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위스콘신 경선] 트럼프 위스콘신서 '제동' 공화, 중재 전당대회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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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던 양당 후보들에 제동이 걸렸다. 위스콘신 주에서 각 당 2위 주자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이번 패배로 자력으로 당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어렵게 됐다. 민주당 클린턴 힐러리 전 국무장관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져 경선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게 됐다.

5일(현지 시각) 치러진 위스콘신 주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지지율 49.3%(개표 73% 기준)를 얻어 트럼프 후보에 압승했다. 트럼프 후보 지지율은 33.9%에 그쳤다.

크루즈,트럼프에 압승 거둬
트럼프 자력 후보 지명 난망
민주 샌더스, 힐러리 꺾어


미국 언론은 이번 패배가 트럼프 후보에겐 충격이라고 보도했다.

경선 흐름으로 볼 때 트럼프 후보가 위스콘신에서 지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위스콘신 주는 백인이 88%에 달한다. 공화당 유권자 57%는 대학에 가지 않았고 경제적으로도 다른 주보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곳이다. 이는 지금껏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계층적·지역적 조건과 일치한다.

미국 언론들은 위스콘신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등을 돌린 건 공화당 주류의 결집과 트럼프의 실책 때문으로 분석했다.

공화당 주류는 트럼프 후보를 공격하는 광고에 막대한 돈을 썼다. 지지율 80%가 넘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크루즈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고 지역방송 토크쇼 진행자들이 반 트럼프 운동에 가담한 것도 트럼프가 패배한 원인 중 하나다.

트럼프의 막말도 지지율을 떨어뜨린 요인이다. 낙태 여성 처벌, 크루즈 부인 비난 같은 발언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과 일본 핵무장 용인 주장으로 유권자들이 트럼프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에 불안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AP 통신 출구조사에서 공화당 유권자 40% 정도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어떻게 수행할지 두렵다고 밝혔다.

이번 위스콘신 결과가 트럼프 후보에게 뼈 아픈 건 자력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매직 넘버(1천237명) 확보에 적신호가 켜져서다. 미국 정가에선 공화당 경선 레이스 최종 승부가 오는 7월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중대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 주류는 68년 만에 여는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후보를 배제하고 크루즈 의원이나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을 최종 후보로 정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로선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반면 크루즈 의원은 위스콘신 주 승리로 트럼프 후보에 대항하는 당 대표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위스콘신 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지율 56.1%(개표 75% 기준)를 기록해 클린턴 전 장관을 꺾었다. 클린턴 전 장관 지지율은 43.6%였다.

샌더스 의원은 아이다호, 유타, 알래스카, 하와이, 워싱턴에 이어 위스콘신까지 최근 있었던 6개 주 경선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샌더스 의원이 7월 전당대회까지 클린턴 전 장관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매직 넘버(2천383명)에 도달하려면 대의원 671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은 1천372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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