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공화당 경선] '위기의 트럼프' 위스콘신에 사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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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공화당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일 위스콘신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공화당 경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5일(현지 시각) 열릴 위스콘신 주 경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쇠락한 제조업 지대인 위스콘신의 표심을 얻으려고 보호무역을 강력히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부인도 첫 지원 유세에 나선다.

위스콘신 주 공화당 대의원은 4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승자독식제여서 이곳 경선 1위가 대의원을 모두 차지한다. 트럼프가 위스콘신을 놓치면 자력으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은 매우 줄어든다. 최근 낙태 여성 처벌 발언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후보가 위스콘신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낙태 처벌 발언으로 수세
1위 놓치면 자력 후보 희박
부인까지 유세 지원에 나서


트럼프 후보는 2일 트위터에 "위스콘신은 그동안 일자리와 무역에서 큰 손해를 봤다"며 "내가 승리하면 미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나쁜 일들이 빠르게 바뀔 것"이라고 썼다. 자신의 인기 비결인 보호무역 카드를 강조해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전략이다. 트럼프 후보는 "자유무역협정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해왔다. 북미자유무역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같은 모든 무역협정을 재검토하거나 폐기하고 재협상하겠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는 백인 노동자 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세 차례 유세에서도 보호무역을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부인이 처음으로 지원 유세에 나선다고도 했다. 이는 최근 낙태 여성 처벌 발언 이후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 퍼진 자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략이 여성들에게 통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29일 "낙태가 금지돼야 한다"며 "임신 중절을 한 여성은 어떤 형태로든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여성 유권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발언 몇 시간 후 트럼프 후보는 성명을 발표해 "낙태는 금지돼야 하지만, 처벌은 여성이 아니라 의사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을 번복했다. 하지만 그의 낙태 여성 처벌 발언에 대한 반발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도 트럼프 후보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폭스비즈니스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공화당 유권자 7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후보는 지지율이 32%에 머물렀다.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지지율은 42%로 나타났다. 조사에선 트럼프 후보의 낙태 여성 처벌 발언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의원 간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 의원이 위스콘신 주에서 이기면 트럼프와 격차를 줄이는 건 물론, 최종 승부를 7월 중재 전당대회까지 끌고 갈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후보의 누적 대의원 수는 735명이며 크루즈 의원은 461명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트럼프 후보가 크루즈 의원을 앞서고 있지만, 위스콘신에서 진다면 자력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2천472명 중 1천237명) 달성은 어렵게 된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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