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당선인) "강력범 교수형" 사형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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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의 플래카드가 내걸린 다바오 시의 한 거리에서 현지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강력범에겐 총알도 아깝다. 강력범은 교수형에 처해야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예상대로 '범죄와의 전쟁'위한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9일 당선된 두테르테 당선인은 15일 밤 기자회견을 갖고 사형제 부활을 포함한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를 밝혔다. 그는 마약과 강간, 살인, 강도 등의 범죄에 대해 사형제의 재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차기 정부 과제 기자회견
조직 범죄자에 사살 명령
군 출신 명사수 현장 투입


두테르테 당선인은 총알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총살형보다 교수형이 낫다면서 교수형이 총살형보다 인도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 6개월 안에 범죄 근절을 공약으로 내세운 두테르테 당선인은 저항하는 범죄 용의자와 조직 범죄자에 대한 사살 명령을 경찰에 내릴 것이며 군의 명사수도 단속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기간에 "대통령이 되면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 "범죄자 10만 명을 죽여 물고기 밥이 되도록 마닐라만에 버리겠다"고 말해 인권단체 등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필리핀은 1987년 사형제를 없앴다가 1993년 살인과 아동 성폭행, 납치 범죄에 한해 이를 부활했으나 2006년 다시 폐지했다. 필리핀이 사형제를 도입하려면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전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로 부정적 시각이 강해 실현은 불투명하다.

그는 작년 1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필리핀 방문 때 도로 통제로 교통 체증이 빚어지자 교황을 욕한 것과 관련, 바티칸을 방문해 사과하겠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가 이를 취소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당시 문제가 됐을 때 사과 편지를 보낸 만큼 더 이상의 사과는 필요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16일 중국, 일본, 이스라엘 대사와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그가 대선 승리 이후 처음 만나는 외교사절단에 예상 밖으로 필리핀의 동맹인 미국 대신 중국 대사가 포함된 것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갈등을 빚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두테르테 당선인은 중국에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존중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양자 대화와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 등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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