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시아파 종파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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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 이슬람 내 수니파와 시아파의 충돌이 거세질 전망이다.

갈등의 도화선에 불을 놓은 건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일(현지 시각) 테러 혐의자 47명을 집단 처형했다. 처형된 인물 중에는 반정부 시아파 지도자 님르 바크르 알님르 등 시아파 4명이 포함됐다.

사우디, 47명 집단 처형
시아파 지도자 4명 포함
이란서 대사관 공격 방화
이라크 등 반발 보복 우려


시아파를 주도하는 이란이 시아파 사면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여러 번 요청했는데도 사우디는 아랑곳하지 않고 알님르를 처형했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알님르를 테러리스트로 본다는 데 경악했다. 알님르는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 내에서 인구의 15%에 불과한 소수 시아파의 권익 보장과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체포됐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는 "사우디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이란 언론은 이란 정부가 자국 내 교도소에 수감된 수니파 성직자 20여 명을 처형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3일 이란 테헤란에서는 시아파 시위대가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을 공격했다. 대사관 건물에 불이 났고 건물 일부는 파손됐다. 이란 제2 도시 마슈하드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 앞에서도 성난 이란인들의 강력한 시위가 있었다. 시위대는 총영사관에 돌과 불붙은 물건을 던지고 사우디아라비아 국기를 훼손했다.

중동지역 시아파 국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라크는 25년 만인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서로 대사관을 개설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대사관을 다시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주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대사를 불러 "내정 간섭하지 말라"며 항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알님르 처형을 강행한 이유는 자국의 위기론은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중동지역 정세가 급박하자 서방국가들도 우려를 표명했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사우디는 긴장 완화를 위해 모든 공동체 지도자와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도 사우디의 알님르 처형에 유감을 표시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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