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야스쿠니' 참배 위헌 소송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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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정교분리를 규정한 헌법 등에 위반된다며 제기된 소송이 일본 법원에서 기각됐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사토 데쓰지 오사카 지방재판소 재판장은 "일반인과 비교할 때 총리의 참배가 원고 등의 신앙의 자유 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신사 참배 행위 자체는 다른 사람의 신앙이나 생활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며 원고 측에 법적 이익의 침해가 있었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소송을 기각했다.

日 오사카 지방 법원 판결
위헌 여부는 판단 안 해
"원고 이익 침해 인정 못 해"
원고 측 즉각 항소키로


사토 재판장은 그러나 아베 총리의 참배가 공적인지 사적인지, 위헌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소송에서 최고재판소(대법원)가 2006년 내린 판결 내용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소송은 2013년 12월과 2014년 10월에도 도쿄지방재판소에 제기됐으나,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이 도쿄지방재판소 판결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앞서 일본과 대만 등에 거주하는 760명은 "야스쿠니 참배는 정교분리를 정한 헌법 위반"이라며 정부와 총리, 야스쿠니 신사를 대상으로 향후 참배 금지 및 1인당 1만 엔(약 10만 2천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2014년 4월 오사카지방재판소에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20~80대까지 다양하며 대학생과 회사원, 주부 이외에도 2차대전 당시 전사자의 유족, 재일동포 등이 포함됐다.

아베 총리는 처음 총리를 맡았던 2006년 9월부터 2007년 8월 사이에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번째로 총리에 취임했던 2013년 12월 현직 총리로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이후 7년만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당시 아베 총리가 참배한 도쿄 지요다 구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는 하와이 진주만 기습공격을 명령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 등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이 합사된 곳이다.

당시 그는 관용차를 타고 신사를 방문해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헌화했다.

원고측은 총리의 참배는 "국가나 그 기관은 어떤 종교적 활동도 하면 안된다"고 정한 헌법 20조의 정교분리 원칙에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베 총리의 참배는 군국주의를 발전시켜 전사를 미화한 신사의 역할을 승인하는 것으로, 헌법 9조 개정을 지향하는 자세를 포함해 전쟁 준비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아베 총리측은 "개인 입장의 참배로서 직무행위가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측은 "참배 행위 자체는 타인의 신앙이나 생활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다. 총리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일본 법원은 '헌법에 금지한 종교적 활동에 해당한다'면서도 '참배가 손해배상 대상이 될만한 법적 이익 침해를 줬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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