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부통령도 탄핵 위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브라질 정국에 탄핵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이어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도 탄핵 논란에 휩싸였다.

브라질 언론들은 6일(현지 시각) 마르쿠 아우렐리우 멜루 연방대법관이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하고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해당 문제를 처리하라고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에게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멜루 대법관은 부통령 탄핵 이유로 정부회계법 위반을 들었다.

"탄핵 절차 시작하라"
멜루 연방대법관 명령
테메르 정권 인수 차질
조기 대선 의견에 힘 실려


멜루 대법관은 "호세프 대통령처럼 테메르 부통령도 의회 심의를 받지 않고 정부 지출을 늘리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테메르 부통령 탄핵안은 지난해 말에도 한 변호사가 제기했었다. 하지만 당시 쿠냐 의장은 이를 거부했다. 쿠냐 의장과 테메르 부통령은 같은 브라질민주운동당 소속이다.

멜루 대법관은 "쿠냐 의장이 정치적 이익 때문에 권한을 남용했다"며 "부통령 탄핵 절차를 밟지 않으면 범죄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쿠냐 의장은 "대법관 판결은 터무니없고 의회 권위를 무시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쿠냐 의장은 대법관 판결을 연방대법원 전체회의에 넘겨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해온 사회단체 자유브라질운동은 "멜루 대법관 탄핵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메르 부통령은 자신의 탄핵 판결에 침묵했다. 하지만 전날 브라질민주운동당 대표 자리를 소속당 다른 상원의원에게 넘기고 호세프 대통령과 집권 노동자당 반격에 대비하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과 집권당은 지난달 말 브라질민주운동당이 연립정권 탈퇴를 선언하자 테메르 부통령을 '기회주의자'로 부르며 공세를 퍼부었다.

진보당과 공화당 등 주요 정당에 각료직을 제안하는 등 브라질민주운동당의 연정 탈퇴 충격을 줄이는 데도 나서고 있다.

부통령 탄핵안과 집권당 공세로 테메르 부통령의 정국 구상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테메르 부통령은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날 것을 예상하고 정권 인수 작업을 해왔다. 정치 전문가들은 부통령 탄핵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겨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국 혼란 해결방안으로 대통령 선거를 앞당겨 치르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브라질민주운동당 소속 바우지르 라우프 상원의원은 "10월 지방선거와 함께 조기 대선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도 "조기 대선이 위기를 끝낼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하원 특별위원회에서 호세프 대통령 탄핵 추진을 합의하면 오는 17일 탄핵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진다. 전체 하원의원 513명 중 3분의 2(342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