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행정통합론, 부울경 통합 불씨 삼아야
윤석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는 등 전국의 광역지자체들이 통합 논의에 불을 지피면서 그간 통합에 미온적이었던 부산·울산·경남(PK) 민심에도 기류 변화가 일어날지 촉각이 쏠린다.‘인구 770만 명의 동북아 8대 메가시티’를 지향하는 부울경 통합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통합의 키를 쥐고 있는 PK 여론 결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합 모델과 방법론을 치밀하게 수립하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동 발전전략을 세우고 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이끌어 내는 등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민선 자치 30년을 맞아 정부가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체제 개편에 나서면서 전국 광역지자체들이 통합 논의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의 적극 지원 지시에 따라 대구와 경북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행정통합에 속도를 붙이고 있고,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은 행정통합의 전 단계인 충청지방정부연합 출범을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호남권(광주·전남·전북)도 ‘메가시티 광역경제권’ 추진과 함께 특별지자체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하지만 부울경의 경우 국내 첫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부울경특별연합(메가시티)이 2022년 10월 출범을 목전에 두고 지자체 간 이견으로 와해되면서 1년 넘게 통합 논의가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는 메가시티 무산 후 ‘부울경 초광역경제동맹’을 통한 공동 프로젝트 추진과 부산·경남 행정통합이라는 ‘투 트랙’으로 통합의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하지만 지난해 5~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산·경남 시도민의 69%가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날 만큼 통합에 대한 지역 민심이 뜨뜻미지근한 상황이어서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부산시와 경남 의령군이 맺은 낙동강 유역 맑은 물 공급을 위한 상생 협약이 의령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막혀 일방적으로 파기된 사례에서 보듯 양 시도민 간 동류 의식 회복도 숙제다.TK 행정통합이 빠르게 추진되며 통합 선점 효과를 누릴 경우 선제적으로 통합에 열을 올렸던 부울경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그러나 TK발 행정통합 논의가 부울경에 ‘위기 의식’을 불러일으켜 지역 민심이 급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시 이준승 행정부시장은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통합에 찬성하는 양 시도민 간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해야 한다”며 “양 지자체의 통합 공동연구가 올 연말 마무리되는 대로 시민들에게 통합 모델과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제시하고 여론조사나 투표 등을 통해 이에 대한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현재의 TK 중심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부산을 거점으로 대한민국 제2의 성장축을 조성하겠다는 윤 정부 지방시대의 핵심 정책에 역행하는 만큼, 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로부터 통합 유인책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수도권 초집중과 저출생 고령화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 행정체제 개편의 목적이라면, 부산을 거점으로 한 메가시티 조성이나 행정통합 논의가 정부의 우선 정책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전복세력 자인하나” 민주 “탄핵” 언급에 국힘 ‘발끈’
국민의힘이 23일 윤석열 대통령의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탄핵’을 거론한 데 대해 “국가 전복 세력임을 자인하고 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은 한 젊은 병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오로지 정치공세용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며 “국정 혼란을 부추기고 정권을 흔들기 위한 탄핵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런 협의도 없이 수사 기간도 오래 걸리는 특검을 거부했다고 탄핵까지 거론하는 민주당”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야당은 정녕 채상병 사건을 빌미로 탄핵의 길을 가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추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안 되더라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 재표결을 하겠다고 밝힌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중립성이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의장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 예고 선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성일종 사무총장 역시 민주당 일부 인사들이 전날 탄핵을 언급한 것을 두고 “국민 갈등을 부추기는 국가 전복 세력임을 자인하고 있다”며 “탄핵이 일상 구호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야권에 다수 의석을 준 건 국민을 위해 일하고 행정부를 견제하라고 준 것이지, 탄핵하라고 준 게 아니다”라며 “재의요구권 행사가 탄핵 사항이 아니라는 걸 민주당이 잘 알고 있을 텐데, 도대체 어떤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주혜 비상대책위원은 “특검법은 진상규명에 목적이 있다기보다 기승전 탄핵”이라고, 유상범 비대위원은 “민주당이 채 상병 사건을 공수처에 고발하고, 이틀 뒤에 특검법을 발의한 걸 보면 진상규명에는 관심이 없다는 게 진작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장파인 김용태 비대위원도 “억울한 죽음을 진상규명하겠다고 외치는 민주당은 공수처가 진행하고 있는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며 “공수처가 무언가 밝혀내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못 해야 특검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이와 함께 국민의힘 신동욱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 채상병 사건 수사의 발단이 된 ‘VIP 격노설’에 대해 “대통령이 격노하면 안 되냐”며 “국가를 운영하면서 본인 생각과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표시하는 것을 두고 다 격노설이라고 포장해서 직권남용을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앞서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이제 암묵적 정치적 예의는 깨지고 ‘대통령 탄핵’은 국민적 유행어가 될 것 같다”며 “특검 거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더 큰 국민적 거부권으로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탄핵열차가 시동을 걸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탄핵을 언급했고, 고민정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의 방향으로 계속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사자”라며 “이 탄핵 열차를 멈춰세우려면 채상병 특검과 같은 문제는 오히려 통 크게 받아주거나, 여권에 있는 의원들도 이것에 대한 오해를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통과를 시키야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 '노무현 추도식' 총출동…친노·친문 결속 계기되나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하는 가운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중심으로 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의 회동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이들이 정치적 결속 계기를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나란히 참석한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는 추도식에 참석한 뒤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이날 추도식엔 여야 지도부뿐 아니라 '친문 적자'로 꼽히는 김 전 지사 등 인사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여야 인사들의 노 전 대통령 추도식 방문은 매년 있어왔던 일이지만, 문 전 대통령 회고록 논란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경선 후폭풍 직후여서 주목도는 더욱 높아졌다. 정치권에선 김 전 지사가 추도식을 계기로 야당 인사와 자연스럽게 만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전날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비명계 인사를 두루 만날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추도식 참석 후 개인 일정을 마치고 다음 달 다시 영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그는 연말께 완전히 귀국할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위주로 구성되면서 김 전 지사는 비명계 구심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친문계 상징인 임종석 전 실장이 4.10 총선 과정에서 공천 배제 된 데 이어 김한정·윤영찬 의원 등은 하위 10% 통보를 받아 경선에서 탈락다. 친문계 박광온 의원 역시 친명 인사와의 경선에서 낙마했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 전 지사가 비명계 진영을 묶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복권 문제가 걸림돌로 남아 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2022년 사면된 이후에도 복권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돼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김 전 지사는 오는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없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복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도 일각에서 복권 카드를 거론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고 있다. 여당 일부 의원은 차기 대권잠룡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김 전 지사를 전략적으로 복권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견제 차원에서 '이재명 대항마' 색채를 약화하기 위해 김 전 지사를 복권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문계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친문계만의 한계를 언급하면서도 김 전 지사가 구심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14일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김경수 지사의 구심점 그것은 조금 친문 구심점을 넘어서는 문제”라며 "예를 들어서 (김 전 지사가) 복권이 된다면 차기 대선이라든가 이런 것까지 갈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 라디오에서 "정치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이지, 본인 의지는 두 번째 문제"라며 "역할을 해야 될 때가 되면 해야 된다고 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국회직 선출에도 당원 의사 반영하나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당원권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촉발된 ‘당심’ 논란이 제도개편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당심 반영 강화가 강성 지지층의 당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민주당은 23일 발표한 22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 결의문에서 “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한다”고 밝혔다. 결의문에서는 “당원은 민주당의 핵심이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당원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한다”고 밝혔다.이재명 대표도 이날 SNS를 통해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정신으로 함께 하겠다”면서 “깨어 있는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참여정치의 시대부터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길까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할 미래”라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이번 워크숍에서 ‘당원주권국’ 신설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주권국은 당원의 권한 확대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김윤덕 사무총장이 이에 대한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워크숍에서는 강성 친명(친이재명)가 국회의장 등 국회직 선출에서 당원 참여를 50%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강성 친명계인 양문석 당선인은 국회의장 후보 경선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원 참여 비율을 50%로 하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앞서 장경태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회직 선출에 당원 참여 20%를 보장하자고 제안했다. 김민석 의원은 10% 반영을 주장한 바 있다. 강경 성향이 짙을수록 당원 참여 비율도 높게 주장하는 모습이다.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께서 민주당에 171석을 주신 이유는 분명하다”며 “22대 국회에선 정부의 무능, 무책임, 무도함으로 상처받은 국민의 간절한 목소리에 민주당이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민주당은 강경파는 22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 후보도 강경 성향의 정청래 최고위원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는 국회 법안 처리에서 핵심이 되는 상임위여서 여야가 위원장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민주당 강경파는 이언주 당선인 등 3선 가운데 법사위원장 후보를 탐색했으나 당내에서 친명 강경 색채가 가장 강한 정 최고위원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모습이다.그러나 이처럼 당직에 이어 국회직 선출까지 강경 당원들의 입김이 강화되는 데 대해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21대를 끝으로 국회를 떠나는 우상호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회직 선출에 당원 참여 움직임에 대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원내직은 국회의원이 선출하는 것이 우리 당의 룰”이라며 “이 원칙은 지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어떤 선거에 몇 퍼센트를 더 반영한다는 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당원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는 네트워크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한은, 11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경제성장률 2.5%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연내 불투명해지고 국내 물가 불안이 여전하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관망세’가 장기화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영향에 섣불리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것이다. 한은은 23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 결정했다.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본관에서 이창용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연속 동결 결정으로 3.50%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말부터 이날까지 1년 4개월 넘게 이어지게 됐다.동결의 배경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진 물가가 거론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2.9%로 석 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농산물 가격 탓에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고 있다.불안한 환율 흐름도 발목을 잡는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이미 높은 원·달러 환율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또 치솟을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줄곧 1300원대 중반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도 한은 입장에서는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큰 부담이다.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3년 6개월 만에 10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경제지표는 우리에게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종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물가가 확실히 잡히지 않는다면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올해 없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당초 올해 초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3월과 4월 모두 3%대로 오히려 높아진 상태다. 연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21일(현지시간) CNBC에 “향후 3∼5개월간 물가가 계속 둔화된다면 올해 말쯤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올려 잡았기 때문에, ‘경기 부진을 막기 위한 조기 인하’의 명분도 사라졌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보다 0.4%포인트(P) 높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성장률이 1.3%(전분기 대비, 속보치)로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연간 전망치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전망치 2.5%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다.한은은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로 유지했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해 올해 하반기 월평균 2.3%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왔다.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투자증권 안재균 연구위원은 “원래 7월이었던 한은 인하 예상 시점을 10월로 옮기고, 연내 2번 정도로 봤던 인하 횟수도 1번으로 줄였다”며 “유가가 오르는데, 성장은 IT 중심으로 회복 중이니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천상의 화원 보려거든 지금 경남 거창으로 달려가세요
3년 전 경남도 제1호 지방정원으로 막 개장한 경남 거창군 창포원에 처음 갔을 때에는 초여름인 6월 하순이었다. 연꽃이 화사하게 피어 마음을 홀렸기에 이때만 해도 창포원은 연꽃으로 유명한 줄로만 알았다. 지난 16일 창포원에 다시 가니 첫 여행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에 벌어진 입을 다물기 힘들었다. 창포원이 왜 창포원인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곳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다시 알게 됐다. 문득 ‘천상의 화원’이나 영웅과 위인의 사후 낙원이라는 ‘엘리시온 평원’이 정말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창포원은 봄에는 100만 본 이상의 노랑꽃창포와 보라색 창포에서 피어나는 수백만 송이의 창포 꽃, 여름에는 눈부시게 화려한 수천 송이의 연꽃·수련·수국, 가을에는 화사한 풍치의 국화·단풍으로 유명한 곳이다. 겨울에는 습지 주변으로 펼쳐지는 억새와 갈대가 환상적인 경치를 만들어낸다. 그야말로 사계절 언제라도 절대 놓치지 말라고 추천하고 싶은 환상의 공간이다. 5월에 방문하는 창포원에서 가장 먼저 방문객을 놀라게 하는 꽃은 노랑꽃창포다. 100만 본의 줄기에서 피어난 수백만 송이의 창포 꽃은 절정으로 눈부시다. 창포원 한가운데 꽃창포습지와 바람개비정원은 그야말로 창포의 천국이다. 바람에 따라 술렁이는 노랑꽃창포가 빼곡히 들어찬 습지와 정원은 노란색과 녹색 천지다. 맑은 하늘과 그 사이로 흐르는 구름이 아니라면 이곳이 세상인지 노란색과 초록의 천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이곳에 반한 채 한참 서 있다 보면 눈과 손, 심지어 귀와 발바닥까지 짙게 물들지도 모른다. 노랑꽃창포의 꽃말은 ‘행복’이라는데, 창포 사이 벤치에 나란히 앉아 밀어를 속삭이는 두 연인의 사랑은 영원히 행복하게 이어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노랑꽃창포를 지나면 하얀색 샤스타데이지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방문자센터에서 수련원, 연꽃원으로 이어지는 흙길 주변에 샤스타데이지가 하얗게 피어 깊은 인상을 주더니 창포원을 한 바퀴 돌아 맞은편 장미정원을 지나자 나리원 일대에 다시 샤스타데이지 군락이 나타난다. 다양한 목재 구조물 그리고 초록색 넝쿨과 어우러진 샤스타데이지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샤스타데이지 주변에서는 빨간색, 분홍색 작약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샤스타데이지는 청초하면서 순수한 느낌을 주는 반면, 화사하게 피어나 자극적이고 뇌쇄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약의 모습은 도도하기도 하고 거만하기도 하다. 그래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꽃이라는 사실은 절대 부인할 수 없다. 메타세쿼이아길을 따라 파스텔톤으로 들판에 뿌려진 것 같은 수레국화, 꽃양귀비, 패랭이꽃 등등 다양한 꽃 군락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꽃의 여러 색이 임의로 섞이다 보니 어찌 보면 촌스럽지만, 달리 보면 정말 세련된 것 같은 모순된 느낌을 준다. 그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초여름이 아니라 가을 같다는 인상마저 받는다. 창포원에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있는 길이 잘 정비됐다. 그래서 1~2인용 자전거나 바퀴 4개짜리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내려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 느긋하게 페달을 밟는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창포원에서 벗어나 바로 인근 황강에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도 된다. 창포원 끝부분에 있는 황강전망정원은 4월에는 꽃잔디로 뒤덮여 눈부실 정도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남은 게 없다. 꽃잔디를 놓친 아쉬움을 달래며 정원 전망대에 오르면 푸르고 시원한 창포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편 거창군은 매주 주말 오전 11시~오후 2시 ‘주말 창포원 나들이’ 행사를 진행한다. 참가 희망자는 행사일 사흘 전까지 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거창군은 또 외지인이 거창관광택시를 이용할 경우 이용요금(3~8시간에 6만~15만 원)의 50%를 지원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디지털관광주민증을 발급받은 외지인에게는 다양한 요금 할인 혜택도 준다.
바다 위 이탈리아에서 ‘놀멍쉬멍’…이게 크루즈 여행이지!
배를 타고 외국을 간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하면, 선박 편이 전혀 낯설 이유가 없다. 대륙을 벗어나는 여행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일본을 오가는 페리가 운항한 지 오래다. 배편 해외여행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처음은 부산항에서 카멜리아호를 타고 후쿠오카로 갔을 때였다. 12시간을 꼬박 배에 머물렀는데, 심야에 마땅히 즐길 거리도 없어 선실에서 술을 좀 마시다 잠을 잔 게 전부였다. 이번엔 크루즈선을 탔다. 선박으로 해외를 간다는 사실 빼고는 모든 게 달랐다. 단순히 배 크기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여행지로 떠나기 위한 이동 수단인 페리와 승선 자체가 관광과 휴양을 포함한 ‘여행’이 되는 크루즈를 같은 범주로 묶는 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차오, 이탈리아 입국을 환영합니다 바다 위 리조트, 떠다니는 도시(혹은 국가) 등 크루즈를 일컫는 말은 다양하다. 볼거리와 놀거리, 먹을거리 등 여행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배 안에서 충족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크루즈 여행을 잘 표현한 수식어다. 4박 5일간 경험한 이탈리아 선사 코스타크루즈의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는 한마디로 ‘바다 위에서 즐긴 이탈리아’였다. 로마신화를 콘셉트로 한 선내 장식과 디자인 요소는 물론이고, 올리브오일과 각종 파스타, 해산물을 아낌없이 내놓는 식사는 지중해 이탈리아를 유람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차오(ciao)’라는 인사말도 자주 듣게 된다. ‘안녕’이라는 뜻의 이탈리아 말이다. 11만 4500t 규모의 대형 크루즈인 코스타 세레나호는 선체 길이가 부산국제금융센터 높이와 맞먹는 290m에 이른다. 1500개 객실에 최대 3700여 명의 승객을 수용한다. 승무원 수도 1000명에 달한다. 규모에 걸맞게 부대시설도 넉넉하다. 우선 워터슬라이드를 포함해 4개의 실내외 수영장이 있다. 12층과 9층 선미 쪽 수영장엔 온수가 보글거리는 자쿠지가 딸려 있다. 수영장 주변과 맨 위층 갑판 덱엔 선베드가 여유 있게 놓여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잔뜩 멋을 부리고 인생 사진을 건질 포인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다만 바라봐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 드넓은 세레나호 구석구석에서는 다양한 게임과 놀이, 축제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3층 메인홀은 일종의 바처럼 운영된다.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마시며 재즈 가수나 성악가의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고 댄스파티에 참가하면 된다. 5층까지 3개 층을 튼 대극장에서는 아크로바틱 쇼 등 전문 배우들의 다양한 무대 공연이 펼쳐진다. ∎3대가 함께하는 해외여행 코스타 세레나호에 동승한 부산티엔씨 최재형 대표는 크루즈 여행의 최대 장점으로 “한번 출국하면 귀국 때까지 이동할 일이 없는 것”을 꼽았다. 실제로 크루즈선에서는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끌고 숙소를 옮기거나 낯선 교통수단을 이용해 새 목적지를 찾을 일이 전혀 없다. 현지 맛집을 검색해 예약하거나 줄을 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젊은 사람도 만만치 않은 일을 고령의 부모나 어린 자녀를 동반해 해낸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승하선 때 짐이 가득한 캐리어를 들고 낑낑거릴 일조차 없다. 지정 장소에 두기만 하면 객실이나 터미널로 배송이 되기 때문이다. 코스타 세레나호에서는 3대가 함께 온 가족 여행객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3대가 함께, 또는 따로 즐길 거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앞서 얘기했듯이 선내에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온갖 이벤트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선내 생활이 시끌벅적 요란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세레나호에는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과 예배당도 마련돼 있다. 꼭대기 층인 13층엔 100m 길이의 트랙이 있어 햇볕이 강하지 않은 아침저녁에 가벼운 러닝으로 땀을 흘리기 제격이다. 트랙 가운데 그물망으로 둘러쳐진 코트에서는 농구와 풋살을 할 수 있다. 최신 러닝머신과 운동 기구가 있는 헬스장도 무료로 운영된다. 10층엔 탁구대와 테이블 축구 게임기가 있어 가족이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어린 자녀를 위한 키즈클럽도 운영된다. 9층 실내 수영장 옆에서는 온종일 액티비티가 진행된다. 농구공이나 축구공을 활용한 가벼운 게임부터 댄스 강습, 버블쇼 등 세대를 아우르는 이벤트로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른들을 위한 카지노와 선상 로또, 유료로 운영되는 스파와 뷰티살롱, 사우나도 크루즈 여행의 재미를 더해주는 포인트다. ∎부산항 모항으로 내달까지 8항차 운영 5월부터 국내 여행사들이 전세 운영(차터)하는 코스타 세레나호는 내달까지 부산항을 모항으로 8차례 운항된다. 23일 출항하는 4항차가 끝나면 이달 26일, 31일, 6월 3일(이상 팬스타 엔터프라이즈) 일본 도시(니가타, 사세보, 하코다테, 아오모리 등)에 기항하는 3항차 운항이 예정돼 있다. 롯데제이티비가 운영하는 마지막 8항차는 6월 24일 부산항을 출발해 사세보, 가고시마, 후쿠오카에 기항한 후 부산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언어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 여행사가 전세 운영하는 만큼 한국인 크루가 상주하며 한국어 안내방송이 제공된다. 선내 프로그램의 장소와 시간 등을 안내하는 한국어 선상 신문도 객실마다 배달된다. 운항 중엔 포켓 와이파이나 유심칩으론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유료 패키지를 구매해야 한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쓸 수 있는 소셜미디어 패키지가 하루에 11달러로 그나마 싼 편이다. 인터넷이나 이메일은 안 되지만 보이스톡 통화는 가능하다. 뷔페와 정찬 레스토랑 이용은 기본 선실료에 포함돼 있지만 스테이크와 피자, 스시 식당은 유료로 운영된다. 이탈리아 선사답게 젤라또 가게도 있다. 면세점 물건 구입비 등 선내에서 사용한 모든 비용은 미리 예치한 현금이나 객실 열쇠(코스타카드)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정산된다.
정부 “과학적 단일안 달라” 의료계 압박 “의대 증원 외에 필수·지역의료 문제 해결도 나서야”
부산 전기료, 2026년부터 수도권보다 낮아진다
속보=다음 달 14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부산일보 5월 14일 자 1면 등 보도)에 따라 오는 2026년에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가 본격 도입되고 내년 상반기에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 지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안덕근 장관 주재로 제31차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재생에너지 해외 진출 지원 방안 △전력시장 제도 개선 방향 △탄소 포집·저장(CCS) 산업육성 전략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그동안은 전력에 대해 전국적으로 단일한 가격 체계를 유지해 왔지만,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분산에너지법에 따라 발전소 등 전력자원의 입지 최적화를 꾀한다. 이와 관련, ‘지역별 차등 SMP(계통한계가격)’가 내년 상반기에 도입되고,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2026년에 도입된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은 내년 상반기에 지정된다. 내달 분산에너지법이 시행되더라도 실제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가 도입되려면 전력요금 체계 변경, 대상 지역 지정 등을 위해 한국전력의 기본 공급 약관 및 전력시장 운영규칙을 개정해야 하는데, 정부가 차등전기요금제 로드맵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가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전력 소비가 많은 서울 등 수도권보다 원전 소재 지역(부산·울산·경북·전남) 등 발전소가 집중된 지역의 전기요금이 낮아지게 된다. 전기요금은 전기사업법령에 따라 원가에 기초해 산출돼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도매가격 차등을 우선 시행해 정확한 지역별 원가를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매요금 차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 대한 부산·울산·제주 등 지자체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산업부는 오는 7~8월까지 특화지역 운영 방향을 마련하고 9~10월께 공모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1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지역 전력사업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도 수요자(전기사용자)에게 직접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에너지원의 실시간 수급 변동성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전력시장을 추가로 개설하고, 가격 입찰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선다. 특히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의 해외 진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민관 합동 재생에너지 해외 진출 협의회’를 구성하고 프로젝트별로 ‘팀 코리아’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분리 세력에 응징" 중국군 오전부터 '대만 포위' 훈련
중국군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후 사흘만에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23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오전 7시45분부터 이틀간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 남부, 동부 및 진먼다오, 마쭈섬, 우추다오, 둥인다오 등에서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관영 매체들도 중국군의 발표를 주요 뉴스로 전했다. ‘연합리젠- 2024A 연습’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훈련은 대만을 한 가운데에 두고 주변 해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대만 섬 주변에서 합동 해상 및 공중전투 준비 태세 점검, 표적에 대한 합동정밀 공격 등이 이뤄지고, 이미 중국군 함정과 군용기가 대만 섬 인근 전투 순찰대에 도착한 상태다. 이번 훈련은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 취임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대만을 겨냥해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이는 무력시위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군 대변인은 “이 훈련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독립’ 분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징계(응징)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라이칭더 총통은 취임일성으로 “양안 관계가 현상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독립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지만 중국은 대만의 주권 주장이 곧 '독립' 주장이라고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국이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선 것은 라이칭더 당시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했던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지원금 상담 중 “부산시청 폭파하겠다”… 50대 검거
부산시청을 폭파하겠다고 전화로 협박한 50대가 검거됐다. 저소득층인 그는 지원금에 대해 문의하다가 화를 내며 이러한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동래경찰서 온천지구대는 23일 오전 8시 23분 50대 남성 A 씨를 동래구 주거지에서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8시 5분께 ‘부산민원 120’ 콜센터에 전화해 민원을 제기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상담원에게 부산시청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 씨 상태와 폭파 발언에 실질적 의도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그를 즉결심판에 회부할 예정이다. 즉결심판은 경미하면서 명백한 범죄 사건이라면 신속한 절차로 20만 원 이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하는 것을 뜻한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지원금 규모와 지급 시기 등에 대해 상담하던 중 화가 나서 폭파를 언급한 사건”이라며 “A 씨 상태를 고려하고, 조사를 이어간 결과 고의성은 없다고 판단해 즉결심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몰 동부산점, 아웃렛 최초 ‘무신사 스탠다드’ 선보인다
롯데프리미엄아웃렛 동부산점(이하 롯데몰 동부산점)이 최근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를 전국 아웃렛 최초로 선보인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아웃렛에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몰 동부산점은 오는 24일 쇼핑몰 1층에 무신사 스탠다드가 문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2017년 무신사가 론칭한 패션 자체 브랜드(PB)로 유행을 타지 않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특징인 모던 베이직 캐주얼웨어 브랜드다. 최근에는 백화점, 쇼핑몰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추세다. 전국 아웃렛 최초로 선보이는 무신사 스탠다드 롯데몰 동부산 매장은 약 742㎡ 규모로 조성됐다. 남성·여성의류, 잡화 등 시즌 인기 패션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슬렉스, 데님, 티셔츠 등 무신사 스탠다드 베스트셀러 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 매장 오픈 기념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10만 원 이상 구매 시 양말 5팩을 증정하는 등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오픈일인 24일부터는 무신사 스탠다드 24 S/S 감사 세일을 진행한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12월 부산 서면 쥬대스 태화 건물에 부산 첫 매장을 내면서 부산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이번 아웃렛 입점에 이어 오는 7월 중순에는 부산 해운대구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무신사 스탠다드는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드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부산에도 점포를 확장해 가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 연말에 오픈한 서면 매장도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면서 “서면점은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높은 곳에 위치한 로드숍 형태인 데 반해 롯데몰 동부산점이나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의 경우 방문 연령대나 라이프 스타일이 서면점과는 또 다를 수 있다고 본다. 타깃 확대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서 발견된 신원미상 여성… 끝내 숨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22일 오후 8시 57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40대 여성 A 씨가 발견됐다. 인근 주민 신고로 발견된 A 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발견 당시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검안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의대 증원안 평의원회서 ‘부결’…증원 ‘먹구름’
21일 학무회의 심의를 통과한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증원 학칙 개정안이 대의원회와 평의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대학본부는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22일 경상국립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와 5시 30분, 교수대의원회와 대학평의원회가 잇따라 열렸으며 핵심 안건은 의대 증원과 관련된 학칙 개정안이었다. 전날인 21일, 의대 정원을 기존 76명에서 138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학칙 개정안’이 학무회의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최종심의가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학무회의 심의 결과는 하루 만에 무효가 됐다.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은 교수들로 구성된 교수대의원회와 잇따라 열린 교직원·학생 등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 모두에서 과반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교수대의원회에서는 의대 정원 대폭 확대에 따른 교원 부족과 교육여건·환경 미비로 의학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사실상 수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했고 그 결과 부결 처리했다. 이어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도 교원 위원들이 교수대의원회에서 부결한 사유를 강조했고 표결 결과 부결됐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대학평의원회의 회의 결과가 공문으로 접수되면 대학평의원회 규정에 따라 재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수재의원회와 대학평의원회에 앞서 경상국립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가좌캠퍼스 대학본부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의대 정원을 138명으로 증원하는 것은 독단적 결정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의대 교육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정상적 의료인 양성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대한민국 의료 부실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무가내 의대 증원 정책의 파국적 미래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정권의 앞잡이처럼 서둘러 증원을 결정한 대학 집행부는 앞으로 발생할 모든 부정적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골 먼저 넣고 2-3 역전패, 부산 박진섭 감독 “집중력 저하 아쉽다…데뷔골 손휘, 제 몫 해줘”
전반 초반 두 골을 먼저 넣고도 충격의 2-3 역전패를 당한 부산 아이파크 박진섭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을 지적했다. 박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강팀이 되려면 상대를 확실히 제압해야 한다. 두 골 넣었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며 “두 골을 먼저 넣든 먹든 90분 동안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역전을 당했다는 건, 집중력 저하가 아쉽다”고 말했다. 부산은 22일 K리그2 천안시티FC와 14라운드 홈 경기에서 패하며 올 시즌 홈 7경기에서만 6패째를 떠안았다. 박 감독은 “홈에서 계속 이기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이 조금 더 적극성을 띄고 더 자신감을 가져야 될 것 같다”며 “수비에서 더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날 선발로 나선 U-22 자원 손휘는 자신의 K리그 데뷔골이자 팀의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박 감독은 손휘에 대해 “팀의 어린 선수지만, 동료 선수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활기를 주는 선수라 꾸준히 관찰하고 있었다”며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도 선발로 나갔는데 충분히 자기 몫을 보여줬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리그에 적응한다면 더 잘 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한편, 14라운드 패배로 6승 1무 6패(승점 19)를 기록한 부산은 오는 2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안산 그리너스FC와 15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윤 대통령,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 접견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을 접견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매카시 전 의장이 오랜 기간 미국 의회의 핵심 인사로서 한미관계 발전과 역내 평화, 번영을 위한 미국 의회 차원의 의지를 결집해 온 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미 간 공통의 가치에 기반한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이 앞으로도 미국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외연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빈 방미 당시 미 상·하원 합동 연설 초청에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하원의장으로서 윤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이라는 뜻깊은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윤 대통령의 흔들림 없는 비전과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최대 크루즈 EDM 축제, 오늘 부산항서 첫 출항
아시아 최대 크루즈 EDM 축제 ‘잇츠더십 코리아’의 첫 행사가 부산에서 닻을 올린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첫 크루즈 뮤직페스티벌로 이번 행사를 통해 부산 관광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에서 ‘잇츠더십 코리아’가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코스타 세레나호는 23일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 나가사키를 26일까지 오가는 일정이다. 잇츠더십은 2014년부터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진행한 글로벌 해상 뮤직 페스티벌이다. 전 세계 88개국 4만 5000명이 참가했으며, 일반 크루즈와 달리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음악 아티스트들이 최신 음악을 디제잉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부터 5회 차는 ‘잇츠더십 코리아’로 한국에서 출발하는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 부산항만공사는 2020년 잇츠더십 코리아를 부산에 유치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크루즈 입항이 취소되면서 4년 만에 운항을 재개하게 됐다. 이번 행사는 이탈리아 초대형 크루즈 코스타 세레나호에서 진행된다. 코스타 세레나호는 승무원 1000명, 승객 3700명, 캐빈 1500실, 수영장 4개와 레스토랑, 바 등을 갖춘 크루즈다. 이번 잇츠더십 코리아는 잇츠더십의 10번째 항차로, 국내에서는 처음 진행되는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행사에는 약 30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가자 중 55%는 해외 탑승객으로 추산되며 싱가포르,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미국, 유럽 등 약 33개국에서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또 글로벌 톱100 DJ 등을 포함해 아티스트 76팀과 관계자 400여 명이 부산을 방문해 최소 1박 이상을 체류할 예정인 만큼, 단순 크루즈 기항에 비해 지역 경제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관광공사는 행사 주관사인 (주)라이브엑트와 함께 크루즈 탑승객을 대상으로 부산관광 선상 홍보,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크루즈 탑승 전후로 부산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홍보를 진행한다. 또 부산을 찾은 글로벌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비짓부산패스’를 홍보해 소비를 유도하고 바이럴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관광공사는 이후에 진행될 잇츠더십 코리아도 부산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 행사의 장소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잇츠더십 코리아는 모항 크루즈 중 해외 방문객 비중이 50% 이상인 테마 크루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다양한 테마 크루즈를 유치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관련 기관들과 업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외국계 금융 본사 야마구치은행, 38년만에 부산 철수
국제금융중심지 부산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외국계 은행 본사인 일본 야마구치은행 한국 본사가 영업 38년만에 철수한다. 부산에 외국계 은행 본사가 한 곳도 남지 않으면서 국제금융중심지 타이틀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으로 야마구치은행 부산지점 폐업 인가 신청을 심사한다. 야마구치은행은 지난 3월 부산지점 폐업 인가를 금융위에 신청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관련 의견 접수를 받았다. 야마구치은행 한국 본사인 부산지점은 1986년 지점 설립 인가를 받은 지 38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야마구치은행은 일본 야마구치현을 기반으로 한 지방 은행이다. 3개의 은행을 산하에 둔 은행지주회사 ‘야마구치 파이낸셜그룹’의 계열사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총자산은 7조엔(약 61조 원)이다. 일본 현지 내 지점 및 출장소는 125곳이며, 해외 지점은 한국 1곳(부산), 중국 2곳(칭다오·다롄)이다. 야마구치은행 부산지점은 수산물 수출입 관련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금융권에서는 누적된 적자와 늘어난 인건비를 은행이 감당하지 못해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한다. 야마구치은행 부산지점은 지난 9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산·경남 지역은행 영향력에 밀려 외국계 은행으로서 영업 활동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도 철수 배경으로 꼽힌다. 외국계 은행의 부산 탈출은 최근 들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2021년 필리핀 메트로 은행이 철수했고, 비슷한 시기 중국 칭다오 공상센터 한국대표처가 서울로 통합됐다. 서울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 2022년 12월엔 글로벌 3대 신탁은행인 노스트러스트컴퍼니 서울지점이 폐쇄를 결정했다. 2021년엔 뉴욕멜론은행이 서울지점의 신탁 사업을 접었고,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단계적으로 폐지했다. 그에 앞서 2020년 10월엔 캐나다 3위 은행인 노바스코셔은행이 서울지점을 폐쇄했다. 야마구치은행 부산지점 철수로 부산은 외국계 금융사 해외 본사 없는 이름만 국제금융중심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또한 신규 외국계 금융기관 유치 계획이나 실적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 대책 마련이 시급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사도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점포를 줄여가고 있고 특히 지역의 경우도 동아시아 등으로 지점 관리 범위를 키우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부산에 유수 해외 은행 본사, 분점 등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아·태 도시 관광·외교 협력 강화
아시아·태평양 도시들이 관광산업 진흥과 도시 외교 강화를 위해 현안을 논의하고 미래 공동 사업을 구상하는 ‘글로벌도시 관광진흥기구(TPO) 집행위원회’가 22일 부산에서 막이 올랐다. 22일 부산 해운대구 신라스테이 해운대에서 ‘제42차 글로벌도시 관광진흥기구 집행위원회’가 개최됐다. 글로벌도시 관광진흥기구는 현재 131개 도시 정부와 56개 민간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부산이 회장 도시를 맡고 있다. 부산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부산과 공동회장 도시인 전주를 비롯해 중국 광저우, 말레이시아 이포, 말레이시아 타이핑 등 집행위원 도시와 전북, 안동, 김해, 통영, 울주 등 국내외 12개 회원 도시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시에서는 유럽 순방 중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대신해 이준승 행정부시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집행위원회에서는 기구 운영에 관한 현안 안건을 논의하고 국내외 도시 관광 분야 역점정책을 공유했다. 부산시는 관광 분야 역점사업으로 ‘세계적 휴가지 원격근무’(글로벌 워케이션) 사례를 발표하고 기구 회장 도시로서 외국 회원들과 유대 강화에 힘썼다. 특히 시는 이번 집행위원회 기간 부산을 방문한 국내외 기구 회원과 지역 관광업계 등을 대상으로, 지역 관광의 진흥과 협력을 도모하는 공동홍보설명회도 마련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대만관광청 부산사무소 등 외국기관 관계자도 참석해 부산, 전북, 중국 광저우, 말레이시아 이포 등 아시아 도시의 주요 관광상품과 인센티브 지원 사업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기업과 정부간(B2G) 상담을 진행했다. 우경하 글로벌도시 관광진흥기구 사무총장은 “부산에서 개최하는 이번 회의는 국내외 회원 간 유대를 강화하고 지역관광 협력을 도모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오는 8월 중국 싼야에서 열리는 정기 포럼과 함께 공동마케팅, 인재 육성 사업 등을 추진해 글로벌 도시 관광 외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종합병원 병상 공급 과잉인데 동·서부산은 되레 부족 ‘불균형’
오는 2026년 부산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의 전반적인 병상 규모는 과잉 상태이지만 서부산의 300병상 이상 병상은 태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 불균형이 대형 병원 병상 수에도 드러난 셈이다. 22일 부산시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오는 2026년 부산시 병상 수급을 분석한 결과 300병상 이상 대형 병원의 지역별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한 제5차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2026년 300병상 이상 병원의 공급과 수요의 수급 차를 인구수 기준으로 따져 보니, 부산 전체는 2194병상이 과잉이었다. 하지만 부산 서부(강서·사상·사하·북구)로 한정하면 1284병상이 모자랐다. 부산 동부(해운대·기장·수영·금정) 역시 294병상이 모자란 것으로 추산됐지만, 부산 서부와 비교했을 때 부족 병상이 적은 편이었다. 부산 원도심이 대거 포함된 부산 중부(남·동·동래·부산진·서·연제·중·영도)의 경우 3781병상이 과잉이었다. 지역 주민이 의료 수요를 모두 해당 지역에서 충족한다고 가정한 인구 수 기준이다. 지역 주민이 인근 지역에서 의료 수요를 충족할 때의 유출입을 반영한 병상 수는 모든 지역에서 병상 공급이 수요보다 많았다. 하지만 유출입을 반영해도 서부산 지역의 300병상 이상 병상 수급 과잉은 134병상에 불과했다. 300병상 미만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을 따져봤을 때는 부산 전체와 지역별 병상 수급 모두 과잉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양병상은 부산 전체에서 1만 2000개, 300병상 이하 병원의 병상은 9000개 이상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역별 병상 수급 불균형이 나타난 만큼 부산시가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그동안 부산 의료기관 지역별 불균형이 2026년 병상 수급 예측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우선 서부산의료원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침례병원 보험자병원화가 의정 갈등 속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지연되고 있는 점도 동부산의 대형 병원 병상 수 부족에 영향을 주는 만큼, 부산시가 꼭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기장군에는 대형 병원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1곳이고, 심정지 같은 급성기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 확충도 필요하다. 한편, 부산시는 부산 의료법인 103곳의 사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자본 잠식에 빠진 법인은 지난해보다 3곳이 증가한 30곳이라고 밝혔다. 적자 운영 병원은 지난해보다 13곳 증가한 66곳이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 의료법인의 경영 실적이 악화한 주요 이유는 환자 수요에 비해 의료기관이 과소 혹은 과잉 공급됐기 때문이다”며 “2026년에는 300병상 이상 병상 수급이 지역별로 불균형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비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양육비 지급 안 한 나쁜 부모에 ‘철퇴’
법원이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부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부산에서 양육비를 미지급한 부모에게 유죄 판결이 나온 일은 처음이다. 하지만 관련 법률 개정으로 2021년부터 양육비를 미지급한 비양육인에 대해 형사 처벌을 할 수 있지만, 재판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배진호 부장판사는 22일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 씨는 2019년 10월부터 전 부인 B 씨에게 매달 70만 원씩 약 4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혐의를 받는다. 배 부장판사는 “미성년자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비양육인의 성실한 양육비 지급이 필수지만 A 씨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죄질이 중하고 양육자는 장기간 법적 분쟁을 계속하며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일부 양육비를 지급한 점, 피고인이 경제적 상황이 어렵다는 자료를 제출했던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에 대한 형사 처벌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7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양육비 미지급으로 감치 명령을 받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는 일은 드물다. 먼저 법원에서 양육비 지급 판결을 확정받아야 하고 이어서 법원에 신청해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이행 명령을 받아야 한다. 이행 명령을 받고도 3차례 이상 양육비를 받지 못하면 다시 법원에 감치 명령을 신청해 받아야 한다. 감치는 법원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이에게 최대 30일간 직권으로 구속하는 제재다. 감치 명령을 끌어내고도 1년간 양육비를 못 받아야 비로소 형사 고소를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2019년 10월 양육비 지급 판결 이후 이번 1심 판결까지 약 4년 5개월이 걸렸다. 전국적으로 양육비 미지급으로 기소된 사건은 9건뿐이다. 지난 3월 인천지법에서 월 80만 원씩 10년 9개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남성에 대해 징역 3개월이 선고된 사건이 유일한 실형이다. 나머지는 모두 집행유예나 합의를 통한 공소 기각 처분됐다. 법조계에선 양육비 미지급 형사 사건은 현재까지 양형 기준이 없어 초기 판례가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B 씨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B 씨는 “A 씨는 올해 초 기소되자 실형을 면하기 위해 일부 양육비를 ‘보여주기식’으로 지급했다”며 “A 씨는 집과 차도 있고 재산이 넉넉한데도 양육비를 주지 않는 것은 아이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다”고 말했다.
적극 행정 vs 단체장 만능주의… 지자체 ‘직통 민원실’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부산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운영하는 지자체장 직통 민원실을 둘러싼 반응이 엇갈린다. 민원을 빠르게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져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지만, 악성민원에 시달리는 공직사회에서 또 하나의 상급 기관이 만들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은 선출직인 지자체장이 운영하는 단발적 서비스를 넘어 지속가능한 민원 해결 서비스를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진다. 지난 1월 해운대구청에서 문 연 ‘구청장 직통 민원실’에는 주민 민원이 쏟아진다. 운영 3개월 만에 직통민원실에 접수된 민원은 총 369건으로, 평균 하루 6건 이상의 직통 민원이 들어온 셈이다. 해운대구청의 구청장 직통 민원 서비스는 구청 문턱을 낮춰 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구청장실에 만든 구청장 직통민원실에는 직원 2명이 상주해 현장에서 민원을 듣는다. 검토가 필요한 경우에는 처리 지연 사유, 진행 상황, 처리 결과 등을 안내한다. 직접 찾아올 수 없는 주민들을 위해 24시간 언제든 건의사항을 제기할 수 있는 문자 민원 서비스도 동시에 운영한다. 이렇게 접수된 민원은 구청장이 직접 확인한다. 지자체장 직통 민원실은 부산 지자체 곳곳에서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기장군청도 이달부터 군수가 직접 현장에서 민원을 듣고 답하는 ‘2024 상반기 주민과의 대화, 찾아가는 현장민원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행정복지센터를 군수가 직접 돌면서 주민들의 건의사항을 군수가 직접 듣고 답하는 방식이다. 동구도 지난달부터 구청장과 주민이 일 대 일 대면 상담을 하는 야간 주민소통실을 연 데 이어 이달부터 구청장이 직접 현장에서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민생현장 주민소통실’을 운영한다. 직통 민원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호응은 높다. 지난해 사상구에서 운영한 ‘구청장 직소민원실’에서 한 해 동안 처리한 민원만 352건이었다. 높은 민원 접수 건수로도 확인되듯, 주민들은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빠르게 답변을 받을 수 있는 민원 서비스를 환영하고 있다. 해운대구 주민 이 모(36) 씨는 “문제가 생겼을 때 담당 부서를 일일이 거치면 민원 처리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답답한데, 답변이 바로 오는 직통 민원실이 생겨서 반갑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직사회 반응은 사뭇 다르다. 악성민원으로 시달리는 가운데 민원을 담당하는 부서가 별도로 생기면서 또 하나의 상급 기관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통 민원실로 접수되는 민원이라 해도, 관련 부서에서 해결해야 하는 만큼 접수된 민원은 다시 부서로 돌아온다. 부서에서 직접 받는 민원에 더해 직통 민원실 민원까지 직원들은 ‘이중 민원’에 시달리게 된다. 이벤트성으로 운영되는 지자체장 직통 민원실이 오히려 민원 서비스의 질을 하락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추승진 정책부장은 “지자체장 직통 민원실이 인기 영합주의식 정책으로 생겨나면 지자체 간 경쟁이 붙어 민원실 운영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며 “기존에도 민원이 많아 일 처리를 두고 불만이 나오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민원 창구는 필연적으로 서비스의 질 하락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으로는 민원 서비스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추 정책부장은 “민원 처리 단계 별로 인력을 충원해 안내 서비스 등이 보완돼야 지자체장이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교통대란 불 보듯… 에코델타∼공항로 연결도로 추진
부산 강서구청이 에코델타시티 입주 본격화로 교통대란이 예상되자 자체적으로 ‘에코델타시티~공항로 연결도로’ 신설을 추진한다. 올해 안에 타당성 조사와 용역을 마치고 사업을 확정 짓겠다는 방침이다. 부산 강서구청은 ‘에코델타시티~공항로 연결도로 건설 사업’을 위해 타당성 조사를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에코델타시티에서 맥도를 통과해 공항로를 잇는 노선으로 길이 1.7km, 폭 25m로 예산은 약 49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 용역을 추진해 2026년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구청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도로 건설 사업은 신도시 조성으로 늘어날 교통량 분산을 위한 조치다. 강서구에 조성 중인 에코델타시티는 2028년까지 7만 6000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델타시티 일대 교통 수요만 하루 20만 대로 예상된다. 향후 에코델타시티 주거단지가 조성돼 입주자가 증가하면 출퇴근이나 주말 나들이 시간대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극심한 교통 정체가 유발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실제 에코델타시티 입주 행렬은 시작됐지만 도로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에코델타시티 진출입로는 에코대로가 사실상 유일해 이와 인접한 강서경찰서 인근은 지금도 교통 정체가 극심하다. 공항로와 에코델타시티 사이 연결된 지점이 없어 입주민들은 외곽으로 나가기 위해선 명지IC까지 한참을 우회해야 한다. 서부산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부산시가 추진하는 대저·장낙·엄궁대교 건설 사업이 문화재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발목 잡혀 준공 시기가 불투명해졌고, 이를 보완할 에코델타시티의 진·출입 연결도로에 대한 계획이 추가로 나오지 않으면서 에코델타시티 입주예정자 주민들은 별도의 도로 개설을 꾸준히 요구했다. 구청은 에코델타시티 주변 차량 흐름 개선을 위한 진·출입 도로의 추가 노선 지정과 사업 계획 등을 부산시에 요청할 계획이다. 도로 개설로 인한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협의와 토지 손실 보상 문제 등은 넘어야 할 관문이다. 부산 강서구청 관계자는 “아직 기본구상이기 때문에 타당성 조사를 해봐야 윤곽이 나온다. 구체적인 노선 위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이 이동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설] '국제금융도시' 무색한 유일 외국계 은행의 부산 철수
[사설] 의·정 갈등 국면에도 지역의사제 도입 준비 속도 내야
[데스크 칼럼] 시민과 주주 동시에 감동시키기
[시간은 거꾸로 간다] 동네친화적 노인복지
[밀물썰물] 총선백서 논란
[중앙로365] 부산이 맨체스터 미디어시티에서 배운다
[영상] 1년 3000억 생선 담는 그릇, 수산인 ‘밥그릇’ 도 담았다 [피시랩소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에서 어(魚)상자는 ‘생선을 담는 그릇’ 이상의 의미다. 1년 위판 금액 3000억 원, 물량 15만t에 달하는 수산물 대다수가 어시장 바닥에 배열된 어상자를 단위로 이뤄지는 ‘입상 경매’ 방식으로 거래된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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