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끼깡꼴끈’이 뭐길래… 부산 대연터널 위 괴문자에 ‘시끌’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인 부산시설공단이 도심 터널 입구에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괴문구’를 설치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틀 만에 문구를 가려 빈축을 사고 있다. 해당 글귀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평소 공무원이 가져야할 덕목으로 강조해 온 것이어서 공단이 시민 혈세로 과잉 충성을 하려다 빚어진 사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23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21일 부산 남구 대연동 도시고속도로(번영로) 대연터널 입구 위에 ‘꾀·끼·깡·꼴·끈'이라는 대형 문구를 설치했다. 문구 설치에는 수백만 원의 예산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하루 5만 대 이상의 차량이 통행하는 도심 터널 입구에 언뜻 이해하기 힘든 문구가 뜬금없이 설치되면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이게 뭐냐”는 반응들이 터져 나왔다. “밑도 끝도 없는 문구에 어리둥절해 하다 사고가 날 뻔했다”는 운전자도 있었다.해당 글귀는 박형준 시장이 올 초 시무식에서 공직자가 지녀야 할 다섯 가지 덕목으로 언급한 것이었다. 당시 박 시장은 “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꾀(지혜), 끼(에너지·탤런트),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했다.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산시 산하 공무원들끼리만 돌려보면 될 이야기를 터널 위에다 왜 예산을 들여 붙여놓았느냐" "부산시설공단의 용비어천가" "흉물이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파장이 확산되자 해당 문구는 현재 천막으로 가려진 상태다. 공단 측은 내부 회의를 통해 조만간 철거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공단 측이 시민 정서는 아랑곳없이 박 시장에게 과잉 충성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시는 산하 출자·출연기관과 공사·공단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관례적으로 1년 임기를 연장해왔던 산하 기관장에 대해서도 엄정한 심사를 거쳐 연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시는 공공기관장 성과평가에 반영하기 위해 이달부터 산하 19개 공공기관장을 대상으로 하는 역량평가 설문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해당 문구는 시설물 공공디자인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설치됐으며, 좋은 의미가 함축적으로 전달되는 문구를 찾는 과정에서 주철환 작가의 ‘시간을 디자인하라’는 책에서 나온 문구를 사용한 것”이라며 “박 시장 발언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현장
“늘 존경했습니다. 소탈하시고, 격이 없으시고, 형식을 안 따지셨잖아요.” “한마디로 말하면 국민을 위한 대통령입니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만난 권재복(56)·김효정(53) 씨 부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같이 소개했다. 경북 포항에서 2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다는 부부는 “저희도 (생전에)막걸리 한잔하고 싶었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15년째 매해 봉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봉하마을에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올해 주제는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로,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12월 6일 소르본 대학교에 초청받았을 당시 했던 연설 중 한 구절이다.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노 전 대통령의 생가와 묘역(너럭바위) 주변으로 추모객이 1만 2000여 명이나 찾았다. 추모객들은 노란 모자를 쓰거나 양산을 들고 뙤약볕을 피해 행사장으로 향했다. 진영지역 낮 최고 기온 30도를 웃도는 더위에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한 추모객이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라고 소리쳤고, 뒤따르면 다른 추모객은 “나도”라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생가 인근 한 나무에는 ‘그립습니다. 많이’ ‘사람을 중히 여기는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언제나 존경합니다’ 등의 노란 리본이 걸렸다. 그 앞에 자리 잡은 노 전 대통령의 등신대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추모객도 많았다. 묘역 입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화환이 줄을 이었다. 서울에서 7살짜리 딸과 함께 추도식을 찾은 양경아(44) 씨는 “올해 첫 방문이다. 최근 정치에 관심이 생겨 보고 듣고 하다 보니 노무현 대통령님께 빚진 마음이 생겼다. 어떤 분이신지 더 잘 알아가기 위해 딸과 함께 찾았다”고 웃어 보였다. 현장학습 신청서를 내고 이날 봉하마을을 찾은 고등학생 김건윤(19)·허지범(19) 군은 “최근 노무현 관련 책을 읽었는데 관심이 생겼고, 그의 시원시원한 연설이 좋아서 처음으로 여기 오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왔다는 박용득(78) 씨는 “서거 당일 밤새 울던 게 기억난다. 아닌 건 아니고, 맞는 건 맞다고 딱 정확하게 짚는 그런 사람이라 좋았다. 인간적인 대통령이 보고 싶다”고 했다. 한편 추도식은 국민의례와 내빈소개, 송기인 신부의 추도사, 주제영상, 시민 명계남 추도사, 150인 시민합창단 추모 공연, 정세균 이사장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시민행복도시·글로벌허브도시 기반 조성… 부산시, 추경 1조 2627억 편성
부산시가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1조 2600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 시는 시정 핵심 사업인 시민행복도시의 완성도를 높이고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데 추경의 초점을 두는 한편, 지역경제 활력 회복에도 상당한 예산을 배정했다. 시는 올해 본예산(15조 6995억 원) 대비 8% 증가한 1조 2627억 원 규모의 ‘2024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추경 예산은 세계잉여금 등 6834억 원, 세외수입 증가분 539억 원, 지방교부세 3225억 원, 국고보조금 2129억 원을 재원으로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해 도시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우선 시는 △대중교통 통합할인제(396억 원) △부산형 통합 늘봄 등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174억 원) △서부산의료원 건립 등 지역의료 역량 강화(198억 원) △고립 예방 및 사회안전망 강화(400억 원) △재난안전관리(169억 원) 등 시민행복도시 고도화에 1390억 원을 편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달빛어린이병원'은 4곳에서 7곳으로 늘어나고,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도 84곳에서 96곳으로 늘어난다. 시는 △소상공인 지원 및 골목상권 활성화(451억 원) △조선업 위기 극복 및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360억 원) △문화예술 생활체육 활성화(206억 원) 등 경제와 문화 활성화에 1017억 원을 투입한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기반 조성 사업에는 1195억 원이 편성됐다. 가덕신공항 2단계 확장 마스터플랜 수립 등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기반 구축에 482억 원이 투입되고 블록체인 특화 클러스터 조성, 양자과학기술센터 설립 등 첨단산업 육성에도 299억 원을 투입한다. 시는 해운대수목원, 화명공원, 낙동강정원 등 다양한 생활권 도시 공원을 조성하고, 도시공간을 품격 있게 정비하는 한편, 소형모듈원전(SMR) 보조기기 제작지원센터를 짓는 등 저탄소 그린도시 조성에 649억 원을 편성했다. 박형준 시장은 “민선 8기 부산시정은 시민행복을 시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그동안 내실을 다져온 시민행복도시 완성도를 한층 높이고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시킬 도시 전반의 역량을 키우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전복세력 자인하나” 민주 “탄핵” 언급에 국힘 ‘발끈’
국민의힘이 23일 윤석열 대통령의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탄핵’을 거론한 데 대해 “국가 전복 세력임을 자인하고 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은 한 젊은 병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오로지 정치공세용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며 “국정 혼란을 부추기고 정권을 흔들기 위한 탄핵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런 협의도 없이 수사 기간도 오래 걸리는 특검을 거부했다고 탄핵까지 거론하는 민주당”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야당은 정녕 채상병 사건을 빌미로 탄핵의 길을 가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추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안 되더라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 재표결을 하겠다고 밝힌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중립성이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의장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 예고 선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성일종 사무총장 역시 민주당 일부 인사들이 전날 탄핵을 언급한 것을 두고 “국민 갈등을 부추기는 국가 전복 세력임을 자인하고 있다”며 “탄핵이 일상 구호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야권에 다수 의석을 준 건 국민을 위해 일하고 행정부를 견제하라고 준 것이지, 탄핵하라고 준 게 아니다”라며 “재의요구권 행사가 탄핵 사항이 아니라는 걸 민주당이 잘 알고 있을 텐데, 도대체 어떤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주혜 비상대책위원은 “특검법은 진상규명에 목적이 있다기보다 기승전 탄핵”이라고, 유상범 비대위원은 “민주당이 채 상병 사건을 공수처에 고발하고, 이틀 뒤에 특검법을 발의한 걸 보면 진상규명에는 관심이 없다는 게 진작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장파인 김용태 비대위원도 “억울한 죽음을 진상규명하겠다고 외치는 민주당은 공수처가 진행하고 있는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며 “공수처가 무언가 밝혀내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못 해야 특검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이와 함께 국민의힘 신동욱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 채상병 사건 수사의 발단이 된 ‘VIP 격노설’에 대해 “대통령이 격노하면 안 되냐”며 “국가를 운영하면서 본인 생각과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표시하는 것을 두고 다 격노설이라고 포장해서 직권남용을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앞서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이제 암묵적 정치적 예의는 깨지고 ‘대통령 탄핵’은 국민적 유행어가 될 것 같다”며 “특검 거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더 큰 국민적 거부권으로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탄핵열차가 시동을 걸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탄핵을 언급했고, 고민정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의 방향으로 계속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사자”라며 “이 탄핵 열차를 멈춰세우려면 채상병 특검과 같은 문제는 오히려 통 크게 받아주거나, 여권에 있는 의원들도 이것에 대한 오해를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통과를 시키야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 '노무현 추도식' 총출동…친노·친문 결속 계기되나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하는 가운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중심으로 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의 회동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이들이 정치적 결속 계기를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나란히 참석한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는 추도식에 참석한 뒤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이날 추도식엔 여야 지도부뿐 아니라 '친문 적자'로 꼽히는 김 전 지사 등 인사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여야 인사들의 노 전 대통령 추도식 방문은 매년 있어왔던 일이지만, 문 전 대통령 회고록 논란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경선 후폭풍 직후여서 주목도는 더욱 높아졌다. 정치권에선 김 전 지사가 추도식을 계기로 야당 인사와 자연스럽게 만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전날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비명계 인사를 두루 만날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추도식 참석 후 개인 일정을 마치고 다음 달 다시 영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그는 연말께 완전히 귀국할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위주로 구성되면서 김 전 지사는 비명계 구심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친문계 상징인 임종석 전 실장이 4.10 총선 과정에서 공천 배제 된 데 이어 김한정·윤영찬 의원 등은 하위 10% 통보를 받아 경선에서 탈락다. 친문계 박광온 의원 역시 친명 인사와의 경선에서 낙마했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 전 지사가 비명계 진영을 묶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복권 문제가 걸림돌로 남아 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2022년 사면된 이후에도 복권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돼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김 전 지사는 오는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없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복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도 일각에서 복권 카드를 거론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고 있다. 여당 일부 의원은 차기 대권잠룡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김 전 지사를 전략적으로 복권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견제 차원에서 '이재명 대항마' 색채를 약화하기 위해 김 전 지사를 복권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문계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친문계만의 한계를 언급하면서도 김 전 지사가 구심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14일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김경수 지사의 구심점 그것은 조금 친문 구심점을 넘어서는 문제”라며 "예를 들어서 (김 전 지사가) 복권이 된다면 차기 대선이라든가 이런 것까지 갈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 라디오에서 "정치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이지, 본인 의지는 두 번째 문제"라며 "역할을 해야 될 때가 되면 해야 된다고 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국회직 선출에도 당원 의사 반영하나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당원권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촉발된 ‘당심’ 논란이 제도개편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당심 반영 강화가 강성 지지층의 당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민주당은 23일 발표한 22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 결의문에서 “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한다”고 밝혔다. 결의문에서는 “당원은 민주당의 핵심이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당원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한다”고 밝혔다.이재명 대표도 이날 SNS를 통해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정신으로 함께 하겠다”면서 “깨어 있는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참여정치의 시대부터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길까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할 미래”라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이번 워크숍에서 ‘당원주권국’ 신설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주권국은 당원의 권한 확대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김윤덕 사무총장이 이에 대한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워크숍에서는 강성 친명(친이재명)가 국회의장 등 국회직 선출에서 당원 참여를 50%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강성 친명계인 양문석 당선인은 국회의장 후보 경선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원 참여 비율을 50%로 하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앞서 장경태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회직 선출에 당원 참여 20%를 보장하자고 제안했다. 김민석 의원은 10% 반영을 주장한 바 있다. 강경 성향이 짙을수록 당원 참여 비율도 높게 주장하는 모습이다.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께서 민주당에 171석을 주신 이유는 분명하다”며 “22대 국회에선 정부의 무능, 무책임, 무도함으로 상처받은 국민의 간절한 목소리에 민주당이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민주당은 강경파는 22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 후보도 강경 성향의 정청래 최고위원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는 국회 법안 처리에서 핵심이 되는 상임위여서 여야가 위원장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민주당 강경파는 이언주 당선인 등 3선 가운데 법사위원장 후보를 탐색했으나 당내에서 친명 강경 색채가 가장 강한 정 최고위원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모습이다.그러나 이처럼 당직에 이어 국회직 선출까지 강경 당원들의 입김이 강화되는 데 대해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21대를 끝으로 국회를 떠나는 우상호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회직 선출에 당원 참여 움직임에 대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원내직은 국회의원이 선출하는 것이 우리 당의 룰”이라며 “이 원칙은 지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어떤 선거에 몇 퍼센트를 더 반영한다는 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당원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는 네트워크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한은, 11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경제성장률 2.5%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연내 불투명해지고 국내 물가 불안이 여전하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관망세’가 장기화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영향에 섣불리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것이다. 한은은 23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 결정했다.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본관에서 이창용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연속 동결 결정으로 3.50%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말부터 이날까지 1년 4개월 넘게 이어지게 됐다.동결의 배경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진 물가가 거론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2.9%로 석 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농산물 가격 탓에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고 있다.불안한 환율 흐름도 발목을 잡는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이미 높은 원·달러 환율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또 치솟을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줄곧 1300원대 중반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도 한은 입장에서는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큰 부담이다.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3년 6개월 만에 10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경제지표는 우리에게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종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물가가 확실히 잡히지 않는다면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올해 없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당초 올해 초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3월과 4월 모두 3%대로 오히려 높아진 상태다. 연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21일(현지시간) CNBC에 “향후 3∼5개월간 물가가 계속 둔화된다면 올해 말쯤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올려 잡았기 때문에, ‘경기 부진을 막기 위한 조기 인하’의 명분도 사라졌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보다 0.4%포인트(P) 높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성장률이 1.3%(전분기 대비, 속보치)로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연간 전망치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전망치 2.5%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다.한은은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로 유지했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해 올해 하반기 월평균 2.3%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왔다.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투자증권 안재균 연구위원은 “원래 7월이었던 한은 인하 예상 시점을 10월로 옮기고, 연내 2번 정도로 봤던 인하 횟수도 1번으로 줄였다”며 “유가가 오르는데, 성장은 IT 중심으로 회복 중이니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천상의 화원 보려거든 지금 경남 거창으로 달려가세요
3년 전 경남도 제1호 지방정원으로 막 개장한 경남 거창군 창포원에 처음 갔을 때에는 초여름인 6월 하순이었다. 연꽃이 화사하게 피어 마음을 홀렸기에 이때만 해도 창포원은 연꽃으로 유명한 줄로만 알았다. 지난 16일 창포원에 다시 가니 첫 여행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에 벌어진 입을 다물기 힘들었다. 창포원이 왜 창포원인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곳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다시 알게 됐다. 문득 ‘천상의 화원’이나 영웅과 위인의 사후 낙원이라는 ‘엘리시온 평원’이 정말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창포원은 봄에는 100만 본 이상의 노랑꽃창포와 보라색 창포에서 피어나는 수백만 송이의 창포 꽃, 여름에는 눈부시게 화려한 수천 송이의 연꽃·수련·수국, 가을에는 화사한 풍치의 국화·단풍으로 유명한 곳이다. 겨울에는 습지 주변으로 펼쳐지는 억새와 갈대가 환상적인 경치를 만들어낸다. 그야말로 사계절 언제라도 절대 놓치지 말라고 추천하고 싶은 환상의 공간이다. 5월에 방문하는 창포원에서 가장 먼저 방문객을 놀라게 하는 꽃은 노랑꽃창포다. 100만 본의 줄기에서 피어난 수백만 송이의 창포 꽃은 절정으로 눈부시다. 창포원 한가운데 꽃창포습지와 바람개비정원은 그야말로 창포의 천국이다. 바람에 따라 술렁이는 노랑꽃창포가 빼곡히 들어찬 습지와 정원은 노란색과 녹색 천지다. 맑은 하늘과 그 사이로 흐르는 구름이 아니라면 이곳이 세상인지 노란색과 초록의 천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이곳에 반한 채 한참 서 있다 보면 눈과 손, 심지어 귀와 발바닥까지 짙게 물들지도 모른다. 노랑꽃창포의 꽃말은 ‘행복’이라는데, 창포 사이 벤치에 나란히 앉아 밀어를 속삭이는 두 연인의 사랑은 영원히 행복하게 이어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노랑꽃창포를 지나면 하얀색 샤스타데이지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방문자센터에서 수련원, 연꽃원으로 이어지는 흙길 주변에 샤스타데이지가 하얗게 피어 깊은 인상을 주더니 창포원을 한 바퀴 돌아 맞은편 장미정원을 지나자 나리원 일대에 다시 샤스타데이지 군락이 나타난다. 다양한 목재 구조물 그리고 초록색 넝쿨과 어우러진 샤스타데이지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샤스타데이지 주변에서는 빨간색, 분홍색 작약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샤스타데이지는 청초하면서 순수한 느낌을 주는 반면, 화사하게 피어나 자극적이고 뇌쇄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약의 모습은 도도하기도 하고 거만하기도 하다. 그래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꽃이라는 사실은 절대 부인할 수 없다. 메타세쿼이아길을 따라 파스텔톤으로 들판에 뿌려진 것 같은 수레국화, 꽃양귀비, 패랭이꽃 등등 다양한 꽃 군락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꽃의 여러 색이 임의로 섞이다 보니 어찌 보면 촌스럽지만, 달리 보면 정말 세련된 것 같은 모순된 느낌을 준다. 그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초여름이 아니라 가을 같다는 인상마저 받는다. 창포원에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있는 길이 잘 정비됐다. 그래서 1~2인용 자전거나 바퀴 4개짜리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내려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 느긋하게 페달을 밟는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창포원에서 벗어나 바로 인근 황강에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도 된다. 창포원 끝부분에 있는 황강전망정원은 4월에는 꽃잔디로 뒤덮여 눈부실 정도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남은 게 없다. 꽃잔디를 놓친 아쉬움을 달래며 정원 전망대에 오르면 푸르고 시원한 창포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편 거창군은 매주 주말 오전 11시~오후 2시 ‘주말 창포원 나들이’ 행사를 진행한다. 참가 희망자는 행사일 사흘 전까지 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거창군은 또 외지인이 거창관광택시를 이용할 경우 이용요금(3~8시간에 6만~15만 원)의 50%를 지원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디지털관광주민증을 발급받은 외지인에게는 다양한 요금 할인 혜택도 준다.
바다 위 이탈리아에서 ‘놀멍쉬멍’…이게 크루즈 여행이지!
배를 타고 외국을 간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하면, 선박 편이 전혀 낯설 이유가 없다. 대륙을 벗어나는 여행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일본을 오가는 페리가 운항한 지 오래다. 배편 해외여행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처음은 부산항에서 카멜리아호를 타고 후쿠오카로 갔을 때였다. 12시간을 꼬박 배에 머물렀는데, 심야에 마땅히 즐길 거리도 없어 선실에서 술을 좀 마시다 잠을 잔 게 전부였다. 이번엔 크루즈선을 탔다. 선박으로 해외를 간다는 사실 빼고는 모든 게 달랐다. 단순히 배 크기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여행지로 떠나기 위한 이동 수단인 페리와 승선 자체가 관광과 휴양을 포함한 ‘여행’이 되는 크루즈를 같은 범주로 묶는 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차오, 이탈리아 입국을 환영합니다 바다 위 리조트, 떠다니는 도시(혹은 국가) 등 크루즈를 일컫는 말은 다양하다. 볼거리와 놀거리, 먹을거리 등 여행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배 안에서 충족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크루즈 여행을 잘 표현한 수식어다. 4박 5일간 경험한 이탈리아 선사 코스타크루즈의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는 한마디로 ‘바다 위에서 즐긴 이탈리아’였다. 로마신화를 콘셉트로 한 선내 장식과 디자인 요소는 물론이고, 올리브오일과 각종 파스타, 해산물을 아낌없이 내놓는 식사는 지중해 이탈리아를 유람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차오(ciao)’라는 인사말도 자주 듣게 된다. ‘안녕’이라는 뜻의 이탈리아 말이다. 11만 4500t 규모의 대형 크루즈인 코스타 세레나호는 선체 길이가 부산국제금융센터 높이와 맞먹는 290m에 이른다. 1500개 객실에 최대 3700여 명의 승객을 수용한다. 승무원 수도 1000명에 달한다. 규모에 걸맞게 부대시설도 넉넉하다. 우선 워터슬라이드를 포함해 4개의 실내외 수영장이 있다. 12층과 9층 선미 쪽 수영장엔 온수가 보글거리는 자쿠지가 딸려 있다. 수영장 주변과 맨 위층 갑판 덱엔 선베드가 여유 있게 놓여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잔뜩 멋을 부리고 인생 사진을 건질 포인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다만 바라봐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 드넓은 세레나호 구석구석에서는 다양한 게임과 놀이, 축제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3층 메인홀은 일종의 바처럼 운영된다.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마시며 재즈 가수나 성악가의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고 댄스파티에 참가하면 된다. 5층까지 3개 층을 튼 대극장에서는 아크로바틱 쇼 등 전문 배우들의 다양한 무대 공연이 펼쳐진다. ∎3대가 함께하는 해외여행 코스타 세레나호에 동승한 부산티엔씨 최재형 대표는 크루즈 여행의 최대 장점으로 “한번 출국하면 귀국 때까지 이동할 일이 없는 것”을 꼽았다. 실제로 크루즈선에서는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끌고 숙소를 옮기거나 낯선 교통수단을 이용해 새 목적지를 찾을 일이 전혀 없다. 현지 맛집을 검색해 예약하거나 줄을 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젊은 사람도 만만치 않은 일을 고령의 부모나 어린 자녀를 동반해 해낸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승하선 때 짐이 가득한 캐리어를 들고 낑낑거릴 일조차 없다. 지정 장소에 두기만 하면 객실이나 터미널로 배송이 되기 때문이다. 코스타 세레나호에서는 3대가 함께 온 가족 여행객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3대가 함께, 또는 따로 즐길 거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앞서 얘기했듯이 선내에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온갖 이벤트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선내 생활이 시끌벅적 요란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세레나호에는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과 예배당도 마련돼 있다. 꼭대기 층인 13층엔 100m 길이의 트랙이 있어 햇볕이 강하지 않은 아침저녁에 가벼운 러닝으로 땀을 흘리기 제격이다. 트랙 가운데 그물망으로 둘러쳐진 코트에서는 농구와 풋살을 할 수 있다. 최신 러닝머신과 운동 기구가 있는 헬스장도 무료로 운영된다. 10층엔 탁구대와 테이블 축구 게임기가 있어 가족이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어린 자녀를 위한 키즈클럽도 운영된다. 9층 실내 수영장 옆에서는 온종일 액티비티가 진행된다. 농구공이나 축구공을 활용한 가벼운 게임부터 댄스 강습, 버블쇼 등 세대를 아우르는 이벤트로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른들을 위한 카지노와 선상 로또, 유료로 운영되는 스파와 뷰티살롱, 사우나도 크루즈 여행의 재미를 더해주는 포인트다. ∎부산항 모항으로 내달까지 8항차 운영 5월부터 국내 여행사들이 전세 운영(차터)하는 코스타 세레나호는 내달까지 부산항을 모항으로 8차례 운항된다. 23일 출항하는 4항차가 끝나면 이달 26일, 31일, 6월 3일(이상 팬스타 엔터프라이즈) 일본 도시(니가타, 사세보, 하코다테, 아오모리 등)에 기항하는 3항차 운항이 예정돼 있다. 롯데제이티비가 운영하는 마지막 8항차는 6월 24일 부산항을 출발해 사세보, 가고시마, 후쿠오카에 기항한 후 부산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언어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 여행사가 전세 운영하는 만큼 한국인 크루가 상주하며 한국어 안내방송이 제공된다. 선내 프로그램의 장소와 시간 등을 안내하는 한국어 선상 신문도 객실마다 배달된다. 운항 중엔 포켓 와이파이나 유심칩으론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유료 패키지를 구매해야 한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쓸 수 있는 소셜미디어 패키지가 하루에 11달러로 그나마 싼 편이다. 인터넷이나 이메일은 안 되지만 보이스톡 통화는 가능하다. 뷔페와 정찬 레스토랑 이용은 기본 선실료에 포함돼 있지만 스테이크와 피자, 스시 식당은 유료로 운영된다. 이탈리아 선사답게 젤라또 가게도 있다. 면세점 물건 구입비 등 선내에서 사용한 모든 비용은 미리 예치한 현금이나 객실 열쇠(코스타카드)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정산된다.
‘국내 1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잡아라!…지자체 경쟁 ‘후끈’
‘국내 제1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잡아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및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도입 근거 조항을 담은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오는 6월 14일 시행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 지정될 ‘1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따내려는 지자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시 등 지자체에 따르면 현재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노리는 지자체는 부산, 울산, 제주, 경기, 경북, 전남, 전북, 나주, 영암 등 광역·기초단체를 모두 포함해 10곳을 훌쩍 넘어선다. 특화지역 특성상 원전 소재지(부산·울산·경북·전남) 가운데 1곳은 ‘1호 특구’ 지정이 유력시된다. 현재 특화지역 지정 1순위 후보로는 광역 지자체 중 부산시와 울산시, 제주도가 꼽힌다. 산업부는 오는 9월까지 특화지역 운영 및 사업계획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내년 1~2월께 공모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특화지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특화지역 내 PPP(직접전력거래) 등 전력시장 거래원칙의 예외를 적용하는 한편, 일정 규모 이상 택지·도시 등 개발 시 일정 비율 이상 분산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특화지역은 ‘전력 직접거래’가 가장 큰 인센티브다. 예산지원 및 정책금융 지원도 이뤄질 전망이다.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전기 사용자와 분산에너지 사업자 간 직접적인 전력거래 허용을 통해 요금 등 전기사용자의 공급자선택권이 부여된다. 전기판매사업자들이 전력을 생산해서 일정 구역내 예컨대, 10만 가구, 10개 이상의 사업자(기업)들에게 전기를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전력요금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따라서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전력 먹는 하마’로 불리는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나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기업 유인 효과와 함께 태양광·수소연료전지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 유치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산업부는 ‘1호 특구’로 특화지역을 1개만 지정하면 지자체 간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고 보고 2개를 지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 부산시는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와 인근 산업단지’를 묶어 특화지역 지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현재 부산연구원은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부산시는 단기적으로 2027년까지 EDC 내 집단에너지(연료전지·수소혼소·LNG), 수소연료전지발전 등 스마트시티형 표준 모델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소항만, 탄소중립 공항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 정부계획과 연계해 2030년까지 부산항 신항, 가덕신공항 등 주요 핵심 인프라에 적용 가능한 자급자족형 모델을 추진한다. 또 추가발굴 검토지역으로 ‘해운대 신기가지 집단에너지 지역’에는 기반 유지 보수 보조, 열전용설비 연료가격 특례,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산점 적용 등 특화 분산편익을 지원하고, ‘동남권의과학산단 중심 첨단산업단지’에는 반도체(ESS 구축), 이차전지 및 에너지 다소비 의료시설(전력요금 인하) 등 맞춤지원을 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특화지역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17개 시·도 중 최초로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을 발표하는 등 특화지역 경쟁에 앞다퉈 나선 형국이다. 울산시가 내건 로드맵에는 △부유식 해양풍력 및 태양광 △중소형 원자력발전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소복합화력발전 △수소연료전지 등 각종 발전원이 두루 담겼다.
금정체육공원에 부산 첫 체육특화 ‘들락날락’ 개소
부산 스포원파크 금정체육공원에 놀이와 체육활동에 특화된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이 문을 열었다. 부산시는 23일 부산 금정구 두구동 금정체육공원에서 체육특화 들락날락 개소식을 가졌다. 이번에 조성된 들락날락은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 부산문화방송, 아이들과 미래재단이 지난해 공동 주최한 기부문화확산캠페인 ‘제10회 기브앤 레이스(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됐다. 들락날락은 금정체육공원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체육활동에 특화해 조성됐다. 연면적 178㎡ 규모이며 사업비 6억 원이 투입됐다. 비장애 아동과 장애 아동이 자유롭게 시설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내부는 △아날로그 놀이콘텐츠존(실내 그물 놀이터) △디지털 놀이콘텐츠존(모션 인터랙티브 콘텐츠) △'EBS랑 놀자' 영어학습존으로 구성돼 있다. 가상·증강현실(VR·AR 콘텐츠와 아날로그 스포츠시설이 접목됐다. 영어하기 편한도시 추진계획에 따라 어린이 영어교육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이용 가능 시간은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어린이는 물론 가족, 지역 주민 등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가상현실 스포츠체험센터, 작은 도서관, 재난안전체험관 등 금정체육공원 내 다양한 체험 시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박형준 시장은 “시민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이 공간이 어린이와 시민들에게 나눔문화 확산을 선도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편의시설 부족에 삭막한 부산도서관 일대 문화공원 조성한다
편의 시설과 문화 콘텐츠가 부족해 재방문이 꺼려진다는 평가를 받던 부산도서관 일대에 문화 공원이 만들어진다. 공원 조성 계획이 부산시 도시공원위원회를 조건부 통과하면서 공원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부산 사상구청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시 도시공원위원회는 지난 22일 열린 심의에서 부산도서관 문화공원 조성 계획안을 조건부 의결로 통과시켰다. 도시공원위원회는 시민 안전을 고려한 동선 재배치와 수목을 충분히 심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나무 그늘 밑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계획안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구청은 자료를 보완해 제출하고 최종 통과된 이후 도시관리계획 변경 고시에 들어간다.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부산도서관 문화공원은 덕포동 413-1번지 일원으로 부지 면적 3160㎡, 총예산 140억 원이 투입된다. 문화공원은 아이들이 뛰어놀 중앙광장과 산책로, 도서관과 연계한 행사와 야외 프로그램이 가능한 잔디마당, 그늘 밑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사색 마당으로 공간을 나눈다. 구청은 문화공원이 확보되면 부산도서관과 연계한 다양한 행사와 콘텐츠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부산도서관은 주차 공간이 82면으로 부족해 가족 단위가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문화공원 지하에 공영주차장 공간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문화공원 조성으로 부산도서관 일대가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산도서관은 부산시가 운영하는 최초의 직영 도서관으로 사상구 덕포동에 연면적 1만 6305㎡,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운영 중이다. 책만 38만 권이 넘는다. 2020년 개관 초 부산 지역 최대 공공 도서관으로 주목받았으나 주변 환경이 열악하고 편의 시설이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시에서 보완 요청한 내용을 추가로 자료 제출할 예정”이라며 “공영주차장 준공이 8월에 마무리되는 대로 문화공원 조성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창녕 오리농장에서 AI항원 검출…2만 2000마리 살처분
경남도는 창녕군 대합면 오리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이하 AI) 항원이 나와 살처분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동물위생시험소가 이 농장 오리를 대상으로 도축장 출하 검사과정에 이날 오전 H5 항원 검출을 확인했다. 경남도는 H5 항원이 고병원성인지 확인하고자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 검사를 의뢰하고 대응 지침에 근거해 농장에서 사육하는 오리 2만 2000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또 해당 오리농장 10km 방역대 안에 있는 가금 농가 311곳에서 키우는 닭, 오리 등 150만 6000여 마리 이동을 제한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 검사 결과는 1∼3일 후 나온다. 경남에서는 지난해 1월 김해 가금농장 이후 1년 5개월 동안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AI는 날씨가 추워지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유행하지만, 하절기 발생 사례도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전국 AI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관심’으로 하향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가금농가에 대해 축사 내외부 소독과 외부 출입차량·외부인에 대한 출입통제 등 차단방역을 준수하고 매일 임상 예찰을 실시하겠다”면서 의심증상에 대한 신고를 당부했다.
현대차 노사 임협 시동…쟁점은 ‘정년 연장·주 4.5일제’
국내 노사 관계 판도를 가늠할 현대자동차 노사 간 올해 임금협상이 23일 상견례를 계기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올해는 임금 인상 외에도 정년 연장, 주 4.5일제 근무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아 협상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 본관에서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와 장창열 전국금속노조위원장, 문용문 현대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 약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고 올해 교섭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노사는 28일부터 30일까지 3차례 교섭하고 내달 첫째 주 2차례 대화 테이블에 앉는다. 노조는 다음 달 4일 출정식도 연다. 노조는 임금안으로 기본급 15만 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비롯해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컨베이어 수당 최고 20만 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별도 요구안으로 정년 연장(60→64세),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4.5일제) 도입, 상여금 900% 인상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 당선된 강성 노선인 문용문 지부장의 핵심 공약이 대거 반영됐다. 현대차 노사는 통상 해마다 임금협상을 하고 격년으로 복지와 근로조건 등을 다루는 단체협상을 병행한다. 올해는 임협만 하는 해인데, 별도 요구안을 놓고 벌써 노사 양측의 신경전이 미묘하다. 무엇보다 최대 쟁점은 정년 연장이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령 나이가 현재 63세에서 2033년 65세로 연장되는 점을 고려해 정년(만 60세)을 만 64세로 늘려달라고 요구한다.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는 수년 전부터 있었지만, 기존에는 임금 인상을 노린 전략적 카드 정도로만 써왔다. 하지만 화제성과 파급력이 큰 사안인 만큼 해가 거듭될수록 노사 모두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회사로서는 급여 인상과 달리 사내 인력과 임금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문제여서 부담이 크다. 청년 일자리는 물론 연금, 의료보험 같은 사회보장시스템과 연결돼 있어 사회적 합의도 선행돼야 한다. 노조가 처음 요구한 주 4.5일제 근무를 놓고도 관심이 뜨겁다. 앞서 현대차그룹 내 기아차 노조 역시 올해 요구안에 주 4.5일제 시행을 담았으며, 이를 공약한 더불어민주당 등에 법제화 추진을 요구하는 공문도 발송했다. 현대차 노조는 매년 2500명 안팎의 정년퇴직으로 일손이 줄어드는 만큼 노동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더 만들자고 주장한다. 이는 국내 공장의 생산성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사측 또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노조가 올해 4월 확대 간부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파업 투쟁을 해서라도 노조 요구안을 반드시 쟁취한다(65%)’, ‘파업 투쟁은 당연하지만 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21%)’ 등 파업 지지 의견이 다수였다. 노조는 ‘최대 실적에 걸맞은 공정한 분배’를 강조하는 만큼 사측과의 교섭에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문 지부장 공약인 상여금 900% 인상 등 기본적으로 임금성 현안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어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끌어낸 바 있다.
‘필수품목’ 거래조건 불리하게 변경 시 가맹점주와 협의 의무화
앞으로 필수품목을 늘리는 등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는 가맹본부는 점주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차관회의를 통과했다고 23일 밝혔다. 필수품목은 가맹본부가 브랜드의 동일성 유지 등을 위해 반드시 본부가 지정한 사업자로부터만 구매하도록 강제한 품목이다. 공정위는 일부 가맹본부가 지나치게 많은 물건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거나 가격을 일방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가맹점주들로부터 과도한 이익을 편취한다고 보고 제도 개선에 나섰다. 개정안에는 필수품목의 수를 늘리거나, 기존에 정한 가격산정 방식을 변경하는 등 가맹점주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거래조건을 바꾸는 경우 점주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새로 담겼다. 협의절차를 계약서 필수 기재 사항에 포함해 사전에 정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시정조치 및 과징금 등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가맹사업법 개정으로 도입된 분쟁조정 사건의 수소법원 소송중지 제도가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통지 절차 등을 마련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차관회의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등의 절차를 거쳐 공포되고 6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필수품목 제도개선 방안의 원활한 시장 안착을 위해 가이드라인·고시 배포 및 표준 가맹계약서 개정 등 후속 절차도 꾸준히 이어 나갈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가맹점주의 협상력이 강화되고 가맹 분야에서 건전한 협의 문화가 정착돼 자율적 협의가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세대, '2024년도 에너지바우처' 신청하세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비용을 지원해주는 에너지바우처의 2024년도 사업이 본격 시작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복지로 홈페이지(www.bokjiro.go.kr)에서 올해 에너지바우처 사업의 신청·접수를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에너지바우처는 취약계층의 걱정 없는 여름‧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냉‧난방 이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구입할 수 있는 이용권(바우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수급자는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고지서에서 자동 차감받거나 국민행복카드를 통해 원하는 에너지원을 자유롭게 결제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 세대다. 수급 세대 중 65세 이상 노인, 7세 이하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 중증·희귀·중증난치 질환자, 한부모가족, 소년소녀가정(가정위탁보호아동 포함) 중 하나에 해당하면 신청 대상이 된다. 정부는 에너지바우처 올해 지원단가와 사용기간을 지난해보다 확대해 운영한다. 지난해 세대 평균 34만 7000원(하절기 4만 3000원, 동절기 30만 4000원) 이었던 지원단가를 올해는 36만 7000원(하절기 5만 3000원, 동절기 31만 4000원)으로 인상하는 한편, 에너지바우처 사용기한도 당초 4월 30일에서 5월 25일로 약 1개월 연장해 운영할 방침이다. 에너지 바우처를 통해 세대원 수에 따라 연간 최소 29만 5200원(1인 세대)에서 최대 70만 1300원(4인 이상 세대)까지 에너지 비용을 지원한다. 2인 세대는 40만 7500원, 3인 세대는 53만 2700원이다. 세대 평균 지원단가는 36만 7000원이다. 지원은 국민행복카드나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고지서에서 사용료를 자동 차감받는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신청은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복지로 홈페이지(www.bokjiro.go.kr)에서 하면 된다. 관련 문의는 행정복지센터나 에너지바우처 콜센터(1600-3190)로 하면 된다. 에너지바우처 홈페이지(www.energyv.or.kr)에서도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도를 잘 몰라 신청과 사용을 못 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집배원과 사회복지사 등을 통한 방문 실태조사, 일대일 맞춤형 사용 지원 등 돌봄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제시의회 또 감투싸움?…후반기 의장단 선거 앞두고 벌써 시끌
사상 첫 ‘여야 동수’에 전반기 원 구성을 놓고 파행을 거듭했던 경남 거제시의회가 후반기를 앞두고 또 분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부원 현 의장이 연임 의지를 밝히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볼썽사나운 ‘감투 싸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면서 최악의 경제난 속에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거제시의회는 내달 3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제246회 제1차 정례회를 끝으로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다. 이어 7월 이후 개회하는 첫 본회의서 남은 2년을 이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한다. 2022년 7월 1일 임기를 시작한 제9대 거제시의회는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출발부터 파열음을 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8석 대 8석’ 동수를 이룬 탓이다. 이는 1991년 지방의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한 달 가까이 개원도 못 한 채 공전했다. 관건은 의장 선출이었다. 여야 동수로 양당 간 협조와 협력 없이는 의회 운영 자체가 어려운 만큼 의장 무게감이 어느 때보다 크고 막중했다. 국민의힘은 단체장이 여당 소속인 만큼 시정 효율성과 다선 우선의 회의 규칙, 4선 의원이 두 명이라는 점 등을 내세워 전·후반기 모두 여당 몫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제8대 의회 때 압도적 다수당임에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양보했던 선례를 상기하며 후반기 의장은 야당에 배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의장 독식을 고집했고, 민주당이 등원을 거부하면서 의회 운영은 한 달 가까이 공전하다 여론의 따가운 눈총에 뒤늦게 접점을 찾았다. 당시 여당이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합의서를 보면 전반기는 국민의힘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가져간다. 남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은 민주당 몫이다. 후반기는 반대다. 민주당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갖는다. 이를 토대로 전반기 원 구성을 마쳤다. 그런데 최근 국민의힘이 말을 바꿨다. 윤부원 의장은 “의장단 선출은 교황식 선출 방식이다. 사전에 내정하는 건 민주주의 원칙에 벗어난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합의 파기다. 그러면서 스스로 의장 연임 의지까지 내비쳤다. 그러자 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현재 민주당에선 최양희, 안석봉, 노재하 의원이 의장 후보로 거론된다. 한 의원은 “여당이 앞선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이번에도 원 구성은 파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여당 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후반기 의장 선거를 준비 중인 신금자 의원은 윤 의장을 겨냥해 “전반기에 한 약속을 지켜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의원 모두 4선으로 당내 최다선이다. 변수는 앞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에 연루돼 탈당한 무소속 의원 2명이다. 국민의힘 1명, 민주당 1명으로 이들 거취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다. 거제시의회 회의 규칙을 보면 의장은 무기명투표로 선거하되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 과반수 득표 없으면 2차 투표를 하고 역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를 한다. 결선투표에서도 동표가 나오면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 반면 정치적 성향이 극명해 한쪽으로 힘을 싣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경우 전반기와 같은 파행이 되풀이될 수 있다. 감투에 눈먼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리다툼이나 하라고 균형을 맞춰준 게 아닌데, 한심하다”면서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추태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HJ중공업, 55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동시명명식 ‘눈길’
지역 대표 중견 조선사인 HJ중공업이 55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2척 동시명명식을 가졌다. HJ중공업은 23일 오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선주사와 선급 감독관, HJ중공업 임직원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시명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선박 2척은 ‘매켄지(MACKENZIE)’와 ‘콜로라도(COLORADO)’로 명명됐다. 이날 명명식을 치른 선박들은 탄소중립 운항으로 전환 가능한 메탄올 레디 선박으로 설계된 친환경 컨테이너 운반선으로, 길이 255m, 너비 37.3m 규모다. 최신 선형과 높은 연비가 적용돼 연료 소비를 40%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번 선박은 HJ중공업이 2021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에 걸쳐 4억 1000만 달러 규모로 수주한 55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중 남은 2척이다. HJ중공업은 앞서 지난해 8월 2척, 지난 2월 2척에 대한 명명식을 마친 바 있다. 당시 수주로 상선시장 재진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HJ중공업은 6척 모두 성공적으로 인도를 마치면서 컨테이너선 분야의 전통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같은 설계와 사양을 적용한 선박 6척을 연속 건조하면서 생산성과 수익성 등 건조 효율을 극대화하는 ‘반복 건조 효과’까지 얻었다는 평가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동시명명식을 끝으로 친환경 컨테이너 운반선 6척 모두 성공적으로 인도해 선박을 발주한 선주사의 신뢰에 보답했다”며 “친환경 선박에서부터 각종 첨단 함정과 특수목적선에 이르기까지 고기술·고부가가치선 건조 기술을 축적해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분리 세력에 응징" 중국군 오전부터 '대만 포위' 훈련
중국군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후 사흘만에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23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오전 7시45분부터 이틀간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 남부, 동부 및 진먼다오, 마쭈섬, 우추다오, 둥인다오 등에서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관영 매체들도 중국군의 발표를 주요 뉴스로 전했다. ‘연합리젠- 2024A 연습’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훈련은 대만을 한 가운데에 두고 주변 해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대만 섬 주변에서 합동 해상 및 공중전투 준비 태세 점검, 표적에 대한 합동정밀 공격 등이 이뤄지고, 이미 중국군 함정과 군용기가 대만 섬 인근 전투 순찰대에 도착한 상태다. 이번 훈련은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 취임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대만을 겨냥해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이는 무력시위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군 대변인은 “이 훈련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독립’ 분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징계(응징)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라이칭더 총통은 취임일성으로 “양안 관계가 현상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독립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지만 중국은 대만의 주권 주장이 곧 '독립' 주장이라고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국이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선 것은 라이칭더 당시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했던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지원금 상담 중 “부산시청 폭파하겠다”… 50대 검거
부산시청을 폭파하겠다고 전화로 협박한 50대가 검거됐다. 저소득층인 그는 지원금에 대해 문의하다가 화를 내며 이러한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동래경찰서 온천지구대는 23일 오전 8시 23분 50대 남성 A 씨를 동래구 주거지에서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8시 5분께 ‘부산민원 120’ 콜센터에 전화해 민원을 제기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상담원에게 부산시청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 씨 상태와 폭파 발언에 실질적 의도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그를 즉결심판에 회부할 예정이다. 즉결심판은 경미하면서 명백한 범죄 사건이라면 신속한 절차로 20만 원 이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하는 것을 뜻한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지원금 규모와 지급 시기 등에 대해 상담하던 중 화가 나서 폭파를 언급한 사건”이라며 “A 씨 상태를 고려하고, 조사를 이어간 결과 고의성은 없다고 판단해 즉결심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몰 동부산점, 아웃렛 최초 ‘무신사 스탠다드’ 선보인다
롯데프리미엄아웃렛 동부산점(이하 롯데몰 동부산점)이 최근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를 전국 아웃렛 최초로 선보인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아웃렛에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몰 동부산점은 오는 24일 쇼핑몰 1층에 무신사 스탠다드가 문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2017년 무신사가 론칭한 패션 자체 브랜드(PB)로 유행을 타지 않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특징인 모던 베이직 캐주얼웨어 브랜드다. 최근에는 백화점, 쇼핑몰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추세다. 전국 아웃렛 최초로 선보이는 무신사 스탠다드 롯데몰 동부산 매장은 약 742㎡ 규모로 조성됐다. 남성·여성의류, 잡화 등 시즌 인기 패션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슬렉스, 데님, 티셔츠 등 무신사 스탠다드 베스트셀러 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 매장 오픈 기념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10만 원 이상 구매 시 양말 5팩을 증정하는 등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오픈일인 24일부터는 무신사 스탠다드 24 S/S 감사 세일을 진행한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12월 부산 서면 쥬대스 태화 건물에 부산 첫 매장을 내면서 부산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이번 아웃렛 입점에 이어 오는 7월 중순에는 부산 해운대구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무신사 스탠다드는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드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부산에도 점포를 확장해 가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 연말에 오픈한 서면 매장도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면서 “서면점은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높은 곳에 위치한 로드숍 형태인 데 반해 롯데몰 동부산점이나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의 경우 방문 연령대나 라이프 스타일이 서면점과는 또 다를 수 있다고 본다. 타깃 확대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서 발견된 신원미상 여성… 끝내 숨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22일 오후 8시 57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40대 여성 A 씨가 발견됐다. 인근 주민 신고로 발견된 A 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발견 당시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검안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의대 증원안 평의원회서 ‘부결’…증원 ‘먹구름’
21일 학무회의 심의를 통과한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증원 학칙 개정안이 대의원회와 평의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대학본부는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22일 경상국립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와 5시 30분, 교수대의원회와 대학평의원회가 잇따라 열렸으며 핵심 안건은 의대 증원과 관련된 학칙 개정안이었다. 전날인 21일, 의대 정원을 기존 76명에서 138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학칙 개정안’이 학무회의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최종심의가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학무회의 심의 결과는 하루 만에 무효가 됐다.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은 교수들로 구성된 교수대의원회와 잇따라 열린 교직원·학생 등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 모두에서 과반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교수대의원회에서는 의대 정원 대폭 확대에 따른 교원 부족과 교육여건·환경 미비로 의학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사실상 수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했고 그 결과 부결 처리했다. 이어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도 교원 위원들이 교수대의원회에서 부결한 사유를 강조했고 표결 결과 부결됐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대학평의원회의 회의 결과가 공문으로 접수되면 대학평의원회 규정에 따라 재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수재의원회와 대학평의원회에 앞서 경상국립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가좌캠퍼스 대학본부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의대 정원을 138명으로 증원하는 것은 독단적 결정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의대 교육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정상적 의료인 양성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대한민국 의료 부실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무가내 의대 증원 정책의 파국적 미래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정권의 앞잡이처럼 서둘러 증원을 결정한 대학 집행부는 앞으로 발생할 모든 부정적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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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로365] 부산이 맨체스터 미디어시티에서 배운다
[영상] 1년 3000억 생선 담는 그릇, 수산인 ‘밥그릇’ 도 담았다 [피시랩소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에서 어(魚)상자는 ‘생선을 담는 그릇’ 이상의 의미다. 1년 위판 금액 3000억 원, 물량 15만t에 달하는 수산물 대다수가 어시장 바닥에 배열된 어상자를 단위로 이뤄지는 ‘입상 경매’ 방식으로 거래된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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