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강진 '불의 고리' 환태평양 조산대 초대형 지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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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국가들의 '도미노 강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연쇄 강진이 발생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아 에콰도르에서도 강진이 일어나서다. 양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최소 118명이 숨지고 이재민 수만 명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16일(현지 시각) 오후 6시 58분 에콰도르 로사자라테에서 서쪽으로 52㎞ 떨어진 태평양 해안에서 규모 7.8인 강진이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호르헤 글라스 에콰도르 부통령은 이 지진으로 최소 77명이 숨졌고 58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지진은 1979년 이후 에콰도르에서 일어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세계 활·휴화산 75% 몰려
일본·에콰도르 연쇄 강진
양국 사망자 최소 118명
규모 8.0 지진 4차례 가능성


에콰도르는 과야스, 마나비, 산토도밍고, 로스리오스, 에스메랄다스, 갈라파고스 등 6개 주에 긴급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AP, AFP 등 외신은 피해가 에콰도르 제2 도시인 과야킬과 중서부 만타, 포르토비에호 등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만타에서는 공항 관제탑이 무너져 공항이 폐쇄됐다. 과야킬에서도 통신 장애가 발생해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번 지진으로 에콰도르와 인접한 페루 북부와 콜롬비아 남부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지진 발생 이후 4시간 만에 50여 차례에 달하는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본 구마모토 현에는 지난 14일 규모 6.5, 16일 규모 7.3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16일 오후까지 진도 1 이상 지진이 287차례, 진도 4 이상인 지진도 62차례나 발생하는 등 여진이 이어졌다. 대부분이 공포를 느끼는 수준(일본 기준 규모 5)의 여진도 14차례나 발생했다. 구마모토 현과 인접한 오이타 현에서도 16일까지 15차례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구마모토 현에선 41명이 숨지고 중상자 180여 명을 포함해 1천 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다. 구마모토 현과 오이타 현에서 약 40만 가구에 수돗물이 끊겼고 10만 가구에 전기와 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지진으로 산사태와 지반 변형이 일어나 국도 57호선을 비롯한 도로가 차단됐고 전력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철도 교통도 마비됐다. 구마모토 공항 청사도 파괴돼 민항기 이착륙이 중단됐다. 이번 지진으로 구마모토 현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주민은 18만 3천882명에 달한다. 오이타 현에서도 1만 2천443명이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에콰도르와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이 더 강력한 초대형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초강력 지진에 앞서 여러 차례 지진이 이어진 경우가 있어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0)도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하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00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지진이 일어난 지 17일 뒤에 발생했다.

미국 콜로라도대 지질학자 로저 빌햄은 "현재 상황에서 규모 8.0 이상 강진이 최소한 4차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지진이 지체되면 수 세기 동안 가중된 압력으로 메가톤급 지진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시코쿠 남쪽 해저에서부터 태평양에 접한 시즈오카 현 앞바다까지 약 750㎞에 걸쳐 있는 난카이 해구에서 규모 9.1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구마모토 현에서 시작된 단층 운동이 인접한 단층 운동을 촉발해 지진이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이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은 70% 정도로 추산되며 지진이 일어나면 일본 수도권에서 규슈까지 태평양 연안을 따라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수도권에서 약 200∼300년 주기로 한 번씩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진 간토 대지진이 임박했다는 경고도 꾸준히 제기된다.

한편 환태평양 조산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뉴질랜드, 북미와 남미 해안지역을 잇는 지진 화산대로 일명 '불의 고리'로 불린다. 이곳에는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 75%가 몰려 있다. 전 세계 지진 80∼90%도 이 지역에서 발생한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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