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 중견 건설사 2곳 부도… 커지는 ‘줄도산 공포’
부산의 중견 건설업체 2곳이 유동성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잇달아 부도 처리됐다. 지난해부터 건설업계 불황이 본격화됐지만 부산에서 20위권의 종합건설업체가 부도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바닥을 모르는 경기 침체에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6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이 이달 초와 지난달 말 각각 부도 처리됐다. 남흥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790억 원 규모로 부산에서 상위 25위, 전국 307위를 차지했던 업체다. 익수종합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705억 원 규모로 부산 29위, 전국 344위를 기록했다.두 업체는 모두 시공능력평가액 700억 원 이상으로 부산에서 ‘중상위권’으로 손꼽히던 곳이었다. 전국 100위 규모의 광주지역 대표 건설사인 한국건설도 지난달 29일 법원에 회생 신청을 제출하기도 했다.지역에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 오던 업체들이 잇달아 부도가 나면서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건설업 침체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부산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종합건설업체가 무너진 적은 여태 없었다. 올해 들어 부산에서는 하도급 위주인 전문건설업체 2곳이 부도가 난 게 전부였다.특히 남흥건설 부도의 여파는 더욱 클 전망이다. 1969년 설립된 남흥건설은 냉동창고, 건축, 토목, 전기, 소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력을 펼쳐 왔던 55년 전통의 지역업체다. 최근에는 사세가 위축돼 지역 순위 상위권에서 밀려났지만 부산의 ‘1세대 건설업체’로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익수종합건설 역시 2001년 설립돼 건축, 토목은 물론 철근·콘크리트 공사 분야에도 진출했던 업체다. 아파트 브랜드로는 ‘에코하임’이 있다.지역 건설업계는 두 업체 부도의 파장에 주목하면서 다음 차례는 누가 될지 마음을 졸이고 있다. 다행히 부도는 면했지만 이번에 부도가 난 업체보다 규모가 훨씬 큰 부산의 한 건설업체는 지난 3월 말 유동성 위기를 맞기도 했다. 중소 규모인 복수의 지역 업체에서도 부도설이 나돌고 있다.부산의 한 건설사 임원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러다 사업장 한 곳에서 돈줄이 막히면 곧장 부도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며 “종합건설업체가 부도를 맞게 되면 그 밑에 달린 수많은 지역 하도급 업체들 역시 당장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말했다.지역 업계는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벼랑 끝에 내몰린 업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간 주택 사업장에서는 미분양 우려가 높기 때문에 공공 공사에라도 지역 업체 참여를 확대하고 공사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주를 앞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과 공사비 현실화로 갈등이 장기화되는 에코델타시티 등 민관 참여 사업장이 대표적이다.대한건설협회 정형열 부산시회장은 “부산 지역 업체들이 그간 축적한 기술력은 전국 어디를 내놔도 부족함 없이 뛰어나다. 총사업비가 14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가덕신공항 사업에 부산 업체가 배제된다면 더는 활로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에는 인건비와 함께 현장 관리비용 등도 큰 폭으로 뛰었다. 규제 완화를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중고에 빠진 기업, 청년들 떠나고 중장년만 남았다 [무너지는 부산 산단]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중고’는 불황에 허덕이는 부산 산단들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고물가로 내수 시장은 침체됐고, 고금리는 불황 탈출을 위한 투자를 힘들게 한다. 고환율은 자잿값,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강화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 대표들의 마음마저 움츠러들게 한다. 무너지는 산단 현실에 젊은이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떠나면서 공장을 가동할 최소 인력마저 구하기 힘들다. ■원자재 500% 상승… 숨이 막힌다 부산 기장군 정관일반산업단지에서 냉난방제어기 제조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A 대표는 천장 모르고 오르는 물가가 너무 원망스럽다. 주력 상품인 고정밀 디지털 온도·습도조절기의 경우 관련 핵심 반도체 부품의 가격이 500% 이상 인상된 것이다. 부품값 인상은 납품 단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결국 매출이 20%나 하락했다. 조금이라도 싼 부품을 구하려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실익이 없었다. 반도체 기근으로 아예 부품을 구하기가 힘들었고, 회사의 자재 창고는 텅비어 있다. A 대표는 “최근 상황에 비하면 코로나19 시기는 위기도 아니었다. 지난해 하반기 큰 폭으로 떨어진 매출은 회복 가능성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며 “최후의 수단인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잔업을 없앴고, 그러다 보니 회사를 그만 두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강서구 지사동 과학일반산업단지에서 친환경 에너지 설비 기업을 운영하는 B 대표는 고금리에 발목을 잡혔다. 친환경제품 생산업체 특성상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위한 신규 투자가 필수인데, 이 자금이 매마른 것이다. B 대표는 “3년 전에 1% 수준의 금리였다면, 지금은 5% 금리의 시대다”며 “1년에 내야 하는 이자만 억 단위가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최근 B 대표의 주요 업무는 은행 돌아 다니기다. 어떻게든 0.1%라도 더 낮은 이자의 대출상품을 찾기 위해서다. 부산 산단의 불황은 수치로 드러난다. 지난해 3분기 부산 산단의 누계 생산액은 44조 9068억 원이다. 누계 수출액은 101억 달러를 기록했다. 울산의 경우 생산액은 164조 5856억 원이고 수출액은 615억 달러다. 경남의 생산액은 76조 8864억 원, 수출액은 267억 달러다. 생산액과 수출액 모두 부산이 밀린다. 입주업체 수는 부산 9223개로 울산(2372개), 경남(7943)보다 훨씬 더 많다. 번듯한 대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삼중고에 취약한 영세 중소기업이 부산 산단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1년 2000명… 퇴사 잇따르는 산단 매출 하락, 자금 고갈 등 경영상의 여러 악재가 겹쳐있지만, 산단 입주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 수급’이다. 기장군 반룡산단에 있는 자동차 전기장비 생산업체 C 대표는 2년전 이곳에 자리 잡았다. 업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이전을 결심했지만, 현재 산단에 자리잡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이곳으로 입주하자마자 직원들은 줄곧 출퇴근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지난해에는 10여 명이 줄퇴사를 했다. 통근버스 운행, 교통비 지원 등 갖은 방법을 써봤지만 회사를 떠나는 인력들을 붙잡아 둘 수는 없었다. C 대표는 “처음에는 서면에서 업체를 운영했고, 이후 부곡동 그리고 반룡산단으로 덩치를 키워가며 이전했다”며 “하지만 업체가 외곽으로 빠져 갈수록 퇴사하는 인원이 늘어만 갔다”고 하소연했다. 부산 산단 전체의 고용 인원은 눈에 띄게 줄어 들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전국산업단지 현황에 따르면, 부산의 산업단지 전체 고용 인원은 지난해 3분기 12만 6138명이다. 전년 동기(12만 8224명) 대비 2106명 줄었다. 1년 만에 20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부산 산단에서 이탈한 셈이다. 금정구 회동·석대도시첨단산업단지에 입주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 생산업체 D 대표는 “산단 내 인적 교류가 전무하다”고 말했다. 산단의 장점 중 하나는 집적된 인력풀이다. 뛰어난 인재들이 산단 내에서 이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러한 인적 교류가 산단의 전체적인 발전을 이끈다는 논리다. ■해법은 면밀한 산학 협력 고물가·고금리를 잡으려면 산단의 고질적인 인력 문제부터 해결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산단의 인재 수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특성화고 인재 활용, 지자체와 대학, 그리고 기업이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지산학’ 사업 등 산학 협력을 통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일시적인 해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인재 양성 산학협력 전담조직을 구축해 각 부처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인재 양성사업을 취합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지역기업 맞춤형 현장교육훈련 전담 전문가 양성 등 인재와 기업을 더 면밀히 연결할 수 있는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부산지역 산학 협력을 통한 고용 확대 방안’이라는 연구를 진행한 서옥순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청년 대신 산단에 중장년만 남아 인력 고령화 문제까지 겹쳤다”며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장실습이 실질적인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 내실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본적으로 산단을 취업하고 싶은 일터로 만들기 위한 기업의 노력도 필수다. 청년들이 찾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쾌적한 근무환경을 만들고, 각종 복지제도로 청년 인력 유출을 막아야 한다. 산단 한 업체 대표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공장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산업단지의 인식을 깨기 위해 기업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벽길 나선 근로자, 교통 체증 뚫고 출퇴근 하느라 ‘기진맥진’
출근 2시간, 퇴근 2시간, 왕복 4시간을 길에 허비한다. 수도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일 부산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녹산·장안 등 부산 외곽에 위치한 산업 단지로 출퇴근하는 이들은 매일 전쟁을 치른다. 강서구 녹산공단에 위치한 섬유공장에 다니고 있는 A 씨는 출근을 위해 오전 5시 40분 길을 나선다. 연제구 연산동에 있는 자택에서 공장까지는 차가 막히지 않는다면 1시간 남짓 거리다. 하지만 출근 시간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 되고, 오전 6시 전엔 길을 나서야 9시 전 출근이 가능하다. 비라도 내리는 날엔 3시간으로도 모자라다. A 씨는 “통근버스 노선을 이용하기 곤란한 지역이라, 매일 차를 몰고 출퇴근 한다”며 “출퇴근에 모든 에너지가 다 빨려 가, 직장도 가정도 생활이 너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6일 부산연구원의 ‘강서·사상·사하 등 서부산의 일자리 및 종사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평일 오전 7~9시 출근시간 녹산동·명지1동·대저2동에 각각 8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몰리며 서부산에서 가장 붐비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산동은 녹산·신호·화전·미음산단 등 산업단지가 밀집한 지역이다. 신호산단에 있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B 씨는 대구나 울산으로 이직을 고려 중이다. 대연동에서 신호산단으로 출퇴근을 3년째 하고 있는데, KTX를 타고 울산이나 대구로 가는 게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B 씨는 “시간은 비슷하게 걸릴지라도, KTX를 타면 몸도 편하고 자투리 시간도 더 알차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연봉도 부산보다 좋은 편이라고 하니, 부산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교통 인프라에 대한 요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단 출퇴근 인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산경제진흥원 등은 2001년부터 통근버스 운영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출퇴근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근로자들의 불편을 줄이기엔 역부족이다. 서부산권 교통 인프라의 핵심인 장낙대교와 엄궁대교 건설이 멈춘 것도 상황을 악화시킨다. 장낙대교와 엄궁대교는 철새도래지 훼손 논란으로 3년째 중단된 상태다. 녹산에서 20년 이상 조선기자재업체을 운영하고 있는 C 대표는 “산단 근무자 수에 비해 버스 정차가 적다. 교통이 매우 불편하고 심지어 면접을 보러 버스를 타고 오던 중간에 ‘이곳에서 일 못하겠다’며 그냥 간 경우도 있다”며 “서부산에 산단을 몰아넣은 형국인데, 그렇다면 최소한 기본적인 교통 인프라는 갖추고 나서 진행해야되는 것 아니냐, 산단 자체가 젊은 인재들을 내쫓는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부산 미래 동력’ 북항 재개발 3단계 밑그림 그린다
부산시가 원도심 부흥의 중심지이자 부산 미래 산업구조 재편의 핵심 요충지가 될 북항 재개발 3단계 사업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에 본격 착수했다. 남구와 영도구를 아우르는 북항 재개발 3단계 대상지는 오랫동안 항만시설과 군사시설로 운영되면서 시민과 단절돼 쇠퇴가 진행되고 있는데, 시는 개발 밑그림이 완성되는 대로 사업지 내 부두가 원활히 이전될 수 있도록 정부의 항만기본계획 반영에 총력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부산항 북항 3단계 항만재개발사업 개발 기본구상 수립용역’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8일까지 접수를 받아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북항 재개발 3단계 구역은 남구 부산항 7·8부두, 우암부두, 우암CY(컨테이너 야드), 감만·신감만·신선대부두, 영도구 청학·봉래·동삼동 일대로 총 면적은 515만㎡다. 북항 1단계는 155만㎡, 2단계는 228만㎡ 규모로 3단계 사업 구역은 두 곳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 북항 3단계 재개발 기본구상 용역은 원도심과 남구 일대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북항 3단계 친수공간과 신도심 개발 계획에 방점을 둔다. 시는 다음 달 용역에 들어가 2026년 6월 북항 재개발 3단계 구상과 타당성 검토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용역에서는 대상 지역과 주변 지역에 대한 입지 여건과 자연·인문 환경, 장래의 변화 전망과 지역발전 과제 등을 분석한다. 또 대상지와 주변 지역을 포함해 항만재개발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추진 구역과 사업 실현을 위한 주변 적정 개발 규모, 구역을 검토할 방침이다. 북항 1단계 사업은 2027년까지 단계별 준공을 목표로 북항 재래부두(1~4부두, 중앙부두)를 국제 해양관광거점과 친수공간으로 개발하기 위한 사업이다. 2단계 사업은 자성대부두를 포함한 동·중구 일원의 항만, 철도, 원도심 지역을 국제비즈니스·상업·금융 등 ‘신해양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데 방점을 뒀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해 8월 동구 미군 55보급창과 남구 8부두를 신선대부두 끝단 준설토 투기장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이 지역을 포함한 북항 재개발 3단계 사업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시는 북항 3단계 사업을 통해 일자리와 교육, 문화는 물론 상업과 주거가 어우러진 ‘첨단 복합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트램 등을 이용한 다양한 무인 순환셔틀, 도심항공교통(UAM), 수상택시 등 신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교통 인프라도 구축된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 규제 해제와 조세 특례 등을 통해 국내외 기업 및 외자 유치가 용이해지는 만큼 이곳에 각종 지식산업센터나 첨단업무지구를 조성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백명기 시 북항재개발추진과장은 “이번 용역에서는 기존 구상을 포함해 중, 동, 서, 영도, 남구 등 부산 원도심의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첨단산업지구 조성 방안 등 전방위적인 개발 계획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용역 진행을 통해 3단계 사업지가 정부의 항만기본계획 및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에 반영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에서 수립 중인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과 내년 발주 예정인 ‘제3차 항만재개발 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북항 3단계 사업지 내 부두 이전안이 포함되도록 정부에 지속 건의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오는 2030년 북항 재개발 3단계 사업에 착수해 오는 2040년 완료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다만 북항 3단계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도 적지 않다. 영도 재개발 대상지에는 사유지와 아파트, 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미군 군사시설인 55보급창과 8부두를 이전하는 문제 역시 주한미군과 사업 대상지 주민 동의 등을 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CC, 부산에 27년 만의 우승 선물 정규리그 5위팀, ‘봄 농구’에선 지는 법을 잊었다 [부산 KCC 우승]부산 KCC, 전창진-강양택-이상민 등 코치진도 '슈퍼팀'
윤 대통령, 9일 취임 2주년 회견… 기자와 질의응답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집무실에서 영상을 통해 국민들께 지난 2년간의 국정운영 기조와 정책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3년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시작한다. 기자회견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질의응답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약 1시간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1년 9개월 만이다.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 뒤 별도의 회견을 열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들이 아시고 싶어 하는 부분이나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직접 소상히 설명드릴 것”이라며 “최대한 질의응답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비롯해 민정수석 부활, 의정 갈등, 거대 야당과의 관계 설정, 미일중 외교정책 및 대북 관계 등에 대한 문답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대해 지적이 있었던 만큼 변화를 줄 것"이라며 "앞으로 언론과 접점을 넓히는 것을 포함해 현장 방문 등 민생 소통 행보를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3선에 시장 후보까지… 체급 높아지는 시당위원장
오는 30일로 예정된 22대 국회 개원이 다가오면서 부산 여야를 이끌 차기 사령탑에 시선이 쏠린다. 시당위원장은 실질적 권한이 적어 최근까지 비선호 자리로 여겨졌으나 ‘포스트 총선’ 국면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이끄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초선인 전봉민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의 1년 임기는 오는 7월까지다. 하지만 전 위원장은 22대 국회 입성이 불발된 데다 부산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압승, 원내 인사가 늘면서 22대 개원일 전후로 조직 개편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동안 시당위원장은 경우에 따라 특수한 경우는 있었지만 재선급이 맡아오는 게 관례였다. 이번 부산 국민의힘 당선인 가운데 재선은 5명이다. 지역에서는 부산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시당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불발 이후 정부 차원에서 ‘선물 보따리’를 줄줄이 약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주도적으로 세부화해 나갈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을 구체화해 나갈 ‘박형준 시정’과의 밀접한 소통 역량도 갖춰야할 조건으로 꼽힌다. 다만 변수는 부산 국민의힘 재선, 3선들의 국회 상임위원회 간사, 상임위원장 배정 여부다. 지역 여권 유일의 3선인 김희정 당선인은 여성인데다 개헌 저지선 사수 일등 공신인 부산에 지역구를 두고 있지만 국회의 연장자 우선 원칙으로 인해 하반기에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도 있다.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 3선 중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영천을)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어리다. 재선 중에서는 2021년 시당위원장을 맡은 백종헌 의원을 제외하면 김미애, 박수영, 이성권, 정동만 의원 4명이다. 이들의 상임위 간사 활동 여부에 따라 시당위원장 후보들의 윤곽이 나타날 전망이다. 4·10 총선에서 18석 중 1석을 확보하는 데 그친 부산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8월 전당대회까지는 현 ‘서은숙 시당위원장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총선 참패 이후 조속한 시당 정상화를 위해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7월 지역위원장 선출, 8월 전당대회 일정 등의 물리적 시간을 감안하면 여의치 않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의 임기는 2년으로 부산 야권에서는 2026년 제9회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할 인사가 사령탑을 맡아 이끌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부산 민주당 인사 가운데 차기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아쉽게 패배한 박재호, 최인호 의원 외에 류영진 전 식약처장 등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부산 민주당 내 중량급 인사들로 경선 패배 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이들 간 대결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역 중심의 시당 조직 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시장 후보 한 자리를 둘러싼 원외 인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총선 참패 수습은 커녕 내홍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부산 유일의 현역이자 3선인 전재수 의원이 시당위원장직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구원 투수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차기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선출에 있어 최대 변수는 전당대회다. 이미 중앙당이 친명 일색으로 꾸려진 가운데 이재명 대표의 연임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재명 선명성’을 강화하는 전당대회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내부 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대의원들의 친명 인사 밀어주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시당위원장은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하도록 돼 있있다.
“노인과 바다의 도시라 폄훼해도, 그 노인들이 나라 살렸다” [PK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
지난 22대 총선에서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던 부산 남구의 현역 간 ‘데스매치’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의 승리로 돌아갔다. 박 의원은 “여야 현역이 맞붙은 전국 4곳의 선거에서 가장 큰 득표 차인 8.81%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박 의원은 이번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국쫌만(국회의원 쫌 만납시다)’을 꼽는다. 매주 그가 빼놓지 않고 참석해 남구 민원을 청취하는 행사다. 100회를 훌쩍 넘어 200회를 코앞에 둔 남갑의 ‘국쫌만’ 행사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과의 승부를 대비해 남을 주민에게까지 확대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박 의원은 “이미 남갑에는 사실상 민원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고 최소 1만 표 이상은 ‘국쫌만’이 남구 유권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해결해 주었기에 가능한 득표였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박 의원은 중앙당에 합구가 되지 않고 남갑과 남을로 선거를 치르게 되면 본인이 남을로 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고 했다. 그는 “남갑은 보수 정당이 한 번도 의석을 뺏긴 적 없었던 안전 지역구지만 신인을 박재호 의원이 있는 남을로 보내면 백전백패라고 봤다”면서 “내가 가겠다는 결기를 보인 것은 나름의 책임감이자 의무감이었다”고 설명했다.21대 국회에서 분산에너지 특별법을 대표발의해 부산에 차등 전기요금이라는 선물을 안긴 박 의원이다. 안정적인 재선가도에 오르는 22대 국회에서는 상속제 개편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사실상 60%에 가까운 세율로 세계적으로도 세율이 높기로 유명한 한국의 상속세를 부자감세라는 반발 없이 산업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작업이다.박 의원은 “동일 업중에 대해 아들과 손자가 기업 경영을 이어 나가는 동안은 상속세를 물리지 않되 훗날 기업을 매각하면 그때 자본이득에 대해 상속세를 물리는 방식으로 세법을 개정하려 한다”면서 “상속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중국이나 사모펀드에 회사를 줄줄이 뺏기는 사례를 막고 체감상 상속세율도 낮아지는 효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초선으로는 이례적으로 여의도연구원장까지 겸임했던 박 의원은 국민의힘이 이 같은 정석적인 입법과 의정 활동으로 총선 대패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고 봤다. 그가 꼽는 총선의 승부처는 ‘중도 3%’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이 지나치게 우편향적인 모습을 보여서 선거에서 졌다는 말도 나오는데 전국 득표율만 따지면 5.3% 차이로 아쉽게 진 선거”라면서 “가랑비에 옷이 젖듯 뚜벅뚜벅 제갈길을 가는 의정 활동으로 중도층에서 3%만 다시 우리 편으로 가져오겠다는 각오로 4년을 보내면 다음 총선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이어 박 의원은 보수 색채를 버리고 당헌당규까지 바꿔야 한다는 수도권 여당 의원들의 발언을 비판했다. 정체성을 버리고는 당이 회생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는 “다들 부산을 ‘노인과 바다’라고 폄훼하는데 나는 그 노인분들이 한국전쟁과 산업화에서 나라를 살렸고, 이번에도 탄핵과 개헌을 막아 나라를 다시 한번 살렸다고 본다”고 반박했다.강단 있는 성격의 박 의원이지만 지난 선거를 돌아보면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출구 조사까지 지면서 정말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최종 개표 결과에는 큰 만족을 보인다. 남구 16개 동 가운데 51표 차로 패한 용호 4동을 제외한 15개 동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국민의힘이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대연3동에서의 승리가 그에게는 가장 값지다.박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다시 한번 뜨겁게 느낀 가족애도 전했다. 특수부대 출신 아들 둘이 아버지가 뒤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둘 다 휴가를 내고 부산으로 뛰어 내려왔는데 체력도 좋아 유세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선거를 마치고 한숨 돌리게 된 그의 남은 목표는 이제 여름휴가다. 박 의원은 “늘 선거 때마다 고생하는 아내가 ‘이번 여름에는 작년에 못 간 휴가를 꼭 가자’고 부탁하는 데 그 소원은 반드시 들어줘야 한다”고 웃었다.
“해양 재난 컨트롤 타워는 해양수산부” 법제화한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사이를 표류한다는 지적을 받은 해양 재난관리주관기관(부산일보 4월 16일 자 6면 보도)이 해수부로 일원화하도록 법제화된다. 해상에서 선박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수부는 재난관리주관기관, 해경은 긴급구조기관 역할을 하게 돼 대응 컨트롤 타워가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해양 재난관리주관기관을 해수부로 일원화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이 입법예고를 마쳤다. 재난관리주관기관이란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신속하게 설치·운영하는 기관이다. △국가 차원 대처가 필요하고 인정하는 경우 △지역대책본부장 건의를 받아 수습본부 설치·운영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중앙대책본부가 설치·운영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해상에서 선박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경은 사고 현장에서 연안구조정, 항공기 등 구조 자원을 현장으로 긴급 출동시켜 구조 활동을 전담한다. 해수부는 사고를 종합적으로 수습하고 현장을 점검한다. 다만 현행법은 해양 재난관리주관기관을 해수부와 해경으로 나눠 놨다. 여객선·화물선·어선 등 해양 선박사고는 해수부가 주관하고, 해양에서 발생한 유선·도선 등 수난사고는 해경이 주관기관었다. 그동안 사고에 즉각 대응하고 책임 소재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재난관리주관기관을 명확하게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개정 법령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는 해수부가 재난관리주관기관이 돼 사고 유형에 관계없이 해양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응하게 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주관기관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양 사고에 전문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해경 역시 긴급구조기관으로 역할이 명확해졌다. 현행 법령은 긴급대응협력관 지정·운영에 필요한 사항과 긴급구조에 필요한 능력 구성 요소에 대한 세부 사항은 ‘소방청장’이 정해 고시하도록 했다. 개정령에서는 이를 ‘긴급구조기관의 장’으로 바꿔 해경청장도 상황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고시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해양 사고가 발생하면 해수부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리고 해경은 긴급구조단을 꾸리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해경이 해상 조난사고 통계 관련 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수상에서의 수색·구조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도 입법예고 중이다. 해경청에서는 매년 해상 조난사고 통계 연보를 공표하고 있으나, 현행법에는 통계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과정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 이에 따라 체계적이고 책임 있는 통계 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가면 해경청장은 매년 해상에서 발생하는 조난사고에 관한 통계를 작성·관리하는 의무를 진다. 법적 근거를 갖고 통계 관련 자료를 보유한 기관에 정보를 요청할 수도 있다. 해양 사고 발생 시 소방당국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조건도 명확해진다. 입법예고 중인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은 119항공대의 출동구역 밖 출동 사유를 지정했다. 현행법은 소방청장 또는 소방본부장이 항공기를 이용한 구조·구급 활동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소방본부장에게 출동구역 밖 출동을 요청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령은 △지리적·지형적 여건상 신속한 출동이 가능한 경우 △대형 재난이 발생한 경우 △그밖에 소방청장이나 소방본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119항공대가 출동구역 밖으로 출동할 수 있게 했다.
공짜로 잘 수 있는 교도소, 양심껏 즐기면 되는 골프장 [세상에이런여행] ⑰
세계지도를 펼쳐놓았다. 날짜변경선이 태평양을 좌우로 나눈다. 선을 따라 진파랑색의 통가 해구가 보인다. 해구 왼쪽엔 통가, 오른쪽엔 니우에가 놓였다. 통가와 니우에는 통가 해구와 날짜 변경선을 사이에 두고 인근인데도 날짜는 하루가 차이 난다. 통가가 1월 1일이라면 니우에는 12월 31일이라는 이야기다.내가 여행할 당시 니우에 인구는 1624명이었다. 2017년 태풍이 닥치기 전에는 4000명 정도였으나 유례없는 거대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많은 주민이 통가나 뉴질랜드로 대피해 인구가 반절로 줄었다. 인구가 1000여 명인 나라는 어떻게 운영될까?니우에의 수도 알로피의 국제공항은 외부와의 경계인 철책이나 담 하나 없는 매우 작은 공항이다. 공항 밖에 나가서 황당했던 건 이렇다 할 대중교통이 없다는 점이었다. 버스도 없고 택시도 없었다. 아무 차나 사람을 태워주면 택시가 되는 곳이었다. 이런 알로피에 덩그러니 혼자 놓였다.묘한 감정을 재미있어 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재미난 일이 생길 것 같아 기분이 들떴다. 바누아투에서 지갑과 휴대전화를 다 잃어버려 거지나 다름없으면서 이리 웃다니, 뭘 믿고 이러나 싶을 정도다. 저만치 주차한 차들이 보인다.“시내로 가시면 좀 태워주세요.”돈이 없으니 트렁크에 태워줘도 좋다며 웃으면서 애원했다. 서너 번 거절당했으나 도전은 계속된다. 낡은 트럭 운전석에 덩치 큰, 그래서 더 무서워 보이는 한 남성이 앉아서 나를 흘끗 쳐다보더니 타란다.“렌터카 가게까지 태워주겠습니다.”이름은 니케이며 나이는 50대라는 그는 렌터카 가게에 데려다주는 이유를 설명했다.“그 집에선 차를 빌리는 건 물론 환전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여행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잘 알려줄 겁니다.”렌터카 가게에서 니케와 기념사진 한 장을 찍고 헤어졌다. 한 장의 사진에는 친절이라는 니우에의 첫인상이 담겼다. 아쉽게도 렌터카 가게 문은 닫혔다. 20분쯤 걸어가니 니우 관광안내소가 나온다. 20대 안내직원은 당황하며 묻는다.“숙소도 안 잡고 왔다구요? 어디서 오셨지요?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안내소를 빠져나와 도미토리에 갔더니 2인 1실의 작은 방이 무려 100뉴질랜드달러(약 8만 원)라고 한다. 작은 시골마을 같은 곳 어디에서나 인심, 정을 기대한 것은 나의 착각이었을까?한국에서 송금받기 위해 방법을 찾으러 간 은행에서 또 다른 사람 로날드를 만났다. 그는 나를 친구의 집까지 바래다주며 “내 집보다 나은 친구 집”이라며 오히려 미안해한다. 순간 바누아투에서 지갑과 휴대전화를 잃었을 때 화를 내던 내가 머릿속에 불쑥 나타났다.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로날드의 환대를 만날 수 있었을까? 로날드의 친구는 노동일을 하는 왓데다. 부인은 교사인 제이니다.“어서 오세요, 불편할 텐데 괜찮으시다면…….”남편은 일하러 나갔고, 방학이라 쉬는 왓데의 아내 제이니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잘 안 되는 영어지만 마음이 통하니 척하면 척이다.“캥거루 아시죠?”“그럼요.”“캥거루의 뜻이 뭔지 아세요?”“글쎄요, 뜻이 있어요?”“예, 잘 모른다.”“레미도 모르면서 물어본 거예요?”“잘 모른다니까요.”“그러니까요.”호주에 처음 도착한 서양인이 원주민에게 저 동물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원주민의 대답은 ‘캥거루’였다. 캥거루는 호주 원주민이 쓰는 언어로 ‘잘 모른다’는 뜻이었다.“하하하, 레미는 말도 참 재미나게 하시네요.”싱글벙글 웃음을 그칠 줄 모르던 제이니가 니우에 음식으로 보답하겠다며 주방으로 갔다. 나는 맛난 음식을 먹으며 ‘사랑해’란 노래를 우리말로 가르쳤다. 교사라 그런지 이내 따라 부른다. 서툴지만 천천히 ‘사랑해’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 제이니가 대답을 듣고 얼굴을 붉힌다.“아이 러브 유. 이따 왓데가 집에 오면 제이니가 노래를 가르쳐 주며 ‘아이 러브 유’ 하세요.”나는 진심으로 며칠 이곳에서 쉴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정중하게 인사했다.“어찌 이 순간을 잊을 수 있겠어요.”이튿날, 잠자리는 바뀌었어도 어김없이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우리나라에는 통행금지 시절이 있었다. 그때 얻은 습관이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하루 4시간을 자는 것이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제이니가 아침을 준비하고 왓데가 출근 준비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아내가 챙겨준 도시락을 들고 왓데가 아침인사를 건넨다.“불편하진 않으셨어요?”“내 집처럼 편했어요.”“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가까운 주변을 둘러보고 싶다고, 매우 적은 수의 국민이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니 차를 빌려준단다.“정말요?”차를 내주는 일은 쉽지 않은데 선뜻 마음대로 타고 다니며 마음껏 구경을 다니라고 하니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다. 모든 것이 고마울 뿐이다. 차에서 내리며 습관처럼 차창 문을 닫으려 하자 왓데는 그럴 필요가 없단다.“니우에에는 교도소가 있지만 죄수는 없어요. 죄를 짓고 살 일이 없어요. 몇 안 되는 사람들은 다 가족이나 마찬가지니까요.”“진짜? 정말로?”“하하하, 기회 되면 한 번 가보세요.”왓데의 말을 확인하고 싶어 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차를 직접 몰고 간 곳은 바로 교도소였다.“죄수가 없다는 교도소를 보고 싶어요.”내 뜻을 알아차리고 경찰이 ‘하하하’ 웃더니 손가락으로 교도소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가 가르쳐준 대로 차를 몰았지만 그 집이 그 집 같아 찾기 힘들다. 교도소라면 높은 담이 있을 터이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그런 곳은 보이지 않는다.경찰이 교도소라고 가리킨 곳은 작고 잡초가 무성한 빈 가정집 같았다. 앞장서서 나를 안내하는 경찰을 따라갔다. 낡은 철창이 있고 그 안에 침대 하나와 세면대와 변기가 있는 방이 나왔다. 다른 방에는 일상의 잡동사니가 꽉 채워져 있다.쓰지 않는 곳, 쓸 이유가 없는 곳임을 직감하게 된다. 창고로 쓴다는 경찰의 말이 ‘죄수 없는 나라 니우에’라는 말로 들린다. 버려진 교도소를 보니 살짝 장난기가 일어났고 실제로 그러고 싶어 물었다.“저 교도소 방을 내가 한 달 동안 써도 될까요?”내 발로 찾아가는 교도소? 물으면서 나는 웃었다. 장난기에도 경찰의 대답은 매우 진지하다.“예, 물론이지요. 마음대로 언제라도 써도 됩니다. 봐서 알겠지만 정리는 직접 하셔야 합니다. 경찰이 지켜주니 어떤 곳보다 안전할 겁니다. 교도소니까요.”니우에에 내 집을 공짜로 얻다니…. 다시 꼭 와서 한 달 이상은 머물고 싶다.차를 몰고 가는 도중 바람도 불지 않는데 길가의 돌이 흔들린다. 차를 세우고 돌을 들어보니 그 안에 몸보다 더 길고 굵은 큰 집게를 가진 게가 숨었다. 단단한 코코넛을 집게로 깨서 먹고 산다는 ‘코코넛크랩’이다.계곡에서 가재 잡던 동심으로 돌아가 코코넛크랩 잡이를 시작했다. 왓데 가족에게 신세만 지는 게 미안해서 오늘 저녁거리는 내가 준비할 생각이었다. 왓데가 퇴근해 집에 돌아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렀다. 덕분에 네 명이 적당히 먹을 만큼 잡을 수 있었다.“구경은 않고 저녁준비를 하신 거예요?”제이니가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코코넛크랩이 든 봉투를 건네받아 삶기 시작했다.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내 질문에 대답하는 왓데의 코코넛크랩 이야기가 이어진다.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 비행기가 운항하는 니우에에 태풍이 들이닥쳤다. 2주 동안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나는 이 작은 섬에도 골프장이 있다는 말을 듣고 가보기로 했다. 골프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관리자도 없었다. 공짜? 둘러보니 ‘양심 상자’라는 게 있다. 사용료는 뉴질랜드화폐로 20달러(약 2만 원)라고 적혔다. 이 돈으로 하루 종일 쳐도 된다는 말이 아닌가! 한국에서 골프공 제조업을 하는 나는 ‘양심 상자’가 놓인 니우에 골프장을 바라보며 후회한다.“이걸 알았으면 내 골프공을 잔뜩 갖고 와서 이곳에 놔둘 걸. 물론 공짜로!”관리가 안 돼 엉망인 잔디를 다듬으며 혼자서 다짐한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집이 생겼고, 골프장에 내 골프공을 선물해야 하니 니우에에는 언젠가 꼭 다시 오리라. 참으로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니우에다.도용복 오지여행가
화난 소년들과 불안한 소녀들…청소년 섭식장애도 '껑충'
5월은 푸르지만 어떤 아이들은 마음이 아프다. 국내 소아와 청소년 100명 중 16명은 정신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고, 이 중 7명은 현재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의 치료나 상담을 받은 경우는 드물었다. 정부가 실시한 첫 전국 조사 결과다.■남성 청소년 12%는 현재 증상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서울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전국 6~17세 소아·청소년 6275명(6~11세 2893명·12~17세 33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개최했다.이번 조사는 국립정신건강센터 주관 하에 서울대학교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전국 표본 가구를 방문해 소아·청소년 또는 부모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애 진단에는 30개국에서 사용되는 온라인 기반의 국제적 도구를 사용했다.정부의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성인 대상으로는 2001년부터 5년마다 실시됐지만, 소아·청소년 대상의 전국 단위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조사 결과 소아·청소년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16.1%(소아 14.3%·청소년 18.0%)였다. 평생 유병률은 현재와 과거 중 어느 한 시점이라도 정신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한 경우다. 조사 시점에 증상을 보인 현재 유병률은 7.1%로, 청소년(9.5%)이 소아(4.7%)보다 배 이상 높았고, 청소년 중에는 남학생(11.6%)이 여학생(7.2%)보다 높았다.장애 유형별로 현재 유병률은 적대적 반항장애(2.7%), 틱장애(2.4%), 섭식장애(1.1%) 순으로 나타났다. 평생 유병률은 특정공포증(5.8%), 적대적 반항장애(4.1%), 분리불안장애(3.8%), 틱장애(2.4%), 섭식장애(1.7%) 순으로 높았다.주요 유형을 보면 적대적 반항장애는 청소년의 유병률(현재 3.7%·평생 5.7%)이 소아(1.7%·2.4%)보다 배 이상 높았다. 또 청소년의 경우 남학생의 평생 유병률(6.9%)이 여학생(4.5%)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적대적 반항장애는 분노·과민한 기분, 논쟁적·반항적 행동 또는 보복적 특성이 빈번하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6개월간 증상이 4개 이상 나타나는지 등을 측정한다.특정공포증의 평생 유병률은 소아(7.0%)가 청소년(4.6%)보다 1.5배 높았고, 청소년에서는 여학생(6.0%)이 남학생(3.2%)보다 1.9배 높게 나타났다. 불안장애에 속하는 특정공포증은 특정한 상황이나 대상에 한해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경험할 때 진단한다.섭식장애는 청소년 유병률(현재 1.6%·평생 2.3%)이 소아(0.5%·1.0%)보다 월등히 높았고, 청소년 중 여성(현재 2.0%·평생 3.0%)이 남성(1.1%·1.8%)보다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 김붕년 교수는 이에 대해 2010년대 일부 권역에서 실시한 소아청소년 대상 조사 결과 섭식장애 평생 유병률이 0.5%도 채 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문 서비스 이용률 높여야정신장애가 의료·상담 등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진 비율은 미미했다. 정신장애를 경험한 소아·청소년 중 지난 1년간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4.3%, 평생 한 번이라도 이용한 비율도 6.6%에 그쳤다.이밖에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을 고려한 적이 있는 소아의 비율은 0.3%, 청소년은 4.2%였다.김붕년 교수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 '향후 보험 가입, 입시, 취업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비중 있게 나와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제도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조사 항목에 게임중독, 학교폭력 경험 등 도구와 부모와 소아·청소년의 다양한 위험 요인도 포함한 만큼 추후 주기적 조사와 더불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발표회에서는 지난해 청소년쉼터, 소년원 등 기관의 12~17세 1561명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한 '학교 밖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조사 결과 학교 밖 청소년의 정신장애 현재 유병률은 40.5%, 평생 유병률은 53.3%에 달했다. 특히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응답자 중 71.3%는 자살 사고, 53.9%는 자살행동을 해봤다고 답해 정신장애가 자살과 자해의 위험 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도움이 필요한 소아·청소년은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청소년상담전화(1388), 카카오톡 채널 '다들어줄개'로 상담할 수 있다.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와 위(Wee) 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오프라인 상담도 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9월부터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해 '모바일 마음건강 자가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살예방 SNS 상담도 개통할 예정이다.
부산 지역문제 해결 방안 모아… 백서 펴낸 부산외대
부산의 한 대학이 성장 동력 약화에 직면해 있는 부산의 각종 경제·정책 현안들을 대학 강단의 시각으로 진단하고, 지산학(지자체·기업·대학) 협력을 통한 혁신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시도에 나섰다. 부산외국어대학교는 부산의 지역문제에 관한 해결 과제를 종합 분석한 ‘2024년 지역문제해결 백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백서는 부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문제들을 부산외대의 PSC 교육 방식에 기반해 조사, 분석해 해결 방안을 도출한 69개 프로젝트 모음집으로, 전체 분량만 840쪽에 달한다. PSC 교육은 문제 발견 및 해결 능력(Problem), 자기주도적 학습능력(Self-learning), 협업 능력(Collaboration)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부산외대는 대학 교수진과 각계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후환경 △도시계획 △첨단산업 및 관광 △경제발전 △사회적 포용성 △교육혁신 등 부산이 직면한 주요 과제와 이슈를 두루 망라해 차별화된 해결 방안을 도출했다. 특히 해양도시 부산의 특성을 반영한 기후위기 대응 방안과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지역 맞춤형 외국인 정책 도입을 제시한 연구 등이 눈길을 끈다. 이 대학 류범모 사이버경찰학과 교수팀은 2020년 초량지하차도 침수 사건과 2022년 태풍 힌남노 내습에서와 같은 대형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빅데이터에 기반한 3D GIS(지리정보체계) 침수 예측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도시침수 대응 솔루션을 제안했다. 부산은 도시 면적의 26%가 아스팔트, 콘크리트 등으로 이뤄진 불투수 지역이어서 하수관망에 강우가 집중되는 탓에 침수 피해에 취약한 도시 구조를 갖췄는데, 정밀한 침수 예측과 실시간 회피 경로 안내를 통해 재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권오경 글로벌한국학전공 교수는 외국인들의 성공적인 부산 정착과 국제자유도시 부산 기반 조성을 위해 부산 거주 이주민과 유학생들에게 생활, 교육, 법률, 의료, 상담, 일자리, 커뮤니티 등 생활 전반에 필요한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다문화통합서비스 플랫폼 구축과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부산시와 각 구청, 교육청 등이 운영하는 외국인 지원 플랫폼(홈페이지)은 결혼이민자 대상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다문화 아동과 청소년 등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빈약하고, 관련 정보도 산재해 있어 이용률이 지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임기대 프랑스어과 교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해양관광도시인 마르세유를 벤치마킹해 밀면, 돼지국밥 등 부산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통한 ‘글로벌 미식관광도시’로의 도약 방안을 제안했다. 이처럼 지역 대학이 이례적으로 지역문제에 천착한 백서 발간에 나선 것은 대학이 지역사회의 주요 ‘싱크탱크’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이 대학 장순흥 총장의 지론이 뒷받침됐다. 장 총장은 “이번 백서는 부산외대와 부산시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의 결실로 지역사회 앞에 놓인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심도 있는 분석과 제안을 담고 있다” 며 “대학이 지식 창출의 선두 주자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고리 2호기 발전 중단 내달까지 계획예방정비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가 신고리 2호기 연료 교체와 주요 설비 정비 등을 위해 내달까지 발전을 중단하고 계획예방정비에 착수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지난 2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신고리 2호기 제8차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이번 정비 기간에 연료과 재장전, 저압터빈 분해 점검, 비상디젤발전기(EDG)와 부속 계통 점검, 원자력안전법과 전기사업법에 따른 법정 검사 등 주요 기기 계통에 대한 점검과 검사를 진행하고 설비 개선을 할 예정이다. 신고리 2호기의 제8차 계획예방정비는 신고리 1호기 정비에 이은 것이다. 신고리 1호기의 경우 지난 3~4월 제 8차 계획예방정비를 진행한 뒤, 지난달 30일 발전을 재개한 바 있다.
“서울 간 적도 없는데… ” 교통사고 구상금 청구한 건보공단
부산 사하구에 사는 60대 김 모 씨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서 보낸 고지서를 받아들고 화들짝 놀랐다. 고지서에는 김 씨가 지난해 10월 서울 노원구에서 교통사고 사망사고를 냈다며 건보공단이 구상금 약 260만 원을 환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씨는 부산에서만 평생 살았고, 지난해 10월 서울을 방문한 적도 없었다. 김 씨는 고지서를 받은 이후 건보공단 측에 항의했다. 그러나 공단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결론이 난 사항”이라며 “구상금은 본인 명의 계좌에서 출금될 예정이다”고 답했다. 김 씨가 수차례 항의를 거듭한 끝에 돌아온 답은 “확인 결과 전산상 실수로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이 일로 충격을 받은 김 씨는 “하루아침에 내가 국가가 인증한 범죄자가 됐다”며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건보공단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교통사고 피의자가 뒤바뀌는 소동이 빚어졌다. 6일 서울 노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건보공단 측의 업무상 실수로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는 60대 김 씨가 지난해 10월 13일 교통사망 사고를 낸 피의자로 잘못 확정돼 구상금 약 260만 원을 청구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씨는 해당 사건 실제 피의자와 이름뿐만 아니라 생년월일까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보공단 측의 실수는 교통사고 가해자를 대신해 피해자의 치료비를 납부한 뒤 구상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건보공단 노원지사 구상금 처리 담당자 A 씨가 착오로 실제 가해자의 동명이인에게 구상금을 청구한 것이다. 교통사고 발생 당시 A 씨는 병원 등을 통해 사고 사실을 인지했다. 이후 교통사고 이력 조회를 통해 가해자 정보를 1차 확인했다. 실제 교통사고 발생 사실과 가해자 정보 등을 확정하기 위해선 경찰 협조를 통한 2차 대조 확인이 필요하다. A 씨는 노원경찰서로부터 가해자 김 모 씨의 신상 정보를 건네받았다. 건보공단 측은 이 같은 정보를 활용해 자체 전산망에서 구상금 결정을 통지할 개인을 최종 확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A 씨가 실제 가해자의 동명이인을 혼동해 전혀 다른 사람을 선택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건보공단의 안이한 일 처리가 자칫 선의의 피해자를 추가로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건보공단을 사칭하는 피싱 사기가 날로 증가하는 와중에 이 같은 사태가 벌어져 국민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건보공단 노원지사 측은 “구상금 처리 과정에서 동명이인이 다수 나왔는데, 차량번호 등 타인을 식별하는 정보를 면밀하게 확인하지 못해서 발생한 실수”라며 “피해를 당하신 분께는 진심으로 죄송할 따름”라고 해명했다.
최대 122배 이자율 챙긴 불법 대부업자
법정 제한 이자율의 최대 122배가 넘는 고리로 수십억 원을 챙긴 불법 대부업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 17단독 목명균 판사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2년 8개월과 추징금 17억 원을 최근 선고했다. 불법 대부 영업 조직 팀장이던 A 씨는 총책이 수사기관에 검거돼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정보 등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되자, 스스로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A 씨는 2021년 8~11월 대출받으려는 사람에게 수수료와 선이자를 공제한 130만 원을 빌려주고, 이후 8일간 이자로 70만 원을 받는 등 59차례에 걸쳐 5300여만 원의 이자 수익을 올렸다. 또 2021년 11월부터 2023년 7월까지는 아들 등과 공모해 수수료와 선이자를 공제한 60만 원을 빌려주고 이후 15일간 이자로 40만 원을 받는 등 5053차례에 걸쳐 총 56억여 원의 이자를 받았다. A 씨는 주로 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는 취약계층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에게 적용한 연 이자율은 현행 법정 최고 이자율인 연 20%의 최소 81배인 1622%에서 최대 122배 이상인 2456%에 달했다. 목 판사는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경제적 약자들의 처지를 이용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에게 고리의 이율을 지급한 피해자들이 상당하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수취한 이자의 액수가 거액이고 상당 부분을 피고인이 범죄수익으로 취득한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고 밝혔다.
"벡스코 광장 금연, 흡연권 침해 아냐"
실외 금연구역에서 흡연했다가 과태료를 부과받은 흡연자가 “법이 잘못됐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A 씨가 국민건강증진법 9조 8항 일부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 일치로 기각했다. 헌재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흡연자의 일반적 행동 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2019년 1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광장 벤치에서 흡연하다가 단속 공무원에게 적발돼 과태료 5만 원을 부과받았다. 이 구역은 연면적 1000㎡ 이상의 사무용 건축물, 공장 및 복합용도의 건축물에 해당해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에 A 씨는 과태료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과태료 부과에 대한 이의신청은 법원에서 판단하는데, 부산지법은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한다는 약식재판 결정을 했다. A 씨가 불복해 정식재판이 이뤄졌지만, 법원의 판단은 같았다. 이에 대한 즉시항고와 재항고도 기각됐다. A 씨는 과태료 부과처분의 근거가 된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8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냈지만, 지난 2022년 6월 기각 결정이 났다. 이후 A 씨는 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A 씨는 “실외나 그와 유사한 구역은 실내와 비교해 담배 연기가 흩어지므로 실내보다 간접흡연 피해가 적다”며 “이 공간 모두를 금연구역으로 설정하고 금연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자유로운 흡연의 보장보다 간접흡연을 원치 않는 사람을 보호할 필요성이 더 크다’는 2004년 판단을 인용하며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는 공익은 흡연자들이 제한받는 사익보다 크다”고 밝혔다. 이어 “실외 또는 실외와 유사한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간접흡연의 위험이 완전히 해제된다고 볼 수 없다”며 “금연·흡연구역을 분리 운영하더라도 담배 연기를 완벽히 차단하기 어려우며, 공공 또는 다수인이 왕래할 가능성이 높은 공간은 그 위험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심판 대상 조항은 특정 장소에만 금연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 흡연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지 않다”며 “보건복지부령으로 흡연실을 별도로 마련할 수 있도록 해 흡연권도 일정 부분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원도심 동구에도 버스킹 존 생긴다
부산 원도심인 동구에 다양한 공연을 펼칠 ‘버스킹 존’이 운영된다. 유동 인구가 많은 초량천 광장과 문화시설로 거듭난 옛 부산진역사 앞이 지역 예술인을 위한 무대로 활용된다. 광안리·해운대와 서면에 이어 부산 곳곳으로 버스킹 무대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부산 동구청은 다음 달 1일부터 동구 버스킹 존 운영을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초량살림숲’ 작품이 있던 초량천 하류 광장과 옛 부산진역사 건물에 들어선 동구문화플랫폼 앞 등 2곳이 무대로 활용된다. 초량천 하류 광장은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많고 공연을 하기 충분한 공간을 갖춘 곳이다. 우선 오후 2~4시, 4~6시, 6~8시에 하루 3팀만 버스킹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변 교통과 시민 통행에 불편을 주는 일을 최소화하고, 소음 민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동구문화플랫폼 앞은 무대로 활용할 공간이 넓은 데다 보행자 통행에 차질이 없는 점이 고려됐다. 어린이 복합 문화공간인 ‘들락날락’과 전시 방문객 등으로 유동 인구가 향후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우선 오후 2~4시와 오후 5~7시에 하루 2팀씩 공연을 열 계획이다. 동구 버스킹 존은 지역 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주고, 주민과 방문객이 손쉽게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이 될 전망이다. 동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소음 문제는 인근 주민에게 협조를 구할 예정이며, 우선 오후 2~8시에 제한적으로 버스킹을 허용하려 한다”며 “버스킹 공연을 통해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광안리나 해운대 등 해수욕장에서 버스킹 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3월부터는 부산진구청도 서면 곳곳에서 ‘버스킹 존’을 공식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동구 버스킹 존은 부산버스킹플랫폼에서 장소와 시간을 정해 예약할 수 있다.
흔들리는 가자 휴전 협정… 이스라엘 “곧 라파에 군사 작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흔들리면서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향한 군사작전에 앞서 민간인 대피 작업에 돌입했다. 양측은 최근 휴전 협상을 재개해 휴전 기간과 인질·수감자 석방 등 상당수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한때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하마스가 거듭 종전을 요구하고 이스라엘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현재로서는 휴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10여 발의 로켓을 쏘고, 이에 보복 공습을 가한 이스라엘이 조만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군사작전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협상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협상 대표단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의에 마치고 지도부와 이견 조율을 위해 카타르 도하로 간다고 밝혔다. 이집트 관영 알카히라 뉴스는 도하로 간 협상단이 7일 돌아와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마스 협상단은 어떤 휴전 합의든 종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팔레스타인 당국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인질 석방의 대가로 전투를 잠시 멈출 수는 있다”면서도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군사작전 종료와 가자지구 철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한 당국자는 로이터에 협상이 거의 결렬에 가까운 상태라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5일 가자지구 북부 분리 장벽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 측 케렘 샬롬 검문소로 14발의 로켓포탄이 떨어져 이스라엘군 3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앞서 하마스의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자신들이 검문소 인근 이스라엘군 기지를 겨냥해 로켓을 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로켓 발사 원점인 라파 인근의 살람 지역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가했다. 로이터, AFP 통신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라파에 공습을 가해 최소 19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하마스의 검문소 공격 직후 “하마스가 우리와 합의를 할 생각이 없다는 우려스러운 신호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이는 강력한 군사작전이 라파와 가자지구 나머지 지역에서 머지않아 시작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군은 라파에서 민간인 대피 작업을 시작했다. 이는 협상이 종전 이슈를 둘러싸고 진전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민간인 대피는 라파 공격을 실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구호 단체들은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대피 개시 관련 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라파에는 140만 명가량의 피란민이 머물고 있다. 현재까지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라파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이 시작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을 만류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 인질 구출, 가자 지구발 안보 위협 해소 등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라파 공격이 불가피하다며, 민간인을 대피시킨 뒤 작전에 나서겠다고 공언해 왔다.
수시 역대 최대… 철저한 내신 관리 필수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학입학 시행계획이 지난 2일 발표됐다.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나고, 수시모집 선발 인원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무전공 입학 정원도 예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2026학년도 입시는 대형 변화가 겹쳐 예전과는 다른 입시 판도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수시모집 비율 역대 최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 2일 전국 195개 4년제 대학이 제출한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195개 대학은 2026학년도에 34만 5179명을 모집한다. 이 중 수시모집 선발 인원은 79.9%인 27만 5848명이다. 수시모집 비율은 2015학년도 입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수시모집 비율은 2007학년도(51.5%) 정시모집 비중을 추월한 이후 매년 증가해 80%에 육박했다. 특히 수도권 대학의 2026학년도 수시모집 비율은 65.4%로 2022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시모집 선발 인원이 늘면서 학교 내신과 논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 2026학년도 논술 전형 선발 인원은 1만 2559명(전체 모집 인원 중 4.6%)으로 올해 2025학년도(1만 1266명)보다 1293명 늘어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점수가 안 나오는 학생들은 수시모집에 일단 집중해야 한다”며 “수능 점수가 2~3등급대 이내인 학생들은 논술을 병행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기소개서 폐지 등으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비교과가 축소됐고, 논술 전형은 확대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대학들은 논술 전형을 부활하며 변별력을 강화하고 있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정원·무전공 변화도 큰 변수 2026학년도 대입의 또 다른 변수는 의대 정원 증가다. 전국 40개 의대는 올해 2025학년도 입시에서 4547~4567명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대는 2026학년도에는 정부가 배정한 의대 증원분을 100% 반영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 3058명에서 2000명을 추가한 5058명이 될 전망이다. 자연계열 내 상위권 학생들은 대거 의대로 몰릴 전망이다. 고등학생 수험생 외에도 재수생 등 N수생들의 의대 지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자연계열은 물론 2026학년도 전체 입시 판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무전공 입학 전형 확대 기조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정부는 수도권 사립대와 부산대·경북대·경상국립대 등 거점 국립대의 무전공 입학 비율을 전체 모집 인원의 25% 이상 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대학들이 제출한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서의 무전공 입학 전형 비율은 2024학년도 입시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추후 계획 변경을 거쳐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철저한 분석 후 대입 전략 세워야 입시 전문가들은 여러 대형 변수가 겹친 2026학년도 입시는 어느 때보다 철저하고 냉철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 대표는 “수시에서 많은 학생을 뽑기 때문에 수능 고득점 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정시에서 수능 합격선이 예전과 굉장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수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대학에서는 여전히 정시 선발 비중이 크고, 2026학년도에는 선발 인원도 증가한다”며 “수험생들은 수시에 올인하기보다는 정시까지 고려해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IB 9곳 2000억 대 불법 공매도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전수조사에 나선 금융감독원이 9개사에서 2112억 원에 달하는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다. 금융당국은 추가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신속히 제재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14개사를 대상으로 2021년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불법 공매도를 전수조사한 결과 9곳의 164개 종목에서 총 2112억 원 규모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중간 결과로, 추가 조사에서 위반 규모가 바뀔 수 있다. 이들은 잔고 관리 시스템상 실무적인 오류, 한국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저질렀다고 한다. 내부 부서 간 주식대차 과정에서 이미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하는 등 소유주식을 중복으로 계산하거나, 보유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하는 등 수기 입력 과정에서 무차입 공매도가 일어나기도 했다. 금감원 함용일 부원장은 “전반적으로 미공개 정보나 불공정거래와 연계된 불법 공매도보다는 잔고 관리와 관련한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불법 공매도 사례가 발견된 만큼 전산화 등 공매도 제도 개선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기관 투자자의 자체 전산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고, 중앙 시스템을 통해 모든 주문을 재검증하는 것을 뼈대로 한 공매도 전산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생산가능인구, 20년 뒤 940만 명 증발
경제성장의 핵심 기반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023년 3657만 명에서 2044년 2717만 명으로 940만 명 감소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저출생 여파다. 2060년엔 사망자 수가 출생아보다 5배나 많아진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소비 활력을 떨어뜨려 내수시장을 붕괴시키고, 노인 부양 부담을 높여 장기적인 저성장으로 이어진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가 6일 이런 내용의 ‘2024년 인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저출생에 따른 고령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데 당장 전체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를 뜻하는 중위연령은 지난해 45.5세에서 2031년 50.3세로 오른다. 국민의 절반이 50세 이상이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인 7세 아동 수는 2023년 43만 명에서 2033년 약 22만 명으로 거의 반토막 난다. 군대 병력 자원도 급감한다. 신규 현역 입영대상자인 20세 남성은 2023년 26만 명에서 2038년 19만 명으로 줄어든다. ‘병력 유지 최소 수준’으로 알려진 20만 명선이 붕괴되는 셈이다. 반면 노인 인구가 늘면서 혼자 생활하는 독거노인 가구는 대폭 늘어난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9.1%(199만 가구)였던 65세 이상 1인 가구의 비율은 2049년에 20.2%(465만 가구)로 늘어난다. 2050년 65세 이상 고령자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189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게 된다. 2060년 사망자 수는 74만 6000명으로 출생아(15만 6000명)의 4.8배가 된다. 이에 따라 인구는 59만 명이 자연 감소하게 된다. 2023년 전체 인구의 4.4%(229만 명)에 불과했던 80세 이상 초고령자는 2061년 전체의 20.3%(849만 명)로 늘어난다. 한국 총인구는 지난해 기준 5171만 명에서 2065년 3969만 명으로 감소한다.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도 늙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외국인 비율이 낮아진다. 지난해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187만 명으로 이 중 노인 비율은 6%에 불과했다. 2035년이 되면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255만 명으로 늘어나지만, 노인 비율이 10.3%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47년에는 전국 모든 지자체(228개)가 인구 소멸 위험 단계로 진입한다. 해당 지자체에 사는 20~39세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절반이 안되는 곳을 ‘소멸 위험’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소멸 위험 지역은 118개(51.8%)로 분석됐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인구감소로 인한 재앙은 대한민국의 존립이 달린 사안”이라며 “인구 회복의 골든타임이 지나가면 우리 사회가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홍콩 ELS 배상 비율 30~60%대 전망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대표사례에 대한 배상 비율이 30~60%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의 대표사례 각 1개씩에 대해 13일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를 열고 구체적인 투자자 배상 비율을 결정한다. 투자자들은 은행이 해당 기간에 어떤 원칙을 위반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미리 송부받은 대표사례 등에 따르면 5대 은행 기본배상 비율은 20~30% 수준이다. 앞서 발표된 조정기준안에서 기본배상비율은 판매사의 적합성 원칙·설명의무·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 위반 여부에 따라 20~40%로 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대표사례에는 40%까지 인정되는 경우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분조위 결과가 공개되면 은행권의 배상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은행권은 공개된 분쟁조정 기준안에 따라 자율배상을 진행 중이지만, 배상비율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며 더디게 배상이 이뤄지고 있는데 분조위 결정이 나면 투자자들이 돌려받을 금액이 예측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저가 내세운 알리의 반전, K커머스보다 비싸다
초저가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파는 주요 생필품 상당수가 국내 이커머스보다 오히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이 지정한 생필품 30개 품목을 대상으로 알리익스프레스와 국내 이커머스 간 할인이 적용된 최종 표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오히려 비싸게 팔고 있는 상품이 대거 발견됐다. 우선 상품 대부분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1만 3010원에 내놓은 안성탕면 20개 묶음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선 46.0% 비싼 1만 9000원에 팔린다. 켈로그 콘푸로스트(600g) 3개 묶음 가격은 1만 3390원, 코카콜라 오리지널 무라벨(370ml) 페트병 24개들이 상품 가격은 2만 1760원으로 쿠팡보다 각각 470원, 1800원 비쌌다. 필수 식재료 중에서는 큐원 하얀설탕(3kg·4개), 백설 갈색설탕(1kg·3개), 백설 포도씨유(900ml·2개), 해표 식용유(1.8L·2개), 해표 카놀라유·해바라기유(각 900ml·각 3개), 해표 순창궁 재래식된장(1kg·2개),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용(3kg·6개) 등이 비싸게 팔렸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입점·판매수수료 ‘0원’ 정책을 내세워 국내 유수의 대형 브랜드 판매사 24곳을 한국 상품 전문관 케이베뉴(Kvenue)로 불러 모았다. 이에 맞춰 지난 3월부터 ‘1000억 페스타’라는 무기한 프로모션 등 다양한 판촉 광고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알리익스프레스에 가면 국내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십상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오픈마켓(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는 온라인 장터) 구조인 G마켓이나 11번가와 비교해도 비싼 품목이 눈에 띄었다. G마켓과 비교해 보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선 물티슈 베베숲 프리미어 70매 캡(20팩)은 5040원, 다우니 아로마 플로럴 섬유유연제(8.5L)는 530원 각각 비쌌다.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27m 30롤(2팩) 가격도 G마켓은 3만 1790원인데 반해 알리익스프레스는 3만 8900원으로 22.4% 높았다. 이 밖에 11번가에서는 오뚜기 옛날 참기름(500ml·2개), 몽베스트 생수(1L·24페트), 농심 신라면(120g·20봉), 펩시 제로(355ml·24캔), 퍼실 유니버셜 젤 세탁세제(4.64L), 라보에이치 두피강화클리닉 스케일러(208g) 등의 상품이 알리익스프레스보다 싸게 팔린다. 오픈마켓은 통상 판매자가 가격 결정권을 쥔다. 입점·판매수수료가 없는 파격적인 조건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상당수의 제품 가격이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보다 비싼 것은 결국 판매자가 가격을 그만큼 내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 판매사가 장기간 협력해온 국내 유수 이커머스와의 관계를 고려해 알리익스프레스 판매가를 비교적 높게 유지했을 가능성 있다”고 짚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가 100억 페스타라는 자극적인 프로모션을 내세워 케이베뉴에서도 ‘미끼 상품 전략’을 차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상품을 미끼로 짧은 기간 수많은 고객을 끌어들인 성과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1000억 페스타 할인이 적용된 일부 상품을 보고 싸다고 생각한 소비자들이 다른 일반 상품도 함께 구매할 확률이 높다”면서도 “다만,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드는 프로모션을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는 만큼 이후 어떤 가격 정책을 운용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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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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