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리아 철군… 서방과 화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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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시리아에서 러시아 주요 병력 철수를 결정했다.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선 시리아 평화 정착을 위한 회담이 시작돼 푸틴 대통령의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15일부터 시리아에 있는 러시아 주요 병력을 철수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왜 갑자기 러시아 철군을 결정했을까? 먼저 서방 국가들과 겪고 있는 극심한 갈등을 풀고 화해를 모색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 크림반도 병합으로 서방 국가와 갈등을 빚었다. 게다가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은 서방 국가들과 마찰을 심화시켰다. 러시아는 이제 알아사드 정권 붕괴를 막는다는 일차 목적을 이뤘기 때문에 철군으로 시리아 사태를 정리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주요 병력 철수" 명령
경제난으로 재선 위협 판단
제네바 평화회담 영향 주목


러시아는 그만큼 서방 국가들과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 경제난의 실마리를 풀 수 있어서다. 유가가 장기간 하락하고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는 말이 아니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해 실질임금이 줄었다. 물가는 급등해 일반 시민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부닥쳤다.

최근엔 실질임금 감소로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일자리에 위협을 받는 근로자들이 늘었다. 이에 따라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경제난이 2018년 재선 위협요소가 될 수 있어 철군을 통해 막대한 전쟁비용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일단 성공적이다. 그의 결정에 서방국가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순회의장국인 앙골라의 이스마엘 가스파르 마르틴스 유엔 주재 대사는 "15개 이사국 모두 러시아의 철군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측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고 시리아 휴전 이행 다음 단계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결정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제네바 평화회담에 진중하게 임하라는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도 러시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달러당 71루블 정도였던 루블화 환율이 러시아군 철군 발표 이후 69루블대로 떨어졌다. 달러당 환율 하락은 루블화 가치가 올랐다는 것을 뜻한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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