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터키 대립 시리아 내전 해결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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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휴전 추진으로 내전 해결의 실마리를 찾던 시리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러시아 공격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공격으로 민간인 약 50명이 숨졌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사실상 휴전 논의가 어렵다"고 발언해 국제사회의 내전 해결 노력에 제동을 걸었다. 터키와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해법을 놓고 극한 대립을 벌여 사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반군 공격-지원 입장 팽팽
러시아, 학교·병원 폭격
민간인 50여 명 사망

터키 아나돌루통신은 15일(현지 시각) 시리아 알레포 주 아자즈의 어린이병원 한 곳과 학교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15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카스피 해 함대가 탄도미사일로 아자즈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리아 이들리브 주의 병원 한 곳도 러시아 전투기가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한 1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없는 의사회도 성명을 내고 "이들리브 주 마라트알누만 지역의 병원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7명이 숨지고 실종돼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도 8명"이라고 밝혔다. 병원 파괴로 지역 주민 4만 명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됐다.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알레포와 이들리브의 병원 최소 5곳과 학교 2곳이 공격을 받아 50명 가까운 민간인이 숨지고 상당수가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독일 뮌헨에서 결정한 국제적시리아지원그룹(ISSG) 합의에도 그림자를 드리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ISSG는 시리아 전역에서 일주일 내 적대행위 중단에 합의한 바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발언도 내전 해결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그는 이날 국영 SANA 통신으로 배포한 영상 메시지에서 "일주일 내에 휴전을 위한 모든 요구사항과 조건을 모을 수는 없다"며 ISSG 해법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테러조직이 휴전을 거부하면 누가 그들에게 책임을 묻겠냐"며 "휴전 논의는 힘들다"고 밝혔다.

터키와 러시아도 시리아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 이들 국가는 외부적으로는 함께 이슬람국가(IS) 타도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오히려 세력 확대를 꾀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두 국가는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중동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IS 공격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시리아 반군을 공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터키가 지원하는 반군을 공습해 터키와 갈등을 빚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터키의 러시아 공군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터키와 앙숙이 됐다.

터키는 IS 퇴치보다 자국 내 쿠르드 반군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가 공격 대상이다. 하지만 인민수비대는 미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시리아에선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만 늘고 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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