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충돌은 전 세계에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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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시애틀서 양국 신뢰 구축 강조

2013년 3월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래로는 두 번째, 국빈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양국 모두에, 또 넓게 보면 전 세계에 재앙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양국이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미중관계위원회와 미중기업협의회 등이 주최한 이날 환영 만찬 행사에는 미·중 정·관계와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내로라하는 인사 6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됐다.

"중국은 해킹과 관련 없다"
사이버 범죄 대응 협력 제안

"수출 위한 위안화 절하 안 해"


어두운 남색 양복에 중국 고유의 색인 빨간색 넥타이를 맨 시 주석은 과거 미·중 외교 관계 수립을 주도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소개를 받은 후 초대 손님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올랐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국은 결코 패권(헤게모니)과 확장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미국과의 선린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연설이 끝나자 게리 로크 전 워싱턴 주지사 겸 전 주중 미국대사가 건배 제의를 했고, 시 주석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샴페인 잔을 들었다.

이날 만찬 헤드 테이블에는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중심으로 오른편에 미중기업협의회 회장인 마크 필즈 보잉사 CEO, 왼쪽에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 주지사, 건너편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가 앉았다.

또 키신저 전 장관,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 인슬리 주지사, MS·보잉·스타벅스·IBM·듀폰의 CEO들이 배석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전했다.

시 주석은 만찬 자리에서 "나는 워싱턴 주와 시애틀 시가 낯설지 않다"면서 할리우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좋아하는 미국 문학 작품 등을 하나하나 들면서 미국인 청중들과 문화적 거리를 좁히려 애썼다. 헤밍웨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그의 단골 술집인 쿠바 아바나의 '엘 플로리디타'를 찾아가 모히토 칵테일을 마신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시 주석은 또 미국이 제기하는 중국의 해킹 의혹 등과 관련해 "중국은 해킹에 연관돼 있지 않고, 해킹을 지원하지도 않는다"고 부인했다. 그는 "중국은 사이버 안보의 견고한 수호자로서 사이버 범죄와 싸우기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미국과 긴밀히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협력을 제안했다.

시 주석은 그러나 "우리는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 즉 '환율전쟁'에 반대한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중심 경제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미국이 추진하는 양자투자협정(BIT)을 가능한 한 빨리 결론짓는 것을 이번 방문의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시애틀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등양국 정보기술(IT) 업계 CEO들이 참석하는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 보잉·MS를 비롯한 기업 방문 일정 등을 소화한 뒤 24일 워싱턴DC로 향할 예정이다.

김은영 기자·일부 연합뉴스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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