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추락 러 여객기, IS 폭탄테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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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의 잔해. EPA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224명의 사망자를 낸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의 폭탄 테러였을 수 있다는 추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4일(현지 시간) 영국·미국 정부 관리들은 폭탄 폭발로 여객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을 일제히 제기했다.

사고 직전 '조종실 소음' 주목
양국 관료 '기내 폭발' 잇단 언급

英, 사고기 출발 공항 이륙 유보
아일랜드, 해당 공항 운항 중단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더 많은 정보가 드러나면서 우리는 그 여객기가 폭발 장치에 의해 추락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도 기자들에게 "기내에 있던 폭발장치가 폭발을 야기했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은 보도했다.

한 미국 관리도 AFP에 "폭탄은 꽤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한 러시아 항공 관리의 말을 인용해 사고 조사단이 기내에 폭발물이 실렸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두 가지를 고려 중인데 하나는 무언가 기내에 실렸을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적인 결함"이라며 "항공기가 공중에서 그냥 분해되지는 않으니 어떤 작용이 있었어야 한다. 미사일은 징후가 없으니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폭탄 테러가 사실이라면 그 배후는 추락 직후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한 IS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방송 CNN은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정보당국의 분석으로는 IS나 연계 세력이 사고 여객기에 폭탄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이 관리는 정보당국이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면서도 "화물칸이나 다른 곳에 설치된 폭탄이 원인이라는 강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IS 이집트 지부는 사고 직후 5개국어로 낸 성명에서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시나이 지방에서 러시아 비행기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사고 직전에 조종실에서 '혼란스러운 소음'이 들렸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이집트와 러시아가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를 예비 조사한 결과, 여객기 추락 직전 조종실에서 비정상적인 소음이 녹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국제조사단의 조사 사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이 음성 녹음으로 볼 때 승무원들에게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일이 기내에서 벌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사고기에서 수습한 일부 시신에서는 심한 화상 흔적이 발견됐다고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모든 관계자들이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전제했지만, 폭탄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고 지역 내 여객기 운항을 제한하는 조치도 뒤따르고 있다.

영국 총리실은 사고 여객기가 이륙한 곳인 이집트 휴양지 샤름엘셰이크 공항에 남은 영국 항공사 여객기들의 이륙을 유보하고 공항 보안 평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항공청(IAA)도 추가 공지가 나올 때까지 이 공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런 영국의 조치에 대해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아직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다소 성급하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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