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테러 배경과 추모] IS "폭탄 벨트로 작전… 시작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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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에서 22일(현지 시각) 발생한 동시 다발 테러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보복 공격으로 밝혀졌다.

이날 IS는 프랑스어와 아랍어로 성명을 내고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과 지하철역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유럽 공격 두 달간 준비
압데슬람 체포로 목표 바꿔


IS는 "IS에 대적하는 국가에 이렇게 답했다"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IS 영문 온라인 매체인 아마크 통신도 "IS 전사들이 폭탄 벨트와 장치로 벨기에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 잇따라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IS는 이번 테러 명분으로 "벨기에가 반IS 전선에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나흘 전 프랑스 파리 테러 주범 살라 압데슬람이 체포된 게 브뤼셀 테러의 도화선이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압데슬람 등 파리 테러 연루자들을 체포한 벨기에에 보복하기 위한 공격이었다는 뜻이다. 얀 얌본 벨기에 내무장관은 현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실제로 압데슬람 검거 후 보복 공격 위협이 있었다"고 밝혔다.

압데슬람이 수사 당국에 협조해 IS 테러 계획을 알릴 가능성을 염두에 둔 테러였다는 분석도 있다. 한 이라크 정보당국자는 "IS가 유럽 내 공항과 기차역을 목표로 두 달간 공격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애초 테러 목표는 브뤼셀이 아니었다"며 "압데슬람이 검거돼 작전지역을 브뤼셀로 바꿨다"고 밝혔다. 체포된 압데슬람이 수사에 협조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IS가 공격 목표를 변경했다는 뜻이다.

벨기에 경찰은 브뤼셀 국제공항 CC(폐쇄회로)TV에 찍힌 용의자 3명을 공개하고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3명 중 자폭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명을 제외하고 흰 점퍼 차림의 한 명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면서 파리 테러 잔당들이 이번 브뤼셀 테러에 연관됐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브뤼셀 테러 직후 수색을 통해 파리 테러의 폭탄 제조범 나짐 라크라위의 연고지인 스하르베이크의 한 아파트에서 폭발장치와 화학물질, IS 깃발 등을 발견했다.

한편 전 세계는 브뤼셀 테러 희생자를 추모했다. 브뤼셀 시내에는 시민들이 벨기에 국기와 촛불, 꽃다발을 들고 나타나 희생자를 애도했다. 각국을 대표하는 건축물들은 벨기에 국기 색상으로 물들었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이탈리아 트레비 분수 등에는 붉은색, 황색, 검은색 조명을 비춰 희생자를 추모했다.

각국 정상의 테러 규탄 성명도 잇따랐다. EU 28개 회원국 정상과 EU 기구 수장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벨기에와 연대해 증오와 극단주의, 테러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승리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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