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이어 내년엔 라니냐 몰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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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미국 전역에 '이상한 겨울 날씨'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23일(현지 시간) 안개가 짙게 낀 뉴욕 브루클린 다리에서 웃통을 벗은 한 남성이 달리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역대 최강 수준의 엘니뇨가 이번 겨울 정점을 찍으면서 엘니뇨와 반대 현상인 라니냐가 곧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 시간) "겨울이 오고 있다"면서 "농산물 작황에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농산물 작황 더 큰 피해 
곡물값 50% 폭등 예상
식물성 식용유 값도 뛸 듯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태평양 서쪽 수온이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이상 기상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일부 주와 남미에 건조한 날씨를 몰고 오는 반면 호주의 대부분과 파푸아뉴기니아, 인도네시아, 중미 지역은 습한 날씨가 된다.

태평양에 열대성 저기압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국을 포함한 북태평양 지역 국가들에겐 추운 겨울이 찾아온다.

엘니뇨가 발생한 뒤 반드시 라니냐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기상청의 조사결과 엘니뇨가 15번 발생하면 그중 11번은 라니냐가 뒤따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호주와 일본 정부는 엘니뇨가 이미 정점에 달했을지 모르며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내년 상반기에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의 엘니뇨는 1997~1998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팜유, 설탕, 유제품과 같은 농산품 가격 상승을 몰고 왔다.

라니냐는 엘니뇨 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농산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심각하다.

미국 CME 그룹 에릭 놀런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라니냐가 오면 콩, 옥수수, 밀등의 곡물 가격이 50% 수준까지 폭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엘니뇨에 뒤이어 내년 말이나 후년 초 강력한 라니냐가 발생할 수있다"며 "농산품 시장 참여자들은 기상변화의 흐름을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니냐로 인한 가장 큰 피해 품목은 옥수수, 콩, 밀, 설탕, 면화, 커피 등이다. 2010년 7월 라니냐가 발생한 후 1년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과 콩이 각각 21%, 39% 상승했고 뉴욕 시장의 설탕 기준물 가격은 67%나 폭등했다.

라니냐 충격은 농산물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1998~2000년의 라니냐는 미국과 캐나다에 예년보다 추운 겨울을 몰고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했다고 CME 그룹은 밝혔다.

 강희경 기자 himang@·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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