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타깃 테러(민간인 대상 공격)' 비상… 지구촌 새해 벽두부터 초긴장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소녀가 '2016'이라고 적힌 벽면의 그라피티(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리는 그림이나 낙서)를 지나 뛰어가고 있다. 가자지구 경찰은 새해맞이 행사를 이슬람과 모순된다는 이유로 금지했다. EPA연합뉴스

파리 테러로 촉발된 지구촌 테러 공포가 해를 넘겨서도 이어지고 있다. 벨기에는 2016년 새해맞이 행사를 전격 취소했고, 미국의 주요 대도시들은 테러 경고가 나오면서 초긴장 상태에서 새해를 맞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 시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간) 불꽃놀이를 포함한 2016년 신년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벨기에 신년 행사 전격 취소
파리 개선문 불빛쇼 시간 축소
美 뉴욕 등 3개 도시 테러 경고


유럽연합의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는 새해가 다가오면서 민간인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 위협에 긴장감이 커졌다.

실제로 최근 벨기에 사법당국은 신년 연휴를 겨냥해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들의 거처에서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선동자료가 발견됐다.

벨기에는 지난해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사건 용의자 4명의 거주지로 알려지면서 '테러범들의 소굴'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테러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파리도 새해를 맞는 분위기가 예년과 다르다. 파리 당국은 31일 자정(현지 시간) 개선문을 활용한 행사인 '비디오 불빛쇼' 시간을 예년보다 줄이고, 불꽃놀이는 아예 취소했다. 군중이 몰리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이다..

프랑스 전역에는 경찰과 군인 등 6만 명이 투입돼 테러에 대비한다.

영국 런던 경찰들은 테러 공격에 대비해 휴가까지 반납해야 했다. 런던경찰국은 사상 처음으로 무장 경찰 2천 명의 새해 휴가를 모두 취소하고 모두 6천 명의 경찰을 런던의 축제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 3개 도시에 테러 경고가 나오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CNN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와이로 휴가를 떠나기 전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에 도시 3곳을 겨냥한 테러 경고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뉴욕시는 신년 축제가 열리는 31일 모두 6천 명의 경찰을 타임스스퀘어 순찰에 동원하기로 하는 등 보안 태세를 강화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금속·방사능 탐지기, 폭발물 탐지견 등이 배치돼 시민과 관광객들은 어느 때보다 까다로운 보안검색을 받는다.

테러 위협의 불똥은 아시아에도 튀었다.

중국 상하이는 매년 마지막 날 와이탄 지역에서 진행한 신년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2014년 송구영신 행사 때 36명이 압사한 참사가 일어난데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장에 테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조치다. IS가 이달 6일 선전용 웹사이트에 중국 내 무슬림을 상대로 테러를 선동하는 중국어 노래를 공개하자 중국 내에서는 테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방글라데시 미국대사관은 이번 주 방글라데시에 사는 미국인들에게 테러 공격위험을 경고했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호텔과 클럽에서 새해를 맞아 미국인을 상대로 한 공격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였다.

강희경 기자 himang@·일부 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