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 '의결'… 2025학년도 의대 163명 뽑는다
부산대가 21일 교무회의를 열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을 의결했다.지난 7일 학칙 개정안을 부결한 지 2주 만이며 최재원 총장 부임 이후 닷새 만이다.이에 따라 2025학년도 부산대 의대 정원은 기존 125명에서 163명으로, 38명 증원이 확정됐다.부산대는 이달 말까지 의대를 포함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모집요강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부산대 의대 학생들과 교수들은 교무회의의 결과에 반발해 오는 30일 예정된 정부와 부산대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발표를 저지할 뜻을 밝혔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급발진’…윤석열 대통령 지원 의지 표명에 통합 논의 가속도
대구시와 경북도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격히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지시하면서다. TK시도지사는 다음주 행정안정부 장관과 지방시대위원장을 만나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TK의 행정통합 논의는 전국 주요 광역자치단체의 ‘메가시티’ 추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TK 행정통합을)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홍 시장은 이에 앞서 대구시 간부회의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경북)도를 폐지하고 대구를 보다 큰 대구로 만들어 현행 기초–광역-국가 3단계의 행정체계에서 국가-직할시 2단계 행정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통합은 직할시 개념을 부각시켜 행정안전부의 지휘를 받지 않고 서울특별시와 같이 총리실로 지휘체계를 바꾸자는 것”이라며 “서울특별시, 대구직할시는 총리 직속으로 격상시키고, 상당 부분은 관할구역의 부시장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이날 SNS를 통해 “대구·경북 통합이 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연방제 수준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순히 행정통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방, 외교 이외의 모든 권한을 이양 받아 미국 주 정부처럼 운영해야 지방소멸과 저출생 문제 등 국가난제를 해결 가능 할 것”이라고 밝혔다. TK는 이처럼 ‘연방제’를 언급하며 행정통합 추진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자치권을 요구하는지에 대해선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통합시기에 대해서도 홍 지사가 “통합이 성사 되면 2년 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직할시장 1명만 선출하게 된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통합 자치단체 명칭에 대해서도 대구는 대구직할시를 주장한 반면 경북은 2019년 대구·경북 통합 공론화위원회에서 제시한 대구경북특별시를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행정통합이라는 화두를 던진 수준”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행정통합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주민 동의가 필수적이어서 지자체장의 의지만으로 성사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한 창원특례시 등 기초단체 통합 선례가 있어 여론의 반응에 따라 광역단체 통합도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앙정부가 전반적인 행정구역 개편 의지를 보이는 것도 행정통합에는 ‘호재’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3일 ‘미래지향적 행정체제개편 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지난 30년간 유지된 행정구역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TK가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는 데 대해 각 지역의 반응은 엇갈린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추진하던 부산시는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호남권 메가시티’를 추진하던 광주시는 “기능 통합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PK 초선 당선인 만난 윤 대통령 "부산이 효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저녁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22대 국회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초선 당선자 14명과 만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의 동반자인 여당과의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강조했고, 특히 전국과 달리 여당 의석수를 늘린 4·10 부산 총선 결과를 두고 “부산이 효자”라며 각별한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PK 당선인들은 총선 결과에 대한 여권 내 ‘지나친 패배주의’를 경계하면서 당정이 협력해 앞으로 잘 해나가자는 격려성 발언을 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이후 여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 당정 관계 재정립 등 ‘쓴소리’는 없었다고 한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만찬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윤 대통령이 만찬 초반 당선인들에게 “할 얘기 있으면 언제든지 직접 하라”며 편하게 대화하자는 취지로 말하자,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그래도 나를 통해야 한다”고 말해 장내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또 검사시절부터 대통령실까지 각별한 관계를 이어온 주진우 당선인과 대선 당시 당 홍보국장으로 연을 맺은 서지영 당선인 등 당선인들과의 개인적인 기억 등을 언급하며 ‘맞춤형’ 격려를 하기도 했다. 당선인들은 이번에 치열했던 PK 총선 과정을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낙동강 방어선’을 지킨 데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당이 참패했던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부산 전체 의석 18석 중 17석, 경남 전체 의석 16석 중 13석을 가져오며 ‘탄핵 저지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 한 참석자는 “우리가 낙동강 전선을 사수한 국민의힘의 효자들 아니냐”고 했고, 윤 대통령도 “부산이 큰 역할을 했다. 부산이 효자”라며 화답했다고 한다. 총선 결과와 관련해 윤 대통령을 격려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정치는 의리 아니냐. 의리를 지키지 않으면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고,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는 당선인도 있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내가 당의 호위무사가 되도록 국정 운영에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부산대병원이 위치한 서구를 지역구로 둔 곽규택 당선인은 윤 대통령이 총선 직전인 지난달 5일 부산을 방문해 부산대병원 신축 병동 예산 7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언급했고, 윤 대통령은 “확실히 챙기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예산편성권 등 헌법상 대통령 권한이 있는데 당이 민심을 살펴 건의하면 반영하고 당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겠다”면서 “우리가 의석을 기대만큼 얻지 못했지만 너무 수세적으로만 갈 수는 없다. (정부와 여당이)동반자로서 국정을 함께 잘 이끌어나가자”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만찬에서는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일부 참석자들의 간접적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선인은 “의원 개인 소신도 있지만 당론을 위배하지 말고 함께 가야 한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채상병 특검법의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당론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패배 이후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정운영 기조 변화, 당정관계 재정립 등에 대한 언급 역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과 당선인의 첫 만남이라 ‘고맙다’, ‘잘 하자’ 그런 격려성 발언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최근 공개 행보를 다시 시작한 김건희 여사도 당선인들을 맞이하며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만찬 시작 전 당선인들을 만나 “선거를 치르는데 고생이 참 많으셨다”, “건강은 좀 괜찮으시냐”며 인사를 건넨 뒤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이날 만찬에는 부산의 곽규택(서동) 김대식(사상) 박성훈(북을) 서지영(동래) 정성국(부산진갑) 정연욱(수영) 조승환(중영도) 주진우(해운대갑), 경남의 김종양(창원의창) 이종욱(창원진해) 박상웅(밀양의령함안창녕) 서천호(사천남해하동), 울산의 김상욱(남갑)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초선 당선자들의 만찬은 지난 16일 수도권과 대구·경북 지역 초선 당선자들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22일에도 비례대표 등 초선 당선자들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전쟁 벼르는 야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채 상병 특검법은 국회로 ‘반려’됐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열 번째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사례다. 이번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정국 급랭’의 신호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대국민 전쟁 선포’라고 규정하며 야7당 공조 대정부 압박 총력전을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께서는 국무회의를 거쳐 순직해병특검법률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돼 정부로 이송된 지 14일 만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한 건 이번이 6번째이며, 법안 수로는 10건째다. 이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번 특검법안은 의결 과정이나 특별 검사의 추천 방식 등 내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이번 특검 법안은 절차적으로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고, 내용상으로 특별 검사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 독점적으로 부여함으로써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삼권 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당·정·대 고위 협의회에서 특검법 수용 반대에 대한 공감대를 쌓고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 의결,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채 상병 특검법 거부 절차는 발 빠르게 진행됐다. 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윤 정부 맹폭에 나섰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다면 민주당은 모든 방안을 강구해 윤석열 정권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헌법에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요구권이 명시돼 있지만 도깨비방망이처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며 “더욱이 윤 대통령 본인과 관련된 일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야7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오는 25일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하는 등 민주당은 범야권과 공동 ‘거리 정치’에 나설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채 상병 특검법은 이달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거칠 전망이다. 재표결에서 만일 부결되더라도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어깨가 무거워진 국민의힘은 야당의 여론전에 대응하면서 내부적으론 ‘이탈 표’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표결 과정에서 여당 17표 이상이 특검법 찬성 쪽으로 넘어간다면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특검법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다 접촉하고 있다”면서도 “지극히 일부 의원이 대외적으로 (찬성) 견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이탈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재명 습격범 “자연인 이재명에게 미안한 마음”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김 모(67) 씨에 대해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 심리로 21일 열린 피고인 김 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이 대표에 대한 접근 금지 및 흉기 소지 사용 금지 등 재범 방지를 위한 준수사항도 요청했다. 살인미수 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A 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명백한 정치적 테러이자 선거 범죄로, 정치적으로 반대 진영에 있는 피해자를 괴물로 악마화하고 차기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민주주의와 사법 시스템을 무시하고 극단적인 폭력을 사용해 법치주의가 위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에 대해 직접적으로 사죄하지 않는 피고인의 태도는 형의 가중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며 “선거를 앞둔 목전에서 제1야당 대표인 피해자의 공천권 행사를 막으려고 한 초유의 선거 범죄로 기존의 정치 테러 사건과 비교해도 비난 가능성이 월등히 높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공범인 A 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범행 실현에 있어 매우 필수적인 기여를 했고 단 한 번도 경찰에 신고하는 등 진지하게 공범의 범행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공범의 부탁을 수락한 점 등은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최후 진술에서 “정치적 입장이 변함없는 것과는 별개로 본 사건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자연인 이재명 대표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며 “법치를 믿고 더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국민들과 세상에 힘을 모아 승부해야 했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자각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 사건으로 많이 놀라셨을 이 대표의 가족에게 죄송함을 전한다”며 “우리 가족과 지인에게 끼친 유무형의 고통과 국가 기관의 행정력 등을 낭비하게 한 부분에 대해서도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저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이웃과 사회에 누를 끼친 점을 깊이 반성하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5~12월 김 씨로부터 전달받은 ‘남기는 말’ 메모를 언론 매체 등에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범행 당일 메모가 담긴 우편 봉투 2부를 김 씨의 가족 등에게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커터칼로 공격한 지충호 씨는 상해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년,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 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바닥에 머리 박은 신입생들… 부산 모 체대 얼차려·욕설에 진상 조사
부산의 한 대학교 체육 계열 학과에서 선배들이 신입생에게 얼차려를 주고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회 측은 체육대회 중간에 신입생들이 사라졌다는 이유 등으로 강압적인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고, 학교 측은 명확한 사실 관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진상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 A 대학교는 체육 계열 학과 학생회에서 신입생에게 얼차려를 주고, 욕설을 한 점 등이 파악돼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사실을 파악한 뒤 필요에 따라 학생상벌위원회도 최대한 빠르게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체육계열 학과 학생회 선배들은 지난 3월부터 신입생들을 모아 바닥이나 책상에 머리를 박게 하는 얼차려를 준 것으로 파악됐다. 수시로 신입생들을 집합시킨 뒤 욕설을 하거나 학생회비를 내라고 강요한 점도 확인됐다. 선배들이 강압적 행동을 이어가자 신입생 45명 중 일부 학생은 자퇴하거나 학교에 오래 나오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A 대학 측에 따르면 학생회 측은 체육대회 중간에 신입생들이 사라졌다는 이유 등으로 얼차려를 줬다고 설명했다. 강의실 주변에서 집합이 이뤄졌지만, 학과 교수들은 얼차려 등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학과 교수들이 상황을 파악 중인 단계라며 재발을 방지할 대책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A 대학 관계자는 “교수들이 학생회 학생들을 만나 진상을 파악하고 있고,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사과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강압적인 집합을 못 하게 하는 동시에 공식적인 모임도 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학기 초부터 학생들에게 폭력을 쓰거나 강압적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교육을 해왔다”며 “앞으로 재발을 방지할 대책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오동운 공수처장 임명안 재가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임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이 오 공수처장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오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채상병 사건 등을 거론하며 "오 후보자가 대통령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성역 없이 원칙대로 수사하겠다고 밝힌 소신을 존중해서 문제점이 있지만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오 후보자의 가족 관련 편법 증여, 채용 의혹 등을 근거로 한 '부적격' 의견도 병기됐다. 오 공수처장 임명안 재가로 공수처는 지난 1월 20일 김진욱 초대 처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 뒤 4개월간 이어져 온 지도부 공백 사태를 해소하게 됐다.
부산은 무죄, 대구는 유죄? 엇갈린 눈썹 문신 판결
부산·대구지법 등에서 최근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하는 문신이나 반영구 화장 시술에 대한 유무죄가 엇갈렸다. 1992년 대법원이 ‘문신 시술을 의료인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로 판단한 이후 엇갈리는 하급심의 판단을 정리할 대법원의 판결이 주목된다.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지난 14일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로 기소된 20대 A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2020년 9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대구 중구에서 뷰티숍을 운영하면서 의료인이 아니지만 눈썹 문신 시술을 하고 돈을 받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사건은 배심원 7명 중 4명도 유죄 의견을 냈고, 재판부도 배심원 평결을 존중해 유죄를 선고했다. 법정에서 A 씨는 “문신을 새기러 병원에 가는 일이 없는 만큼, (의료행위가 아닌) 독립적인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공중위생관리법에서 문신을 의료행위로 보고, 다른 문신사도 처벌받고 있다”고 맞섰다. 대구지법에서 유죄 판단이 나온 것을 두고 국민참여재판의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재판부가 배심원 판단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높아 상급심에선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선 법원 판결에선 무죄가 나온 경우도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박주영 부장판사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지인 등 3명에게 6만~10만 원을 받고 눈썹 문신 시술을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20대 여성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일반 의료행위와 구별되는 특성, 기술발달과 규제강화로 인한 문신시술 방식과 염료의 위험성 감소, 반영구 화장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 문신시술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변천 과정 등을 종합해 보면 ‘눈썹 문신시술’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무죄”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청주지법도 눈썹 문신 시술을 한 피고인에게 “비의료인이 한다고 해서 보건위생상 위해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급심이 갈리는 가운데 결국 논란은 대법원에서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1992년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한 적이 있는데, 아직 이 판례가 유효한 상황이다. 다만, 대법원이 2022년부터 ‘두피 문신’ 사건을 두고 현재 전원합의체 심리를 진행 중이라는 점이 변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고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된 재판부로, 판례 변경이 필요하거나 대법관 간 의견이 갈리는 사건 등을 판결한다. 이번에 전원합의체에서 무죄 취지 판결이 나오면 하급심의 문신사 기소 사건이 무죄로 정리되는 등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K 초선 당선인 만난 윤 대통령…“부산이 효자…직접 소통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저녁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22대 국회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초선 당선자 14명과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의 동반자인 여당과의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강조했고, 특히 전국과 달리 여당 의석수를 늘린 4·10 부산 총선 결과를 두고 “부산이 효자”라며 각별한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PK 당선인들은 총선 결과에 대한 여권 내 ‘지나친 패배주의’를 경계하면서 당정이 협력해 앞으로 잘 해 나가자는 격려성 발언을 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이후 여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 당정 관계 재정립 등 ‘쓴소리’는 없었다고 한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만찬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윤 대통령이 만찬 초반 당선인들에게 “할 얘기 있으면 언제든지 직접 하라”며 편하게 대화하자는 취지로 말하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래도 나를 통해야 한다”고 말해 장내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또 “그 지역 선거가 치열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대선 때 큰 역할을 해 줬는데 이번에 당선돼 정말 다행”이라며 당선인 한 명, 한 명에 대해 ‘맞춤형’ 격려를 하기도 했다. 당선인들은 이번에 치열했던 PK 총선 과정을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낙동강 방어선’을 지킨 데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당이 참패했던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부산 전체 의석 18석 중 17석, 경남 전체 의석 16석 중 13석을 가져오며 탄핵 저지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 한 참석자는 “우리가 낙동강 전선을 사수한 국민의힘의 효자들 아니냐”고 했고, 다른 참석자는 “정치는 의리 아니냐. 의리를 지키지 않으면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며 당정 간 ‘의리’를 강조하면서 “우리가 너무 패배주의에 빠진 거 같다. 미래를 보고 나아가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참석자는 만찬이 끝날 무렵 “대통령님, 기운 빠지지 마시라. 우리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아니다. 내가 당의 호위무사가 되도록 국정 운영에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윤 대통령 탈당설’에 선을 그은 셈”이라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만찬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예산 편성권 등 헌법상 대통령 권한이 있는데 당이 민심을 살펴 건의하면 반영하고 당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겠다”면서 “우리가 의석을 기대만큼 얻지 못했지만 너무 수세적으로만 갈 수는 없다. (정부와 여당이) 동반자로서 국정을 함께 잘 이끌어 나가자”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등 정권 현안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일부 참석자들의 간접적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선인은 “의원 개인 소신도 있지만 당론을 위배하지 말고 함께 가야 한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채상병 특검법의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당론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 야당과의 관계,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 정치 현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총선 패배 이후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정운영 기조 변화, 당정관계 재정립 등 다소 민감한 언급 역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과 당선인의 첫 만남이라 민감한 얘기는 없었다. ‘고맙다’, ‘잘 하자’ 그런 격려성 발언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만찬에는 최근 공개 행보를 다시 시작한 김건희 여사도 당선인들을 맞이하며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만찬 시작 전 당선인들을 만나 “선거를 치르는데 고생이 참 많으셨다”, “건강은 좀 괜찮으시냐”며 인사를 건넨 뒤 식사는 함께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이날 만찬은 오후 6시쯤 시작해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초선 당선자들의 만찬은 지난 16일 수도권과 대구·경북 지역 초선 당선자들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22일에도 비례대표 등 초선 당선자들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중고 육아물품, 부산 북구 키즈마켓에 기부하세요"
중고 육아용품을 기부받아 저렴한 가격으로 주민들에게 재판매하는 부산 북구 행복키즈마켓 물품이 부족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부산일보 2월 27일 10면 보도) 구청 직원들이 직접 행사를 열고 물품 기부에 나선다. 부산 북구청은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구청 앞마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중고 육아용품 기부의 날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구청 본관 입구에 부스를 만들어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어린이 책이나 장난감, 옷 등 중고 육아용품을 기부받는다. 구청 직원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행사에 참여해 기부할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기부금 영수증이 발행되며 기부할 육아용품이 많으면 방문 수거도 가능하다. 이날 기부받은 물품은 모두 화명동 중고 육아용품 판매점 행복키즈마켓으로 옮겨진다. 구청이 운영하는 행복키즈마켓 주민 방문이 늘어나면서 구매자는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물품이 부족해 기부 행사가 열리게 됐다. 지난 2월 행복키즈마켓 물품 판매건수는 198건이었는데 3월에는 판매 건수가 1668건으로 8배가 넘게 급증했다. 행복키즈마켓이 주민들 사이 입소문을 타면서 수요가 많아졌지만 역설적으로 물품 기부는 적어진 것이다. 이번 행사는 구청 직원들부터 솔선수범 나서 사용하지 않는 육아용품을 기부해 지역사회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자 하는 취지다. 부산 북구청 관계자는 “행복키즈마켓에 대한 주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역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모범이 되는 정책으로 평가받아 기쁘다”며 “다만 행복키즈마켓이 유지되기 위해선 충분한 기부가 필요하다. 구청 직원들부터 팔 걷고 기부에 나서 지역사회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복키즈마켓은 신혼부부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8년 화명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된다.
AI 워터마크 의무화 등 ‘AI 안전·신뢰성 확보'…‘디지털신질서 마스터플랜’
정부가 인공지능(AI) 생성물의 워터마크 표시를 의무화하는 한편 딥페이크 탐지·식별 기술을 개발 등을 통해 가짜뉴스에 대응하기로 했다. 또 AI 저작물에 대한 대가를 산정하고,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한편 잊힐 권리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공론화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윤리 확보 등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 추진계획'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해 21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권리장전을 바탕으로 디지털 심화 시대에 해결해야 할 52개 쟁점을 발굴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20대 정책과제를 정리해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 추진계획’에 담았다. 자유·공정·안전·혁신·연대 등 5대 원칙에 따라 지정된 20대 과제 중에서도 국민 관심사가 크거나 파급력이 크고 시급한 8가지는 핵심과제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8대 핵심과제는 △AI 기술의 안전성 및 신뢰·윤리 확보 △딥페이크를 활용한 가짜뉴스 대응 △AI 개발·활용 관련 저작권 제도 정비 △디지털 재난 및 사이버 위협·범죄 대응 △디지털 접근성 제고·대체 수단 확보 △비대면 진료의 안정적 시행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호 △잊힐 권리 보장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관련 법령 제·개정을 통해 AI 생성물의 워터마크 표시를 의무화하고 딥페이크 가짜뉴스 생성·유통·확산 전주기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AI 저작권 실무반을 통해 AI 학습 이용 저작물에 대한 적정 이용 대가 산정방안 등 연구 결과를 종합해 연말까지 저작권 제도 정비 방안을 마련한다. 아울러 디지털 서비스 안전법 제정 추진, 피싱·디지털 성범죄 등 민생 사이버 범죄 대응체계 정비, 4대 핵심 보안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확대(1141억 원) 등을 통해 고도화·지능화되는 디지털 위협에 대비할 예정이다. 소외계층을 대상으로는 행정·금융 등 필수 영역에서의 디지털 대체 수단 확대 등을 통해 디지털 접근성을 높인다. 정부는 또 의료법 개정을 통해 비대면 진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규제특례를 받은 디지털 혁신 기술과 서비스의 비대면 진료 연계를 강화한다. 동시에 개인 건강정보 보호와 처방전 위·변조 방지 방안도 마련한다. 아직 사회적 논의는 성숙하지 않았지만, 주요 쟁점이 될 (일터에서 업무시간 외) 연결되지 않을 권리, 잊힐 권리 등 개인의 디지털 권리 향상을 위한 노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추진계획이 조속히 성과를 낼 수 있도록 7월부터 고용노동부(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건복지부(비대면 진료), 여성가족부(딥페이크 기반 디지털 성범죄)와 함께 심층 정책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정부는 AI 혁신과 안전·신뢰 등 균형을 위한 법 제정을 연내 마무리하고, 21~22일 열리는 AI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AI 규범과 거버넌스 논의를 주도할 계획이다. 또 AI 안전성을 검증하고 연구하는 조직을 설치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안전 허브로 육성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단순히 계획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내는 것은 물론, 전 부처가 합심해 디지털 심화 시대 모범국가로서 글로벌 디지털 질서 정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고기 판매·유통 2027년 2월 7일부터 걸리면 처벌
정부가 개 식용 종식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개고기를 판매하다가 걸리면 2027년 2월 7일부터 실제 처벌을 받는다. 또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개고기를 먹던 대만과 홍콩도 개 식용을 금지시켰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 식용 종식과 관련돼 국민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주요 문답풀이를 소개했다. -개식용종식법이 제정됐는데 언제부터 개를 먹으면 처벌받나. △개식용종식법은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상업적 유통망을 차단해 종국적으로는 개식용 문화를 폐지하는 것이다. 개식용종식법은 식용 목적의 개 사육·도살·유통·판매 행위의 금지를 규정하고 있으나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어 2027년 2월 7일부터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 대상에 해당한다. -개의 식용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해외사례가 있나.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개 식용 문화를 가지고 있던 대만과 홍콩에서 식용 목적의 개의 도살과 판매 행위 등을 법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다. -개식용종식을 위한 단계별 추진 절차는 어떻게 되나. △개식용종식법이 제정된 2024년 2월부터 개 식용 목적의 운영 시설 설치 등 신규 운영이 금지된다. 기존 운영 중인 개식용 업계는 운영 현황을 신고하고, 2027년 2월까지 전업 혹은 폐업을 이행할 의무를 갖게 된다. 정부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며, 식용 목적의 개 사육·도살·유통·판매 행위가 금지되는 2027년 2월부터 위법 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추진할 계획이다. -맹견 사육허가 제도란 어떤 것인가. △반려견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제도로 지난 4월 27일 시행됐다. 맹견을 사육하기 위해서는 중성화, 기질평가, 맹견보험 가입 등 일정 요건을 갖춰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법 시행 전 맹견을 기르던 사람은 올해 10월 26일까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맹견 품종이 아닌 개도 사람·동물에게 위해를 가한 경우 시·도지사가 동물의 공격성을 판단하는 기질평가를 통해 공격성이 높은 경우 맹견으로 지정할 수 있다. -사육허가 없이 맹견을 기르면 어떻게 되나. △맹견 사육허가제는 연간 2000여 건의 개물림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반려견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다. 사육허가 없이 맹견을 기른 경우 형사처벌(1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부산 급경사 노후 주거지 ‘엄광마을’… 5년 동안 삶의 질 높인다
부산 부산진구에 급경사 고지대 노후 주거지인 엄광마을을 새롭게 변화하게 만들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빈집 정비 등으로 생활 환경을 개선할 뿐 아니라 거점 센터 건립 등 공동체 강화를 위한 세부 계획이 세워질 전망이다. 부산진구청은 이달 3일부터 ‘엄광마을 새뜰마을 마스터플랜’ 사업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부산진구 가야1동 406-176번지 일대 5만㎡ 안에 사는 주민을 위해 생활 환경을 바꾸는 사업이다. 예산 1억 9600만 원을 투입해 내년 3월까지 현장 조사와 세부 계획 수립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엄광마을 새뜰마을 사업은 2028년까지 열악한 주거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5년 동안 진행한다. 엄광마을은 급경사 고지대에 있는 노후 주거지로 고령 인구가 많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지난해 6월 부산에서 유일하게 국토교통부 새뜰마을 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국비 30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총예산은 42억 8600만 원 정도를 투입할 전망이다. 엄광마을 새뜰마을 사업은 안전 확보, 생활·위생 인프라 확충, 주택 정비 지원, 주민 역량 강화 등에 중점을 둔다. 빈집 정비와 기존 주택 수리, CCTV 설치, 거점 시설 건립, 협의회 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거점 시설을 만들기 위해 가야동 406-189번지 부지를 1억 400만 원에 매입한 상태다. 가야동 새뜰마을 사업지에는 주민 600~1000명 정도가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진구청 창조도시과 관계자는 “빈집과 수리가 필요한 집이 많은 데다 도로가 낙후하고, 혼자 사는 어르신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해 세부적인 사업 계획을 만들 예정”이라며 “주민들이 논의하거나 모일 만한 공간이 없어 공동체 강화를 위해 거점 시설 건립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엄광마을은 개선 사업에는 다양한 방향과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상태다. 김영욱 부산진구청장은 지난 14일 용역 착수 보고회에서 “주민 요구 사항과 의견 등을 계획에 반영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도로 개설 사업 등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민 역량을 키우거나 자생적으로 추진할 사업을 찾고, 범죄를 줄이고 안전을 지킬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 동구 상륙 ‘키크니’ 작가 전시… 얼리버드 예매 시작
독자 사연을 작품으로 풀어내는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전시가 부산에서 9월까지 열린다. 입장권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얼리버드 예매’가 이달 27일까지 진행된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작가는 공감을 부르는 그림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부산 동구청은 다음 달 1일부터 올 9월 22일까지 동구 좌천동 문화플랫폼에서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개인전 ‘일러바치기 인 부산’을 연다고 21일 밝혔다. 전시명 ‘일러바치기’에는 작가가 일러스트 작품을 독자에게 바치고, 독자가 작가에게 일상을 일러바친다는 뜻이 담겼다.키크니 작가는 전 세대가 공감하고, 위로받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어느새 112만 명을 넘겼다. 특히 ‘무엇이든 그려드린다’는 주제로 독자 요청을 받은 뒤 다양한 그림으로 화답해 큰 주목을 받았다. 짧게는 한 컷 만화에 유머와 풍자를 담는다.부산 키크니 개인전은 국내 두 번째로 열리는 전시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에는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전시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한 컷 만화 등으로 이뤄진 일러스트 작품과 설치물 등을 여러 방으로 나눈 전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오픈식 배지 증정 이벤트, 작가 사인회, 굿즈샵 운영 등 다양한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전시를 앞두고 입장권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얼리버드 예매도 시작됐다. 네이버와 티켓링크에서 이달 27일까지 판매하고, 성인 관람료 정가에서 40% 할인된 9000원에 살 수 있다. 얼리버드 입장권은 전시 기간에 사용하면 된다.얼리버드 예매 이후 전시 관람료는 성인 1만 5000원, 소인(36개월 이상~만 18세 미만) 1만 2000원, 동구 주민이나 20명 이상 단체 1만 500원, 국가유공자와 65세 이상 등은 7500원, 36개월 미만은 무료다.
상괭이 탈출 장치로 고래 혼획 ‘0’… 국제사회 주목
국립수산과학원이 개발한 상괭이 탈출 장치가 실제 고래 혼획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큰 것이 입증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수과원은 이달 초 슬로베니아 블레드에서 개최된 제69차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회(이하 과학위)에 국내 대표로 참가했다고 21일 밝혔다. 과학위는 고래류 보존과 관리를 위해 과학적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국제기구로 총 16개의 소위원회가 있다.이 자리에서 수과원은 여러 소위원회에 참석해 △고래류 자원 평가 및 계군 현황 △혼획 및 비자연 사망 △고래류 혼획 저감 장치 개발 등 고래류 보전을 위한 국내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특히, 인간에 의한 고래류의 사망을 다루는 소위원회인 HIM에서는 수과원이 개발한 상괭이 탈출 장치가 소개됐다. 상괭이 탈출 장치는 그물에 들어온 상괭이가 출구로 탈출할 수 있게 유도하는 장치다. 수과원은 3년 이상 모니터링한 결과, 이 장치를 부착한 안강망 어선에서 상괭이 혼획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수과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에서 연평균 1100여 마리의 상괭이가 혼획으로 폐사했다. 이중 약 70%인 760여 마리는 안강망 어구에서 혼획됐다.과학위는 이러한 성과에 대해 고래류의 혼획 저감을 위한 노력이 매우 성공적이며 유사 어구의 혼획을 줄이는 데도 적용이 가능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또한, 수과원은 통발과 자망의 해양포유류 혼획 저감을 위해 개발 중인 부표 줄 관련 장치도 발표했다. 해당 장치는 로프의 경직도를 높여 해양포유류의 얽힘을 방지한다. 앞서 미국 등에서 제안한 기존 혼획 저감 장치를 대체할 수 있어 큰 주목을 받았다.수과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과학위 최종 보고서에 수록되었으며 한국이 해양포유류 보호 및 관리 분야에서 선진국임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 성과는 우리나라가 해양포유류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알린 계기가 되었다”면서 “앞으로도 해양포유류를 보호하면서도 어업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폭행당해 숨진 선원, 바다에 던져 유기… 40대 선장 등 2명 구속 송치
동료 선원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과 증거물마저 바다에 던져 인멸을 시도한 40대 선장 등 2명이 구속송치됐다.2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남 목포해경은 40대 선장 A씨 등 2명을 동료 선원을 살해하고 시신도 바다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시체유기)로 구속 송치했다고 전날 밝혔다. 숨진 피해자에게 함께 폭행을 가한 동료 선원 3명도 불구속 송치됐다.앞서 A 씨는 동료 선원이던 피해자가 일을 하는 것이 서툴다는 이유로, 선박 청소용 호스로 해수를 쏘고 둔기로 폭행하는 등 지난 3월부터 가혹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지난달 30일 피해자가 폭행당해 숨지자 그는 선원 B 씨와 공모해 이튿날 시신을 바다에 유기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도 바다로 던져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파악됐다.다른 선원 3명도 피해자로 인해 자신의 업무가 가중되자 이에 불만을 품고 폭행한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목포해경 관계자는 "해상에서 발생한 강력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엄중히 밝혔다.
패혈증 원인균, 자석으로 신속하게 쏙쏙 뽑아낸다
체외 혈액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실제 환자와 유사한 실험조건에서도 뛰어난 치료 효과를 나타내, 패혈증 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주진명 교수팀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이재혁 교수팀은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 기반 체외 혈액정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초상자성 나노입자를 활용해 패혈증의 원인 물질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개발된 혈액정화 기술은 돼지 모델을 통한 전임상실험에서 치료 효과와 유효성 또한 검증됐다.강주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히 혈액에서 패혈증 원인 물질의 수치를 낮추는 것을 넘어 심혈관과 혈액학적 주요 임상지표가 개선되고 주요 장기의 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입증했다”며 “혈액과 주요 장기로부터 다양한 종류의 병원균과 염증성 물질을 사전진단 없이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패혈증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심각한 감염에 대한 인체의 전신성 이상 염증반응이다. 주요 장기에 기능부전을 일으키며, 높은 치사율을 동반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뚜렷한 패혈증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았다.강주헌 교수팀은 2022년 선행연구를 통해 유사한 기술을 개발했다. 니켈, 철과 같은 자성 나노입자를 적혈구의 세포막으로 기능화시켜 체외로 순환하는 환자의 혈액과 반응시킨다. 이때 자성 나노입자가 병원체를 포획하게 만든 다음 외부 자기장(자석)으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혈액에서 제거해 패혈증을 치료하는 것이다.그러나 선행 연구로 개발된 기술은 실제 임상에서 기술적 한계를 보였다. 자기장에 의해 끌려오는 힘인 자화율이 낮아 수 리터의 체외 혈액을 정화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연구팀은 이론적으로 성인 환자의 전혈을 1시간 안에 정화하는데 필요한 자성나노입자의 크기, 크기분포 등을 계산하고 최적화된 값을 예측했다. 새로운 수열 합성법을 개발해 기존보다 뛰어난 자화율과 입자의 균일도가 높은 초상자성 나노입자 합성할 수 있게 됐다.이렇게 개발된 초상자성 나노입자에 적혈구 세포막 기술을 입혀 기능성 초상자성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혈액 속 병원균을 6L/h의 빠른 유속에서도 쉽게 제거할 수 있으며, 돼지 패혈증 모델에서도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제 1저자 박성진, 김수현 연구원과 박인원 교수는 “새로 개발한 초상자성 나노입자 합성 기술은 환자의 혈액에 잔류하는 자성 나노입자가 없도록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 안전성 평가에 있어서도 유리할 것”이라고말했다.강주헌 교수는 “개발한 기술을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 인증 및 추가 계획 중”이라며 “사전진단 없이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신·변종 감염병 유행에 대응할 수 있는 보건안보 전략으로 활용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감염병 치료 기술로 개발할 계획”이라 강조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박성진, 김수현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석박통합과정 학생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박인원 교수가 제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와일리(Wiley)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Small Methods’에 frontispiece(권두 삽화)로 선정돼 지난 17일 정식 출판됐다. (논문명: Extracorporeal blood treatment using functional magnetic nanoclusters mitigates organ dysfunction of sepsis in swine)
서울대판 'N번방' 피해자만 최소 12명… 합성음란물 제작·유포도
서울대에서 동문 여학생 얼굴을 합성해 음란물을 만들고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허위영상물 제작 및 유포 등의 혐의로 40대 남성 A 씨를 전날 구속했다. 그는 오랜 기간 학교를 다니면서 알게 된 동문 여학생들의 얼굴 사진을 따서 나체 등에 합성해 허위 음란물을 제작한 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하고 성적으로 조롱한 혐의를 받는다. 범죄에 사용된 사진은 SNS에서 구해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피해자만 최소 12명으로 보여지며, 경찰은 공범 여부와 정확한 피해자 수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 중이다.
가장 먼저 해 뜨는 나라, 가장 먼저 가라앉는 나라 [세상에이런여행] ⑱
세상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나라는 어딜까?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가장 먼저 없어지는 나라는? 극지방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은 무려 60m나 높아진다고 하니 영향을 받는 나라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영광스러운 표현보다 가장 먼저 물에 잠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는 나라, 키리바시다.키리바시에 도착하니 공항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뉴질랜드, 피지 등지에서 일하기 위해 떠난 가장들이 연말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는 날이기에 마중 나온 가족들로 붐비는 것이었다. 환전소는 공항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공항이 외딴 섬에 있어 도심까지 약 30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이곳의 길은 하나뿐이었다. 화산섬처럼 둥글지도 않고 긴 지렁이처럼 생긴 섬의 덩치가 점점 작아지는 모양새였다. 토사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섬과 섬 사이는 가교로 이었다. 옛날에는 이 가교 없이도 섬끼리 통행할 수 있었는데 바닷물이 점점 섬을 집어삼키기 시작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뉴질랜드 달러를 사용한다.키리바시에서는 잔잔한 파도에 토사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맹그로브를 기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섬의 테두리는 맹그로브로 둘러싸였다고 해도 무방하다. 물속 토양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물 밖으로 자라는 맹그로브는 생명의 보고다. 물고기들이 알을 낳는 산란의 장소이며 뿌리가 서로 뒤엉켜 들어온 토사를 나가지 못하게 잡아주는 역할도 하므로 섬나라에서는 필수다. 맹그로브 나무의 뿌리는 물밑으로 10m까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토사가 유실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 태풍에는 방풍림 역할까지 할 수 있어 정말 유용하다.문제는 환전소에 가려면 도심으로 가야하는데 거기까지 갈 돈이 없다는 점이었다. 거리에 따라 버스비에 차등을 두고 한 방향으로만 순환하기 때문에 지나가는 아무 버스나 타면 되고 요금도 비싸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물가가 높다는 사실이었다. 대부분의 생활필수품과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었다.도심지까지 갈 방법이 막막했지만 더 어두워지기 전에 움직여야 했다. 그때 사람 좋아 보이는 운전자가 앉은 승용차가 주차장에 섰다. 나는 자연스럽게 운전자에게 다가갔다. 도시로 가야하는데 돈이 하나도 없다고 하자, 조금만 기다리라더니 태워주겠다고 한다. 큰 칼 하나가 운전석 옆에 떡하니 실려 있는 걸 보고 살짝 긴장됐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빼앗길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었다. 잠시 뒤 그가 공항에서 나왔다.“차에 타세요.”“오, 정말 감사합니다.”조수석에 큰 칼이 버티고 있어 칼을 치우고 앉기는 껄끄러웠기에 뒷자리에 탔다. 공항을 벗어난 지 2분 정도 되었을까? 그가 말했다“제 아들이 곧 공항에 도착하는데 도시까지 갔다 올 시간이 안 될 것 같아요. 여기서 버스를 타세요.”“저는 지금 돈이 없는데요?”“버스비는 호주달러로 2달러 아니면 2달러 50센트일 거예요.”그렇게 말하며 그는 2달러짜리와 1달러짜리 호주 동전을 손에 쥐어 주었다. 모두 8달러나 됐다. 한 차례 버스 값이면 충분하기에 3달러만 남기고 돌려주자 도로 쥐어주면서 지폐까지 한 장 더 꺼내줬다. 무려 10달러짜리다.“아니 왜 이러세요? 이거면 됩니다. 정말 고마워요.”공짜로 주면서도 더 못 줘서 미안해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명함 있으면 주세요. 한국에 돌아가서 여행기를 쓸 때 당신처럼 아름다운 분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그래요.”“여기서는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면 누구라도 저와 같은 행동을 할 겁니다.”“정말 고맙습니다.”그렇게 인사를 마친 그는 명함 한 장을 건넨 후 차를 타고 공항으로 돌아갔다. 조수석에 있는 칼만 보고 사람을 섣불리 판단한 것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고, 이렇게 소중한 인연이 맺어진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다.그런데 명함이 조금 이상했다. 직책이 장관이었다. 피닉스제도와 라인제도 개발을 맡은 그는 키리바시의 생명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키리바시는 크게 3곳의 섬으로 구분된다. 길버트제도, 피닉스제도, 라인제도다. 길버트제도는 수도인 타라와가 포함된 16개의 섬, 피닉스제도는 8개의 섬, 라인제도는 8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차를 태워준 장관은 길버트제도를 제외하고 피닉스제도와 라인제도의 개발을 맡았다는 것이었다. 이런 호의를 그렇게 높은 사람이 주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권위의식도 없고 여행자에게 친절한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이번에는 버스정류장을 묻기 위해 그가 내려준 곳 주변을 서성이고 있는데 10명쯤 탄 흰색 트럭이 내 앞에 멈추었다. 대개 이야기할 수 있게 조수석 옆에 세우지만, 이 트럭은 신기하게 트럭 뒷부분의 사람들과 인사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지나서 세웠다. 바로 나를 소개하고 길을 물었다.“안녕하세요. 저는 레미라고 해요. 한국에서 왔어요. 도심으로 가는 버스는 어디서 탈 수 있나요?”트럭에 탄 사람 중 하나가 물었다.“어, 당신은? 아까 비행기 타고 오신 분 맞죠?”“네, 맞아요. 반갑습니다.”비행기가 크지 않았고 승객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서로 기억할 수 있었다. 그도 나도 서로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했다.“반가워요. 저도 비행기에서 오랜만에 아시아 사람을 만나서 뭐하는 분일까 궁금했는데 이렇게 인연이 닿네요. 어디 가신다고 하셨죠? 저는 도심까지 가지는 않는데 괜찮으시면 제가 가는 곳까지 태워드릴게요.”“감사합니다.”이렇게 해서 다시 낯선 사람들과 동행하게 됐다. 그의 가족이 이런저런 질문을 했지만 또박또박 천천히 말하는 영어도 알아듣기 힘든데, 특유의 억양이 섞인 영어가 엔진소리로 시끄럽고 흔들리는 트럭에서 제대로 들릴 리 없었다. 애석하게도 깊은 대화보다 친밀감을 쌓겠다는 생각에 다짜고짜 물었다.“한국 노래 아세요?”“당연히 알아요! BTS! 사랑해요.”공통관심사를 만들기 위해 노래 이야기를 꺼냈는데 요즘 세계를 울리는 한국가수들의 이름이 술술 나온다. 이들은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라 민간외교와 국익 증진에 톡톡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여행을 통해 더욱 피부로 느낀다. 아쉽게도 그들의 노래를 흥얼거리기에는 나이가 적지 않다.“오, 자랑스러운 우리 BTS! 한국을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그렇다면 이 노래도 알아요?”그렇게 말하며 ‘라나에로스포의 사랑해’를 살짝 불렀다“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당신이 내 곁을 떠나간 뒤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오. ““잘 모르지만 노래는 좋네요!”휴대폰으로 니우에에서 나를 재워주었던 왓데와 제이니 부부 중 제이니와 듀엣으로 노래를 불렀던 영상을 보여주며 말을 이어갔다.“제가 이 노래를 니우에에서 가르쳤습니다. 거기서 저를 10일 동안이나 재워주었던 은인이었어요. 저는 여행할 때 가능하면 현지인들 집에서 머물거든요.”“통안(통가 사람)이군요.”“어떻게 그렇게 바로 알아요?”“그냥 알아요. 하하.”왓데와 제이니는 니우에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들은 니우에에 자리를 잡았지만, 원래는 통가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걸 바로 알아본 그들이 신기했다. 나를 재워줬다는 것을 은근히 설명하며 그런 기회를 여기서도 잡아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드러냈지만 눈치를 못 챈 건지, 말을 돌리는 건지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언어가 잘됐으면 조금 더 다가갈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호의를 베풀어주는 사람에게 너무 과한 기대를 하는 것도 실례가 될 수 있고 아직 만남의 기회는 많았기 때문에 가는 곳까지만 같이 가기로 했다.그들 집 앞에서 내렸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집에 들어갔다.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 기다리자 돈을 가지고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가 건네준 돈은 10호주달러. 왜 돈을 주느냐고 묻자 마을에 도착하면 은행 문이 이미 닫혔을 수도 있다면서 이 돈으로 차비를 내고 남으면 식사하라고 했다.처음 보는 이방인에게 왜 이렇게 호의를 베풀까? 아까 그 장관과는 다르게 가족 수에 비해 작은 집, 형편이 좋은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이런 도움을 주는 게 너무 감사했다. 그가 보여준 호의에 감사하며 돌아섰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으로 가는데 가족들이 손을 흔들어주었다.“레미 잘 가요! 좋은 여행이 되길 바라요.”“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버스정류장은 따로 정해진 게 아니었다. 그냥 길가에 나무둥치가 놓여 앉을 수 있게 되어 있으면 그게 버스정류장이었다. 나무둥치에 앉아 기다리는데 내 앞에 회색 밴이 멈췄다. 2.3달러 버스비를 지불하고 탔다. 2.5달러인 줄 알았는데, 2.3달러만 받는 게 의아했다. 그 눈치를 읽었는지 뒤에서 돈을 받는 친구가 말했다.“여기서 목적지까지 거리를 생각해서 돈을 덜 받은 거예요.”정이 있는 나라, 버스비도 거리에 따라 차등해서 받는다는 게 재미있다. 우리도 버스 안내양이 있었을 때가 있었다. 그 시절이 생각나서 괜히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나라가 수년 안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자연 경치도 그 어디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깨끗하고 아름답지만,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다. 자신보다 남을 보듬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나라, 키리바시가 가라앉고 있다.도용복 오지여행가
대장암 발생률 확 낮추는 내시경, 이젠 겁낼 필요 없다는데
대장암의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대장 내시경 검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검사 전후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들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봤으면 하면서도 선뜻 내키지 않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상쾌한병원 최정석 병원장은 "최근에는 여러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시술 전후에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소개한다.■구역질과 복부 팽만감은 그만대장 내시경 검사는 항문을 통해 대장 내시경을 삽입한 후 대장을 따라 진행시켜 가며 대장 점막과 혈관 상태 등을 관찰한다. 장 안에 있는 변을 제거한 후에 비어 있는 대장에 공기를 집어넣으면서 내시경을 삽입하게 된다.대장 내시경 검사가 성공적이려면 대장 청결 상태가 대단히 중요하다. 장 청소가 깨끗이 되어 있어야 대장암을 일으키는 대장 용종을 빠짐 없이 제거할 수 있고 조기 대장암을 잘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장 청소를 위해서 물 2~4L에 가루를 타서 마시는 물약형 장 정결제를 많이 사용했다. 물약형 장 정결제는 특유의 불쾌한 맛이 구토와 구역질을 유발해 많은 사람들이 대장 내시경 검사 자체를 꺼렸다.또한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대장을 확장해 잘 관찰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공기를 주입해야 한다. 질소와 산소로 구성된 공기는 장 점막을 통해 흡수되지 않아 검사가 끝난 후에도 곧바로 배출되지 않고 남아 있다. 이 때문에 검사를 받고 나면 공기가 항문으로 배출될 때까지 수 시간 동안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그러나 최근에는 알약형 장 정결제와 공기 대신 의료용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검사를 받는 이산화탄소 대장 내시경 검사가 개발돼 환자의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알약형 장 정결제는 물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맛이 거부감이 적고, 복용도 쉽다. 물약형에 비하면 장 청소를 하는 과정이 한층 편안해졌다.이산화탄소 대장 내시경 검사에 사용되는 의료용 이산화탄소 가스는 인체에 무해하고, 장 점막을 통해 불과 15분 내로 흡수돼 체외로 배출된다. 대장 내시경 검사가 끝나도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최정석 병원장은 "이산화탄소 대장 내시경 검사는 병원이 의료용 이산화탄소 가스와 이를 주입하기 위한 특수 장비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비용 부담이 있어 아직은 일부 병원에서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대장 내시경 검사 언제 받을까대장 내시경은 대장암이나 대장 용종, 대장의 염증 유무를 알아내기 위해 시행한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대장 용종이라는 조그마한 혹이 생긴 후 암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장 내시경 검사로 대장 용종을 찾아 조기에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이 70~90%가량 크게 낮아진다.변비, 설사, 복통, 혈변, 잠혈(눈에 보이지 않고 대변 검사상 발견되는 혈변), 원인이 불명확한 철결핍성 빈혈 등 증상이 있을 경우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50세 이상의 성인은 검사가 필요하다. 국립암센터와 대한대장항문학회는 50세 이상 남녀의 경우 5~10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도록 권고한다. 대장암이나 대장 용종의 가족력이 있으면 10년 일찍 40세부터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2021년 기준으로 남성의 경우 폐암, 위암, 여성에서도 유방암, 갑상선암에 이어 모두 세 번째로 발생이 많은 암이다. 대장암은 1999년부터 2010년까지 5.9%의 가파른 증가 추세였다가 이후 감소세를 보였지만,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또다시 연평균 2.6%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2022년 국제 의학 저널 '랜싯'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20~49세 젊은 층의 대장암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42개 국가 중 1위라는 통계도 있었다.대장암은 식생활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물성 지방이나 붉은 고기, 육가공품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화된 식단이 대장암 증가 추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섬유소와 칼슘 섭취는 대장암 위험을 낮추고, 반대로 음주와 흡연은 대장암 위험을 증가시킨다.상쾌한병원 최정석 병원장은 "알약형 장 정결제와 이산화탄소 가스 대장 내시경 검사를 이용하면 통증이 거의 없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내시경 기계 성능이 향상되고 수면 검사도 보편화된 만큼 숙련된 전문의가 시행하는 곳을 찾아 꼭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일대, 문화거리로 확 바뀐다
50년 넘게 전형적인 공장지대 모습을 유지하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대형 미디어 전광판 시설을 갖춘 출입구, 예술성을 가미한 담벼락 등을 갖춘다. 세계 최대 규모이지만 삭막하던 공장 주변이 오는 9월 개선 작업을 마치면 울산의 새로운 문화거리로 변모할지 주목된다. 울산시는 20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울산상의, 현대차와 ‘꿀잼도시 울산, 현대차 산업경관 개선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현대차 울산공장 안팎을 도시적인 디자인, 미디어를 접목한 창조적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내용으로, 현대차 제안에 따라 추진하게 됐다. 1967년 세워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약 500만㎡(약 150만 평) 규모로 여의도 전체 면적의 3분의 2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다. 하지만 공장을 지은 지 50여 년이 지나면서 경관 개선 목소리도 커져왔다. 현대차가 경관 개선에 투입하는 사업비는 120억 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며 오는 9월까지 사업 기획과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행정 지원, 울산상의는 기업 참여 환경 조성을 각각 맡는다. 먼저 북구 아산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해안문 출입구에는 폭 20m, 높이 21m 규모의 대형 LED 미디어 전광판이 들어선다. 전광판에는 다양한 정보와 현대차만의 볼거리가 제공된다. 현대차 명촌문과 정문, 4공장 정문에도 이런 전광판을 세워 미래지향적인 현대차 이미지를 송출한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6개 출입문이 있다. 공장 담벼락에는 예술성이 가미된다. 해안문 쪽 담장 약 200m 구간은 야간 경관 예술 담장(아트월)으로 변한다. 출고센터 정문 인근 담장은 식물(플랜트)형 담장으로 만들고, 지난해 10월 완공한 효문삼거리 앞 현대차 울산물류센터 외관도 다양한 아트 디자인으로 꾸밀 예정이다. 시는 아산로 4.7km 일원을 옥외 광고물 등 특정구역으로 지정, 현대차 주변 환경정비에 나선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번 사업이 회색빛 공업도시라는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꿀잼도시’ 울산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3월 울산시와 산업경관 개선 협약을 체결한 SK이노베이션도 오는 8월 울산공장 정문에 ‘매직스피어’(일명 ‘Wonder Globe’)를 설치한다. ‘매직스피어’는 올해 1월 ‘CES 2024’ 때 SK그룹 부스에 설치돼 많은 관심을 받은 지구본 모양(지름 6m, 무게 4.5t)의 미디어 아트 조형물이다.
동력 잃은 문현고가교 철거, 주민 설문조사로 재시동
부산시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계획에서 유력하게 검토한 문현고가교(문현터널~문현캠프) 철거가 엑스포 유치 좌절로 불투명하게 되자 부산 남구청이 “주민 불편이 크고 미관도 해친다며 조속히 철거해야 한다”며 여론 조성에 나섰다. 남구청은 올해 하반기 문현고가교 철거에 대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문현고가교가 지나는 문현동 주민과 그 외 남구 주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남구청 측은 철거 여부에 대한 주민 의견을 조사하기 위한 예산 확보에도 나섰다. 이미 예산 2000만 원은 신청했으며 추경에서 통과되면 곧바로 설문조사에 들어간다. 남구청은 최근 문현고가교 철거에 대한 부산시 기류가 바뀌었다고 판단,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는 ‘부산시 도로건설·관리계획(2021~2025년)’에서 문현고가교를 포함한 7개 고가도로에 대한 철거 계획을 검토했다. 이 계획은 부산의 종합적인 도로망 계획으로 2022년 공개됐다. 이 계획에 문현고가교는 부산항 북항 재개발과 2030월드엑스포 연계 도로망 구축 계획과 연계해 2029년까지 철거를 완료하기로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월드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문현고가교 철거 계획도 불투명하게 됐다. 시는 올해 하반기 ‘부산시 도로건설·관리계획(2026~2030년)’ 용역을 추진하는데, 이때 문현고가교에 대한 철거 타당성을 새로운 셈법으로 따져볼 예정이다. 문현고가교 철거의 가장 큰 명분이었던 2030월드엑스포 유치가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예산 확보 어려움 등의 문제로 철거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산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세계박람회가 불발하면서 문현고가교 철거 계획을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세계박람회 유치가 실패했다고 철거 계획이 백지화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정은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현고가교 철거에 먹구름이 끼자 철거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 남구청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앞서 2020년 남구청은 시에 문현고가교 철거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문현교차로 일대의 고질적인 매연과 미세먼지, 소음 등 인근 주민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또한 도시 미관의 개선과 동시에 지역 상권 활성화도 철거 요청의 배경이 됐다. 남구청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주민 의견을 모아 시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지속가능발전팀 관계자는 “주민들 요구 사항을 모아서 철거 우선순위를 높이는 것을 요청할 것”이라며 “철거와 더불어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해당 결과를 시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부산시 도로건설·관리계획’(2026~2030년) 결과는 2026년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김호중 '음주 뺑소니' 열흘 만에 시인 "경찰 자진 출석"
음주운전 논란이 불거진 가수 김호중 씨가 그간 부인하던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하며 수일 내 경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씨는 사건 발생 열흘 만인 지난 19일 밤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김 씨는 20일 재차 입장문을 내고 “너무 힘들고 괴롭다. 공인으로서 그동안 행동이 후회스럽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수일 내로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반대편에서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사고 뒤 현장을 이탈해 경기도의 한 호텔로 갔다가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석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가 현장을 벗어난 사이 김 씨의 매니저가 김 씨 대신 경찰서에 출석했고, 이 때문에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음주운전 사고를 은폐하려 했던 것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김 씨는 음주운전 의혹을 받던 중에도 전국투어 콘서트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를 진행해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김 씨는 지난 11일과 12일 경기도 고양, 18일과 19일 경남 창원에서 콘서트를 강행했다. 다만 오는 6월 1, 2일엔 경북 김천에서 콘서트가 예정됐지만, 공동 주최사인 SBS 미디어넷이 콘서트 불참을 결정하면서 향후 공연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연 취소 시 티켓 환불과 계약 위약금 등을 고려하면 수십억 원을 물어내야 한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김 씨와 소속사 관계자 등 4명에 대해 경찰의 출국 금지 신청을 승인했다. 이들은 음주운전과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등을 받는다.
[사설] 전공의 이탈 석 달째… 의·정 정상화 노력할 때다
[사설] 고령 운전자 사고 증가세, 안전대책 실효성 높여야
[데스크 칼럼] 노인은 돌봄 서비스 이용의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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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단상] 지역균형발전, 더이상 미룰 과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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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기 하루 10만 상자도 분류 "우리 손에 돈 달렸다" [피시랩소디]
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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