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메카 대참사] 수십만 명 몰린 성지, 순식간에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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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외곽의 미나에서 24일(현지시간) 성지순례 도중 압사사고가 발생해 사상자가 발생하자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에서 최소 453명의 사망자와 71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사우디는 물론 이슬람권이 큰 충격에 빠졌다.

이슬람권에서 가장 성스러운 행사 중 하나인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 일어난 최악 압사 사고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순례객 200만 명 몰리는
하지 행사 사전 대비 미비

11일 크레인 붕괴 사고 이어
또 다시 대형 인명피해 발생
이슬람 잇단 대형악재 충격


자칫 이슬람 성지순례에 대한 불안 심리와 함께 전 세계에 부정적 인식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 국영TV와 현장에 있는 순례객들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한 화면 등을 보면 성지순례객 수십 만 명이 찾은 메카 외곽의 미나성지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아랍권 최대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는 이번 소식을 '긴급 뉴스'로 실시간 보도하며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영상과 사진에 찍힌 사고 현장에는 옷가지와 신발, 소지품 등이 널브러져 있고 바닥에는 실신한 순례객들 수십 명의 모습이 보인다.

사우디 군인들과 야광, 주황색 조끼를 입은 구조 대원들은 현장을 분주히 돌아다니며 부상자들을 이송하거나 심폐소생 등의 응급 처치를 했다.

사고 현장 상공에는 헬기가 비행했고 주변에선 구급차 수십 대의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슬람권 일각에선 사우디 정부가 순례객 200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사전 대비를 못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도 나온다.

지난 11일 이슬람 성지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강풍에 무너져 최소 107명이 사망하고 230여 명이 부상한 참사가 발생한 지 13일 만에 메카 인근에서 또다시 대형 악재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크레인 붕괴 사고가 인재로 드러난 만큼 이번 압사 사고가 사전 예방 또는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사우디 당국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 메카로 성지순례를 많이 오는 국가는 당장 자국민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사우디에서 종종 발생하는 대규모 사망 사건에 이슬람권의 성지 순례에 대한 불안감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06년 미나 압사 사고로 362명이 사망했고 2004년 성지순례객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져 244명이 숨졌다. 1998년에도 180명이 압사했다.

1994년(270명 사망)과 1997년(340명 사망)에도 압사 사고가 났고 1990년엔 메카로 향하는 보행용 터널에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1천42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2006년엔 압사 사고 외에 메카 대사원 부근 호텔이 무너져 성지순례객 7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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