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하원, 주말에 호세프 탄핵 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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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하원 탄핵특별위원회가 11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의견서를 채택하자 야당 의원들이 환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브라질 하원 탄핵특별위원회는 11일(현지 시각) 10시간이 넘는 토론 끝에 표결에 들어가 찬성 38표, 반대 27표로 대통령 탄핵 의견서를 채택했다. 이제 탄핵안은 하원 전체회의로 넘어갔다.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하원 전체회의에서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하원의원 513명 중 342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한다.

하원 특위 탄핵 절차 돌입
3분의 2 이상 찬성 땐 가결
상원 표결 통과하면 하차
정국 해결 조기 대선 움직임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에서 표결한다. 상원의원 81명 중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하차한다. 남은 임기는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맡는다.

호세프 대통령과 집권 노동자당은 하원 전체회의에서 탄핵안을 부결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진보당과 공화당, 사회민주당 등에 각료직을 제의하면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 최측근인 자케스 바기네르 정무장관은 "하원 전체회의에서 탄핵안은 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호세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진보당은 대통령 탄핵 반대 주장을 철회할 뜻을 밝혔다. 노동자당에서는 집단 탈당 움직임이 포착됐다. 노동자당 소속 하원의원 57명 중 최소 26명이 오는 10월 지방선거에서 노동자당이 패배하면 탈당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정국으로 정세가 불안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를 앞당겨 치르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브라질민주운동당 소속 바우지르 라우프 상원의원은 "10월 지방선거와 함께 조기 대선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도 뜻을 함께했다. 그는 "조기 대선이 위기를 끝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내에서도 호세프 대통령과 테메르 부통령이 동반 퇴진한다면 대선 조기 시행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1일 테메르 부통령이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가정하고 녹음한 연설이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테메르 부통령은 "휴대전화로 연습한 것일 뿐이며 실수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연설은 대통령 탄핵 후 테메르 부통령 소속 정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 당원을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호세프 대통령 지지 연설을 하는 장면. EPA연합뉴스
유출된 연설에서 테메르 부통령은 자신이 나라를 안정시키고 통합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고 밝혔다. 해당 연설은 하원 탄핵특별위원회가 대통령 탄핵 의견서를 채택하기 몇 시간 전에 유출됐다.

호세프 대통령 소속 노동자당 측은 "쿠데타 음모를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지난 주말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61%가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테메르 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응답자 58%가 찬성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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