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열전]이세돌 - 구리 10번기 제2국 웃음을 잃은 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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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의 10번기에서 이세돌은 초반 기세를 완전장악하면서 2-0으로 앞서나갔다. 장장 9시간 13분간의 혈투였다. 이세돌은 국후 긴장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2국을 이겼지만 명국은 아니다.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일 것이다. 심리적인 부담을 이제 덜었다는 점을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분히 심적 고통이 클 구리를 의식한 조용한 소감이었다.

실제로 초반은 이세돌이 좋지 않았다. 그대로 흑 승으로 굳어질 뻔한 장면도 상당히 많았다. 흑27이 좋은 감각으로 45까지 흑이 조금 편한 흐름. 그런데 흑65가 너무 빨랐다. 87로 먼저 공격하면서 천천히 두었더라면 흑이 편했다. 백82, 84, 86이 모두 좋은 수로 백이 우세를 잡았으나 중앙 패에서 손해를 보면서 극미한 형세가 되었다. 흑155, 167 등 이상한 수가 계속 나오면서 백승으로 굳어졌다.

계가를 끝내고 공개 해설장으로 돌아왔을 때 구리의 얼굴은 창백했다. "짜요!(힘내라)"라는 함성과 박수도 터져 나왔지만 구리는 끝내 웃음을 보여주지 않았다. (108·114·120·146·152…102. 111·117·123·165…105. 149·166…91. 160…103. 162…100.) 208수 다음 줄임, 백1집반승.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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