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임대차법 시행 4년, 부산 전셋값 ‘들썩’
부산의 아파트 전셋값이 10주 연속 오르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돼 있던 전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다음 달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 4년 차에 접어드는 만큼 집주인들이 그간 받지 못했던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려버린다면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 앞으로 부산의 신축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탓에 전세난을 한층 부추길 우려도 있다.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부산 아파트 전세 가격은 0.01% 상승하며 10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3월 셋째 주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부산 전세 가격은 3월 넷째 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작년 5월부터 54주 연속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이미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 가격과 전셋값이 좁혀진 틈을 탄 ‘갭투자’가 다시 성행할 조짐마저 보인다.부산 수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준신축 아파트의 34평 전세는 1년 전까지만 해도 3억 원 중반대에 거래됐는데, 최근 호가는 4억 5000만 원을 넘길 정도로 금액이 껑충 뛰었다”며 “전셋값 상승 추세가 꺾일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특히 다음 달 임대차보호법의 시행 4년 차가 도래하는 탓에 전셋값 상승 추세를 한층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2020년 7월 시행된 이 법은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에 2년을 더 연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전셋값 인상 폭을 5%로 제한한다.세입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었지만, 시행 당시 시장을 자극하면서 집값과 전셋값을 모두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음 달부터 4년 간의 전세 계약이 종료되면, 집주인들이 그간 받지 못했던 전셋값 상승분을 한꺼번에 소급해 요구하면서 시장 전체의 전세 가격을 띄울 가능성이 농후하다.게다가 지난해 전국을 휩쓸었던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와 비아파트(오피스텔·빌라)의 선호도는 극명하게 벌어졌다. 실수요자들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임대료를 제때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로 더욱 몰리게 됐고, 이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요인이 된다.부산의 경우 지난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2만 5285세대에 달했지만, 올해는 1만 5122세대로 크게 줄었다. 더군다나 내년 입주 물량은 8746세대로 대폭 꺾여 신축 전세 공급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오는 9월 동래구 온천동 래미안포레스티지 4043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그 영향은 동래권역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입주 물량이 쏟아질 때 부산의 전셋값은 고점 대비 20% 이상 내려앉았다. 안정적인 전셋값 유지를 위해서는 최소 1만 8000세대가량의 신규 입주 물량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임대차보호법 계약 기간이 끝난 세입자들은 또 다른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수요를 늘릴 테지만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부산의 전셋값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15조 원대 부산시 금고를 열어라
KB국민은행이 15조 원 규모의 부산시 주금고(제1금고) 운영 금융기관 공모전에 뛰어든다. 24년째 BNK부산은행이 수성하고 있는 1금고에 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1금고를 둘러싸고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국민은행 이혁 부산·울산·경남지역그룹 대표는 〈부산일보〉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이달 중 공모 절차를 진행하는데,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CEO의 최종 결정을 거쳐야 하지만 1, 2금고 동시 입찰을 생각하고 있다”며 “국민은행이 광역지자체 중 1금고를 관리하는 곳이 없어 부산시 1금고를 맡게 된다면 전사적인 지원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실상 1금고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4년 전 공모 당시 시금고 운영 조례가 변경돼 금융기관은 1금고, 2금고 중복 지원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2013년부터 2금고에만 입찰을 해왔고 12년째 2금고를 관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자산 규모를 가진 ‘리딩뱅크’의 입지와 국민은행의 시초인 과거 부산을 본사로 뒀던 옛 동남은행의 정체성을 무기로 1금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부산신용보증재단에 120억 원을 기탁하면서 은행 가운데 최대 액수를 출연, 자금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금고로 선정된다면 기존에 없던 형태로 시에 여러가지 사회공헌 사업을 제안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1금고 공모에 참전하면 1금고 공모는 부산은행과 국민은행의 2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규모·자금력과 부산은행의 꾸준한 지역사회 공헌도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부산은행은 내부적으로 올해도 1금고에만 입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금고는 부산은행이 2000년 옛 한빛은행과의 경쟁 끝에 1금고를 차지한 뒤 24년간 단독 입찰했다. 시중은행들이 부산은행의 아성과 지역사회 기여도 등에 밀려 낙찰 가능성이 높은 2금고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면서 1금고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 2금고에는 하나은행,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등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수도권 시장이 은행 간 경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자 지역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저원가성 예금(연금리가 0.1% 정도로 아주 낮은 예금)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지자체 금고는 매우 매력적인 저원가성 예금 확보 수단이다. 국민은행이 부산시 1금고를 차지하게 될 경우 타 지자체의 ‘금고 전쟁’에도 큰 파장이 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금고 공모가 2파전을 치러지게 되면 자연스레 은행이 금고 공모에 써내는 지자체 협력사업비도 대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협력사업비는 평가 항목 배점이 높지는 않지만, 은행의 금고 운영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성이 강하다. 부산은행은 2020년 1금고 입찰 당시 303억 원을 제시했고 국민은행은 2금고에 102억 원을 제시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비수도권 지자체 중 가장 규모가 큰 부산시 금고 확보는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단순히 수치적 이익을 넘어 지역 영업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의미가 있어 은행 간 전례 없는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첫 본회의부터 ‘반쪽 개원’…원 구성 줄다리기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반쪽짜리’로 시작됐다. 원 구성 협상 결렬과 합의되지 않은 본회의 의사일정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당은 단독 표결로 국회의장을 선출하면서 22대 시작부터 여야 갈등이 분화하는 모습이다. 5일 오후 국회에서 22대 첫 본회의가 열렸다. 이날 본회의에서 진행된 국회의장 선거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재석 192명 중 찬성 189표를 얻어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가 열린 점에 항의하며 국회의장 표결에 불참했다. 결국 입법부 수장을 뽑는 투표는 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 등 야당 의원들만 참여한 채 강행됐다. 원 구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던 여야는 이날 본회의 전 막판 회동을 했지만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는 총 18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여야가 배분하는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어느 쪽이 맡을지를 두고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3개 상임위 위원장 모두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개원 직후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2일 안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 즉 공휴일인 6일 현충일 다음날인 오는 7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하지만 기한 내 합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회의장에 더해 핵심 상임위원장까지 차지하는 것은 ‘독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92석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은 오는 7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라도 원 구성 안건을 표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은 총선 민의를 따라야 한다며 일방 독주를 강행하지만 그것은 민의를 오도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국회를 운영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5일 의장단 선출, 7일 원 구성을 법대로 완수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7일 원 구성 안건 표결을 시사했다. 한편, 민주당 소속 5선 의원의 우원식 국회의장은 앞서 ‘기계적인 중립은 없다’는 뜻을 밝히며 야당 측 국회 운영과 추진 쟁점 법안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오는 7일 이전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민주당 안대로 원 구성 표결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아프리카와 핵심광물 파트너십 구축…자원협력 확대"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아프리카 주요국과 '핵심광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협의체인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통해 상호 호혜적인 자원 협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프리카의 역할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윤 대통령이 주재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48개국 정상과 4개 국제기구 대표는 한-아프리카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핵심광물 대화'를 발족하기로 합의했다. MSP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과 다변화를 위해 2022년 6월 미국 주도로 출범한 협의체로 한미일과 캐나다, 영국, 호주, 유럽연합(EU) 등이 참여 중이다. 윤 대통령은 "거대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교역과 투자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우선 교역과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 한국과 아프리카의 경제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원활히 교역과 투자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경제동반자협정(EPA),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제도적 기반부터 다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후변화 역시 모두가 당면한 문제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원전, 태양광, 수소 등과 같은 무탄소에너지(CFE)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과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아프리카 역내 격차 해소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공적개발원조(ODA)를 받는 국가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개발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엔저 덕에… 한국 1인당 국민소득 일본 첫 추월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민계정 2020년 기준년 1차 개편 결과(2000~2023년)’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GNI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3만 619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인구 5000만 명이 넘는 국가 중에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위다. 이는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한 영향이다. 일본은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며 달러화로 표시된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기준연도 개편 전 1인당 GNI는 3만 3745달러다. 개편에 따라 7.3%오른 3만 6194달러로 집계된 것이다. 한은 최정태 국민계정부장은 “기준년 개편 결과로 한국의 1인당 GNI는 이탈리아보다는 적지만, 일본과 대만보다는 많은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준년 개편은 국민경제의 구조 변화에 대응해 국민계정 통계의 현실 반영도를 높이기 위해 기초자료 작성 주기에 따라 5년마다 실시한다. 2015년에는 없던 산업이 2020년에는 활발하게 부가가치를 생산할 경우 누락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를 새롭게 포착해 경제 상황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한은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수년 내 국민 1인당 GNI가 4만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환율 등이 안정된다면 수년 내에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이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1.3%로 약 2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데 이어 건설투자와 민간 소비도 회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는 앞서 4월 25일 공개된 속보치와 같고, 2021년 4분기(1.6%)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발품·손품 팔아 고물가 시대 건너는 MZ 세대
MZ 세대가 ‘손품’과 ‘발품’ 팔아가며 고물가 시대를 나고 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발로 더 걷고 손으로 더 찾는 일을 반복한다. MZ 세대의 부지런함 이면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가성비를 따지는 불황형 소비 현상이 깔려있다. 5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만난 MZ 세대들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치솟은 물가를 버텨내고 있다. 김지원(25) 씨는 최근 어딜 가든 애플리케이션 ‘캐시워크’를 켜고 다닌다. 걷는 활동만으로 캐시를 쌓을 수 있는 앱이다. 캐시워크 이용자는 하루 1만 보 달성 시 100캐시를 보상 받는다. 김 씨는 “100원, 200원 모아서 뭘 하나 생각했는데 열심히 걷다 보니 캐시가 금세 모여 5000원짜리 기프티콘을 사기도 했다”며 “퀴즈 정답을 맞추면 약 60원을 더 벌 수 있어서 돈이 없을 때 나름 쏠쏠하다”고 웃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SNS에선 도심 곳곳에 숨겨진 돈을 찾는 챌린지 ‘캐치캐시’가 유행 중이다. 금액은 1000원부터 10만 원까지 소액이지만 인기는 대단하다. 지난 4월 10일 처음 게시된 영상 조회수는 1200만 회를 넘겼다. 먼저 SNS 계정주가 지역명과 함께 ‘곳곳에 숨은 돈을 찾아보세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지폐를 접어 스티커 뒷면에 숨긴 뒤 특정 장소에 붙인 모습을 게시한다. 이를 찾아낸 사람은 지폐를 가져갈 수 있다. 최저가를 찾을 수 있다면 기꺼이 ‘손품’을 판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최저가 상품을 찾아 친구들에게 공유하며 소소한 뿌듯함을 느낀다는 장윤주(27) 씨는 “하루 평균 1시간 반 정도를 최저가 제품을 찾는 데 쓴다”며 “월급은 안 오르는데 필요한 물건은 사야 하니 선택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품 팔기 종착지는 해외 직구 사이트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지윤(23) 씨는 해외 직구 경험만 20번이 넘는다. 해외 직구를 시작하기 전에는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며 싼 물건을 찾았으나, 다이소보다 저렴한 해외 직구를 경험한 후 신세계가 열렸다고 말한다. 이 씨는 “국내 사이트에서 18만 원 하던 손흥민 유니폼을 해외 직구로 11만 원에 샀다”며 “화장용품의 경우 차이는 더 심한데, 국내 쇼핑몰에서 3만~4만 원 하던 립스틱 정리함을 해외 직구 쇼핑몰인 알리에서 2700원에 팔더라”고 말했다. 해외 직구는 포장이 빈약하고 제품이 도착하기까지 길게는 한 달 정도가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유튜브나 SNS에도 ‘테무깡’ ‘알리깡’을 주제로 한 영상이 자주 업로드된다. 해외 직구로 산 초저가 상품의 택배 상자를 개봉하는 영상 콘텐츠다. 짠물 소비 컨텐츠 유행은 정보 검색에 능한 MZ 세대 특징과 고물가 상황, 넓어진 소비의 폭이 합쳐진 결과다. 부산대 김현석(경제학과) 교수는 “젊은 층이 여유를 즐기고 취향을 반영한 소비를 하기보단 가성비만을 따지는 현상은 이례적”이라며 “소비자는 적정한 가격에 양질의 물건을 소비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경제 정책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공사비 급등에 장사 없다… 공공 시설도 지으려다 말 판
부산 서구 천마산 모노레일은 해발 260m에서 부산의 해안 절경을 바라보는 관광 명소로 거듭나겠다며 2021년 야심차게 첫 삽을 떴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천마산 복합전망대를 세우고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왕복 3km 관광 모노레일을 설치하겠다는 게 사업의 골자다. 착공 3년이 지난 지금, 해당 사업지는 골조만 선 채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공정률은 30%대로 전망대 완공은커녕 핵심시설인 관광 모노레일 공사는 착공도 불투명하다. 설계 변경과 거주민 이주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사이, 원자재 가격은 폭등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사업비는 230억 원에서 390억 원으로 올랐다. 지난달 부산 서구의회가 서구청이 편성한 추경안을 전액 삭감하면서 사업 진행은 불투명해졌다. 현재 사업비로는 전망대 골조만 겨우 완성할 수 있다. 구의회 승인이 나지 않으면 전망대로 이동할 모노레일이나 전망대 이용 시설은 없이 뼈대만 남은 전망대로 그칠 수 있다. 대폭 증액된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은 서구만의 일이 아니다. 원자재 가격 폭등 여파로 다수의 부산 지자체가 추진하던 공공 건설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았다. 공공 부문 사업비 증액은 사업자와 행정기관 간 협의가 필수여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 사업일수록 추진 전망이 더 불투명하다. 부산진구 당감동 복합국민체육센터는 당초 지난해 준공 예정이었으나 결국 내년 12월로 공사 기간이 연장됐다. 기존 199억 원이었던 공사비가 215억 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설계 변경과 물가 상승에 따른 결과다. 문제는 현재 공사 진척도가 터파기 등 기초 공사에 머물러 있어 본격 공사에 돌입하면 예산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구청은 시공사와 물가 상승분 반영 여부 결정하기 위한 재협상을 앞두고 있다. 당연히 의회 승인을 받아야 예산 증액이 가능한데 의회 의견에 따라 공사 진행 여부가 정해질 예정이다. 의료나 교통 부문 등 부산 공공 인프라 건설도 사업비 증액 변수에 막혀 기로에 서 있다. 지난 4일까지 입찰 공고를 받은 영도구 숙원 사업인 봉래산터널 시공 사업 역시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건설사 3곳이 입찰 참여를 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종적으로 2개 업체가 접수했다. 입찰 성사 여부 조건인 2개 이상 업체가 접수하면서 가까스로 유찰은 피했다. 봉래산터널 같은 대규모 인프라 공사는 다수의 건설사가 군침을 흘리는 사업이지만 이번엔 건설사 참여가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비 책정이 공사비 상승 수준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적자를 보며 참여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서부산의료원의 경우에도 최초 입찰이 유찰된 사례다. 부산시는 지난해 9월 서부산의료원 건립을 맡을 사업자 공모를 진행, 1차 입찰에 나섰으나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이 나오지 않기도 했다. 결국 시는 기존 사업비 780억 원을 858억 원으로 늘려 재입찰을 진행했다. 시 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지자체 사업에서 공사비 이슈로 입찰이 유찰되는 사례가 워낙 많다 보니, 공사비가 부족하다는 업계의 입장을 일부 수용해 물가 상승률을 사업비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이미 적자 시공을 감수하고 있다며 현실 단가를 반영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임원은 “철근, 시멘트, 합판, 석재 같은 기본 자재는 물론이고 전쟁 여파로 해외 인력도 유입이 안돼 인건비도 상당히 올랐다”며 “하지만 공공 발주 사업도 물가 상승분이 제대로 반영이 안되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을 따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정형열 부산건설협회장은 “몇 년 사이 현저하게 오른 물가를 두고 발주하는 공공 기관과 시공사 간 이견이 생기는데, 건설업계에서는 현실 단가 고려와 물가 변동분에 대한 부분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부산롯데타워 변경 설계안 확정… “내년 착공 약속 지켜라”
부산롯데타워 사업 시행자인 롯데쇼핑이 설계 변경 논란(부산일보 2024년 5월 15일자 8면 보도) 끝에 설계안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인허가 절차를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쇼핑 측은 올해 말까지 변경 설계안으로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 짓고 내년 초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준공 시점은 당초 목표보다 2년가량 밀린 오는 2028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부산시와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3일 부산 중부소방서에 소방 성능 점검을 위한 부산롯데타워 변경 설계안을 제출했다. 이후 시의 건축 통합심의, 실시계획 인가 등을 거쳐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연말께 최종 설계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변경 설계안의 핵심은 최초에 빈 공간으로 계획했던 타워 중층부를 5성급 호텔과 부대시설, 오피스로 채워 넣는다는 점이다. 기존 설계안은 지하 7층~지상 67층, 높이 342.5m에 이르는 부산롯데타워를 전망대로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13층을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연결해 판매 시설로 활용하고, 14~54층에 이르는 타워 중층부는 대부분 비워둔 채 상층부를 전망대와 갤러리 등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변경 설계안에서는 중층부 10~30층은 업무 시설, 40~48층은 호텔 부대시설, 50~59층은 호텔 객실로 변경됐다. 60층 이상의 최고층부에는 실내 전망대와 360도 조망이 가능한 야외 루프톱 전망대를 짓는다. 부산롯데타워 준공도 수차례 설계안을 변경하면서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현재로선 부산롯데타워 착공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 준공 시점도 기존 2026년에서 2028년으로 밀리게 된다. 롯데쇼핑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중단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장담했다. 부산롯데타워TF장 이진무 상무는 “장기간 사업이 지연돼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다만 70명의 직원이 상주해 타워 북항 개발의 초석과 부산 랜드마크로 조성하라는 부산 시민의 요구를 받들어 공사 일정 준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 사회에서는 사업이 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첫 삽을 떴지만 착공 8개월 만에 설계 변경을 추진해 논란을 자초했다.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지자 지난 3일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단체로 현장을 점검해 제대로 된 공사 추진을 당부하기도 했다. 건설교통위원회 서지연 시의원은 “착공과 준공에 있어 다시 사업 일정이 지연된다면 부산 시민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며 “20여 년간 공사를 앞두고 수차례 말이 바뀌었던만큼 롯데 측은 부산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태도와 결과물을 내보여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역시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 롯데 압박 강도를 낮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김종석 건축주택국장은 “부산롯데타워 사업 지연은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항”이라며 “협의를 통해 공기를 준수할 수 있도록 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준위·글로벌법 '공감' 산은법 '난항’ 해사법원법 ‘경쟁'
22대 국회가 5일 본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개원하면서 앞선 회기에 불발된 부산·울산·경남(PK) 현안과 관련한 입법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간 여야가 일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법안이 있어 전망은 엇갈린다. ■고준위·글로벌 특별법 ‘맑음’ 기대 22대 국회는 5일 첫 본회의를 열고 의정 활동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본회의 개의에 항의, 불참하면서 이번 국회도 강 대 강 대치가 예고된다. 이처럼 양측의 날 선 대립으로 지금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부울경 현안들에도 지역의 시선이 모인다. 가덕신공항 특별법, 우주항공청법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법안이 폐기돼 이번 국회에서 원점에서 출발, 재논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처분을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고준위 특별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상당 부분 합의한 만큼 여야의 극한 대치 해소가 관건이다. 고준위 특별법은 임시저장소에 저장 중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처분을 위한 저장시설을 건설하는 게 골자로 국민의힘 이인선(대구 수성을)·김석기(경북 경주) 의원이 각각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21대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중간저장시설과 최종 처분시설 확보 시점 모두를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야당은 최종 처분시설 확보 시점만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켜왔으나 막바지 민주당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채 상병 특검법’ 등 여의도 상황에 막혀 해당 상임위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도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이번 회기 내 협치 국면이 조성될 경우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재도약의 핵심인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도 처리에 대한 희망섞인 기대가 감지된다. 부산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뜻을 모아 국민의힘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민주당 전재수(북갑) 의원을 공통 대표 발의자로 하는 글로벌 특별법을 발의했다. 과반 의석으로 법안 처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야당의 원내대표가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힘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협조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만큼 이번 국회에서의 처리를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산은법·해사법원유치법 ‘흐림’ 반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 과제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산은법 개정안 처리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모습이다. 국민의힘 박수영(남) 의원 대표 발의로 산은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지 닷새 만에 국회 의안과에 제출됐다. 당초 22대 총선 과정에서 부산 민주당이 총선 국면에서 산은법 개정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국회 입성에 성공한 인사는 전 의원 한 명뿐이다. 그마저도 전 의원의 향후 정치적 보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 발의자 명단에서 빠졌다. 여기다 산은 부산 이전 반대를 주도해 온 민주당 김민석(서울 영등포을) 의원에 더해 반대 1인 시위를 펼쳐 온 채현일(영등포갑) 의원, 여기다 금융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결사반대를 외친 박홍배(비례) 의원까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본점을 옮기는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부산 조직 확대에 힘을 쓰고 있지만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이 앞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확정한 완전한 이전은 현실화가 쉽지 않은 상태다. 또한 명실상부 해양수도 부산의 지위를 위해 해상·선박 관련 소송과 분쟁을 관할하는 전문법원인 해사법원 유치가 필수적이지만 서울, 인천 등에서도 경쟁에 뛰어들어 이와 관련한 입법 논의도 어렵게 흘러갈 전망이다.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 의원이 내주 초 해사법원 부산 신설을 위한 법원조직법 등 6개 법안의 개정안을 부산 전체 의원 이름으로 대표 발의할 예정이지만 이번 회기에서도 지역끼리 이견을 좁히는 것은 쉽지 않다.
산은 “에어부산 분리매각 현 단계서 어렵다” 재확인
산업은행이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해 “현 단계에서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산은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이후 분리매각에 대해서도 “대한항공 동의가 필요하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 “부산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심도 있는 검토를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산은은 5일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실과의 간담회에서 에어부산 분리매각 불가 입장을 밝혔다. 곽 의원 측에 따르면 산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현 단계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이후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대한항공의 동의가 필요하며 동의할 경우 산은이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산은이 에어부산 분리매각 결정권을 대한항공에 넘긴 발언으로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산은은 2020년 11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을 발표하면서 통합이 이뤄지면 ‘국적항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되고 ‘지방 공항을 기반으로 한 세컨드 허브(Second Hub) 구축 및 통합 후 여유 기재를 활용한 지방 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 등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은은 4년 가까이 끌어온 합병의 마무리를 앞둔 상황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 지방 공항 허브 구축에 대해 대한항공 동의가 필요하다며 물러서는 모습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합병 승인 이후 모든 의사 결정은 대한항공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의 태도에 대해 곽 의원실 관계자는 “오직 산은, 대한항공 입장만 강조하면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해 희망 고문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사실과 다르거나, 확실치 않은 얘기로 부정적 여론을 전파하려 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산은이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가운데 대한항공은 에어부산 생존에 대해 “에어부산이 가지는 상징성과 역할을 잘 알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 최정호 부사장은 이날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의 면담에서 에어부산 분리매각 등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서 “앞으로 대한항공은 부산에서 인력 고용 등 항공업계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에어부산의 ‘생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과 운수 통합 이후 통합 LCC 등 부산 지역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심도 있는 검토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 분리매각이나 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셈이다. 대한항공에선 이미 조원태 회장이 통합 LCC 본사를 인천에 두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조 회장은 2022년 외신 인터뷰에서 “통합 LCC는 진에어 브랜드로 운영될 것”이라면서 “통합 LCC의 허브가 되는 인천을 중심으로 운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LCC의 모항이 인천공항이 된다는 설명이어서 통합 LCC 부산 유치는 사실상 좌절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항공 측은 5일 조경태 의원과의 면담에서도 통합 LCC 부산 유치에 대해 답하지 않고 부산에서의 고용 확대를 강조했다. 이는 부산 강서구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테크센터 고용 효과를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지역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등 독자 생존이나 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에 대해 대한항공이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역 항공사 소멸 우려는 커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2029년 가덕신공항이 조기 개항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신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가 꼭 필요하다”면서 “에어부산이 계속 부산을 대표하는 항공사로 남을 수 있도록 기업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지적했다.
경남고·부산장안고, ‘자율형 공립고’로 운영
일반고등학교인 부산 서구 경남고와 기장군 부산장안고가 내년부터 ‘자율형 공립고 2.0’으로 탈바꿈한다. 두 학교에는 2025학년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 맞춰 대학 입시와 취업에 도움이 되는 특화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부산시교육청은 자율형 공립고 2곳을 내년까지 추가 유치할 계획이다. 부산시교육청은 5일 본청 제1회의실에서 경남고·경남중고동문후원회, 부산장안고·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와 자율형 공립고 2.0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자율형 공립고 2.0은 지역 교육 활성화와 교육을 통한 지역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2월 교육부 공모를 거쳐 경남고와 부산장안고를 자율형 공립고 2.0 대상 학교로 선정했다. 경남고와 부산장안고는 각각 경남중고동문후원회, 한수원 고리본부와 협력해 학교 교육 과정을 강화한다. 두 학교는 올해 신설 교육과정을 마련해 내년부터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화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남고는 경남중고동문후원회와 힘을 모아 리더 양성을 위한 토론 중심 교육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1·2학년 4개 학기에 걸쳐 토론 기초·심화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시교육청과 학교 측은 학생들이 토론 과정 이수를 통해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부산장안고는 원자력 관련 특화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부산장안고는 한수원 고리본부로부터 강사 인력을 지원받아 원자력 관련 교육을 학생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부산장안고 학생들이 원자력 관련 학과·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한수원 등 관련 업계 취업에도 유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경남고와 부산장안고에 교육부 특별교부금 1억 원과 대응투자금 1억 원 등 연간 2억 원의 예산을 2029년까지 5년간 지원한다. 시교육청은 두 학교의 내년 신입생 60%를 부산 모든 지역에서 선발하되, 서구(경남고), 기장군 장안읍(부산장안고) 학생들은 모두 배정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교육 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오는 9월과 내년 3월 부산장안고와 경남고의 교장을 공개 모집한다.
6월 모의평가, 지난해 수능만큼 어려웠다
지난 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가 지난해 2024학년도 수능만큼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모평 1등급 최저점수(등급 컷)가 2024학년도 수능보다 국어는 1~3점, 수학은 8~9점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어 1등급 학생 비율도 지난해 수능에 비해 절반 아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 업체 종로학원이 5일 발표한 6월 모평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어·수학 영역 모두 1등급 등급 컷 추정 점수가 지난해 11월 치러진 수능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어 영역은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가 83점, ‘화법과 작문’은 85점으로 예상됐다. 2024학년도 수능 당시 각각 84점, 88점과 비교해 1~3점 낮다. 지난해 6월 모평과 비교해서는 언어와 매체는 10점, 화법과 작문은 13점 낮다. 수학 영역 1등급 등급컷은 7~9점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수학 선택과목 ‘미적분’의 1등급 등급컷은 77점, ‘기하’는 79점, ‘확률과 통계’는 85점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24학년도 수능보다 7점, 9점, 9점 낮은 것이다. 6월 모평의 국어·수학은 초고난도 문항은 출제되지 않았지만, 수험생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만한 문제가 다수 출제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절대평가 방식인 영어 영역 1등급(90점 이상) 수험생은 수험생 100명 중 1~2명에 그칠 전망이다. 종로학원은 6월 모평 영어 영역에서 90점 이상 받은 학생은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학년도 수능 당시 4.7%보다 절반에 못 미치는 결과다. 영어 역시 수험생들에게는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 측은 “6월 모평은 전반적으로 수험생 체감 난도가 상당히 높은 시험”이라며 “킬러 문항이 배제됐지만 반수생 등 최상위권에서도 변별력이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학원 측은 “의대 모집 정원이 늘어나 학력 수준이 높은 반수생들이 얼마만큼 들어올지에 대한 변수도 실제 수능 난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마중물’ 아이큐랩, 부산행 ‘첫 삽’
전력반도체 투자유치 기업 (주)아이큐랩의 본사 이전 및 신규 공장 착공식이 열렸다. 우리나라 첫 ‘8인치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전용 생산공장이 건립되면서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서 투자유치 기업 아이큐랩 착공식을 개최했다. 시는 지난해 7월 대구(모터), 광주(자율주행), 안성(반도체 장비), 오송(바이오 소부장) 등과 함께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로 제2기 소부장 특화단지에 선정된 바 있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변환하고 제어하는 반도체로 전자가전기기, 산업장비, 전기자동차, 인공지능 등의 핵심 부품역할을 한다.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는 지난해 7월 지정 당시 총 8000억 원 규모의 전력반도체 분야 신규 투자가 예상됐으나, 지정 이후 기업들의 추가 투자 발표로 총 투자 규모가 1조 2000억 원까지 늘었다. 현재도 다수의 기업 투자 문의가 이어지면서 투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선도기업 6곳을 선정하는 등 특화단지 조성을 위해 기업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이번 착공식은 시와 아이큐랩이 지난해 10월 본사 이전 등을 포함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8개월 만에 진행된다.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선정 후 이뤄진 첫 대규모 투자인 만큼 이를 발판으로 특화단지 조성 속도도 함께 빨라질 전망이다. 아이큐랩은 2018년 설립된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설계·기술 개발 전문기업으로, 최근 3년간 매출이 20배나 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업체다. 아이큐랩은 본사 이전 등에 1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국내 첫 8인치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소자 제조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며, 200명 이상의 신규 고용 창출은 물론 전력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와 산업부는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입주기업이자 전력반도체 선도기업인 SK파워텍(주)을 방문해 기업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관련 생산시설을 시찰했다. SK파워텍은 SiC 전력반도체를 국내 처음으로 상용화한 기업으로,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 장안단지에 입주해 있다. 이날 해운대센텀호텔에서는 산업부 주관으로 ‘제2기 소부장 특화단지 워크숍’도 열렸다. 이번 행사는 제2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발표 후 정부가 주최하는 첫 워크숍으로, 제2기 소부장 특화단지 선정 5개 시도와 산업부, 유관 기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단지별 육성 계획 등을 공유하는 기회가 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가 정부와 지자체, 기업의 협업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시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 생활인구 늘린다더니… 부산시 신규 정책 예산 ‘0원’
부산시가 올해 청년 생활인구 확대를 공언하며 신규 정책들을 대거 추진했지만 예산 확보에 실패하며 신규 정책 대부분을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절벽 위기를 막을 핵심인 청년 체류를 확대하겠다며 내놓은 정책들이 재정 부족을 이유로 다른 부문 사업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셈이다. 부산시는 청년 생활인구 확대를 위해 추진한 4개 신규 사업을 올해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시는 예산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 기획조정실이 지난달 중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부산 살래’ 분야 1개, ‘부산 볼래’ 분야 3개 정책에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시는 지난 3월 ‘청년 생활인구 확대’를 새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생활인구는 주소를 정해 거주하는 정주인구뿐 아니라 통근·통학·관광 등으로 그 지역에서 체류하며 활력을 높이는 사람까지 포함한 인구 개념이다. 저출생 시대 청년 거주 인구가 줄어드는 점을 반영해 지역에 체류하는 청년을 늘려 도시 활력을 높인다는 게 시의 계획이었다. 당시 시는 2024~2028년 1조 9092억 원을 들여 ‘제2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추진해 △일자리·창업 △주거 △교육 △문화·복지 △활력·참여·성장 등 5대 분야 활성화와 생활인구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청년 생활인구는 지난해 6500만 명에서 2028년 1억 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하지만 시가 올해 생활인구 확대에 마중물을 붓기 위한 4개 신규 정책에 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정책 시행이 미뤄졌다. 우선 지역 특성을 살린 숙소를 예약하면 할인권을 지원하는 ‘청년주간 페스타’를 올해 운영할 수 없다. 청년주간 행사와 ‘옥토버 부산 페스티벌(가칭)’ 등이 몰린 오는 9~10월에 다른 지역 청년 체류를 늘리기 위한 예산 8000만 원이 반영되지 않았다. 원도심을 중심으로 테마별 여행 코스를 개발해 ‘이색체험 코스’를 운영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오는 9~11월 1억 원을 투입해 산복도로, 로컬 맛집, 문화·예술, 해양레저 체험에 청년들이 팀으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였다. 오는 9월 원도심에서 부산 특색을 살린 팝업스토어 개최, 오는 11월까지 부산 체험 우수 콘텐츠 공모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각각 신청한 예산 8000만 원과 5000만 원을 배정하지 않았다. 시는 예산담당관이 재정 요건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신 내년부터 생활인구 확대 쟁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 청년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올해 마중물을 부으려 시범 사업 성격으로 진행하려 했는데 관광 분야와 겹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전 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이 나왔다”며 “예산은 한정적인데 당장 추경으로 필요한 분야가 많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린 듯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생활인구 확대를 위한 외국인 유학생 관련 정책은 추경에서 예산이 반영됐다”며 “청년 정책은 사실상 내년부터 추진해야 할 상황이나 2028년까지 생활인구 확대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단 조퇴 막았다고… 교감 뺨 때린 초등학생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무단 조퇴를 제지하는 교감에게 욕설을 퍼붓고 뺨을 때리는 등 교권 침해 행위가 발생했다. 5일 전북교사노조와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전주 한 초등학교 복도에서 3학년 A 군이 교감에게 “감옥에나 가라” 등의 폭언과 욕설을 하면서 여러 차례 뺨을 때렸다. A 군은 교감 얼굴에 침을 뱉거나 팔뚝을 물고, 가방을 세게 휘두르기도 했다. A 군의 폭언과 폭행 행위는 동료 교사가 촬영한 영상에 담겼다. A 군은 교감의 만류에도 결국 학교를 무단 이탈했다. 이후 학교에 온 A 군의 어머니는 담임 교사를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A 군에 대해 출석정지 10일 조처를 내렸다. A 군은 전북의 한 다른 초등학교에서 여러 차례 소란을 피워 인천의 한 학교로 전학했다가 지난달 이 학교로 전학 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교육지원청과 전주시는 조만간 합동 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도시철도 전포역에 모이는 청년 시설… 실효성 있는 공간 될까
부산에서 2030세대가 몰리는 도시철도 전포역 지하상가에 청년 거점 시설이 들어선다. 창업 공간 주변에 터전을 잡아 청년들이 쉬어가며 다양한 경험을 할 공간으로 활용하려 한다. 다만 유동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출입구 앞인 데다 창업 공간도 이용자가 줄어 일대를 활성화할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부산진구청은 오는 10일 부산진구 전포동 도시철도 전포역 지하상가에 청년플랫폼 ‘청년플렉스’가 문을 연다고 5일 밝혔다. 2020년 전포공구길에 처음 자리 잡은 청년플렉스는 전포역 1번, 3번 출입구 사이 지하상가에 85.36㎡ 규모로 확장 이전하는 공간이다. 공간 조성 비용으로 3100만 원을 투입했고,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전포플렉스는 청년이 활발히 이용하는 거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독서 모임 등으로 청년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면접 컨설팅을 포함한 취업·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부산진구청 일자리정책과 관계자는 “청년들이 편히 쉬어가거나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포메트로 청춘드림센터’ 바로 옆에 입주해 밀집 효과도 기대한다. 2020년 전포역에 입주한 센터는 지하상가에 8개 사무실, 1개 휴게 공간을 운영 중이다. 의류·신발·커피 제품·업사이클링 등을 다루는 다양한 업체가 입주한 상태다. 부산진구청이 청년 창업 공간으로 무상 임대하고 있고, 올해만 예산 2294만 원을 투입한다. 다만 청년플렉스를 포함한 청년 공간들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일대를 활성화할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포역에서 상대적으로 유동 인구가 적은 1·2번 출입구 인근 지하상가에 청년 공간이 밀집한 상태다. 청년 유동 인구가 많은 7·8번 출입구와 반대쪽이라 자연스럽게 오가며 이용할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청춘드림센터 이용자도 2020년 15개 팀 21명에서 8개 팀 15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공유 오피스로 더 많은 창업자가 활용했던 공간은 현재 사무실 1곳당 1팀만 자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진구청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창업 이후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있다”며 “중도에 입주를 포기한 이용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플렉스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이자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겠다”며 “바로 옆 창업 공간과 연계해 주변을 활성화할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31년째 ‘환경의 날’ 기념하는 부산 대명여고…전교생 참여 ‘환경전’
부산의 한 고등학교가 31년째 ‘환경의 날’을 기념하는 학생 주도의 행사를 열어 눈길을 끈다. 지난 1994년 대명여고 환경동아리 주도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행사는 전교생이 참여하는 환경전으로 거듭났다. 5일 부산 동래구 명장동 대명여고는 ‘제31회 대명환경전’을 개최했다. 환경의 날인 매해 6월 5일은 대명여고 전교생과 교직원이 참여하는 환경전이 열리는 날이다. 대명여고는 정부 차원에서 환경의 날을 지정하고 기념해 온 1996년 이전인 1994년부터 환경전을 개최해 왔다. 환경동아리인 환경연구부가 점심시간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깡통 찌그러트리기 대회를 시작한 것이 시초다. 당시 환경연구부 지도교사였던 박중록 전 대명여고 교사(환경단체 ‘습지와 새들의 친구’ 운영위원장)와 학생들이 청소 시간에 쏟아져 나오는 깡통을 보고 대회를 기획했다. 이듬해부터 대명환경전은 전교생이 참여하는 학교 차원의 환경 축제로 성장했다. 올해 역시 기념식을 시작으로 환경 OX 퀴즈대회, 알뜰장터, 환경부스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최근 몇년 동안은 아나바다운동 수익금을 동래구사회복지관에 기부했고, 코로나19 취약계층 돕기, 수재민 돕기 등 다양한 기부 활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천성산 도롱뇽 소송으로 알려진 지율스님, 생태운동가 최병성 목사, 경성대 환경공학과 김해창 교수 등이 대명환경전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대명여고 안미숙 교감은 “환경전을 시작한 이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청소 시간에 분리수거와 자원 활용을 도맡아 하고 있고 환경전 수익금을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등 대명여고가 자랑할 만한 축제가 됐다”며 “앞으로 학부모와 지역주민까지 함께 하는 지역 환경 축제로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무도 믿지 마라’ 제목의 양산시 쇼츠 영상 조회수 대박
충주시 등 전국 자치단체가 정책과 행사 홍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유튜브 제작에 나선 가운데 경남 양산시의 쇼츠 영상이 공개 1주일 만에 400만 회를 돌파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양산시는 지난달 29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Never trust anybody(아무도 믿지 마라)’라는 13초짜리 쇼츠 영상을 올렸다. 쇼츠는 양산 일자리센터 ‘워크넷’을 홍보하는 영상이다. 영상에서 사다리 위에 오른 한 여성이 “취업시장에 뛰어들기 너무 무서워요”라고 말한다. 이에 한 남성은 “나를 믿니?”라고 반문하며 “뛰어들어”라고 외친다. 여성은 사다리에서 대자로 몸을 뻗으며 떨어지지만, 남성은 이를 잡아주지 않는다. 남성은 “아무나 믿어서는 안 됩니다. 믿을 수 있는 취업 정보 양산 일자리센터 ‘워크넷’”을 홍보하며 영상은 마무리된다. 영상에 나오는 여성은 양산시청 소통담당관실 홍보팀 직원이며, 남성은 팀장이다. 이 영상은 이날 정오 현재 조회수 390만 회를 넘어섰다. ‘좋아요’는 7만 3000회, 공유 5만 1000회이며 댓글도 1400개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댓글에서는 ‘진또속 시리즈로 계속 내주세요’ ‘충주시 긴장해야 되겠는 걸’ ‘두 분 유퀴즈에서 보게 될 거 같네요’ ‘힘든 일 있을 때마다 이거 보러옴’ ‘충주 맨 이후로 공공기관 유튜브 영상 보면서 소리 내서 웃은 거 처음인’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 영상은 홍보팀이 만든 쇼츠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종전까지는 지난해 국화축제 홍보 영상이다. 조회수 315만 회에 ‘좋아요’ 4만 회, 공유 2만 2000회, 댓들 3100여 개다. 홍보팀은 최근 또 다른 영상 도전에 나섰다. ‘퇴근 후 양산’이다. 퇴근 후 양산은 나동연 시장이 퇴근 후 직원 또는 시민과 함께 단골집 등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시 정책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홍보팀은 4일 공식 유튜브에 ‘퇴근 후 양산’ 1탄으로 ‘양산시장 vs 9급 공무원 돼지국밥 먹방’이라는 제목의 10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나 시장이 퇴근 시간에 양산시 공식 유튜브 담당자인 9급 공무원과 함께 단골집인 지역의 한 국밥집을 찾았다. 나 시장은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직원의 요청에 “국밥에 정구지와 새우를 팍팍 넣고 먹어야 한다”며 직접 시범을 보였다. 나 시장은 ‘퇴근 후 양산’의 의미를 묻는 말에 “선출직 공무원은 사실상 퇴근이 없다. 일주일에 80% 이상 퇴근 후 약속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은 또 직원이 시장에게 ‘설레는 연애냐 편안한 연애’에 관해 물었고, 시장은 ‘설레는 연애’라고 답하면서 저출산이나 미혼 청년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나아가 나 시장은 “설렘이 있을 때 결혼해 2세를 보는 것도 좋다. 최근 출산과 육아 환경이 잘돼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은 또 직원이 시장에게 청년들이 즐겨 사용하는 유행어인 ‘행쇼(행복하십시요)’의 뜻을 물었고, 시장은 ‘생쇼’, ‘행소’라고 여러 차례 되물으면서 유튜브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영상은 직원이 나 시장과 최근 유행하는 포즈로 마무리된다. 양상은 5일 현재 5800회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퇴근 후 영상은 앞으로, 부정기적으로 제작돼 양산시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 양산시 공식 유튜브는 2013년 10월 개설됐지만, 2020년 홍보팀이 생기면서 본격화됐다. 쇼츠 영상은 지난해 1월부터 본격화됐고, 매주 1편 이상 제작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센텀 연구산업단지 역량 키운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자리잡은 부산연구산업단지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류회가 열렸다. 연구산업단지 내 주문연구기업간 네트워크 활성화로 부산 연구산업 생태계의 고도화가 기대된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이하 비스텝)은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4년 제1회 부산연구산업진흥단지 네트워크 교류회’를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주문연구기업은 연구개발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거나 또는 위탁받아 처리하는 기업을 말한다. 부산연구산업진흥단지는 지역의 미래 먹거리로 연구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단지로 지난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국 최초로 부산을 지정했다. 단지 내에는 다양한 기업들이 연구 사업자로서 입주하며 지역 ICT 기업 혁신성장 지원 및 연구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교류회에는 부산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부산연구산업진흥단지 소재 주문연구기업 관계자 등 총 7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정부지원 R&D과제 선정 전략’ ‘투자유치·기업성공 노하우’ 특강 등으로 기업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특히 관련 사업 홍보를 희망하는 기업 5개 사를 선정해, 사업영역·아이템 소개 등 발표 기회를 제공했다. 주문연구기업간 협업 방안을 모색하는 등 네트워크 활성화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비스텝 서용철 원장은 “부산연구산업진흥단지 육성사업은 단순 기업지원을 넘어, 다양한 기업과 관계 기관들이 정보와 현황을 교류하고 나아가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목표”라며 “부산 연구개발 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이 뭔지 항상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부산연구산업진흥단지 네트워크 교류회는 해당 사업에 직접적 지원을 받는 기업을 중심으로 3회차가 개최됐다. 오는 9월과 11월에도 교류회가 이어진다. 비스텝은 참석 범위를 부산 전역으로 확대해, 기업의 혁신성과를 확산하고 주문연구 혁신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금융권 해외 부동산 투자… 2조 4000억이 ‘잠재 부실’
작년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2조 4000억 원 규모가 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작년 말 기준 57조 6000억 원으로 작년 9월 말 대비 1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금융권 총자산의 0.8%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험이 31조 3000억 원(54.4%)으로 가장 잔액이 많았다. 은행이 11조 6000억 원(20.2%), 증권 8조 8000억 원, 상호금융 3조 7000억 원, 여전 2조 1000억 원, 저축은행 1000억 원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4조 8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유럽 11조 5000억 원, 아시아 4조 2000억 원, 기타 및 복수지역 7조 2000억 원 등 순이었다. 만기별로는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가 10조 6000억 원(18.3%)이고, 2030년까지 돌아오는 규모가 44조 8000억 원(78.0%)이었다. 금융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5조 1000억 원 중 2조 4100억 원(6.85%) 규모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 하락이 둔화하고 있지만, 추가 가격하락 위험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진호 기자
금리 언제 떨어지나… 투자은행 “3분기도 어려워”
한국은행이 올해 3분기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둘러싼 셈법이 날로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분기 마지막 달인 9월께 금리를 인하해야 한은도 이어서 10월이나 11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5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4분기까지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에 따른 내수 부진 우려에도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예상을 상회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원화 약세 부담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보고서를 낸 IB 7곳 가운데 3곳은 3분기부터, 4곳은 4분기부터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씨티, BNP파리바 등 3곳은 한은이 3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올해 연말까지 금리를 기존 3.50%에서 3.00%로 0.50%포인트(P)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노무라, 모건스탠리, JP모건, 소시에테제네랄 등 4곳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을 4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봤다. 이 중 노무라, 모건스탠리, JP모건은 연말 금리 수준을 3.25%로 전망했고 소시에테제네랄은 따로 예상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한은도 물가 상방 압력에 따른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3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난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이달 4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가는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 전망은 3분기가 주를 이룬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IB 7곳 가운데 5곳은 3분기부터, 2곳은 4분기부터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와 HSBC는 연준이 3분기 들어 처음으로 금리를 0.25%P 인하한 뒤 연말까지 5.2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와 골드만삭스, JP모건 역시 나란히 3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지만, 연말 금리 수준을 각 4.50%, 5.00%, 4.75% 등으로 다르게 봤다. 한편 한은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연속 동결 결정으로 3.50%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말부터 이날까지 1년 4개월 넘게 이어지게 됐다. 특히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올려 잡았는데 ‘경기 부진을 막기 위한 기준금리 조기 인하’의 명분도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보다 0.4%P 높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성장률이 1.3%(전분기 대비, 속보치)로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연간 전망치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액트지오 대표 입국, 7일 기자회견…"'동해 석유' 명확히 설명하려 방한"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대표는 5일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국민들께 더 나은, 명확한 답변을 드리기 위해 한국을 직접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아브레우 대표는 입국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방한 목적에 대해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발표 이후 한국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돼 방한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브레우 대표는 '동해 심해 가스전의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그렇다"면서도 "한국석유공사와의 비밀 유지협약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순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언론 등 최대한 많은 분께 설명하려 노력해왔으나 하루에도 수많은 요청이 있어 석유공사와 소통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석유공사로부터 조사된 광구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의뢰받았다"며 "우리가 검토한 것은 이전에 깊이 있게 분석된 적이 없고, 새로운 자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곧 이번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드리겠다"며 공항을 떠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아브레우 대표가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을 받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한국석유공사와 2명의 전문가도 참석한다. 아브레우 대표는 방한 직전 기내에서 연합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액트지오는) 이 분야의 세계 최고 회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한국의 SNS 등에서 액트지오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우리는 이 업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고객사로 엑손모빌, 토탈과 같은 거대 기업과 아파치, 헤스, CNOOC(중국해양석유), 포스코, YPF(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 플러스페트롤, 툴로우 등 성공적인 기업들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트지오에 대해서는 "전 세계 심해 저류층 탐사에 특화된 '니치'(niche·틈새시장) 회사"라며 "전통적인 컨설팅 회사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사업 전략은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건물을 소유하거나 여러 명의 부사장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 구조에서 일한다"고 부연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액트지오가 주로 심해의 석유 구조 존재를 확인하고 품질을 평가하는 일을 수행한다”며 "핵심 분야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대해 "능력을 갖춘 석유 관련 지구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많이 있는데, 여러 국가를 원격으로 연결해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에 이런 이점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전문가가 필요한 그 순간에 실시간으로 적확하게 참여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어 프로젝트의 지연이 없고 우선순위나 프로젝트 목표의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사의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둘러싼 자격 논란을 의식한 듯 "2017년부터 미국 텍사스에 등록된 액트지오의 소유주"라며 "엑손모빌에서 고위 임원으로 은퇴한 후 2015년부터 컨설턴트로 경력을 시작해 전 세계 심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석유 업계에서 40년 가까이 일하면서 모든 대륙에 있는 50개 이상의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현재 미국 라이스 대학의 겸임교수이자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인 석유 지질학 관련 서적의 저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 퇴적지질학회(SEPM) 회장 역임, 수십편의 과학 논문 인용 저자, 석유 분야 글로벌 과학회의 의장 등 이력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 석유 지질학자협회 초대 저명 강사로 임명돼 지난 한 해 동안 15개국에서 석유 지질학 강의를 하고 과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88개 그룹 1년새 고용 변동 분석해보니…
국내 88개 대기업 집단(그룹)의 최근 1년간 일자리가 5만 5000여 개 늘었다. 쿠팡은 1년간 3만 2000개 넘게 일자리가 증가한 반면 SK는 9500곳 넘게 감소했다. 직원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6년 연속 고용 증가를 보였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88개 그룹 대상 2022년~2023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위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 원이 넘는 88개 대기업 집단이다. 그룹별 고용 현황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공정위 공시 자료를 참고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올해 공정위가 지정한 88개 대기업 집단 내 국내 계열사 3318곳의 2022년 직원수는 178만 1405명에서 지난해 183만 7324명으로 1년새 5만 5919명(3.1%) 늘었다. 이는 82개 그룹의 2021년 대비 2022년 고용 증가율이 2.5%(4만 2981개)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1년새 고용 규모는 0.6%포인트 증가했다. 조사 대상 88개 그룹 중 최근 1년새 직원 수가 증가한 곳은 43곳이었고, 36곳은 감소세를 보였다. 9곳은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편입됐거나 직원수에 변동이 없었다. 직원 일자리가 늘어난 43곳 중에서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쿠팡으로, 2022년 5만 2551명에서 지난해 8만 4702명으로 직원수가 3만 2151명이나 늘어났다. 1년새 3만 명 이상 고용을 늘린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역할이 컸다. 쿠팡 다음으로 최근 1년새 1만 명 넘게 고용이 증가한 곳은 한화로 같은 기간 4만 2555명에서 5만 5009명으로 1만 2454명이나 늘어났다. 한화오션 등이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영향이다. 이들외에 현대차(8836명), 포스코(6353명), 삼성(4282명), CJ(3554명), 이랜드(2319명), 한진(1668명), LS(1137명), HD현대(1015명) 등이 1년새 1000명 이상 증가했다. 반면, SK그룹은 일자리가 9000곳 넘게 감소했다. 2022년 12만 4499명이던 직원수가 지난해 11만 4950명으로 줄었다. 2022년까지 SK그룹 계열사였던 SK쉴더스(6827명)와 캡스텍(4848명)이 다른 회사로 매각된 때문이다. SK를 제외하고 2022년 대비 2023년에 1000명 이상 고용이 줄어든 그룹은 KG(2711명), 신세계(2209명), LG(1834명), 롯데(1751명)가 꼽힌다. 개별 기업별 고용 현황을 규모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고용 인원은 11만 8725명으로 단일 기업 중 유일하게 직원수가 10만 명을 넘어서며 고용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2위 현대자동차(7만 3267명), 3위 쿠팡풀필먼트서비스(6만 4109명), 4위 기아(3만 6884명) , 5위 LG전자(3만 6363명) 순이었다. 작년 기준 그룹 전체 고용 규모별 순위는 삼성이 27만 8284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삼성그룹은 지난 2017년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고용이 증가했다. 삼성에 이어 현대차(19만 7727명), LG(15만 4941명), SK(11만 4950명) 순이다. 이와 관련,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집단이 차지하는 경제 비중은 상당하지만 자동화 시스템 등이 지속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고용 증가 속도는 더뎌 실질적인 고용은 중소기업 등에서 책임지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장기적으로 국내 고용을 확대하려면 30~100명 사이 직원수를 둔 중소기업에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데스크 칼럼] 우주항공청(KASA) 사천 개청에 거는 기대
[밀물썰물] 산유국의 꿈
[중앙로365] 부산, 경유지 관광 시장을 노려라
[부산MoCA, 오늘 만나는 미술] 인식 너머의 진리를 찾아서
[김필남의 영화세상] 악은 누구에게나 있다
[다른 시선으로] 감정의 거처
[영상] 1년 3000억 생선 담는 그릇, 수산인 ‘밥그릇’ 도 담았다 [피시랩소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에서 어(魚)상자는 ‘생선을 담는 그릇’ 이상의 의미다. 1년 위판 금액 3000억 원, 물량 15만t에 달하는 수산물 대다수가 어시장 바닥에 배열된 어상자를 단위로 이뤄지는 ‘입상 경매’ 방식으로 거래된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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