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성의 '예술과 삶'] 비틀스 '헤이 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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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4인조 그룹 비틀스의 공연 모습.

비틀스 음악을 들으면 금빛 낙조와 은빛 지느러미의 생물들을 포용하는 강(江)이 떠오른다. 1950년대 후반 영국 리버풀의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10대 네 명이 록그룹을 결성했다. 그들의 이름은 존 레넌,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였다. 항구도시 리버풀에 있는 아름다운 머지 강과 함께 이들은 음악활동을 이어갔다. 반짝거리는 윤슬과 겨울철새들의 멋진 군무가 함께 깃든 머지 강은 비틀스 멤버들에게 많은 음악적 영감을 안겼다. 비틀스의 많은 곡에는 머지 강의 이름을 딴 '머지 비트'란 독특한 리듬이 경쾌하게 감돈다.

세상의 짐들이 무거워 기분을 바꾸고 싶을 때, 마음이 바람 새는 풍선 같아 사랑이라는 수소가스를 집어넣고 싶을 때, 유성기처럼 맴도는 비틀스 음악 하나가 있다. 지난 런던올림픽 때 폴 매카트니가 관중들과 함께 불렀던 '헤이 주드(Hey Jude)'다. 헤이 주드는 오노 요코와의 사랑으로 아내 신시아와 이혼하게 되는 존 레넌의 아들 줄리안을 위로하기 위해 폴 매카트니가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다.

'Hey Jude/Don't make it bad(그다지 나쁘게 생각하진 마)/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슬픈 노래를 좋은 노래로 만들어 보자고)/Then you can begin to make it better(그러면 좋아지기 시작할 거야).'

비틀스 음악이 대개 그렇듯이, 뭔가를 내세우지 않아 편안하다. 구체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감정의 끌림을 애써 물리치는 세태 속에서 잠시라도 본능대로 살았다는 데서 희열을 느낀다. 뭔가를 꾸미려 하기보다는, 내면 속의 꿈틀거림을 상상력을 작동해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아도르노는 대중음악은 행복에 대한 음악적 표현이 아니라, 행복의 좌절에 대한 음악적 표현이라며 대중음악을 비판했다. 하지만 비틀스 음악을 들으면 행복하다.

9일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낙동강을 끼고 있는 삼락생태공원에서 막을 내렸다. 항구도시 리버풀이 비틀스를 배출하며 '머지 비트'를 만들어냈다. 그렇듯이, 부산에서 '제2의 비틀스'와 '낙동 비트'가 만들어지지 말란 법은 없을 것이다. pts@busan.com


박태성 문화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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