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여진… 수색작업 중단 대피 생활 중 11명이나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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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구마모토 현 지진 1주일

강진이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 시에서 20일 한 이재민 부부가 초등학교 운동장에 차를 세우고 그 속에서 대피 생활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발생한 강진이 21일로 일주일을 맞았다. 하지만 전날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여진이 계속돼 일부 지역의 수색작업이 중단됐다. 복구작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마을 일부가 매몰돼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미나미아소무라에 대한 수색이 이날 중단됐다. 일본 기상청이 폭우로 추가 산사태 위험이 있다고 발표해서다. 여진도 계속돼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증가
응급 이송 피난민도 281명
스트레스 예방·관리 비상

첫 강진이 발생한 지난 14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여진이 752회나 일어났다. 이 중 대부분이 놀라는 수준인 진도 4 이상인 여진도 91차례나 발생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강한 진동을 동반한 여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오전까지 대피소 생활을 하는 주민은 총 9만 2천507명에 달한다. 구마모토 현에서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은 8천784채로 집계됐다. 인근 후쿠오카 등 4개 현 피해까지 합치면 붕괴한 건물은 9천144채에 이른다.

구마모토 공항과 신칸센 열차는 상당 부분 운행을 재개했다. 하지만 일반 열차는 많은 구간이 회복되지 않았다. 고속도로도 산사태 등으로 일부 구간이 아직 불통이다.

이날까지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59명, 실종자는 3명이다. 이 중 11명은 차량이나 대피소에서 생활하다가 건강이 악화해 숨졌다. 지진 발생 뒤 구마모토 현과 오이타 현 피난소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응급 이송된 주민도 281명이나 됐다. 자동차에서 잠을 자는 피난민이 항공기 일반석처럼 좁은 공간에 장시간 앉아 있을 때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숨지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피난민 건강을 지켜주려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구마모토 현 미나미아소무라 중학교에 마련된 피난소에는 일본 각지에서 의사들이 몰려와 임시 진료소를 마련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예방을 위한 수칙을 안내하고 피난민의 스트레스 관리에 돌입했다.

오사카 시에 있는 한 업체는 골판지 상자로 된 간이침대를 제작해 지진 피해 지역에 보내고 있다. 피난민의 불편한 잠자리로 인한 부작용을 줄여주려는 마음이다. 골판지 상자 침대는 약 195㎝, 폭 90㎝, 높이 35㎝ 정도다. 한 건축가는 종이로 만든 봉과 천을 활용해 간단하게 높이 2m 정도의 간이칸막이를 제작할 수 있는 조립형 구조물을 고안해 피난소에 공급하고 있다.

납세를 활용해 구마모토 주민을 도우려는 움직임도 활성화되고 있다. '고향 납세'라는 제도인데 사실상 기부다. 납세자는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사히 신문은 구마모토 현에 고향 납세가 20일까지 1억 7천만 엔(약 17억 6천만 원)이나 몰렸다고 보도했다. 재난지역이 아닌 지자체가 납세 수속을 도와주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후쿠이 현과 이바라키 현 사카이마치는 고향 납세 중개사이트 후루사토 초이스와 연계해 구마모토 현을 위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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