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야스쿠니 신사 폭발 '테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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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23일 폭발이 있었던 화장실과 가까운 야스쿠니 신사 남문 앞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태평양 전쟁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서 23일 폭발물이 터졌다.

파리 연쇄 테러로 국제사회에서 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된 가운데 일본 경찰은 신사를 노린 '게릴라성' 테러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중화장실 벽 일부 불에 타
현장 시한폭탄 부품 발견
경시청 "게릴라성 테러"
제사는 예정대로 진행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일본 도쿄 지요다 구 소재 야스쿠니 신사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신고가 도쿄 소방청에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폭발 소리가 들린 신사 남문 근처에 있는 남성용 공중 화장실 천장과 내벽이 일부 불에 탔으며, 천장에는 가로·세로 각 30㎝ 길이의 구멍이 생겼다. 부상자는 없었다.

또 현장에서는 건전지, 전선(리드선) 등 시한폭탄의 부품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들이 흩어져 있었다.

아울러 터지지 않은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돼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 쇠파이프 모양의 물체 4개를 회수했다.

이 물체는 도화선과 비닐관 등이 붙어 있는 등 외견상 기폭장치와 비슷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이날은 일본 공휴일(근로감사의 날)인데다 오전 10시부터 야스쿠니 신사에서 추수 감사제 격인 '니이나메사이'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신사를 방문 중이었다.

신사 측은 폭발음이 들린 뒤에도 예정대로 제사를 진행했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는 '시치고산 참배' 접수는 중단했다.

경시청은 야스쿠니 신사를 노리고 사제 폭발물을 설치한 '게릴라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인근 경찰서에 수사 본부를 설치한 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일본언론은 전했다.

이날 오후 야스쿠니 신사에서 만난 신사 직원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처럼 '퍽'하는 소리가 한차례 들렸다"며 "나는 폭발 현장에서 수십m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바탕 소동을 치른 뒤 오후 들어 야스쿠니 경내는 정상적으로 참배가 이뤄지는등 평정을 되찾았다. 효고현에 사는 중년 남성은 "도쿄에 올 때마다 야스쿠니신사를 찾는데 (기자의 말을 듣고서야 폭발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천여 명이 합사돼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작년 12월 31일 25세 일본인 남성이 경내 진레이샤에 방화를 하는 사건이 있었다.

2011년 12월 26일에는 중국인 류창이 야스쿠니 신사의 문에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야스쿠니 신사 홍보 담당자는 "지금껏 방화 사건은 있었지만 폭발 사건은 내가 아는 한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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