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소두증 유발 바이러스) 유럽에서도 감염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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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헤시피의 한 주택가에서 보호복을 입은 방역요원이 신생아 소두증 유발 위험이 있는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체 숲모기를 없애기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생아에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전세계의 공포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는 26일(현지 시간) 지카 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약 19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이탈리아에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4건 접수됐고 덴마크에서도 감염 환자가 나타나는 등 중남미에 다녀온 유럽 여행객들의 감염사례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이탈리아 ·덴마크인 발병
푸에르토리코 19건 발생
증상 약해 조기 발견 어려워
사람 사이 감염도 배제 못해

지카 바이러스는 뎅기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동일한 '플라비바이러스' 계열의 바이러스로, 1947년 우간다의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된 후 발견된 숲 이름을 따 명명됐다. 이집트숲모기를 비롯해 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에 물리면 사람에게도 감염된다.

1952년 우간다에서 처음으로 사람 감염이 확인된 후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소수 발병이 확인되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중남미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람간 전파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타히티의 한 남성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있고, 성관계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고서도 있어 사람간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 수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발진, 근육통,두통, 눈 충혈 등의 경미한 증상이 2∼7일간 나타난다. 그나마 감염 환자의 80%는 증상을 알아채지도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임신부가 감염되면 태아에게 바이러스가 전이돼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명 '소두증 바이러스'로도 불린다. 소두증 태아는 임신 중이나 출생 직후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 생존하더라도 정신지체나 뇌성마비, 시각·청각 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

현재까지 지카 바이러스 발병은 중남미 국가들에 집중돼 있다. 브라질에서 가장 많은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을 비롯해 멕시코,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파라과이 등 중남미 20여 개국에서 최근 환자가 나왔다. 중남미 외에는 태평양 섬 사모아와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 아시아의 태국에서도 감염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의 사람 감염 사례가 많지 않았던 탓에 백신이나 치료약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뎅기열과 웨스트나일, 치쿤구니아 등 지카 바이러스와 유사한 모기 매개감염병 등의 백신이 최근 개발 완료됐거나 개발 중이어서 지카 바이러스 백신도 비슷한 양상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브라질은 앞서 "기록적으로 짧은시간에 백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동물시험과 임상시험 등을 거치면 아무리 짧아도 3∼5년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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