며, 경쟁 심화에 대한 응답률도 15.0%로 가장 높았다.
모듈러 교실 ‘벼락 설치’ 막아라… 최소 1년 전 학생 배치 계획
부산시교육청이 모듈러 교실에 대한 공기질 전수조사 시행 방안(부산일보 4월 25일 자 1면 등 보도)에 이어 모듈러 교실 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최소 1년 전 학생 배치 계획을 수립하고, 충분한 시간 동안 모듈러 교실 설치를 검토해 교육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더욱 구체화한 ‘모듈러 교실 관리 지침’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모듈러 교실에 대한 공기질 전수조사 시행 방안에 이어 모듈러 교실을 안정적으로 설치·관리할 수 있도록 원칙을 세우고 이를 명문화했다는 설명이다. 시교육청은 최소 1년 전 학생 배치 계획을 수립하고 모듈러 교실 사용 6개월 전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충분한 설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개학 시기에 맞춰 모듈러 교실을 세운 경우가 있었는데, 이 같은 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 시교육청 설명이다. 시교육청 학생학부모지원과 관계자는 “2021년 과밀학급 기준이 28명으로 하향 편성되면서 모듈러 교실을 빠르게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번에 발표한 모듈러 교실 관리 지침은 전년도에 면밀히 검토해 모듈러 교실 설치 예산을 추경예산이 아닌 본예산에 포함시켜 급하게 설치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새집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유해 물질을 완벽히 제거하기 위해 공기질 검사 시기도 구체화했다. 공기질 검사는 △모듈러 교실 설치 후 △비품 설치·베이크아웃(실내 온도를 높여 유해 가스나 물질을 제거하는 일) 후 △사용 전 최종 등 총 3차례에 걸쳐 시행한다. 책상이나 의자 등 비품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로 공기질이 더 악화될 수 있는 만큼 모듈러 교실 내 베이크아웃은 공기질 문제가 없을 때까지 반복해 실시한다. 또 학부모들의 우려가 없도록 점검부터 관리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모듈러 교실은 학생 오랜 시간 머무는 공간이 아닌 음악실이나 과학실, 행정실과 같은 학생 사용 빈도가 낮은 실부터 우선 배치한다. 공기질 점검 방식의 경우 연 2회 실시했던 샘플 조사를 ‘전수조사’로 강화하고, 점검 때 학부모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신축, 증개축, 리모델링 건축물도 최소 3년간 모듈러 교실에 준해 공기질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교육청 하윤수 교육감은 “이번 모듈러 교실 관리 지침 시행은 학교 공기질 등 사용자 안전을 확보하고, 교육 수요자 신뢰를 높일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부산 북부교육지원청 내 A 초등학교 모듈러 교실에서 허용 기준치 이상의 총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잇따라 확인됐다. 당시 시교육청은 비품 반입 등 복합적인 원인 탓에 공기질 검사 결과가 부적합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자 시교육청은 모듈러 교실 공기질 전수조사 시행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남았지만…부산 현안 법안 처리 전망 어두워
여야가 21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에서도 정면충돌을 이어가면서 현안 법안 처리 전망이 어두워졌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 등 부산 지역 현안 법안은 임기 만료에 의한 자동 폐기 가능성이 높다.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남았지만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둘러싼 갈등으로 다른 법안 처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 현안 법안 가운데 상대적으로 처리 가능성이 높았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의 경우 지난 2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됐음에도 해당 상임위에서 협조가 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고준위법은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용량에 대한 여야의 갈등이 막판 걸림돌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저장시설 용량을 늘릴 경우 정부가 원전 확대 정책을 펼 것으로 우려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고준위법이 원전 확대의 근거가 되지 않기 위해선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법안과 함께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저장용량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여야가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놓고 극한 대립을 펼 경우 고준위법 협상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산은법 개정이나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의 경우 사실상 5월 국회에서 처리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법안 모두 여야의 합의가 필요한 법안이어서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야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야당의 단독 추진 법안이 주로 처리될 전망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마지막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 민주유공자법, 양곡관리법 등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도 강경 전략을 펼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에서 부결을 이끄는 임무를 맡을 전망이어서 여야 대치가 계속 심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여당에서도 고준위법 등 현안법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21대 국회에서 지역 현안 법안 처리가 어려워지면서 22대 국회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대 국회에서 지역 현안이 우선 처리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은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도 발빠른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판 커진 원내대표 선거…추경호·이종배·송석준 출사표
주말 사이 원내 사령탑 출사표가 잇따르면서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다자구도로 이뤄지게 됐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이종배·송석준·추경호 의원 간 3파전으로 치러진다. 국민의힘은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할 3명의 후보자 등록을 받았다. 후보자는 이종배(4선·충북 충주), 송석준(3선·경기 이천), 추경호(3선·대구 달성) 의원이다. 세 사람은 모두 이날 오전 후보등록을 마쳤다. 유력 원내대표 후보로 꼽혔던 ‘친윤’(친윤석열) 이철규(3선·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은 끝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앞서 당내에서 원내대표 ‘이철규 대세론’이 떠오르며 거센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의 불출마는 4·10 총선 참패 이후 들어서는 친윤 핵심 원내대표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명의 원내대표 후보들은 각각 영남권, 수도권, 충청권 정치인이다. 세 사람은 모두 친윤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분석이다. 장·차관급 관료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이 의원은 2014년 충북 충주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 정책위의장,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거쳤다. 20·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송 의원은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 당 정책위 부의장 등을 거쳤다. 추 의원은 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전략기획부총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맡았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당정 관계에 대한 입장과 대야 투쟁 전략이 최대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당정 관계 재정립은 물론,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에 맞서 원내 협상을 이끌어야 하는 난제도 안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엔 친명(친이재명)계인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이 선출됐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단독 출마해 지난 3일 치러진 찬반투표에서 과반을 얻었다. 박 의원이 당내 강경파로 꼽히는 만큼, 신임 여당 원내대표는 정치력과 협상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영국 '총선 전초전' 지방선거서 집권 보수당 참패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영국 총선의 전초전으로 꼽힌 지방선거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의 참패로 끝났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잉글랜드 일부 지역에서 치러진 지방선거 개표 결과 11개 직선 시장 자리 중 10개를 노동당이 차지했다. 보수당은 티스 밸리 단 1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지방의회에서 보수당 의석수는 기존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107개 지방 의회 중 개표 결과가 나온 106곳에서 보수당은 이전보다 473석 줄어든 51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의석수가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반면 노동당은 185석 늘어난 1140석을 확보했고 자유민주당은 104석을 늘려 보수당보다 많은 521석을 얻었다.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보유한 지방 의회는 12곳 줄어 6곳에 그쳤고 노동당은 8곳 늘어 50개 의회에서 과반 정당이 됐다. 자유민주당은 2곳 늘어난 12곳의 의회 통제권을 확보했다. 이번에 선거가 치러진 지역은 대부분 2021년 지방선거를 치른 곳으로, 당시에는 보수당이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선전했다. 불과 3년 사이 보수당에 대한 뒤집힌 민심이 이번 선거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AP 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는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14년 만에 재집권할 것이라는 예상을 강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스카이 뉴스도 이대로 총선이 치러지면 노동당이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는 제1 정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다음 영국 총선은 법적으로 내년 1월 28일까지 치러져야 하지만 총리가 총선일을 앞당길 수 있다. 수낵 총리는 올해 하반기에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밝혀왔다. 14년간 집권한 보수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이 쌓여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많다. 영국은 지난해 3·4분기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들어 둔화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고 기준금리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연 5.25%로 유지되고 있다. 보수당이 보수표를 다지기 위해 추진한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은 인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 논란 속에 시행이 지연됐고 영국해협을 건너오는 불법 이주민은 급증세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코로나19 방역 정책, 대규모 감세안 등을 둘러싼 혼란이 끊임없이 계속되면서 테리사 메이(2016∼2019), 보리스 존슨(2019∼2022), 리즈 트러스(2022), 현 리시 수낵까지 5년간 4명의 총리를 보게 된 상황은 영국민에게 실망을 안겼다. 르완다 법안이나 비흡연 세대 법안 추진 과정에서 잇달아 당내 강경 세력의 반란에 부딪히며 리더십이 흔들린 수낵 총리는 이번 지방선거 참패로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면 강경파가 총리 불신임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으나 총선 직전에 리더를 바꾸면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는 인식도 있다. 14년 만의 정권 교체를 노리는 노동당은 정권 심판론을 타고 압승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역풍을 확인, 총선까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을 단속해 텃밭을 지켜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영국 내 무슬림 인구와 강경 좌파 성향의 노동당 당내 인사 및 지지자들은 키어 스타머 대표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재앙과 휴전과 관련해 강하게 대응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잉글랜드 북서부 올덤 지방의회에서는 친팔레스타인 기치를 내건 무소속 후보들이 다수 당선되면서 노동당이 13년간 지켜온 과반 정당 지위를 잃었다. 뉴캐슬과 볼턴에서도 노동당은 녹색당과 무소속 후보들에게 상당수 의석을 내줬다. 노동당의 엘리 리브스 하원의원은 BBC에 “우리는 일부 지지를 잃었고 무슬림 공동체와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녹색채권 투자금 대거 몰렸다
부산은행이 녹색채권으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채권 시장에서 발행 금액의 3배가 넘는 투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역은행의 채권은 통상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상품 경쟁력이 낮고 시중은행 ‘이름값’에 밀려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월 이자 지급 조건, 경쟁 상품 공백기 등이 맞아 떨어지며 돌풍을 일으켰다. 5일 부산은행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지난달 18일 발행한 5년 중도 상환 콜옵션이 부여된 신종자본증권이 발행 금액의 3배에 달하는 총 3360억 원을 모집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 판매는 증권사, 보험사 등에서 채권 구매를 위해 희망 금리와 신청 금액을 써내는 수요 조사 과정을 거쳐 금리가 결정된다. 부산은행은 공모 금리 폭으로 3.9~4.6%대를 제시했는데 투자금이 몰리며 금리는 연 4.37%로 확정됐다. 이날 기준 국고채 5년물 금리가 3.49%인 것과 비교하면 가산금리는 0.88%에 이른다. 5년 중도 상환 콜옵션은 사실상 채권 시장에서 5년 만기 상품으로 인식돼 채권을 구매하는 투자자들은 연 4.37% 이율로 5년간 자금을 예치할 수 있다. 부산은행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폐기물 처리 시설과 대기 오염 방지 시설 등 환경 개선 시설 자금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은행은 신종자본증권이란 이름의 사실상 채권을 발행하고 자금을 모은다.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돼 은행은 자본금을 확충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은행의 채권으로 금리 혜택도 볼 수 있다. 이번 채권은 일선 증권사 창구에서 신청이 쇄도했는데 최근의 시장 상황이 채권의 인기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증권사 창구에 개인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는 채권 상품이 부재한 상황에서 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이 등판한 것이다. ‘큰손’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월 이자 지급 조건도 흥행 요소로 작용했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월 받은 이자를 재투자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은퇴 이후 매월 고정적인 이자 수입을 원하는 고액 개인 투자자에게는 이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한 보험사의 보험 자금 계정에서는 400억 원어치 뭉칫돈이 연 4.10~4.30% 희망 금리가로 들어와 수요 예측 참여 금액만큼 증권을 받아 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흥행을 채권 시장에서 부산은행이 상품 경쟁력을 확인한 사례로 본다. 통상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은 시중은행에 더 자금이 많이 몰리면서 가산금리 0.5% 정도의 차이가 발생해왔다. 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AA-’로 동일하지만, 개인이 주요 투자자인 신종자본증권의 특성상 이름값이 반영된 탓이다. 가장 최근 발행된 신한은행 신종자본증권 금리 4.34%와 비교해 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은 4.37%로 0.03%가 오히려 높다. 이번 흥행이 이러한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부산은행 김청호 자금시장본부장은 “최근 중동발 전쟁 리스크로 환율이 급등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금액을 모집하며 부산은행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선제적인 자기자본 확충과 안정적인 비율 관리로 은행 발행 채권의 신뢰를 높이고 시장에서 신뢰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여름 별미 냉면 2만 원 시대 오나
고물가로 인해 냉면과 콩국수 등 면 요리 가격이 일찍이 오르면서 올해 여름 ‘누들플레이션(누들·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해 보인다. 5일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메밀 가격은 1만 4000원으로 4월 초(3247원) 대비 331%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55% 올랐다. 인상된 메밀 가격은 현재도 같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메밀을 주된 재료로 사용하는 평양냉면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냉면 명가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을지면옥은 평양냉면 가격을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올렸다. 최근 서울권 냉면 맛집들도 일제히 가격을 1000원씩 올리고 있다. 을밀대, 봉피양의 경우 올해 초 각각 1만 50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냉면 등 면류 음식들의 가격이 오른 배경은 공공요금을 비롯해 식재료 가격이 치솟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여름철 별미 음식인 냉면이 2만 원까지 오르는 이른바 누들플레이션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면류 중에서도 냉면의 가격 인상 폭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냉면은 한 그릇에 평균 1만 1462원으로 지난해보다 4.9%(539원) 올랐다. 서민을 대표하는 면류 음식 중 자장면(2.2%)과 칼국수(2.9%)보다 2%포인트(P) 높은 인상률이다.
"물류 도시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최적지"
온라인 기반 사업의 특징으로 ‘공간의 초월’을 꼽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집이든 산기슭이든 인터넷 접속만 되면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거다.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이야기다. 세계적인 핀테크 기업을 비롯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구글 등의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몰려있다. 이들 기업이 굳이 고물가와 교통난에 시달리는 곳에 간 이유는, 그만큼 실리콘밸리가 사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온라인 중심 기업이라도, 어디에 터를 잡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디지털자산거래소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역이 맞물려야 돌아간다. 그런 면에서 부산은 지정학적으로 최적의 입지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김상민 대표는 부산이었기 때문에 거래소가 추진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광물부터 부동산, 공산품, 지식재산권 등 모든 자원을 토큰화해 취급할 계획이다. 부산시와 운영사인 BDX컨소시엄은 납입금을 완료하고 공식적인 법인 활동에 들어갔고, 올해 말 거래소 플랫폼을 완성해 거래를 시작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시장과 업계가 거래소에 관심이 큰 이유는 가능성과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부산이 가진 지정학적 장점은 덜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의 이점은 거버넌스 형태다. 100% 민간 자본으로 운영되지만, 지자체가 지원과 공정성을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분권형 거버넌스에 따라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도 역할이 나뉘어져 있다. 블록체인 시장을 괴롭힌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처로, 대중과 투자자들의 불안을 덜 수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여기에 더해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물류 도시 부산과 거래소의 관계를 논해야 한다”며 “부산의 도시 인프라가 거래소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상장했거나 상장을 희망하는 업체, 투자자 등과 지속적인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실물 검증과 재고 관리 등도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곳에서 쉽게 찾아올 수 있고 실물 자산을 옮기고 보관할 수 있는, 전형적인 물류 도시의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다. 거래소의 거래 방식은 디지털이지만,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준비는 현실 세계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부산은 물류 도시로서 대한민국 성장을 이끌어왔는데, 이렇게 구축된 인프라는 거래소가 필요로 하는 환경에 부합한다”며 “그런 면에서 이 도시는 오래전부터 실물 자산 거래소 준비를 해 온 셈이다”고 평가했다. 부산 입장에서는 거래소의 지역 경제 기여도가 중요하다. 김 대표는 거래소 자체의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있겠지만, 관련 기업 유치를 견인하는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차적으로 블록체인 업체 등 기술적인 관계에 놓인 업체들이 거래소 주변으로 모일 수 있다. 거래소가 활성화되면 실물 자산을 거래하는 다양한 상장 회사의 유치도 용이해질 수 있다. 김 대표는 “거래소를 통해 활발하게 실물을 취급하는 해외 업체가 있다면, 그 회사의 한국 지사는 부산에 둘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미 거래소 상장을 희망하는 일부 업체와 지사를 옮기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선임된 김 대표는 기업 유치와 함께 거래소 부지 선정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무난한 선택지였던 문현금융단지 대신 부산의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제3의 장소에 거래소의 둥지를 틀기로 결정했다. 부지 선정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김 대표에 따르면 부산항 북항 권역 내 “파격적인 장소의 이색적인 시설”에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의 간판이 걸린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감각적인 사옥을 짓는 데 이유가 있다”며 “기업이 보여주는 이미지가 성공을 좌우하기도 하는데, 틀에 박힌 사무실로는 거래소의 미래가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19대 국회 정무위 경험 등을 바탕으로 핀테크와 블록체인 기업, 상장 희망 업체들과 만나 부산 이전을 논의하기도 했다.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는 전언이다. 상징적인 부지에 이색적인 사옥을 짓고 함께할 기업들을 찾는 것은, 김 대표에게 이들이 모여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디지털거래 특화 거리’라는 청사진이 있기 때문이다. 청사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관련 법과 규제 등이 얽혀 있지만, 각 단계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며 “거래소 상장을 희망하는 업체들이 줄을 서고, 디지털 거래의 중심이 된 부산에 기업들이 모여 타운을 형성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미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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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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