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남중국해 갈등에 한국 등 터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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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 첫날인 20일(현지 시간) 런던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왕실 전용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에 이르는 거리 행진에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패권 경쟁 양상으로 치닫는 두 나라의 갈등이 한국까지 결부될 태세다.

中, 난사군도 인공섬 확장 계속
시진핑 "영유권 침해 용납 못 해"

美, 군사작전 언급 잇따라
日 자위대도 美 순찰 합류 시사
오바마 "한국도 목소리 내야"

올해 중반부터 남중국해 도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여온 미·중 양국은 군과 정부의 당국자들을 통해 서로의 주장을 되풀이하다 최근엔 국가원수도 날선 발언을 내놓으며 점차 일촉즉발의 군사대치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영국 방문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8일 서방 언론에 "남중국해 영유권 침해를 용납치 않겠다"고 강한 '영유권 수호' 의지를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 난사군도의 환초와 암초의 확장 공사를 통해 인공섬에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등대 등 시설물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인공섬 건설이 주변국을 위협하는 패권 확장 행위로 보고 강력히 비판해 왔다.

남중국해 문제는 기존의 국제 해양 질서를 재편하고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며 아시아·태평양에 대한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이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시 주석 면전에서 남중국해와 관련, "미국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어디에서도 항해하고 비행하며, 작전을 벌일 것"이라며 군사작전까지 시사했다.

실제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하는 인공섬의 12해리(약 22.2㎞) 내에 머지않아 미국 해군 함정을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필리핀 등 동남아 관계국에 외교 경로를 통해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19일 전했다.

미 군사·안보 전문 매체 더내셔널인터레스트(TNI)도 이날 남중국해상 도서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의 위협 등에 대처하려고 항공기를 통한 원거리 투하용 대형 기뢰의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또 호주와도 남중국해 순찰 방침을 논의했다.

일본은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의 남중국해 정례 순찰에 일본 해상자위대가 합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등 미국의 편에 섰다.

필리핀은 이미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문제를 헤이그 유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제소함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갈등은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남중국해 분쟁의 불똥은 미국의 또다른 동맹국인 한국에도 튀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법을 무시하고 원하는 대로 한다면 한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한·미 간에)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면서 "만약 중국이 국제 규범과 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남중국해가 제2의 사드(THAAD)가 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그래서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미·은 한국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은영 기자·일부 연합뉴스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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