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분리매각… 박형준 직접 챙긴다
속보=부산시가 미온적인 대처로 에어부산 분리매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부산일보 3월 4일 자 1면 등 보도)이 잇따르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국토교통부와 산업은행 등에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적극 요청하기로 했다. 시가 정부를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서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기로 함에 따라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지역 시민단체들은 2일 오전 부산시청 제2소회의실에서 ‘시정 현안 민·관·정 소통 간담회’를 열고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비롯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산은 본사 부산 이전을 위한 산은법 개정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현안 해결에 민·관·정이 협력하고자 전격 마련됐다.간담회의 최대 화두는 가덕신공항 거점 항공사 확보를 위한 에어부산 분리매각이었다. 그동안 시는 시의회와 시민 사회로부터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며 강력 비판을 받아왔다. 시를 비롯해 간담회에 참석한 기관·단체들은 2029년 개항 예정인 가덕신공항이 남부권 관문공항으로서 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 거점 항공사 확보가 필수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시는 지역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부산 존치와 가덕신공항과의 연계 육성을 놓고 정부 관계 부처, 유관 기관과 적극적으로 논의를 지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빠른 시일 내 국회를 비롯해 대통령실, 국토부, 산은 등과 면담을 추진하고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재차 촉구하기로 했다.시의회와 부산상의, 지역 시민단체들은 시의 행보에 발맞춰 지역 여야 국회의원들도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부산일보〉가 부산 유권자로부터 제안받은 공통 공약 가운데 지역 거점 항공사 에어부산 분리매각 추진을 채택한 부산지역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18명 중 12명에 이른다.간담회에서는 이와 함께 시와 부산상의가 운영 중인 에어부산 분리매각 TF를 ‘에어부산 분리매각 민·관·정 TF’로 확대·재편해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시와 부산상의 등은 지난해 말 분리매각 TF(시·부산상의), 인수추진 TF(주주 기업), 에어부산분리매각추진협의회(시의회·시민 사회·학계)를 꾸리고,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처음으로 채택한 바 있다.한편 간담회에서는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산은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한 민·관·정 TF 구성도 논의됐다. 21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열리는 이번 달 안으로 이들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는 취지에서다.박형준 부산시장은 “총선 기간 내내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부 부처와 꾸준히 물밑 접촉을 해왔지만, 시민 사회와 모든 일정을 공유할 수는 없었다”며 “관련 TF를 통해 에어부산 분리매각 등 지역 현안 해결에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특별법’ 합의한 여야 ‘채 상병 특검법’ 파행 대통령실 사실상 거부권 시사… 영수회담 후 협치 분위기 급랭
“자기 말만 하는 정부·의사, 벼랑 끝에 선 환자 안 보이나” [벼랑에 선 환자들의 호소] 정부, PA 간호사 합법화·전공의 36시간 연속 근무 단축 추진
학부모 마음 사로잡은 부산형 초등학생 늘봄학교
시행 두 달이 된 부산형 늘봄학교가 초등학교 교육 현장에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과 학부모의 지지 속에 육아 고민을 해결할 대책으로 점차 기능을 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학부모의 육아 공백 고민이 커지는 여름·겨울 방학에도 늘봄학교를 시행하기로 했다. 늘봄학교는 학생·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 다양화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시행 두 달, 초1 10명 중 9명 참가 부산시교육청은 올해 1학기부터 부산 304개 모든 초등학교에서 부산형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했다. 시교육청은 기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학습형 늘봄’과 돌봄 교육을 대체하는 ‘보살핌 늘봄’을 운영하고 있다. 보살핌 늘봄을 신청한 학생 중 학습형 늘봄을 희망하는 학생은 하루 2시간씩 무료로 독서나 놀이를 통한 학습·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시교육청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산 304개 초등 내 1학년 학생 2만 924명 중 90.3%인 1만 8897명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늘봄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중 46.6%는 학습형 늘봄 프로그램에 만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교육청은 2일 북구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에서 ‘늘봄 2개월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한 학부모 늘봄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초등학생 학부모 200여 명이 참가해 늘봄학교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도 학부모들로부터 늘봄학교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들었다. 학부모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세 자녀를 둔 북구 명덕초등의 한 학부모는 “첫째 아이에 이어 초등 1학년인 둘째 아이까지 사교육을 하려니 학원비 부담이 컸는데, 학습형 늘봄으로 미술과 바이올린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구 보수초등의 한 학부모는 “늘봄학교가 시작되기 전에는 아이가 학원 차량을 못 타는 경우가 있어 불안감이 있었는데, 매일 2시간씩 학습형 늘봄을 들으며 아이가 안전하게 배우고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학한 학부모는 현재 초등 1~3학년에 대해 시행 중인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초등 4~6학년에도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더욱 다양한 예능·체육 프로그램이 개설됐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여름방학 ‘늘봄 썸머스쿨’ 시행 시교육청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도 늘봄학교를 운영하기로 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육아 공백에 힘들어 하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도 늘봄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반겼다. 시교육청은 늘봄 썸머스쿨(가칭)을 오는 8월 4주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여름방학 중 초등 1학년을 대상으로 학기 중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원도심과 서부산, 남부·동래·해운대교육지원청 내 일부 초등학교에 ‘거점형 늘봄 썸머스쿨’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참여 초등학생들에게 점심 식사와 간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거점형 늘봄 썸머스쿨 외에도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 썸머스쿨을 연다. 늘봄학교를 희망하는 초등 1학년은 누구나 학기 중과 마찬가지로 학습형 늘봄을 2시간씩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시교육청은 늘봄 썸머스쿨의 모든 비용을 지원하고 교원의 방학 중 교육 참여는 없도록 인력을 지원한다. 시교육청 김경자 유초등보육정책관은 “학부모들의 방학 중 육아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학 동안 늘봄학교를 반드시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대식 “중단 없는 사상 발전, 임기 내 가시적 성과 거두겠다” [PK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
“저는 사상구의 영업 사원입니다!” 국민의힘 부산 ‘험지’인 사상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김대식 당선인의 소감이다. 김 당선인은 지난달 10일 치러진 4·10 총선에서 52.63%를 득표하며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후보를 꺾었다. 사상은 물론 인접한 북갑·을, 강서, 사하갑·을까지 부산의 ‘낙동강 벨트’는 어느 한 곳 섣부른 전망을 내놓기 힘든 격전지였다. 김 당선인은 공천을 받은 직후부터 ‘사상만은 지켜 내자’는 각오로 선거전에 돌입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상구는 장제원 의원이 3선을 지내면서 여당 선거 조직이 튼튼하기로 유명했다”며 “관건은 내가 그 조직을 품어 내느냐였는데, 사상 발전을 위해 김대식을 선택해 달라며 장 의원과 8시간 동안 내리 손을 맞잡고 비를 맞으며 읍소한 덕에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며 웃었다. 김 당선인이 선거 유세 과정 내내 강조한 건 ‘중단 없는 사상 발전’이다. 임기 내 이를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그는 앞서 장 의원이 뿌려놓은 수많은 발전의 씨앗을 잘 수확할 수 있도록 대형 사업의 예산 확보부터 주력할 계획이다. 발 빠른 김대식 표 사상 발전은 22대 국회 개원 전에 이미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사상구청과 주민 숙원 사업이던 한일시멘트 공장 부지 매각을 확정지었다. 주택가와 인접해 갈등을 빚었던 시멘트 공장이 이전하게 되면서 사상구는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실익을 챙기게 됐다. 김 당선인은 "공약으로 내걸었던 공장 이전 부지 마련도 연내에 마무리 짓겠다"며 "중앙 의정활동도 중요하지만 지역 현안 사업들도 철저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상습 침수가 발생하는 부산 사상구청 교차로도 이번에 행안부 ‘우수유출저감시설’ 신규 설치 지역으로 선정되어 총사업비 533억 원을 확보하는데 김 당선인이 일조했다. 김 당선인은 경남정보대 총장 등을 지낸 35년 교육 전문가의 경력을 살려 사상구만의 독자적인 변화도 약속했다. 자율형 고등학교와 기숙형 중학교를 신설하는 한편 단계별로 학력 신장 프로젝트를 마련해 사상구 교육을 일신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이 같은 변화는 비단 사상구 내 학령 인구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노인 인구를 위해 노후 교육환경을 리모델링하고, 육아 걱정이 없도록 24시간 돌봄센터도 구축하는 등 전 연령대에 거쳐 교육 인프라를 구축할 참이다. 교육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 외에도 김 당선인의 큰 재산 중 하나는 여야와 정부 부처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인맥이다. 그는 이 모든 네트워크가 사상 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당선인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각종 공모사업을 끌어오는 한편 전국의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있는 나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상구 내 각 동을 기업별로 매칭하고 일자리 유치에 신경 쓰는 ‘사상구 1호 영업 사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 기간 가장 위기의 순간으로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이뤄진 언론의 여론조사를 꼽았다. 당시 야당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다. 그러나 여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부산 여당 후보가 어려움에 처했다’라는 위기의식으로 번졌고, 막판 지지세로 연결됐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하지만 여당은 부산과 달리 전국 선거에서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현실에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이 민심의 회초리를 제대로 맞았다고 평가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이 계속해서 노출이 되면서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받아들었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이 다시 신뢰를 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다가서야 하고 나 역시도 국회에 들어가 여야 협치의 창구가 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당선인은 약속한 공약을 반드시 지켜 사상 발전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기간 제가 구민에게 약속드린 것들 모두 지키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기필코 사상 발전의 완성으로 이를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부산대 163명·경상대 138명 확정
2025학년도 대입 의대 정원이 정부의 증원 계획 목표인 2000명보다 줄어든 1500명 안팎 늘어난다. 2025학년도 전국 40개 의대 모집 정원은 4550명 안팎으로 확정됐다. 현재 고2 학생이 대상인 2026학년도 입시에서는 정부의 발표대로 증원 규모가 2000명이 될 전망이다. 2026학년도 입시부터는 학교폭력 조치 사항이 대학 입시에 반영된다. ■2025학년도 정원 4547~4567명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전국 의대가 제출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상 의대 모집 정원 취합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취합 결과에는 정부로부터 의대 증원분을 배정 받은 전국 32개 대학 중 차의과대를 제외한 31개 대학의 모집 인원이 포함됐다. 차의과대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하기로 했고, 아직 모집 인원이 확정되지 않았다. 2025학년도 증원분이 반영된 31개 의대의 내년도 증원 규모는 1469명이다. 차의과대가 정부로부터 받은 증원분은 40명이다. 차의과대가 증원분 50%(20명)를 반영하면 의대 정원은 1489명, 증원분 100%를 반영하면 1509명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 최종 의대 모집 정원은 지난해 3058명에서 4547명~4567명으로 확정됐다. 9개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는 모두 정부가 배정한 증원분의 50%를 모집하기로 했다. 부산대는 지난달 30일 증원분 50%(38명)를 반영해 163명을 뽑기로 했다. △강원대(91명) △충북대(125명) △충남대(155명) △경북대(155명) △경상국립대(138명) △전북대(171명) △제주대(70명) △전남대(163명)도 배정 받은 증원의 절반을 늘려 모집하기로 했다. 사립대들은 대부분 증원분 모두를 모집하기로 계획을 제출했다. 모집 인원을 확정한 사립대 22곳 중 증원을 줄여 모집하기로 한 곳은 △단국대(천안) △성균관대 △아주대 △영남대 △울산대 5곳뿐이다. 나머지 17개 대학은 정부가 배정한 증원분을 100% 반영해 선발한다. 이에 따라 부산대(163명)와 경북대(155명), 경상국립대(138명) 등 5개 비수도권 국립대와 원광대(150명), 조선대(150명), 순천향대(150명)의 의대 모집 정원은 서울대(135명) 의대 모집 정원보다 많아져 의대 열풍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은 전국 40개 대학이 제출한 의대 모집 정원 계획을 이달 하순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 비율 소폭 증가 이날 각 대학은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도 대교협에 제출했다. 수시모집 선발 인원은 소폭 늘었고,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조금 줄었다. 각 대학은 2025학년도 전체 모집 인원 34만 5179명 중 79.9%인 27만 5848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2024학년도 수시모집 비율 79.6%(27만 1481명)보다 0.3%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반대로 정시모집 비율은 20.4%(6만 9453명)에서 20.1%(6만 9331명)으로 0.3%P 줄었다. 세부적으로는 수도권 대학의 논술 위주 전형은 1160명 늘어났고, 비수도권 대학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은 2594명(학생부교과 948명, 학생부종합 1646명) 늘었다. 2026학년도 대입에서는 기회균형·지역균형 등 사회통합전형 모집 정원이 늘어난다. 기회균형선발 모집 인원은 3만 8200명으로 지난해보다 776명 늘어난다. 특히 2026학년도부터는 대학 입시에서 학생별 학교폭력 조치 사항이 대입전형에 반영된다.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은 대입 정보 포털 홈페이지(어디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커피 올림픽' 51개국 국가대표가 만든 맛에 ‘매료’
부산에서 개최 중인 커피 산업 전문 전시회 ‘월드 오브 커피’가 커피업계의 엑스포라면,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커피업계의 올림픽이라 할 만 했다. 각국을 대표해 출전한 국가대표 바리스타들은 커피 산업의 화두 중 하나인 지속가능성부터 커피 향미의 극대화 등 현재 전 세계 커피인이 고민하는 주제로 선의의 경쟁을 이어 갔다. 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2024 월드 오브 커피&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현장에서 단연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곳은 각국 대표 바리스타들의 경연이 펼쳐지는 경연장이었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전 세계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된 바리스타가 총 15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에스프레소 음료, 우유 음료, 창작 음료를 제조하고 그에 담긴 각자의 커피에 대한 철학을 설명하는 대회다. 심사위원은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 음료의 맛과 발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승자를 가린다. 올해 대회는 51개국 국가대표 바리스타가 참석한다. 부산 출신의 한국 대표 임정환 바리스타는 전날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단위인 ‘픽셀’을 커피 산업과 연관지어 풀어낸 예선을 마쳤다. 이날은 국가대표 커피 챔피언이 직접 참관객과 소통하며 커피를 내려주는 ‘브루바’와 부산 스페셜티 커피 기업 ‘블랙업’의 스페셜 게스트로 활약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역시 전 세계 국가대표 바리스타들의 경연은 계속됐다. 폴란드의 도미니카 코발스카 바리스타는 커피업계에 정설로 알려진 편견을 해소하겠다는 주제로 발표했다. 예를 들어 커피콩 수확 후 그대로 햇볕에 말리는 방식의 가공법인 내추럴 커피를 에스프레소로 추출했을 때 깔끔한 맛이 나지 않는다는 편견을 해소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한국계 미국 대표인 프랭크 라 바리스타는 완벽한 커피를 얻기 위한 고집을 주제로 해 심사위원들을 매료했다. 지난 1일 개막한 ‘월드 오브 커피&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행사 이틀차인 2일에도 북적였다. 부산의 한 커피 산업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에 가지 않고도 부산에서 세계적인 커피 전시회가 열려 커피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가 ‘커피도시 부산’을 알리기 위해 꾸민 부산 홍보관은 ‘커피 챔피언쇼’가 이어져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첫날 부산에서 활동하는 커피 챔피언 정형용·문헌관 바리스타에 이어 이날은 김동민·이헌재 바리스타의 토크쇼가 열렸다. 3일 오전에는 강민서 바리스타, 오후에는 위승찬 바리스타가 참석하고, 마지막 날인 4일 오전에는 김승백 바리스타, 오후에는 방현영 바리스타가 참관객과 만난다. 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 원장은 “그동안 커피 산업의 포커스가 카페 등 소비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월드 오브 커피&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통해 스페셜티커피 산업의 거대한 생태계를 부산 시민이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부산도시철도 요금 내일부터 150원 올라 1600원
3일부터 부산 도시철도 요금이 150원 인상돼 1구간 요금이 1600원이 된다. 부산시 물가대책위원회는 지난해 8월 도시철도 요금 300원 인상을 결정하고,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 각각 150원씩 단계적 인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3일부터 교통카드 기준 부산도시철도 1구간 요금은 1600원으로, 2구간은 1800원으로 오른다. 부산시는 “도시철도 무임승차 등에 따른 부산교통공사 적자 누적으로 불가피하게 요금을 인상했지만, 대중교통 통합할인제 ‘동백패스’ 이용자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가 운영하는 동백패스는 시내버스, 마을버스와 도시철도, 경전철, 동해선을 월 4만 5000원 이상 이용하면 초과 사용액 중 4만 5000원까지 동백전으로 환급해 주는 제도다. 동백패스 이용자는 도시철도 요금 인상을 반영하더라도 1구간 기준 29회차(4만 6400원)부터 56회차(8만 9600원)까지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철도로 출퇴근한다고 가정할 때 월 40회 이용하면 회당 1120원, 56회 이용 땐 800원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동백패스는 지난해 8월 시행 이후 올해 4월 말 기준 43만 명이 가입했다. 누적 환급자는 113만 5000명, 환급액은 297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대중교통정책 실패에 따른 부담을 시민에게 안기고 있다며 요금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부산참여연대는 최근 성명을 통해 “부산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다른 도시보다 높고, 특히 교통물가지수 상승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지난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시민에게 환급해 주는 동백패스를 내놓았지만 전체 예산 338억 원 중에 165억 원은 삭감하고 미집행 금액은 이월하는 등 정책 실패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한편 시는 어린이 요금 무료화와 선불형 동백패스 도입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 정부가 대중교통 이용 금액 일부를 환급해주는 ‘K패스’와 동백패스를 연계하고, ‘청소년 동백패스’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김해~밀양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에 선정
김해~밀양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에 선정됐다. 이 고속도로는 대구·경북 및 경남 지역에서 가덕도신공항, 부산항신항으로의 연계 교통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기획재정부는 2일 오전 김윤상 2차관 주재로 ‘2024년 제3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선정 결과 △예타 조사 결과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먼저 김해~밀양 고속도로 사업은 연장이 18.8km로 4차로로 추진된다. 대구·경북 및 경남 지역에서 가덕도신공항, 부산항 신항으로의 연계 교통망을 구축해 접근성을 높이고 물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건설된다. 총사업비 요구안은 1조 4965억 원이다. 김해시 진례면(북진례JCT)에서 밀양시 상남면(남밀양IC)까지 이어져 남해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연결하게 된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통상 9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 이외에 △대구~경북 광역철도 △호남고속도로 지선(서대전~회덕) 확장 △아산 경찰병원 건립 △서울 상록회관 재건축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고도화 및 확산사업도 예타 조사대상 사업에 뽑혔다. 이와 함께 예비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타당성이 확보돼 예타를 통과한 사업은 3개다. 먼저 경남 거제시 사등~장평 국도건설사업이 예타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사등면 덕호리에서 장평동까지 국도를 확장하는 사업이다. 6.8.km다. 거가대교 개통이후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심각한 정체를 겪는 사등면~장평동 구간을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해 혼잡을 완화하게 된다. 청포·청곡·지석 등 교차로도 개선된다. 총 사업비는 983억원이다. 이밖에 △세종시 공무원 임대주택 건립사업과 △세종시 종합체육시설 건립사업도 예타를 통과했다.
송석준 국힘 원내대표 도전 '이철규 대세론' 흔드나?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2일 송석준(경기 이천) 의원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판이 새로 짜일 조짐이다. 4·10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송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처음으로 나온 원내대표 후보 출마 선언이다. 여기에 그동안 후보로 거론됐던 이종배(4선·충북 충주) 의원도 이날 일부 언론에 “오늘내일 중으로 (출마 여부를)결정할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고, 윤석열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3선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도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여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성일종(3선·충남 서산태안)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후보난에 시달리던 원내대표 경선 기류가 갑작스럽게 급변한 배경은 단독 추대설까지 돌았던 ‘찐윤’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후보난에 이 의원 단독 추대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총선 참패에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의 출마 움직임에 대해 비윤(비윤석열)계 뿐만 아니라 배현진 의원 등 친윤계마저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일단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출마설과 관련, “누군가는 악역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불출마 하라는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뉘앙스다. 그는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결단을 하고, 어떤 결심이든 결심이 서 있다”며 “다만 생각을 표현하지 않는 것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한 당내 비판은 이날에도 이어졌다.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참패했고 달라지겠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시점인데 ‘그 밥에 그 나물’ 평가를 받을 원내대표라면 그건 조금 부적절하다”고 했고, 신동욱(서울 서초을) 당선인은 “원내대표 선거는 당에 활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나와 경쟁하면 좋겠다. (이 의원 외에)다른 분들이 나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황우여 비대위 출범… '전당대회 룰 조정' 핵심 과제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닻을 올렸다. 4·10 총선 참패 이후 22일 만이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다음 날 사퇴한 뒤 21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2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비대위 설치와 비대위원장 임명안은 찬성 549명(찬성률 91.8%)으로 가결됐다. 황우여 비대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호영·정진석·한동훈 비대위에 이은 네 번째 비대위다. 황 위원장은 앞으로 6월 말∼7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까지 약 두 달간 비대위를 이끌며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 규칙 결정 등의 임무를 맡는다. 이헌승 전국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은 (총선 이후)민심의 회초리를 맞았다”며 “이제는 숙고의 시간이 아니라 결단의 시간이 돼야 한다. 오늘 출범하는 비대위는 총선 참패를 수습하고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려는 비대위”라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황 위원장은)당원과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는 인품을 가지고 계실 뿐 아니라, 많은 정치 경험과 경륜으로 당과 정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며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대위는 향후 공식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룰 변경과 당 수습 등 과제를 안는다. 핵심 과제는 전대 룰 조정이다. 4·10 총선 참패 이후 현행 ‘당원 투표 100%’ 전대 룰에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는 물론, 수도권과 비수도권 그룹이 각각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아직 베일에 싸인 비대위원 인선이 더욱 관심을 받는 이유다. 비대위원 구성을 통해 현재 당에게 필요하다고 평가받는 혁신과 반성의 이미지를 얼마나 보완할지도 관건이다. 다만 비대위원 인선은 내주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일로 예정됐던 원내대표 선거가 9일로 미뤄지면서다. 비대위원엔 당연직으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포함된다. 따라서 원내지도부 구성은 원내대표 선출일인 9일 이후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원은 7~9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위원장은 지역과 세대를 안배, 균형감 있는 비대위 인선을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위원장은 이날 “당 대표 임기는 원래 2년이어야 하는데 현 정부 들어 당 대표가 바뀐 게 지금 여섯 번째”라며 “당 쇄신과 민생 현안도 챙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의지 있나” 부산 야권, 소극 대응 부산시 비판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한 부산시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2일 부산시의회에서 나왔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소속 반선호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이날 제320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대구경북신공항에는 지역 거점 항공사를 유치했다는 보도가 있다”면서 “부산시는 지난해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응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신공항의 경우 대구시가 2022년 티웨이와 본사 이전 협약을 맺고 거점 항공사 지원에 나섰으며 지난달에는 경북도가 화물 전문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입주를 위해 소시어스(사모펀드 운용사)와 대구경북신공항 항공 물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반 의원은 “부산 시민이 키워낸 지역 항공사가 자본 논리에 따라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질 위기”라면서 “과연 TF팀이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시민단체나 부산상의 눈치를 보고 명맥만 유지만 하는 것인지 부산시에 솔직한 입장을 묻고 싶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22대 총선에서 부산 18석 중 17석을 여당이 차지했다”며 “박형준 시장과 부산시 입장에서는 든든한 우군이 생겼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 발전과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통한 가덕신공항의 성공적인 거점 항공사 유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민주당이 적극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민 92%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부산에 도움”
부산 시민 10명 중 9명은 부산시가 역점 현안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이 부산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균형발전과 신성장 동력 창출 등 국가 차원의 정책 효과를 기대하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부산시는 ‘글로벌 허브도시’ 정책에 대한 시민 인식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12~18일 만 18세 이상 부산 거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시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나선 이후 처음 실시된 시민 인식 조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65.8%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기반 마련을 위해 우선해야 하는 분야로는 가장 많은 40.9%가 ‘물류·거점 조성’을 꼽았고, ‘디지털·신산업 생태계 조성’(32.8%), ‘금융·창업 거점 조성’(24.8%)이 뒤를 이었다. 부산이 ‘국제자유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조성해야 할 환경으로는 응답자의 절반(50.1%)이 ‘국제적 접근성 및 부산시 내부 교통망’을 꼽았다. 상당수 시민이 가덕신공항 개항과 연계 복합교통망 확충을 글로벌 허브도시 도약의 전제 조건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어 ‘글로벌 문화관광 활성화 지원, 관광지 개발’(37.1%), ‘글로벌 교육 환경 조성’(7.5%), ‘외국인 생활·정주 여건 조성’(3.8%) 순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이 현재 부산시 여건과 환경에 적합하다는 의견에는 78.3%가 동의했다. 응답자의 92.3%가 부산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고, 86.2%는 부산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돼 시민들이 부산시의 글로벌 허브도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현직 검사 탄핵 헌재, 결론 언제쯤?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검사 탄핵 소추 대상자가 된 안동완(54·사법연수원 32기) 부산지검 2차장검사(부산일보 지난 1월 24일 자 8면 등 보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7개월 넘게 결론 내리지 않고 있다. 반부패수사 등 주요 사건을 총괄하는 2차장검사의 공석이 장기화하면서 부산지검 내부에서는 헌재의 신속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헌법재판소는 “안 2차장검사에 대한 평의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2일 밝혔다. 헌재 재판관들은 평의에서 변론 내용과 서면, 증거 등을 토대로 안 검사가 직무와 관련해 법률과 헌법을 위반했는지, 그것이 파면할 만큼 중대한 잘못인지 결정한다. 헌재 관계자는 “평의 일정은 전적으로 재판부 소관으로 헌재는 모든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지난 3월 12일 안 검사에 대한 두 번째 변론 기일을 열고 모든 변론을 종결했다. 국회 측 대리인은 “(안 검사의 공소 제기는)검찰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유우성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보복 기소였다”고 주장했고, 안 검사 측은 “검사가 기소·불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준사법행위 성격으로 법률 규정 위반이 아니다”고 맞섰다. 탄핵 소추안 쟁점은 검찰이 2010년 유우성 씨 대북 송금(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후 2014년 안 차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검사 재직 당시 유 씨를 같은 혐의로 재차 기소한 것이 위헌·위법한지 여부다. 안 검사에 대한 변론이 종결됐지만 51일째 결과가 나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가 심판 사건을 접수한 때로부터 180일 안에 선고해야 한다. 강행 규정은 아니지만 지난해 9월 22일 접수된 안 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는 결국 180일을 훌쩍 넘겼다. 안 차장검사는 부산지검 2차장검사 전보 다음 날인 지난해 9월 21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직무가 정지됐다. 부산지검 2차장검사 업무는 박상진 1차장검사가 대행하고 있지만 업무가 너무 과중하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영도선’ 유치 운동 첫날 3000명 서명
부산 영도구의 오랜 염원인 도시철도 ‘영도선’ 유치를 촉구하는 추진위원회가 각계각층 참여 속에 출범했다. 이날부터 시작한 영도선 유치 서명 운동은 첫날에만 3000명이 넘는 주민이 동참하면서 목표치의 10%를 넘겼다. 영도구청은 2일 오후 2시 영도구청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도시철도 영도선 유치 범구민 추진위원회(추진위)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번 추진위 출범은 도시철도 영도선 유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공식적인 창구를 조성해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부산시에 전달하고자 이뤄졌다. 이날 발대식에는 국민의힘 조승환(중영도) 국회의원 당선인과 김기재 영도구청장,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류동근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총장 등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들과 주민까지 3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 구청장은 “모두가 알다시피 영도구는 부산 16개 구·군 중 도시철도가 다니지 않는 유일한 기초지자체”이라며 “영도선 유치로 단절된 교통망을 연결하고 교통 불평등 현실을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추진위 발대식과 맞춘 영도선 유치 서명 운동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날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약 40일 동안 주민 3만 명의 서명을 받아 부산시에 제출할 예정인데, 서명 첫날에만 3000명이 넘는 주민이 참여했다. 영도선 유치 타당성을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하는 용역도 진행 중이다. 영도구청은 지난해 5월 영도선 유치 타당성을 검토하는 ‘영도 교통체계 개선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크게 3가지 노선을 가정하고 노선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항 북항을 지나는 C베이파크(BAY-PARK)선 종점과 태종대를 연결하는 노선과 부산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과 태종대를 연결하는 노선 등이다. 구청은 오는 10월 용역이 종료되면 가장 유치 타당성이 높게 나타나는 노선 하나를 부산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구청 측은 최근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노선 타당성 평가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영도구청 관계자는 “노선이 들어서는 도로 주위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태종대 집와이어 등 새로운 관광거점도 생기면서 도시철도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영도선의 운명을 가를 제2차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은 오는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지 않으면 사실상 영도선 구축은 불가능하다. 현재 영도선은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후보 노선으로 편성돼 있다.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려면 경제성(B/C)이 0.7, 종합평가(AHP)가 0.5 이상이어야 한다. 부산시 도시철도과 관계자는 “요구하는 경제성이나 종합평가 수치를 넘으면 대부분 구축 계획에 노선이 반영된다”며 “영도구청이 자체적으로 영도선 용역을 진행하는 것을 알고 있고, 이와 관련해 꾸준히 소통 중이다”고 말했다.
부산자치경찰위 2기, 인사 잡음 확산
3일 출범하는 2기 부산자치경찰위원회(이하 자경위)가 부적절 인사 임명 논란으로 출발부터 잡읍에 휩싸였다. 위원장에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 받는 인사(부산일보 4월 23일 자 10면 등 보도)가 선임된 데다, 경찰 출신의 한 위원은 과거 경찰서장 재직 당시 조직 내부 성비위를 은폐하려다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치안행정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자경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박형준 시장은 3일 부산경찰청장과 같은 1급 대우를 받는 차기 부산자경위 위원장으로 경무관 출신인 김철준 부산외국어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를 임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데다,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사태 당시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에서 독립적 운영이 중요한 자경위의 정치적 중립이 의심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년 임기의 자경위는 부산시장이 추천한 위원장을 필두로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나머지 6명의 위원은 부산시의회가 2명, 부산시교육감과 국가경찰위원회가 1명씩 추천하고, 자경위에서 구성한 위원추천위원회에서 2명을 추천해 선출했다. 위원들의 출신별로는 위원장을 비롯해 경찰 출신 2명, 법조계 4명, 교육계 1명으로 구성됐다. 자경위 사무국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A 씨의 과거 행적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A 씨는 2016년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던 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의 여고생 성관계 사건 당시 해당 경찰관이 소속된 경찰서장으로 재직했다. A 씨는 부하 직원의 성비위 사실을 보고 받고도, 개인 신상을 이유로 부하 직원의 사표를 받는 것으로 무마하고 상급기관인 부산경찰청에 허위보고했다. 당시 A 씨는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2기 자경위의 경우 1기와 달리 대부분 민간 출신이 위원으로 구성돼 경찰 업무에 대한 이해도나 업무 협조 등을 고려해 위원장은 경찰 출신으로 선임했다”며 “자체 인사 검증을 충분히 거쳤다”고 해명했다.
올 1분기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늘었다
지난 1분기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가 전 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기업인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지난달 30일 기준)를 토대로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시장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거래는 총 3468건으로, 작년 4분기(3295건)보다 5.3% 증가했다. 거래금액도 8조 575억 원으로 전 분기(7조 5331억 원)에 비해 약 7% 늘었다.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2022년 4분기 이래 최고 수준이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거래량은 24.3%, 거래금액은 58.7% 증가했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에서 가장 많은 834건(24%)이 거래됐다. 이어 서울(463건), 경북(322건), 경남(220건), 충남(215건) 순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거래금액은 서울이 4조 8114억 원으로 전체 거래액의 59.7%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경기 1조 937억 원, 부산 4329억 원, 인천 1964억 원, 경북 1934억 원 순으로 거래금액이 컸다. 거래건수를 시도별로 살펴보면 대전이 95건으로 전 분기(68건) 대비 39.7% 늘어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서울은 전 분기보다 17.8% 증가했으며, 경기와 충남은 각각 15.7%, 15.6% 늘었다. 거래금액의 경우 전국 시도 중 전북(25.9%)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북을 포함, 서울(22.5%), 충남(13.8%), 충북(6.6%), 부산(0.3%) 등 총 5개 지역 거래액이 전 분기 대비 상승했으나 이를 제외한 12곳은 하락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는 10억 원 미만 빌딩의 인기가 확인됐다. 1분기에 거래된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중 10억 원 미만 규모의 빌딩은 2259건으로 전체의 65.1%를 차지했다. 1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빌딩 거래는 937건(27%), 5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은 150건(4.3%), 10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102건(2.9%), 300억 원 이상 빌딩은 20건(0.6%)으로 각각 집계됐다. 서울에서는 1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거래가 모두 176건(38%)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에선 10억 원 미만 거래의 비중이 가장 컸다. 특히 전남은 전체 거래 204건 중 181건(88.7%)이 10억 원 미만이었다. 1분기에 가장 거래가가 높았던 건물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아크 플레이스’(ARC PLACE)로, 7917억 원에 매매됐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한 건으로, 2022년 이후 서울 주요 오피스 권역에서 이뤄진 상업용 부동산 거래 중 최대 규모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시장이 지난해 1분기 이후 증감을 반복하며 더디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PF 우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당분간은 시장을 주시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뒷기름 팔았지?” 협박… 부산항서 3억 뜯은 조폭
부산항 해상유 판매업자들에게 이른바 ‘뒷기름’을 판다며 거짓 신고를 하겠다고 협박한 조직폭력배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신고 후 조사가 시작되면 출항이 늦춰지는 점을 악용한 조폭 일당은 돈을 뜯어내면서 마약까지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불법 해상유 판매를 해경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약 3억 원을 갈취한 조직폭력배 일당 15명(10명 구속, 5명 불구속)이 검찰에 송치됐다. 50대 남성 A 씨가 총책인 조직원들은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45회 동안 부산항 4·5부두에서 불법 해상유 판매가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신고를 하겠다고 협박한 혐의(공갈)를 받고 있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지난해 11월 징역 2년 10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해상유는 판매 업체와 구매 업체 사이에 미리 정해둔 용량만큼 거래해야 하는 규칙이 있다. 거래 후 남은 기름은 이른바 ‘뒷기름’으로 불리는데 이를 유통하는 건 불법이다. A 씨 조직은 해양경찰에 해상유 불법판매 신고가 들어가면 3시간에 걸친 조사로 출항이 어려워지는 점을 노렸다. 출항 지연으로 경제적 손실이 커진다는 점을 악용해 판매 업체를 협박한 셈이다. A 씨 조직은 선박 해상유 소매 거래 현장을 감시하기 위해 부산항 4·5부두가 잘 보이는 높은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거래 현장이 포착되면 지상에서 대기하던 조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왔다. 현장에 들이닥친 이들은 “외국 선박에 급유 후 남은 기름을 불법 처분하려는 것 아니냐”며 “신고를 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했다. 이들이 한 번에 요구한 금액은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400만 원이었다. 일부는 갈취한 돈으로 마약을 구입해 투약하기도 했다. A 조직에 마약을 공급한 B 조직원 6명(2명 구속, 4명 불구속)은 마약을 판매하거나 유통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은 필로폰 3g, 대마 24g이다. 조폭 일당에게 당한 피해자만 26명으로, 경찰은 추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공무원, 폭언 전화 응대 안 해도 된다
민원인이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로 폭언하는 경우, 앞으로 공무원이 먼저 통화를 끊을 수 있게 된다. 또 ‘신상털기’ 방지 차원에서 공무원의 개인정보는 기관별로 성명 비공개 등 방식으로 공개 수준을 조정한다. 행정안전부는 2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올해 3월 악성민원에 고통받다 숨진 채 발견된 경기 김포시 9급 공무원 사건을 계기로 민원공무원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마련됐다. 우선 정부는 전화, 인터넷, 방문 등 민원 신청 수단별로 악성 민원 차단 장치를 마련한다. 앞으로는 민원인이 욕설·협박·성희롱 등 폭언을 하면 공무원이 1차 경고를 하고, 그래도 폭언이 이어질 경우 통화를 바로 종료할 수 있도록 한다. 기관별로 통화 1회당 권장시간을 설정해 부당한 요구 등으로 권장시간을 초과할 경우 이 역시 통화를 종료할 수 있게 한다. 부당하거나 과다하게 제기되는 정보공개 청구도 자체 심의회를 거쳐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 법령에 근거를 마련한다. 행정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공무원 개인정보는 성명 비공개 등 기관별로 공개 수준을 조정한다. 신상털기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악성 민원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과 법적 조치, 피해 공무원 보호를 위해 행정기관마다 전담 대응팀을 두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범정부 대응팀’을 운영하면서 민원 공무원 상담, 악성민원 해결을 위한 현장 조사 등 기관별 대응팀을 지원한다. 올 하반기부터 기관별로 범정부 대응팀이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고, 관계기관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민원인의 위법행위 등에 대비해 민원실 내 비상벨을 설치해 경찰과 연락망도 강화한다.
4월 소비자물가 2.9% 상승… 석 달 만에 2%대로
4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최근 국제유가가 들썩이면서 전체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걱정도 있었는데,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05%포인트(P)에 그쳤다. 그러나 사과 배 토마토 등 신선채소와 과일 가격은 매우 높은 수준을 계속 나타냈다.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하기 때문에 한번 오른 품목은 1년 동안은 계속 상승률이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2.9%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에 2.8%로 2%대를 기록했으나 이후 2월에 3.1%, 3월에도 3.1%를 기록하면서 3%대를 나타냈다. 그러다 4월에 다시 2%대로 내려온 것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2% 올라 3월(2.4%)에 비해서 하락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2021년 9월에 2.0%를 기록한 이후 2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근원물가를 계산하는 법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방식도 있는데 이 방식으로 해도 4월에 2.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워낙 중동 정세가 불안정했는데 석유류 가격이 생각보다는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외생변수인 석유류 가격을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4월에도 신선식품은 여전히 상승률이 높았다. 신선채소는 12.9% 오르고 신선과실은 38.7% 올랐다. 구체적인 품목별로 살펴보면 사과(80.8%) 배(102.9%) 토마토(39.0%) 배추(32.1%) 오징어(14.9%) 수입쇠고기(5.6%) 등이 많이 올랐고 고등어(-7.9%) 마늘(-12.3%) 망고(-24.6%) 바나나(-9.2%) 등은 내렸다. 정부 할인지원은 소비자물가 조사에서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마트에서 자체적으로 할인한 금액은 물가 조사에 반영된다. 공미숙 심의관은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적다 보니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 출하될 때까지는 가격이 유지되지 않겠나 싶다”라고 말했다. 지역별 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부산은 3.2% 올라 3월(3.7%)에 이어 여전히 3%대를 나타냈고 울산은 3.2%, 경남 2.9% 등이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계의 특성상 시도별로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그런데 부산 물가가 평균에 비해 좀 높은 것은 지난해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교통비가 오른 것이 지금도 여전히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부산의 물가등락 품목을 살펴보면 1년 전에 비해서 사과(68.3%) 토마토(62.7%) 배(146.7%) 파프리카(51.1%) 시내버스료(25.2%) 택시요금(18.3%) 도시철도요금(11.5%) 수입쇠고기(9.8%) 공동주택관리비(9.0%) 전기요금(4.3%) 도시가스료(5.5%) 지역난방비(8.0%) 등이 많이 올랐다. 대신 고등어(-9.1%) 국산쇠고기(-3.0%) 마늘(-8.8%) 등 내린 품목도 있다.
베일 벗은 ‘밸류업 가이드라인’…자율성에 ‘방점’
올 한해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군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이드라인 초안이 베일을 벗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발표된 밸류업 방안과 가이드라인에 큰 차이가 없어 이른바 ‘실효성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강제성·구체성을 기대한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기업 자율성에만 초점을 맞춘 탓이다.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 등은 2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을 위한 ‘2차 공동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당국은 상장사들이 필요에 따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하고, 공시를 통해 시장과 소통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지표 선정과 관련해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수익비율(PER)·자기자본이익률(ROE)·배당성향·배당수익률 같은 재무제표뿐 아니라 ‘비재무지표’를 강조했다. 이는 밸류업 제도의 양대 축인 재계(상장사)와 자본시장 간 시각차가 가장 큰 곳이 지배구조기 때문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배구조 이슈로 시장 우려가 있을 경우 대주주와 일반 주주 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끔 정확한 사실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자회사 중복상장(쪼개기 상장)과 지배주주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기업들 가운데 우수 기업을 선정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밸류업 계획에 지배구조 이슈가 전면 등장했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 저평가 탈출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과 가이드라인 자체가 기업 자율성에 의존하는 만큼 실질적인 참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세종대 황용식 경영학부 교수는 “결국 기업들이 움직여야 한다”며 “자율적인 공시를 했을 때 법인세 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의견 수렴을 거쳐 밸류업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을 이달 중 최종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이후 준비가 되는 대로 자율 공시에 나서면 되는데 이후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등을 위해 상당수 기업이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밸류업 계획을 공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공감한다”며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제대로 공시를 한 기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가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엘에스, 울산대공원 앞 새로운 랜드마크… 14일 1순위 청약
롯데건설이 SK에코플랜트와 지난달 30일부터 울산시 신정동 901-3번지(남구 B-08구역)일원에 들어서는 ‘라엘에스’의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돌입한다고 2일 밝혔다. 신정동 7개 정비사업 구역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남구 B-08구역이 선두주자로 분양에 나서는 것이다. ■기다렸던 브랜드 대단지 울산 신정동에 들어서는 라엘에스는 2개 단지, 총 2033세대의 대단지 아파트다. 라엘에스 1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3층, 12개 동, 전용면적 59~108㎡, 1499세대로 구성된다. 라엘에스 2단지의 경우는 지하 4층~지상 최고 29층, 4개 동, 전용면적 39~84㎡, 534세대로 조성된다. 임대 세대도 2단지에 포함된다. 1, 2단지를 통틀어 이 가운데 전용면적 42~84㎡ 총 1073세대가 일반분양된다.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42㎡ 13세대 △59A㎡A·B 272세대 △73㎡A·C 98세대 △73㎡B·D 136세대 △84㎡A 1세대 △84㎡B 475세대 △84㎡C·D 78세대 등으로 구성됐다. 라엘에스는 우수한 교통망을 자랑한다. 단지 서측에 위치한 두왕로를 이용해 울산 주요 지역과 기타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동해고속도로 진입도 수월해 포항과 경주, 부산 등 다른 지역으로 빠른 이동도 가능하다. 또한, 단지 인근에 공업탑 시외버스터미널과 울산 고속버스터미널 등이 있어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단지가 들어서는 남구 신정동은 울산시에서도 인프라와 학군이 좋기로 유명하다. 단지 도보권에 월평초와 수암초, 신일중이 있다. 신정동과 옥동 학원가도 인접해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주변에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이 있으며, 울산시청, 울산남부경찰서 등 행정기관도 다수 위치해 있다. 단지 서측 도보권에는 울산대공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곳에는 동물원과 키즈테마파크, 골프장, 장미원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 문화·여가 생활을 즐기기 좋다. ■매력적인 최신 커뮤니티 단지는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로 조성되는 만큼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실내수영장과 실내체육관, 게스트하우스, 북카페, 독서실 등과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프라이빗 시네마 공간이 마련된다. 입주민들이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이닝카페도 조성될 예정이다. 단지 지상에는 티하우스와 커뮤니티 중앙광장,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물놀이터 등 다양한 수경·휴게공간이 들어선다. 더불어 이 단지는 주변 아파트 대비 넉넉한 주차공간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혁신 설계 공법을 적용해 가구당 1.75대의 주차가 가능하다. 여기에 주방에는 음식물 쓰레기 이송설비를 적용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집 안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어 실수요자들이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학군과 인프라를 갖춘 남구 신정동에서 브랜드 대단지 공급이 드물었던 탓에 분양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자들이 많은 편”이라며 “울산 남구 일대를 대표하는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시설과 조경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라엘에스의 청약 일정은 오는 1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4일 1순위, 16일 2순위 청약 접수가 진행된다. 당첨자는 22일에 발표되며, 다음 달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라엘에스의 견본주택은 울산시 남구 달동 979번지 일원에 마련됐다.
늙어가는 일본, ‘후퇴’를 선언해야 한다
우리는 ‘임전무퇴’라고 배웠는데 사무라이의 나라에서 ‘후퇴학’이라니…. 그것도 합기도 7단을 비롯해 도합 13단의 무도인인 우치다 타츠루가 후퇴학을 꺼내 들다니 뜻밖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오해였다. 후퇴학은 전진의 반대 의미로서 앞으로 나아가지 말고 후퇴하자는 말이 아니었다. 발전이 아닌 후퇴 현상이 심화하는 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자는 의미였다. 일본에서는 나라현립대학 주최로 후퇴학 심포지엄까지 열렸다고 한다. 일본의 후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대학이 나서서 문제를 제기했다니 높이 평가할 만하다. 만약 지금, 한국에서 이런 심포지엄을 열었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거리의 사상가’ 우치다 타츠루는 이 책을 엮기 위해 필진들에게 일일이 원고 의뢰문을 보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한 걸음 뒤의 세상>은 일본의 지성 16인이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전문가적 관점으로 본 일본 사회의 후퇴론을 이야기한다. 그중에는 <시골빵 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시골빵집을 운영하는 와타나베 부부와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의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의 이야기도 담겼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나서야 세상에 알려진 이들이 후퇴론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우치다 타츠루는 국력이 쇠퇴하고 보유한 국민자원이 감소하는 지금의 일본에 후퇴는 긴급한 의제라고 소리 높인다. 병이 나면 원인이나 증상,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아픈데도 병이 난 걸 얘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면 병세만 심해질 뿐이다. 우치다가 말하는 후퇴는 국력이 쇠퇴하는 현실에 적절하게 대응해 연착륙하자는 의미로, 위기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국력이 쇠퇴하는 가장 큰 원인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봉책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으니 앞으로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변수가 아니라 디폴트 값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최고령 국가 단계에 진입할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노인뿐인 나라’라면 어떤 제도를 마련해야 사람들이 나름대로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일본은 세계에 모델을 제시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후퇴 전략으로 피해를 최소화해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제2차 인클로저 운동(울타리 치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는 주장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인구 감소로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대규모로 만들어져도 남아 있는 사람들을 도시에 밀어 넣으면 자본주의는 연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문제가 겹치면서 일본이 쇠락 일로에 들어섰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어쩌면 적극적인 지방소멸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치사상가 홋타 신고로는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다음 처방전 마련보다 그동안의 처방이 왜 효과가 없었는지를 밝히고 재앙을 맞기 전에 삶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사상가 사이토 고헤이는 오로지 경제 성장만을 바라보며 미지의 시장을 개척해 온 자본주의는 커다란 한계에 봉착했기에 지금 당장 망설임 없이 후퇴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퇴란 위기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사회로 시스템 변화를 꾀하는 혁명 같은 전진이라는 것이다. 또 정치학자 시라이 사토시는 일본 정치도 참담하지만 그것보다 부패하고 타락한 세력에 투표하는 유권자의 무지가 우려스럽다며 일본 사회의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다. 세상 어디든 문제없는 곳이 있을까. 문제 자체보다 사람들이 벌거벗은 임금님에 나오는 아이만큼 솔직하지 않아서 문제를 키운다. 발전을 이야기하려면 내일을 이야기하기 전에 오늘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논의들은 일본이라는 고유명사를 지우고 그 자리에 한국이라고 넣어도 전혀 위화감 없이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사실은 일본이라고 쓴 단어를 한국이라고 읽었다. 후퇴학이 곧 한반도로 몰려들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든다. 우치다 타츠루 외 지음/박우현 옮김/이숲/272쪽/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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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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