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표결 통과 호세프(브라질 대통령) 탄핵안 상원서 최종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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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며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브라질 하원은 17일(현지 시각) 전체회의를 열어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탄핵에 찬성한 의원은 367명, 반대한 의원은 146명이었다. 하원 513명 중 3분의 2(342명)를 넘는 의원의 지지로 탄핵안이 가결됐다.

연방대법원 거쳐 상원 표결
상원 가결 땐 중도 하차
주요 도시 찬성·반대 시위
정부·집권당 조기대선 추진


이제 호세프 대통령 탄핵은 상원으로 넘어갔다. 상원은 조만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탄핵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특위에서 과반수가 찬성하면 연방대법원의 탄핵 심판이 시작된다. 동시에 호세프 대통령 직무는 정지되며 부통령이 권한대행을 맡는다.

연방대법원 심판에서 탄핵 추진이 적법하다고 보면 상원은 탄핵안을 전체 회의 표결에 부친다. 상원 81명 중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최종 가결된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한다.

현지 언론들은 현재 상원의원 중 44∼47명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19∼21명은 반대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탄핵 찬성 의견이 우세하지만, 상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될지는 불투명하다.

호세프 대통령은 하원 표결 결과 반대표가 예상보다 적게 나오자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 의장과 함께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은 하원 표결 결과에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 하원 표결에 맞춰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선 탄핵 지지자와 반대자가 모두 시위를 펼쳤다. 브라질리아에선 친-반정부 시위대 수만 명이 의회 건물 앞에 설치된 철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시위를 벌였다. 상파울루에선 시위대가 밤늦게까지 시내 중심가를 점거한 채 하원 표결을 지켜봤다.

이에 따라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이 어떻게 결정되든 앞으로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집권 노동자당은 대통령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조기 대선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당 측은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테메르 부통령에게 정권이 넘어가는 상황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조기 대선 캠페인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치 위기를 맞은 호세프 대통령은 롤러코스터 인생을 살아왔다. 그는 군사 독재 시절(1964∼1985) 반정부 무장 투쟁 조직에서 게릴라로 활동했다. 1970년부터 약 3년간 옥살이를 했고 감옥에서 모진 고문을 받기도 했다. 1972년 출소 후 합법적인 정치 투쟁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1년 노동자당에 입당한 호세프는 빈민 노동자 출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3년 룰라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호세프는 광업·에너지부 장관과 대통령 실장을 맡았다. 2005년 6월엔 정무장관에 임명됐다. 2010년 말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2014년 말에는 재선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호세프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었던 국영 석유기업이 정관계 비리에 연루되면서 국민의 반감을 샀다. AFP통신은 대통령 탄핵이 추진된 건 재정 적자를 덮으려고 한 게 주된 이유지만, 심각한 경제 위기와 국영기업 부패 등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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