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한반도 사드' '남중국해' 해법 실마리 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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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양국 외교 수장이 만났지만, 견해차만 재확인했다.

이날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의논했다. 그동안 대북 제재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중국이 의견을 바꿔 양국이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주중으로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외교 수장 견해 차 여전
케리 "사드는 북핵 방어 수단"
왕이 "사드 중국 안보 위협"
남중국해 군사기지도 대립


이날 중국 측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미국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양보하는 대신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안을 들고 나왔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왕이 외교부장은 '사드가 중국 안보에 위협'이라는 불만을 토로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증강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한 방어수단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케리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드를 배치하지 않는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라고 밝혔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사드 철회는 없다는 의미다.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놓고도 미국과 중국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23일 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 베트남명 오앙사 군도)에 전투기를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인공위성 사진에서 파라셀 군도에 있는 우디 섬에 중국 전투기들이 포착됐다. 이는 지난주 우디 섬에 중국이 HQ-9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여서 미국을 자극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22일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최남단 인공섬 콰테론 암초(중국명 화양자오)에 고주파 레이더 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다. 레이더는 탐지 거리가 80∼200마일(128∼321㎞)가량이며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기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중국이 건설한 7개 인공섬 중 나머지 섬에서도 레이더 탑이나 벙커, 헬리콥터 이착륙지, 부두로 추정되는 시설물들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레고리 폴링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고주파 레이더는 미국의 남중국해 자유항행 능력을 축소시키려는 중국의 반접근·지역 거부 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23일 만난 케리 장관과 왕이 부장은 설전을 벌였다. 케리 장관은 "레이더가 항해 목적을 위한 것이고 미사일이 장착돼 있지 않다면 문제를 해결할 여지가 있지만, 남중국해에는 미사일과 전투기, 총기 등 다른 것들도 있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는 무역 등을 위해 남중국해를 평화롭게 이용하는 이들에겐 큰 우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남중국해에 미국 전략폭격기와 미사일 구축함과 같은 첨단 무기가 매일 출현하고 있다"며 "남중국해 섬들은 고대부터 중국의 땅이기 때문에 주권을 독립적으로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레이더 설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왕이 부장은 "수십 년간 일부 국가는 남중국해 섬과 산호초를 불법 점유하고 레이더뿐 아니라 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를 비롯해 대규모 군사시설을 건설했다"며 "미국은 이중 잣대를 대지 말고 이해 당사국 모두가 비군사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왕이 부장은 예정돼 있던 미국 국방부 방문을 취소했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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