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저지하려는 공화당 주류의 공세가 시작된다. 트럼프 후보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미국 뉴욕과 애리조나 주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후보가 지난 15일 경선에서 압승하자 공화당 주류에선 '트럼프 낙마 100일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고 트럼프 후보에 대항할 당내 후보를 단일화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 모두가 안 되면 무소속 후보를 띄우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대의원 확보 저지에 나서
당내 후보 단일화 모색
무소속 후보 띄우기 검토
뉴욕 등 反트럼프 시위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주류의 공세가 4월 5일 위스콘신 주 프라이머리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 주류는 일단 7월 전당대회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 1천237명을 트럼프 후보가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4월 19일 뉴욕 프라이머리, 6월 7일 캘리포니아 프라이머리가 주요 목표다. 공화당 주류는 경선이 끝나고 7월 전당대회가 열리기까지 6주 동안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대의원들을 상대로 일대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이 트럼프 후보 지지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다.

공화당 주류는 반 트럼프 후보 단일화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크루즈 의원이 지난 18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경선 중단을 요구한 것이나 밋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남은 경선에서 크루즈 의원 지지를 표명한 게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크루즈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가 난타전을 벌이고 있어 후보 단일화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공화당 주류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제3 후보를 무소속으로 내세우는 방안도 찾고 있다. 일부에선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지명되면 이번 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한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를 무소속 후보로 띄우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후보를 반대하는 시민들은 19일 거리로 뛰쳐나왔다. 트럼프 후보의 미국 애리조나 주 유세장 인근 도로와 뉴욕에서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 인근 파운틴 힐스로 들어가는 간선도로를 막고 교통체증을 일으켜 트럼프 후보와 선거 캠프 관계자들의 통행을 방해했다.

시위대는 '트럼프는 증오'라는 피켓과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연호하며 맞섰다.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도 트럼프 반대자 수천 명이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맨해튼 센트럴파크 남단에 모여 트럼프 집이 있는 5번가까지 행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트럼프 한 명과 난민 2만 5천 명을 바꿀 것인가?' 같은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트럼프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어떤 시위 참가자는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인종차별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후보 아들에 이어 그의 누나인 매리엔 트럼프 배리 미국 연방 제3항소법원판사 앞으로도 협박 편지가 배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에는 트럼프가 대선 레이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해를 끼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트럼프 아들에게 협박 편지가 배달된 지 하루 뒤에 일어났으며 편지를 보낸 인물이 동일인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두 협박편지를 비교하는 등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